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시세조종행위 및 부정거래행위>】《복합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인과관계의 증명(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상장주식을 거래한 투자자들이 유료 투자정보 서비스 제공업체 관계자들의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
【판시사항】
[1] 거짓 표시 내지 위계, 그 밖의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등의 부정거래행위를 하여 상장주식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킴으로써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경우, 이러한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여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렇지 않은 투자자도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해당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여 위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6조 제2항 제2호, 제3호의 시세조종행위와 제178조 제2항의 부정거래행위가 같은 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일반적, 포괄적 부정거래행위의 특수한 형태인지 여부(적극) /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하에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려고 한 경우, 이러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여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렇지 않은 투자자도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여 위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을 산정하는 방법
【판결요지】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은 ‘제4편 불공정거래의 규제’라는 표제하에 시장의 가격형성기능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해치고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다양한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었다.
그중 시세조종행위에 관한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는, 제2항 제2호에서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를, 같은 항 제3호에서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각각 시세조종행위의 유형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행위들을 금지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은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를 한 사람으로 하여금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증권 등에 관한 매매 등을 한 자가 그 매매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다.
부정거래행위에 관한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제2항에서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행위를, 제1항 제1호에서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각각 부정거래행위의 유형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행위들을 금지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은 위와 같은 부정거래행위를 한 사람으로 하여금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증권 등에 대한 매매 등의 거래를 한 자가 그 매매 등의 거래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다.
한편 거짓 표시 내지 위계, 그 밖의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등의 부정거래행위를 하여 상장주식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킴으로써 이익을 얻으려고 한 사안(이하 이와 같은 부정거래행위를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라 한다)에서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나아가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 하더라도 시세가 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그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2]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176조와 제178조는 모두 증권 등에 관한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하려는 규정이다. 그중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는 시장의 가격형성기능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부정한 행위를 일반적, 포괄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해당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는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2호의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방식의 시세조종행위’와 같은 항 제3호의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방식의 시세조종행위’ 및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의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행위’도 결국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 등을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는 제178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일반적, 포괄적 부정거래행위의 특수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하에 그 주식에 대하여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려고 한 사안에서는, 그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결합한 일련의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실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이하 이러한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통틀어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라 한다). 이 경우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그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 하더라도 그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여기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는 사건연구 방식 등의 전문가 감정을 통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사건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하여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사안에서 주식 등을 거래한 투자자는 전체적으로 주식 등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을 해치는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1. 1.자 공보, 김윤종 P.7-13 참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손태원 P.125-148 참조]
가. 사안의 개요
⑴ 피고 김점수는 2009. 8. 14. ~ 2009. 10. 7. 코스닥 상장법인인 케이디씨 ㈜(‘케이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하였다가 2010. 4. 28. ~ 2010. 7. 2. 이를 매도함
⑵ 피고 김점수 등은 2009. 10. 23.부터 케이디씨 주식 매수 및 장기보유를 추천함
㈎ 케이디씨 주가는 2009. 10. 23. 종가 1,505원에서 2010. 1. 6. 장중 10,450원까지 급상승하였다 하락하였음
㈏ 피고 김점수는 ① 2010. 1. 9. ~ 2010. 6. 7. 시세가 시장조작에 의해 변동한다는 말의 유포 및 중요한 사실인 경영참여에 관하여 거짓 내지 오해유발 표시 행위로 인한 시세조종행위 및 ② 2010. 4. 28. ~ 2010. 7. 2. 케이디씨 주가하락을 예상하였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케이디씨 주식을 장기 보유할 것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해당 주식을 매도함에 따라 위계 사용 및 부정한 계획 또는 기교 사용 행위에 따른 사기적 부정거래행위가 인정되어 형사처벌 받았음(대법원 2013도6962 사건)
⑶ 원고들은 케이디씨 주식을 매수․매도한 사람들로 ① 일부는 ‘39억 클럽’의 멤버쉽 회원이거나 30억 클럽의 일반 회원이고 ② 일부는 회원이 아닌 일반 투자자거나 30억 클럽 게시판 접근권한이 없는 단순 교육회원들임
⑷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사안은 피고들 측의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상당 기간 중복되거나 근접한 기간에 함께 실행되었고,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복합적으로 케이디씨 주식의 시세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상당한 경우임
① 거짓의 표시 내지 위계, 그 밖의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등의 부정거래행위를 하여 상장주식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킴으로서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 :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
② 상장주식의 시세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 아래 해당 주식에 대해 시세조종 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 :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
☜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일반적․포괄적 부정거래행위로 보고 자본시장법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사안에서 문제가 된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이에 대한 특수한 형태로 파악하였음
나. 사실관계
⑴ 피고 1(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부동산중개프랜차이즈업, 투자자문 및 투자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 2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피고 3 내지 5는 피고 회사의 이사였던 사람들이다. 원고들은 코스닥 시장의 주권상장법인인 A 주식회사(이하 ‘A 회사’라 한다)의 주식을 거래한 투자자들이다.
