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주지표지 및 금지청구】《주지표지의 주지성 승계 및 사용허락(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주지표지의 주지성 승계 및 사용허락(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이현경 P.263-292 참조]
가. 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주지표지 및 금지청구
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
㈎ 관련 규정
●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 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標識) (이하 이 목에서 ‘타인의 상품표지’라 한다)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 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반포(頒布)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
1) 타인의 상품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기 전부터 그 타인의 상품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지를 부정한 목적 없이 계속 사용하는 경우
2) 1)에 해당하는 자의 승계인으로서 부정한 목적 없이 계속 사용하는 경우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상품주체 혼동행위’는, ①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일 것, ② 그 표지가 국내에서 널리 인식된 것일 것(주지성), ③ 위 주지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할 것, ④ 타인의 상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
㈐ 그중 ‘국내에 널리 인식된 것’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당업자(當業者)를 포함한 거래관계자나 일반 수요자 사이에서 주지되어 있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이를 주지성이라고 한다. 이때 거래자 및 수요자가 상품 출처로서의 동일성을 인식하여 어떤 출처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익명의 출처도 가능하므로, 그 출처의 구체적 명칭(예컨대, 특정회사의 이름)까지 상기시켜야 할 필요는 없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금지청구에서 주지성 획득 여부의 판단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2다9011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9822 판결 등).
⑵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
㈎ 관련 규정
● 제4조(부정경쟁행위 등의 금지청구권 등)
① 부정경쟁행위나 제3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는 행위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부정경쟁행위나 제3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은 부정경쟁행위 등으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가 금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영업상 이익이란 영업자가 영업활동을 하면서 향유하는 고유한 이익이자 침해대상으로서의 이익, 즉 영업상의 신용 및 고객흡인력을 의미하며, ‘부정경쟁행위 등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가치가 인정되어 그 보호를 위하여 그 침해행위의 중지를 구하는 것이 건전한 상거래의 질서유지의 이념에서 능히 시인될 수 있는 정당한 업무상의 이익’이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대법원 1976. 2. 24. 선고 73다1238 판결 등 참조 : 한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에 의하면 거기에 규정되어 있는 행위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그 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데 여기에서 말하는 영업상의 이익이라고 하는 것은 그 이익이 그와 같은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가치가 인정되어 그 보호를 위하여 그 침해행위의 중지를 구하는 것이 건전한 상거래의 질서유지의 이념에 서 능히 시인될 수 있는 정당한 업무상의 이익이라야 할 것은 동법의 목적을 선언한 그 제1조의 규정 취지 에 비추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강행법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영업행위에 관한 이익은 보호대상인 영업상 이익에 포함되지 않는다.
㈐ 부정경쟁방지법은 금지청구권의 주체를 주지성 있는 상품표지 보유자로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표지 보유자뿐 아니라 그 사용권자 등 그 표지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도 금지청구권자에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1997. 2. 5. 자 96마364 결정 등 참조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및 (나)목 소정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에 관한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어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자에는 그러한 표지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그 사용권자 등 그 표지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는 자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표지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는 이상 반드시 상품의 제조, 가공, 판매 등 업무에 종사하는 상품주체, 즉 스스로 표지를 사용하는 자일 필요는 없고, 주지표지의 라이선시 (Licensee, 사용권자)는 그 표지가 라이선서(Licensor, 권리자)의 상품, 서비스를 나타내는 것으로 주지한 이상 자기의 상품, 서비스를 나타내는 것으로는 주지성을 취득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금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⑶ 주지성의 귀속 및 승계
㈎ 주지성의 귀속
① 상품표지의 귀속주체가 스스로 영업을 통해 상품표지의 주지성을 취득하거나, 유 지․확대시켰다면 그 상품표지가 가지는 주지성 또한 마찬가지로 상품표지의 귀속주체에 귀속될 것이다.
