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기다림’은 점점 죽어가는 게의 꿈벅거리는 눈이 된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5. 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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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점점 죽어가는 게의 꿈벅거리는 눈이 된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그리운 이를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 풍경’>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기다림’이란 형벌을 받는 자의 내면의 눈금이다.>

 

"기다림"이란 잔인한 종속의 노예다.

정신의학자 인셀(Insel)은 기다림이 ‘고통스러운 것’은 기다림에 ‘종속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다리게 한 사람의 시간은 기다린 사람의 시간보다 가치가 높다. 기다리게 한 사람은 기다린 사람의 시간을 좌우할 만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보다 우위의 입장에 선 인물이다.

즉 기다리게 한 사람은 유리하고, 기다린 사람은 심리적으로 불리하다는 심리적 도식이 성립된다.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래지만,

사랑하는 이에 대한 ‘끝없는 보고 싶음’ 앞에서는 삶도 그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그 “보고 싶음”은 "그리움"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어 어찌할 수 없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아쉬운 아픔이고,

행동이 없는 생각은 슬퍼도 울 수 없는 고통이며,

만남이 없는 그리움은 외로움이 된다.

 

‘기다림’은 점점 죽어가는 게의 꿈벅거리는 눈이 된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것’은 형벌을 받는 자의 내면의 눈금이다.

고통의 초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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