[사람 사이의 만남, 그 인연이란 ‘우주적 동작’이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우리가 누군가 만나게 된 것은 그럴만한 운명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자가 길을 가다가 무거운 수레가 뒤집혀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수레를 몰고 가던 농부는 여행자에게 수레를 들어 올리는 것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여행자가 보기에는 수레가 너무 무거워 두 사람의 힘으로 들어 올리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해봤자 안될 거요. 난 못하겠소.”
그러자 농부가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은 아주 잘 할 수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거요. 그게 바로 당신의 본 마음이요.”
이 말을 듣자니 여행자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농부를 돕기 시작했다. 널빤지를 바퀴 아래에 집어 넣고 지렛대를 이용하여 힘껏 수레를 들어 올렸다. 마침내 뒤집힌 수레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수레는 소에 이끌려 움직이기 시작했다. 농부와 여행자는 묵묵히 함께 걸었다.
여행자가 물었다. “왜 당신은 내가 돕고 싶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까?”
“당신이 할 수 없다고 해서 그렇게 말한 겁니다. 해 보지도 않고는 알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내가 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그냥 그렇게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냥이라니. 정말 그냥 그렇게 생각했단 말입니까?”
“아 참 그 양반. 정말 알고 싶소? 그러면 내가 당신을 보았을 때 누군가 당신을 보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두십시다.”
“그러면 내가 당신을 돕게 하려고 수레가 뒤집혔단 말이요?”
“그렇지 않다면 왜 수레가 뒤집혔겠소. 친구?”
우리가 누군가 만나게 된 것은 꼭 그럴만한 운명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유태계 철학자인 ‘마르틴 부버(Martin Buber)’가 쓴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관계(인연)의 소중함>
사람 사이의 인연이란 ‘우주적 동작’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우주가 그렇게 하려고 해서 이루어 진 것이라는 말이다.
길을 가다보면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나는 그 사람이 걸어 온 길을 알지 못한다. 나는 내가 지나 온 길만 알 뿐이다. 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반대편 길에 대하여 알 수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 삶에 대한 경험만을 알 뿐이고,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하여는 알지 못한다. 타인의 삶에 대해서는 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소중한 ‘만남’과 ‘인연’을 통해 ‘나’는 ‘너’로 확대되고 “또 다른 너”를 만나게 됨으로써 그 존재의 크기가 우주로 확장된다.
내가 걸어 온 길과 네가 걸어 온 길이 서로 만남으로서 길이 뚫리고 연결되듯, 거미줄처럼 우리는 만남과 인연을 통해 가보지 못한 길들을 알게 되고 공명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사람이란 없다. ‘관계’와 ‘인연’에 의해서 특별해질 뿐이다.
지금 눈앞의 낯 모르는 사람이 피를 콸콸 쏟는다 해도
몇 분 후면 나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어떤 계기로 그를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은 달라진다.
그가 고개만 조금 숙여도 내 가슴은 미어질 것이며
그의 시선이 가는 방향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 지기도 할 것이다.
특별한 사람이란 없다.
관계에 의해서 특별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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