② 만일 상품표지의 귀속주체가 스스로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제3자에게 상품표지에 대한 사용허락을 하였고, 제3자가 상품표지를 활용한 영업활동을 함으로써 해당 상품표지의 주지성이 취득되었거나, 유지․확대된 경우 주지성이 상품표지의 귀속주체와 사용권자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문제 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주지성은 상품표지의 귀속주체(≠ 사용권자)에 귀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상품표지의 귀속주체가 스스로 영업활동을 하는 대신 상품표지의 사용허락을 통해 제3자로 하여금 상품표지를 활용한 영업활동을 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상품표지가 주지성을 취득하거나 그 주지성이 유지․확대되는 경우는 거래계에서 매우 흔한데, 그러한 경우 사용권자가 취득․유지․확대시킨 주지성은 상품표지와 일체(inseparable)의 것으로 상품표지의 귀속주체에 귀속되는 것이지 주지성만이 독립하여 사용권자에 귀속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③ 대법원 1997. 2. 5. 자 96마364 결정에서도 주지성은 상표의 사용권자가 아닌 소유자(부정경쟁방지법상의 ‘널리 알려진 상품표지’는 민법상 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으므로, 위 결정에서의 ‘소유자’라는 표현은 법률적 의미가 아닌 사실상 의미로서 사용된 것으로 이해된다)에게 귀속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등록상표에 관한 대법원 2015. 10. 1. 자 2015마4132 결정에서도 주지성은 상표의 사용권자가 아닌 소유자에게 귀속된다는 취지의 원심결정을 수긍하여 심리불속행기각한 바 있다).
대법원 96마364 결정에서도 명시하고 있듯 주지성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의 문제는 사용권자 또한 상품표지의 귀속주체와 마찬가지로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청구권자가 될 수 있는 것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 주지성의 승계
주지성의 승계와 관련하여, 영업활동 자체의 이전을 수반하지 않고, 단순히 표지만을 이전하는 것으로는 주지성이 승계되지 않고, 주지되어 있는 등록상표를 영업과 별도로 양수한 자는 상표법상의 보호는 받을 수 있지만,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는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취지의 학설이 있고,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197 판결에서도 “영업양도 등 상품주체의 인격이 변경되는 경우에 있어서 주지 상품표지의 이전과 함께 거기에 관계된 영업의 일체 등이 함께 이전된 경우 원칙적으로 상품표지의 주지성이 신영업주에게 승계되고 ….”라고 판시하여 같은 취지로 이해된다.
㈐ 상품표지 귀속주체들 사이에 분열이 있는 경우 주지성 귀속 문제
① 주지성 있는 상품표지가 수인에게 귀속될 경우 그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여 상호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청구 등을 하는 사건은 드물지 않고,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사안도 그러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상호 금지청구가 허용될 수 있는지(그 결과 아무도 주지 상품표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지), 아니면 상호 금지청구가 허용될 수 없는지(그 결과 각자 주지 상품표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이 쟁점과 관련하여서는 이른바 ‘현대 사건’(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후3657 판결)과 ‘대성 사건’(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24440 판결)을 참고해 볼 수 있다.
② ‘현대 사건’은 부정경쟁방지법에서의 주지성 있는 상품표지에 관한 것이 아닌, 상표법에서의 선사용상표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현대’라는 표지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가 누구인지(‘타인성’)가 쟁점이었고, 이에 대한 판시를 주지성 있는 상품표지에도 참고 할 수 있다.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후3657 판결(‘현대 사건’) : 구 상표법(2014. 6. 11. 법률 제127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 제10호(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는 ‘①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②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③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의 등록을 불허하고 있었다)에서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의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일반 수요자에게 저명한 상품이나 영업과 출처에 오인․혼동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5후576 판결 참조), 위 규정에 따라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와 대비되는 저명한 상표 또는 서비스표(이하 ‘선사용표장’이라고 한다)의 권리자는 상표등록 출원인 이외의 타인이어야 한다. 여기서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는 개인이나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그들의 집합체인 사회적 실체도 될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조직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계열사들로 이루어진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에는, 그 기업그룹의 선 사용표장을 채택하여 등록․사용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되는 계열사들을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로 보아야 한다.… (중략) …범 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들은 구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업그룹으로서 선사용표장의 채택과 등록 및 사용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이들 개별그룹들은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라고 할 것이다. 반면, 이 사건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결정일 당시 구 현대그룹은 계열분리되어 사회적 실체가 없게 되었고, 구 현대그룹의 계열사이던 피고는 선사용표장의 채택과 등록 및 사용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현대’라는 명칭이 포함되지 않은 상호로 변경한 적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피고가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된다거나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선사용표장의 권리자가 될 수 없다.
