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건강검진결과】《노화와 체력 저하 앞에서, 아직은 저항하고 싶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6. 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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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결과】《노화와 체력 저하 앞에서, 아직은 저항하고 싶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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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나왔다.

하지만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도 없다.

 

경도의 미란성 위염, 경도의 지방간.

종이에 적힌 낯설지 않은 단어들.

 

그 순간 문득 떠올랐다.

오래된 자동차가 정기검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그것이 새 차처럼 반짝이는 것도 아니고, 엔진이 새것처럼 튼튼한 것도 아니라는 걸.

 

젊은 시절에는 그렇게 당연했던 체력.

밤새워 일해도 끄떡없고, 주말에도 열정 가득 출근하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아득하다.

지금의 나는, 야근도, 주말 근무도 하지 않는다.

아니, 못 한다.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 체력은 어느 순간,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평생 일만 했잖아.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겠어?”

스스로를 그렇게 달래며,

이제는 내게 남은 에너지를 조심조심 아끼며 살아간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멀어져 간다.

지구력, 회복력, 그리고 자신감.

그 모든 것들이 아주 조용히 물러나며,

남겨진 빈자리에 아쉬움이 스며든다.

 

TV에서 늙은 수사자가 젊은 무리에게 쫓겨

황야에 홀로 남겨져 죽어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 이것이 자연의 이치구나.

 

봄이 여름을 부르고,

여름은 가을에 자리를 내주며,

겨울은 다시 봄을 준비한다.

 

내 인생도 이제 그런 계절의 흐름 속에 있다.

젊음이 사라진 자리를 아쉬워하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이들에게 내어주는 것도 순리라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저항하고 싶다.

 

오늘도 나는 휘트니스 센터로 향한다.

땅에 단단히 발을 디디고,

한 걸음씩, 땀을 흘리며,

내 몸을 다시 깨우기 위해.

 

죽음과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인간은 그 앞에서 언제나 저항하며,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존재다.

 

삶의 방식은 결국 두 가지.

기적이 없는 듯 살아가거나,

아니면 모든 순간이 기적인 듯 살아가거나.

기적이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적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나는 오늘도 믿기로 한다.

기적처럼 깨어나는 아침과,

아직 견디는 내 몸,

그리고 다시 걸어 나가는 나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