⑵ 피고 2 등은1) 2009. 10. 25. 피고 회사의 회원들에게 투자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럽’을 개설하였다. 원고들 중 일부는 ○○클럽 회원으로 피고 2 등으로부터 투자정보를 제공받았다.
⑶ 피고 2와 피고 회사는 2009. 8. 14.부터 2009. 10. 7.까지 A 회사 주식을 다량 매수하였다.
⑷ 피고 2 등은 2009. 10. 23. 피고 회사의 회원 600여 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A 회사 주식 매수를 추천하기 시작하였고, 계속하여 회원들에게 “A 회사의 주가가 폭등할 것이니 매수하라.”라고 단정적으로 추천하면서 “주식을 매입만 하고 팔지 않는 이른바 ‘물량 잠그기’를 하면 무조건 주가가 상승하여 3만 원대까지 갈 수 있다.”, “우리의 지분비율이 26.91%에 이르고 투자액이 3,000억 원에 이르러 사실상 A 회사의 대주주로 주가를 좌우할 수 있으니 물량 잠그기를 계속 하라.”라는 취지의 글 등을 인터넷 증시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등에 게시하였다.
또한 피고 2 등은 A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의사나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 등이 없었음에도 피고 2의 대학동문에 불과한 A 회사의 대표이사와 마치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강조하면서, “피고 회사의 회원들을 대리하여 A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관리하겠다.”라는 취지의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하였다.
⑸ A 회사의 주가는 2009. 10. 23. 종가 1,505원에서 2010. 1. 6. 장 중 10,450원까지 급상승하였다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⑹ 피고 2 등은 A 회사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피고 회사의 회원들에 게 게시글 등을 통하여 A 회사 주식을 2012년까지 계속 보유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2010. 4. 28.부터 2010. 7. 2.까지 피고 2와 피고 회사가 보유한 A 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매도하였다.
⑺ 피고 2와 피고 회사는 2010. 1. 9.부터 2010. 6. 7.까지 상장증권인 A 회사 주식 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A 회사 주식의 시세가 자기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함과 동시에 위 주식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인 피고 2가 사실상 최대 지분을 보유한 ○○클럽 회원들을 대리하여 A 회사의 경영에 참여한다는 점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함으로써 시세조종행위를 하고(구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2호, 제3호), A 회사 주식의 매매 또는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클럽 회원들에 대하여 위계를 사용하고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관련하여 부정한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함으로써 부정거래행위를 하였다(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제2항)는 범죄사실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다. 소송의 경과
⑴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2019. 10. 23.부터 2010. 7. 초순경까지 A 회사 주식에 대하여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를 하였으므로 구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인과관계의 증명과 관련하여 원고들 중 ○○클럽을 이용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피고
2 등의 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 주식을 거래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들 중 ○○클럽과 무관한 사람들은 피고 2 등과 그에 영향을 받은 ○○클럽 이용자들의 주식 거래에 의해 인위적으로 형성된 주가에 주식을 거래하였으므로 거래인과관계가 추정된다.