③ ‘대성 사건’은 종래 대성그룹이 2001. 6. 30. 원고 측(장남) 기업그룹 및 피고 측(3남) 기업그룹 등으로 형식적으로 계열분리(자본적 관계는 남아있음)된 후, 피고가 ‘대성홀딩스’, ‘DAESUNG HOLDINGS’ 등을 상호 및 영업에 사용하자, 원고 측이 그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 등을 구한 사건으로 ‘영업표지의 타인성’보다는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판시가 이루어졌다.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24440 판결(‘대성 사건’) : 부정경쟁방지법 규정의 입법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경제적․조직적으로 관계가 있는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 어느 특정 계열사가 그 기업그룹 표지를 채택하여 사용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그 기업그룹 표지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기업그룹 표지를 승계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해당 기업그룹의 계열사들 사이에서 그 기업그룹 표지가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한 행위만으로는 타인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여 부정하게 이익을 얻는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때 그 계열사들 사이에서 기업그룹 표지가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행위가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기업그룹 표지만이 아닌 영업표지 전체를 서로 비교하여 볼 때 외관, 호칭, 관념 등의 점에서 유사하여 혼동의 우려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④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기준 등을 종합하면, 주지표지가 복수의 주체에 귀속되는 경우, ‘해당 표지를 채택하여 사용하고 그로 인하여 주지성을 취득 및 확대․유지시키는 것에 중심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그 표지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되는 주체’가 있지 않는 한 복수의 주체 모두에게 주지성이 귀속된다고 볼 수 있다.
나. 상표권 소멸 후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사건 표장의 귀속주체
⑴ 상표권 존속 중 이 사건 표장의 권리관계 및 주지성의 귀속
㈎ 상표권 존속 중 이 사건 등록상표의 권리관계 변동)
사안의 개요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소외 회사는 파산 위기에 처하자 2002. 4. 18.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하여 A 등 4인에게 이전등록을 마쳤고,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지분 양도가 이루어져 2016. 8. 14. 상표권이 소멸할 당시에는 A, E, H 등 8인이 이를 공유하고 있었다.
㈏ 주지성의 승계
① 주지성 승계 여부의 판단 기준
원고들은 ‘영업을 승계하지 않고 단지 상품표지만 양수한 A 등은 주지성을 승계한 주체가 될 수 없고, A 등으로부터 재차 상표지분을 양수한 E 등도 마찬가지로 영업을 양수한 바 없으므로 주지성을 승계한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이 존속하는 동안 이 사건 표장/등록상표가 가지는 주지성 역시 위와 같은 등록상표에 관한 권리변동에 따라 그와 일치하여 승계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영업의 일체 등이 함께 이전되지 않는 경우 주지성의 승계 여부와 관련하여 기술한 바와 같이 학설은 영업활동 자체의 이전을 수반하지 않고, 단순히 표지만을 이전하는 것으로는 주지성이 승계되지 않고, 주지되어 있는 등록상표를 영업과 별도로 양수한 자는 상표법상의 보호는 받을 수 있지만,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는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 판례(대법원 96도197 판결)도 마찬가지의 입장으로 이해된다.
다만 대법원 96도197 판결에 대하여는 ‘영업 일체가 이전된 경우’를 주지성의 귀속 에 관한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것일 뿐 ‘영업 일체가 이전되지 않았다면 주지성이 승계되지 않는다.’는 취지는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고, 공감되는 측면이 있다. ‘주지성’은 결국 수요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수요자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공익적 측면에서 주지성을 갖춘 표지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일정한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영업 일체가 이전되지 않았더라도 영업자의 영업 내용, 수요자의 인식 등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당 표지에 화체된 ‘신용’을 표지의 양수인이 누리더라도 수요자의 혼동이 발생하지 않는 등 부정경쟁방지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점이 없다면 ‘주지성’이 승계되었다고 보지 못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등록상표에 관한 권리자(양수인)가 전용사용권자를 통해 등록상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영업 일체가 이전되었는지 여부’가 등록상표권 양수를 통한 주지성 승계의 핵심 요소로 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상표권자가 등록상표에 관한 주지성을 취득, 유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스스로 상표 사용행위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등록상표권자가 전용사용권 설정을 통해 사용권자로 하여금 등록상표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사용권자의 영업활동을 통해 취득, 유지된 주지성 또한 등록상표권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 주지성의 승계에 ‘영업 일체의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상표권자가 스스로 영업 활동을 통해 주지성을 취득,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상표권자가 사용허락행위를 통해 주지성을 취득, 유지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사용허락자의 지위를 포함한 상표권의 이전을 통해 주지성은 승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96마364 결정에서도 같은 취지(사용허락의 경우 주지성은 상표의 보유자에게 귀속된다)로 설시한 바 있다].
