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 나오는 박차오름 판사와 같은 법관이 실제로도 존재할까?]【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8. 8. 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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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 나오는 박차오름 판사와 같은 법관이 실제로도 존재할까?]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지혜로움은 아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서 온다.>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시청률이 높다고 한다.

특히 박차오름 판사의 약자에 대한 애정, 불의에 대한 저항 등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박차오름 판사나 임바른 판사와 같은 믿음과 소신을 갖고 있는 법관이 법원에는 정말 있다.

 

다만, 박차오름 판사의 법정에서 사건을 대하는 태도나 노골적인 선입견 표출은 실제의 법정과는 많이 다르다.

박 판사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당사자나 증인의 진술에 대하여 짜증과 분노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찡그린 표정과 당사자를 추궁하는 듯한 말투에서 이미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결론을 내리고, 그에 따라 입맛에 맞게 재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의 법정에서는 이런 선입견을 드러내지 않고 양 당사자의 주장이나 변명에 대하여 마음을 열고 끝까지 경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원의 재판방식이다.

 

특히 형사재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형사재판장이 노골적인 선입견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은 피고인에게 사실상 자백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재판 진행 중 노골적으로 피고인을 비난하거나 괘씸죄를 걸어 피고인을 재판 도중 구속시키는 판사는 드라마에서나 존재할 뿐 실제로 그런 법관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결과적으로 판사의 예단이 맞다고하여도, 그런 법관의 행동은 자기부죄금지의 원칙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박차오름 판사가 실제로 재판을 주재하는 재판장이라면 약자를 위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자신의 소신 하에 드라마와 같은 판결을 내리겠지만,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양당사자의 주장을 충분히 경청하거나 피고인의 변명을 듣고 충분한 방어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충실한 심리를 마친 후 판결을 내렸을 것이라 확신한다.

드라마라서 극적인 장면 연출을 위해 일부러 그런 것으로 추측된다.

 

황희 정승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황희 정승의 하녀 둘이 싸우다가 황희 정승에게 와서 하소연하였다.

한 하녀가 자기의 사정을 이야기하자 황희 정승이 말하였다.

"네 말이 옳다."

 

그러자 다른 하녀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였다.

황희 정승이 말하였다.

"네 말도 옳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부인이 말했다.

"두 사람이 서로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데 둘이 다 옳다고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한 사람은 틀려야지요."

 

그러자 황희 정승은 말했다.

"당신의 말도 옳소.'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고 그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비판하고 싶은 욕구를 억눌러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진실을 찾아보려고 노력해 보자.

 

당신이 깊이 간직해 온 핵심적인 믿음이나 입장을 바꿀 필요는 없다.

그저 관대한 마음으로 새로운 생각에 가슴을 여는 것 뿐이다.

 

황희 정승의 위 일화에서 난 너그러움관대함이 느껴진다.

그의 여유로운 미소와 향기 나는 인품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한결 같이 너그럽고 관대하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사랑과 인내심으로 내면을 채운다.

다른 사람의 나쁜 면이나 단점을 찾아내는 대신 상대방의 이면에 감추어진 마법과도 같은 특별함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지혜로움은 아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