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6)】《'텐산의 진주'라고 불리는 콜사이 국립공원의 ‘콜사이 호수(Kolsai Lakes)’》〔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콜사이 호수에서 시간을 쉬게 하다 – 톈산의 품으로
오늘, 국경을 넘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말 그대로 산을 넘어 나라를 건너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렇게 도착한 곳,
작은 국경 마을 케겐(Кеген)을 지나
마침내 ‘콜사이 호수(Kolsai Lakes)’에 닿았다.
이 여정의 정점이자,
마음이 가장 깊게 내려앉은 장소다.
‘콜사이’는 카자흐어로 ‘협곡의 호수’.
이름처럼 콜사이 호수는
해발 1,800m에서 2,800m 고도에 이르는
깊고 깊은 산 속 협곡 안에 층층이 숨어 있다.
호수 앞에 섰을 때,
말도 숨도 멎을 만큼 압도적인 고요함이 펼쳐졌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흘러든 그 물빛은
바다보다 맑고, 하늘보다 깊었다.
그리고 그 수면 위엔
산맥의 실루엣과 흰 구름, 나무들이 조용히 투영되어 있었다.
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을 열면 이 고요함을 깨뜨릴 것 같았다.
감탄은, 때로 말보다 더 순수한 언어다.
그저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한 순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콜사이에서는
시계도, 와이파이도, 도시의 소음도
아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오직 바람, 물결, 나뭇잎의 속삭임만이
시간을 대신한다.
그 속에서,
아주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곳은 풍경을 ‘보는’ 곳이 아니라,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곳이다.
비스듬히 내리쬐는 햇살에 온몸이 젖고,
하늘은 은빛으로 물들어간다.
잠시 눈을 감았다.
그저, 시간이 조금만 더 느리게 흘렀으면 좋겠다고.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리고,
흔들리는 대로 춤을 추는 나무처럼
그저 그렇게 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