②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사안의 구체적인 검토
소외 회사가 2002. 4. 18. 주지표지인 이 사건 등록상표를 A 등에게 이전할 당시 영업 일체를 함께 이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등록상표권의 이전, 소외 회사의 파산 및 원고 1의 설립 경위 등을 고려하면, 원고 1에 대한 전용사용권 설정을 매개로 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에 화체된 주지성은 A 등에게 승계되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A 등에게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이전한 후 소외 회사는 2002. 12. 4. 파산선고를 받았고, 그 후 2003. 5. 26. 원고 1이 설립되었고, A 등이 2003. 6. 23. 원고 1에게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전용사용권을 설정하여 주어 A 등이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상표권을 이전받은 때(2002. 4. 18.)와 원고 1이 설립되어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전용사용권을 설정받은 때(2003. 6. 23.) 사이에 선후 관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상표권 이전 및 원고 1의 설립과 전용사용권 설정은 모두 소외 회사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제3자(원고 1)에 대한 사용허락을 통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지성을 유지, 보존하고자 하는 일련의 계획 하에 이루어진 행위이므로 상표권 이전과 사용권 설정 사이의 약간의 시간 차이를 들어 소외 회사에 귀속되어 있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지성이 소멸되었다거나 그 승계 과정이 단절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거래자 및 일반수요자가 여전히 상품 출처로서의 동일성을 인식하여 어떤 출처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으면 주지성은 유지된다고 볼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 있어 거래자 및 일반수요자들 또한 그 구체적인 권리주체는 알지 못하더라도 소외 회사를 재건하거나 승계한 주체에 의하여 영업이 이루어지고 이 사건 표장은 그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지성은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에 화체되어 있는 것으로 양수인이 등록상표에 관한 권리만을 이전받았을 뿐 그 주지성은 승계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 양도인과 양수인 모두 부정경쟁방지법상 주지표지(주지성 + 상품표지)에 관한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 는데, 소외 회사가 A 등에게 상표권을 이전한 후 원고 1이 그에 관한 전용사용권을 설정받기까지의 약 1년의 기간 차이를 들어 늦어도 1978년에는 주지성을 취득한 이 사건 표장에 관하여 그 누구도 부정경쟁방지법상 주지표지의 보유자로서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A 등이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상표권을 이전받을 당시 A 등은 묵시적으로나마 소외 회사에 이 사건 등록상표를 계속해서 사용할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소외 회사가 A 등에게 등록상표를 이전한 후 파산선고를 받고 원고 1이 설립되어 소외 회사가 해 오던 영업을 이어서 할 때까지 이 사건 등록상표 관련 영업이 장기간 중단되었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고, A 등이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이전받은 후에도 소외 회사는 강○○ 등의 사용허락하에 이 사건 등록상표 관련 영업을 계속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그와 같이 볼 경우 A 등이 이 사건 등록상표를 이전받으면서 그와 관련된 영업일체를 함께 이전받은 것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그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소외 회사에 대한 사용허락을 통해 주지성을 승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주지표지의 귀속주체가 사업을 휴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주지성을 상실하지 않는 것에 비추어 보더라도, 적어도 원고 1이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전용사용권을 설정받아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한 시점에는 A 등에게 이 사건 표장의 주지성이 승계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⑵ 상표권 소멸 후 이 사건 표장의 권리관계 및 주지성의 귀속
㈎ 상표권이 소멸한 2016. 8. 14. 현재 이 사건 등록상표는 A, E, H 등 8인이 이를 공유하고 있었고, 전용사용권자인 원고 1을 통해 유지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지성 또한 위 A 등에게 귀속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소멸을 전후로 하여 지분 상표권자들 사이에 분열이 있었고 특히 E(피고 측)와 H(원고들 측) 사이의 대립이 심화되었는바, 이 사건 표장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에 분열이 있는 경우로 볼 수 있고, 이러한 경우 ‘해당 표지를 채택하여 사용하고, 그로 인하여 주지성을 취득 및 확대․유지시키는 것에 중심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그 표지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되는 주체’가 있지 않는 한 복수의 주체 모두에게 주지성이 귀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사안을 살펴보면, 상표권이 소멸할 때까지는 전용사용권자인 원고 1을 통해 주지성의 유지 내지 확대가 이루어져 왔고, 상표권이 소멸된 후에는 원고들 측과 피고 측이 각자 (직접 또는 사용허락 등을 통해) 이 사건 표장을 사용하여 오면서 이 사건 표장의 주지성을 유지 내지 확대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들 측이나 피고 측 중 어느 일방이 주지성의 유지 내지 확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이 사건 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E와 H를 포함한 지분권자들 모두에게 주지성이 귀속된다.
