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6)】《'텐산의 진주'라고 불리는 콜사이 국립공원의 ‘콜사이 호수(Kolsai Lakes)’》〔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6. 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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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6)】《'텐산의 진주'라고 불리는 콜사이 국립공원의 콜사이 호수(Kolsai Lakes)’》〔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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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사이 호수에서 시간을 쉬게 하다 톈산의 품으로

 

오늘, 국경을 넘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말 그대로 산을 넘어 나라를 건너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렇게 도착한 곳,

작은 국경 마을 케겐(Кеген)을 지나

마침내 콜사이 호수(Kolsai Lakes)’에 닿았다.

이 여정의 정점이자,

마음이 가장 깊게 내려앉은 장소다.

 

콜사이는 카자흐어로 협곡의 호수’.

이름처럼 콜사이 호수는

해발 1,800m에서 2,800m 고도에 이르는

깊고 깊은 산 속 협곡 안에 층층이 숨어 있다.

 

호수 앞에 섰을 때,

말도 숨도 멎을 만큼 압도적인 고요함이 펼쳐졌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흘러든 그 물빛은

바다보다 맑고, 하늘보다 깊었다.

그리고 그 수면 위엔

산맥의 실루엣과 흰 구름, 나무들이 조용히 투영되어 있었다.

 

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을 열면 이 고요함을 깨뜨릴 것 같았다.

감탄은, 때로 말보다 더 순수한 언어다.

그저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한 순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콜사이에서는

시계도, 와이파이도, 도시의 소음도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오직 바람, 물결, 나뭇잎의 속삭임만이

시간을 대신한다.

 

그 속에서,

아주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곳은 풍경을 보는곳이 아니라,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곳이다.

 

비스듬히 내리쬐는 햇살에 온몸이 젖고,

하늘은 은빛으로 물들어간다.

 

잠시 눈을 감았다.

그저, 시간이 조금만 더 느리게 흘렀으면 좋겠다고.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리고,

흔들리는 대로 춤을 추는 나무처럼

그저 그렇게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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