또한 피고 2 등의 행위가 A 회사 주가에 영향을 주었는지, 그 행위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는 그 행위의 전체를 기준으로 하여 사건연구 방식으로 감정한 결과에 따르면 된다.
⑵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들에게 있다.
㈏ 이 사건에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원고들이 개별 유형의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A 회사 주식을 거래함으로써 손해를 입 게 되었다는 점을 원고별로 개별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에 따라 “피고 2 등이 실행한 여러 유형별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 및 이에 상응하여 원고들에게 개별적으로 발생한 손해의 유형과 액수를 특정한 후 이를 토대로 원고들 개인별 상황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감정신청을 하고 인과관계 및 손해액을 증명하라.”라고 석명권을 행사하였지만, 원고들이 그에 응하지 않는 등으로 증명을 다하지 않았다.
라. 쟁점
⑴ 위 판결의 쟁점은, ①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한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로 일련의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복합적으로 실행한 경우,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그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아 투자판단을 하고 진행한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거나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②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방법이다.
⑵ 구 자본시장법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4편 불공정거래의 규제’라는 표제 하에 시장의 가격형성기능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해치고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다양한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었다.
그중 시세조종행위에 관한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는, 제2항 제2호에서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를, 같은 항 제3호에서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각각 시세조종행위의 유형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행위들을 금지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은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를 한 사람으로 하여금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증권 등에 관한 매매 등을 한 자가 그 매매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다.
부정거래행위에 관한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제2항에서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행위를, 제1항 제1호에서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각각 부정거래행위의 유형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행위들을 금지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은 위와 같은 부정거래행위를 한 사람으로 하여금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증권 등에 대한 매매 등의 거래를 한 자가 그 매매 등의 거래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였다.
한편 거짓 표시 내지 위계, 그 밖의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등의 부정거래행위를 하여 상장주식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킴으로써 이익을 얻으려고 한 사안(이하 이와 같은 부정거래행위를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라 한다)에서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나아가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 하더라도 시세가 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그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⑶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는 모두 증권 등에 관한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하려는 규정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그중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는 시장의 가격형성기능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부정한 행위를 일반적, 포괄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해당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는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구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2호의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방식의 시세조종행위’와 같은 항 제3호의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방식의 시세조종행위’ 및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의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행위’도 결국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 등을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는 제178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일반적, 포괄적 부정거래행위의 특수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 하에 그 주식에 대하여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려고 한 사안에서는, 그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결합한 일련의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실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이하 이러한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통틀어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라 한다). 이 경우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그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 하더라도 그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여기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는 사건연구 방식 등의 전문가 감정을 통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사건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하여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사안에서 주식 등을 거래한 투자자는 전체적으로 주식 등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을 해치는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9607, 69614 판결 등 참조).