⑶ 종합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사안에서 원고들은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권한이 상표등록원부에 등재된 권리변동 내역과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원고 1이 소외 회사에 귀속되어 있던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주지성을 승계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국내에 널리 인식된 표지’를 둘러싼 법률관계를 설명함에 있어 편의상 ‘주지성’의 귀속, 승계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여기서의 ‘주지성’은 어디까지나 ‘표지’에 화체된 것이지 ‘표지’의 귀속과 분리되어 ‘주지성’만이 제3자에게 귀속되거나 승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표등록원부에 등재된 권리변동 내역과 주지표지에 관한 지위가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 결국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사용권자에 불과한 원고 1이 스스로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표장의 주지성을 승계하였다는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고, 이 사건 표장의 주지성이 원고들에게 귀속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➊ 주지성의 귀속주체로서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청구를 할 수 없다.
다. 주지표지가 수인에게 귀속되어 있을 경우 적용 규범
⑴ 이 부분 쟁점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상표권이 소멸한 후 원심 변론종결일에 이르기까지 주지표지로서의 이 사건 표장은 A, E, H 등 8인에게 각기 다른 지분 비율로 귀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 측과 피고 측이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사용허락을 받음에 있어 위 8인 전원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기에 그들이 정당한 사용권원에 기한 사용권자인지 여부는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사용허락에 위 8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에 달려 있다. 관련하여, 주지표지가 복수 주체에게 귀속되어 있는 경우 그들 사이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민법 제278조에 따라 민법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상표법을 적용할 것인지가 문제 되는데, 민법 제278조는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에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최우선적으로 E, H 등이 이 사건 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것을 ‘재산권’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되고, 만일 ‘재산권’으로 파악할 수 없다면 어떠한 규정을 유추적용함으로써 복수 귀속주체들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할 것인지가 문제 된다.
⑵ ‘재산권’의 의미
재산권은 헌법상 보호되는 권리로 민법상 소유권이나 물권과 같은 독점적 권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소유권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물권 및 채권 등 재산적 가치 있는 사법상의 모든 권리, 나아가 일부 공법상의 권리를 포함한다. 법질서에 의한 구체화를 필요로 함이 없이 원래부터 존재하는 ‘자연적인’ 자유공간으로서의 생명, 신체 의 자유, 신앙, 양심, 학문 등과 달리 재산권은 그 내용과 한계를 입법자가 법률로써 정하게 되므로(헌법 제23조 제1항 후문) 입법자가 법률로써 무엇이 헌법상 재산권보 장의 의미에서의 재산권에 해당하는지를 정함으로써 재산권보장의 보호대상이 비로소 입법자에 의하여 형성되고, 법질서의 매개 없이는 재산에 대한 사실적인 지배만이 있을 뿐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 즉 주지표지의 경우에도 입법자가 그 재산적 가치를 구체적인 권리로 형성하고 권리의 내용과 범위를 정하여 개인에게 이를 귀속시켰다면 ‘주지표지에 관한 재산권’이 존재하고, 그와 같은 재산권이 복수 주체에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그와 같은 입법자에 의한 법적 형성이 없었다면 복수 주체에 의하여 ‘주지표지’에 대한 사실적인 지배가 중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⑶ 부정경쟁방지법상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주지표지)’에 관한 재산권이 부여되었는지 여부
㈎ 이에 관하여는 ① 주지표지에 관하여 사권이 부여되었다는 견해(제1설)와 ② 주지표지에 관한 재산권이 부여되지 않았다는 견해(제2설)가 대립한다.
