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5)】《카라콜에서 만난 야생화, 그리고 놓쳐버린 콕투스 트레킹》〔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6. 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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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5)】《카라콜에서 만난 야생화, 그리고 놓쳐버린 콕투스 트레킹》〔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키르기스스탄 동부,
이곳은 ‘트레킹의 성지’라 불리는 카라콜(Karakol).
사람 손 타지 않은 산길과 초원,
계절마다 다른 숨결을 품은 들꽃들이
여행자를 조용히 끌어당기는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콕투스(Kok Tuz) 트레킹을 하려 했다.
총 11km.
초원과 완만한 산림지대를 따라 약 3시간 걸리는 길.
그 길을 걷고 싶었다.
하지만,
도착이 너무 늦었다.
해는 이미 길을 삼키고 있었고,
나는 트레킹 대신 짚차를 타고 그 길을 올라야 했다.
여행이란,
인생처럼 꼭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결국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목적지에 도달한다.
차량이 멈춘 곳.
바로 그곳에서 마주한 야생화의 초원.
하늘빛을 닮은 보랏빛 꽃,
햇살처럼 환한 노란 꽃,
무심하게 피었지만
그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들에겐 충분한 이유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걷지 못한 아쉬움을 잠시 내려놓았다.
산등성이 너머로
하얀 설산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그 산을, 그 들꽃들을,
온전히 눈에 담고
다시 천천히 차에 올랐다.
다음에는 꼭,
그 길을 걸어보리라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