㈏ 검토 (= 제1설)
사견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주지표지의 보유자에게 재산권이 부여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단순히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사실상 지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⑷ 주지표지가 수인에게 귀속된 경우 그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규범
㈎ 주지표지에 관한 재산권을 인정할 경우 ➪ 민법 제278조 적용
① 주지표지의 보유를 재산권으로 파악할 경우 그 권리는 보유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되어 사용․수익되고, 일정한 제약(영업과 일체로서 또는 사용허락을 매개로 하여)하에 처분 또한 가능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금지청구권) 및 제5조(손해배상책임)에 의하여 법률로써 보호되며 대세효를 가지는바 민법상 소유권과 유사하다.
그러나 주지표지에 관한 권리가 물권이나 배타적 독점권으로서 소유권과 동일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민법 제278조는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에 민법에서의 소유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 민법
제278조(준공동소유) 본절의 규정은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에 준용한다. 그러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에 의한다.
② 민법 제278조의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에 ‘소유권 이외의 물권’이 포함됨은 명백하나 ‘채권’에 대하여 준공동소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다만 주지표지에 관한 재산권은 물권에 가까운 권리로서 위와 같은 ‘채권’에 대한 준 공동소유 인정 여부에 관한 견해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278조의 적용 대상이고, 그 재산권이 복수의 주체에 귀속될 경우의 법률관계에는 민법 제278조에 의하여 민법상 소유권에 관한 규정이 준용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③ 이와 같은 전제에서 주지표지가 수인에게 귀속될 경우 사용허락의 방법에 관하여 살펴보면, 주지표지에 관한 재산권을 공동보유하고 있는 복수 주체들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없는 이상 그들 사이의 인적 결합관계는 공유 관계로 보아야 하고(민법 제262조), 공유자 간에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것은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이므로[피고는 특허권의 전용실시권 설정행위가 ‘특허권 자체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함에 비추어 상표의 ‘사용권 설정’행위는 ‘관리․보존행위’가 아니라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법원 1999. 3. 26. 선고 97다41295 판결에서 ‘특허권 전용실 시권의 설정은 특허권의 일부 지분에 국한된 처분이 아니라 특허권 자체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는 것’이 라는 취지의 판시를 한 바 있지만, 특허권의 전용실시권자는 그 설정행위로 정한 범위 안에서 업으로서 그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고(특허법 제100조 제2항 참조) 그 범위 내에서는 특허권자일지라도 그 특허권을 실시할 수 없는 반면(위 대법원 97다41295 판결) 이 사건에서 문제된 미등록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 허락은 특허권에 비유하면 전용실시권보다는 통상사용권에 가까운 것으로, 공유물의 임대와 유사하다. 특허권 전용실시권에 관한 대법원의 위와 같은 표현을 들어 주지표지의 사용허락이 주지표지의 처분행위에 해당 한다고 보기 어렵다],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허락 여부 역시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 항으로 민법 제265조에 따라 지분의 과반수로써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허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 주지표지에 관한 보호가치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파악할 경우 ➪ 민법 규정의 유추적용
① 재산상 이익으로서의 주지표지의 귀속․보호 및 거래에 관하여 어떠한 법리를 적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그 논의가 전무하다.
② 보다 구체적으로 복수 주체에 귀속되는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허락은 주지표지의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써 민법 제265조의 유추적용을 통해 그 법률관계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관련하여 복수 주체들 사이의 권리관계에 민법 규정이 아닌 상표법 규정을 유추적용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고,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원심도 그와 같은 입장으로 이해된다. 해당 쟁점에 관하여 항을 바꾸어 검토한다.
㈐ 민법 제265조의 유추적용 v. 상표법 제93조 제3항의 유추적용
상표법으로 보호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미등록 주지표 지에 대하여 상표법의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은 상표법이 민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의 특별법인 점에 비추어 경계되어야 하고, 특히 상표권의 공유자에게 특별한 보호를 제공하고자 하는 상표법 제93조 제3항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미등록 주지표지 공동보유자의 사용권 설정에 관하여 상표법 제93조 제3항을 유추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 종합
①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의 원심은 주지표지가 복수 주체에 귀속된 경우 그들 사이의 법률관계에 대 하여 공유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만 사용권을 설정할 수 있는 상표법의 공유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뒤, 원고들은 이 사건 표장에 관한 복수의 귀속주체들 전원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②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수인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주지표지의 사용허락 요건 및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권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원고들은 민법의 공유 규정에 따라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정당한 사용권자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원심에서 심리된 바 없으므로 파기환송 후 원심에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한 사항이다(환송 후 원심인 서울고법 2025. 2. 6. 선고 2024나2033984 판결에서는 “원고들은 주지된 상품표지인 이 사 건 표장의 공동보유자 지분 과반수의 결정으로 그 사용을 허락받은 자로서 이 사건 표장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피고에게 그 부정경쟁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다.”라고 판단하였다).
라.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의 의의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자에 관한 기존의 법리를 재확인하고, 미등록 주지표지를 수인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민법 제265조 본문을 유추적용하여 공동보유자 지분의 과반수로써 타인에게 사용허락을 할 수 있으며, 한때 상표권이 발생하였던 주지표지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권이 소멸한 이상 그 표지의 사용허락에 상표법 제93조 제3항에서 요구하는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음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다.
마. 주지표지의 주지성 승계 및 사용허락(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미등록 주지표지 공동보유자들의 표지 사용허락행위에 민법 제265조 본문과 상표법 제93조 제3항 중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민법 제265조 본문 유추적용)이다.
⑵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은 부정경쟁행위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부정경쟁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소정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이하 ‘주지표지’라고 한다)에 관한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어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자에는 그러한 표지의 보유자뿐만 아니라 그 사용권자 등 그 표지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는 자도 포함된다(대법원 1997. 2. 5. 자 96마364 결정, 대법원 2023. 12. 28. 자 2022마5373 결정 등 참조).
한편 조합체를 구성하지 않는 여러 사람이 상표권 설정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은 주지표지를 공동으로 보유하는 경우 그 공동보유자가 타인에게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행위는 주지표지의 관리행위에 해당하므로, 공동보유자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민법 제265조 본문을 유추적용하여 공동보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이를 결정할 수 있다. 한때 상표권이 발생하였던 주지표지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권이 소멸한 이상 그 표지의 사용허락에 상표법 제93조 제3항에서 규정한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⑶ 원고들이 피고의 이 사건 표장 사용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기하여 금지청구를 한 사안임
⑷ 원심은, 이 사건 표장의 상표권이 소멸하였더라도 상표법 제93조 제3항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하여 그 공동보유자 전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면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정당한 사용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 전원으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지 못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표장의 사용권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표장의 정당한 사용권자가 아닌 이상 원고들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상표권이 소멸함에 따라 상표미등록 상태로 된 주지표지인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들이 타인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행위는 이 사건 표장의 관리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265조 본문을 유추적용하여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들은 공동보유자 지분 과반수의 결정으로 이 사건 표장에 관하여 타인에게 사용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이 사건 표장의 사용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사용권한을 부여받았을 여지가 크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들이 원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 지분 과반수의 결정으로 이 사건 표장의 사용을 허락받았는지 여부 등을 살펴 원고들이 이 사건 표장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권자에 해당하는지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고 보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2. 수인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주지표지의 사용허락 요건(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4. 9. 1.자 공보, 박태일 P.34-39 참조]
가. 부정경쟁행위금지청구권자
⑴ 권리부여형 지재법상 침해 금지·정지 청구권자
㈎ 특허법·실용신안법·디자인보호법: 특허권자·실용신안권자·디자인권자 또는 전용실시 권자(특허법 제126조 제1항, 실용신안법 제30조, 디자인보호법 제113조 제1항)
㈏ 상표법: 상표권자 또는 전용사용권자(상표법 제107조 제1항)
* 통상실시권·통상사용권자에게는 금지청구권 없으나 독점적 통상실시권·통상사용권자에게는 허용할 수 있는지 견해 대립
㈐ 저작권법: 저작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제25조ㆍ제31조ㆍ제75조ㆍ제76조ㆍ제76조의2ㆍ제82조ㆍ제83조 및 제83조의2의 규정에 따른 보상을 받을 권리는 제외)를 가진 자(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 독점적 이용자에 대해서 채권자대위에 의한 침해정지청구를 인정한 사례 있음(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11626 판결)
⑵ 행위규제형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는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은 금지청구권의 행사주체를 ‘부정경쟁행위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로 규정
① 직접적으로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일반 소비자 또는 소비자단체는 물론 사업자 단체도 금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봄
② 일찍이 대법원 1997. 2. 5. 자 96마364 결정은 상품·영업주체 혼동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자에는 표지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그 사용권자 등 그 표지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는 자도 포함된다는 법리를 선언
③ 대법원 2023. 12. 28. 자 2022마5373 결정은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의 영업상 이익의 의미에 관하여 “영업자가 영업활동을 하면서 향유하는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으로, 경제적인 이익은 물론 영업상의 신용, 고객흡인력, 공정한 영업자로서의 경쟁상 지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힘
⑶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 사안에의 적용
이 사건 표장이 구 동서가구의 상품표지로서 주지성을 취득하고 유지되어왔으나, 이 사건 표장에 화체된 주지성이 원고들에게 승계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스스로 이 사건 표장의 주지성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되었으므로, 원고들이 주지표지인 이 사건 표장의 귀속주체로부터 정당한 사용허락을 받은 사용권자인지가 문제됨
나. 수인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미등록 주지표지의 사용허락의 정당성을 판단하기 위한 요건
⑴ 이 사건 표장은 원래 등록상표였고 8인 공동상표권자가 보유하고 있던 중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하였으므로, 이들 공동상표권자 전원이 상표권 소멸 후에도 이 사건 표장을 그 지분에 따라 공동으로 보유한다고 볼 수 있음
⑵ 원심은, 이 사건 표장은 상표권이 소멸하였다고 하더라도 상표법상 공유에 관한 규정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하여 이 사건 표장의 공유자 전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면 정당한 사용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음[● 상표법 제93조(상표권 등의 이전 및 공유) ③ 상표권이 공유인 경우에는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 모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면 그 상표권에 대하여 전용사용권 또는 통상사용권을 설정할 수 없다]
① 이 사건 표장은 등록상표로서 존속기간 갱신등록출원을 하지 않아 소멸하기까지 상표법에 따라 상표권 공유자 전원의 동의에 의해서만 그 사용허락이 유효하였던 점, ② 부정경쟁방지법의 표지 관련 규정과 상표법은 주지상표 등의 진정한 상표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여 영업상 혼동초래행위를 막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점에서 공통되는 점, ③ 민법 제278조에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에 의한다.”라고 규정할 뿐 준용할 대상의 본질에 반하는 경우를 따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부정경쟁방지법에 공유관계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특수성을 외면한 채 전면적으로 민법상 공유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 있고, 이러한 무체재산권의 특수성, 상표법과 공통되는 부정경쟁방지법의 목적 등을 통해 부정 경쟁방지법의 조문의 흠을 보충하는데 상표법의 규정을 준용하거나 유추적용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 이를 위 민법 조문이 상정한 특별한 규정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없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고 밝히고 있음
⑶ 반면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법리를 설시하여 민법상 공유 규정을 유추적용하였음
『조합체를 구성하지 않는 여러 사람이 상표권 설정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은 주지표지를 공동으로 보유 하는 경우 그 공동보유자가 타인에게 주지표지에 관한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행위는 주지표지의 관리 행위에 해당하므로, 공동보유자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민법 제265조 본문을 유추적용하여 공동보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이를 결정할 수 있다. 한때 상표권이 발생하였던 주지표지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권이 소멸한 이상 그 표지의 사용허락에 상표법 제93조 제3항에서 규정한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 이러한 법리를 적용하여, 이 사건 표장에 관한 지분의 취득 경위와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 사이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들이 조합체로서 이 사건 표장을 보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 후, 이 사건 표장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표지로서 주지표지이고, 상표권이 소멸함에 따라 상표미등록 상태로 된 주지표지인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들이 타인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행위는 이 사건 표장의 관리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265조 본문[● 민법 제265조(공유물의 관리, 보존)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을 유추적용하여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들은 공동보유자 지분 과반수의 결정으로 이 사건 표장에 관하여 타인에게 사용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음(이 사건 표장의 사용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그와 같은 결정으로 그 사용권한을 부여받았을 여지가 크다고 밝히기도 함)
㈏ 이에 원심으로서는 원고들이 원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이 사건 표장의 공동보유자 지분 과반수의 결정으로 이 사건 표장의 사용을 허락받았는지 여부 등을 살펴 원고들이 이 사건 표장의 사용에 관하여 고유하고 정당한 이익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권자에 해당하는지 심리ㆍ판단하였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원심의 판단에는 수인이 공동으로 보유하는 주지표지의 사용허락 요건 및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의 금지청구권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판결하였음
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216302 판결)의 의의
⑴ 부정경쟁행위금지청구권자에 관한 법리를 재확인하고
⑵ 미등록 주지표지 공동보유자들의 표지 사용허락행위에 원칙적으로 민법 제265조 본문을 유추적용하여, 공동보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이를 결정할 수 있음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