⑷ 코스닥 상장법인의 주식을 거래한 원고들은 유료 투자정보 서비스 제공업체를 운영하는 회사 및 그 임원인 피고들이 여러 유형의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구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79조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⑸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 측의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에 상응하는 손해의 유형과 액수를 특정한 후 개별적인 인과관계와 손해 발생 금액을 증명해야 함에도 그 증명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⑹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원고들은 피고 측에 의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전체적으로 투자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어서 원고들이 주식을 거래하게 되었다면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원고들의 주식 거래 사이 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고,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구성하는 각각의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와 원고들의 주식 거래 사이에 개별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까지 증명할 것은 아니며, ②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고 반드시 개별 유형별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주가 변동 및 손해 부분을 따로 추정하거나 이를 분리해서 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3. 상장주식의 시세조정행위와 시세조정성 부정거래행위(‘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주식거래를 한 투자자 및 이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투자한 투자자의 손해배상청구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를 인정할 때에 거래인과관계의 존부 필요성과 복합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판단기준 및 손해액 산정방법(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1. 1.자 공보, 김윤종 P.7-13 참조]
가. 문제의 소재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사안에서 주된 쟁점은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자본시정법 제178 조 제1항 및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서 거래인과관계의 증명 및 이로 인한 손해액 산정과 감정방법(손해인과관계의 증명)이라 할 수 있음
⑵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 김점수 등의 개별 위법행위와 원고들의 개별 거래행위 및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주장․증명하여야 하는데, 재판부에서 원고들에게 석명권 행사로 그 주장․증명을 촉구하였음에도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기각하였음
- 원심 판단의 주된 취지는 피고 회사와의 관계에서 그 지위가 다양하여 원고들의 주식 매수․매도 경위와 시점이 동일하지 않고, 피고 김점수 등의 위반행위에 의하여 주가가 인위적으로 형성되었고 원고들이 그 주가에 거래를 하여 손해를 보았다는 거래인과관계가 인정되거나 추정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여전히 원고들에게 개별적으로 발생한 손해의 유형과 액수에 대한 인과관계와 손해액의 주장․증명책임이 있다는 것임
⑶ 원고들은 상고이유로 거래인과관계는 추정되거나 인정할 수 있고, 그 손해액은 사건연구 방식에 의한 포괄적 감정으로 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음
나. 자본시장법상 관련 조문
⑴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⑵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다.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인과관계
○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는 거래인과관계(transaction causation)와 손해인과관계 (loss causation)로 나누어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전자는 시세조종 등 ‘위반행위’와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말하고 후자는 ‘위반행위’와 ‘(거래로 인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미함

⑴ 거래인과관계
㈎ 일반
○ 미국에서는 시장사기이론(Fraud on the Market Theory. 시장사기이론이란 효율적 시장가설을 전제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거래하는 자들은 시장가격이 인위 적으로 조작된 가격(artificially inflated price)이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를 통하여 결정된 가격일 것이라는 신뢰를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보아 거래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이론임)을 바탕으로 거래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법리를 형성하였고, 우리나라 판례로 이러한 법리를 채택하였음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다243163 판결 :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의하여 투자자 또는 제3자가 감사인에 대하여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그 감사보고서를 믿고 이용하였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는 대체로 부실공시나 분식회계 등으로 인한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에 거래인과관계를 사실상 추정하고 있음
㈏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서의 거래인과관계
○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법문 자체에서 ‘시세조종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매매나 위탁을 한 사실만 증명하도록 하였음 ☞ 거래인과관계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입장임
- 원고는 부당하게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매매거래를 하였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됨
㈐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서의 거래인과관계
○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에는 법문이 ‘위반행위로 인하여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한 자’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규정하였기 때문에, 항상 위반행위와 거래 사이에 인과관계가 필요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서 견해의 대립이 있을 수 있음
- 그러나 학계의 다수 견해는 시장사기이론을 바탕으로 거래인과관계를 추정하거나 요구하지 않는 등으로 완화된 해석을 하여 ① 거래인과관계가 요구되나 추정된다는 견해, ② 거래인과관계가 요구되지 아니한다는 견해, ③ 상당인과관계가 성립하면 충분하다는 견해 등을 상정할 수 있음
○ 대법원은 ELS 관련 집단소송허가신청사건에서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을 위해 거래인과관계가 요구되는지에 관하여 ‘위반행위로 거래한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도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음
◎ 대법원 2015. 4. 9.자 2013마1052, 1053 결정 : 어느 행위가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자본시장법 제178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구조와 거래방식 및 거래경위, 그 금융투자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의 특성, 그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발생하는 투자자의 권리·의무 및 그 종료 시기, 투자자와 행위자와의 관계, 행위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특정 시점의 기초자산 가격 또는 그와 관련된 수치에 따라 권리행사 또는 조건성취의 여부가 결정되거나 금전 등이 결제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경우에 그 금융투자상품의 기초자산인 증권의 가격을 고정시키는 시세조종행위를 비롯하여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이나 기교 등을 사용하여 그 금융투자상품에서 정한 권리행사나 조건성취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그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고,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그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의 권리·의무의 내용이 변경되거나 결제되는 금액이 달라져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그 투자자는 그 부정거래행위자에 대하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해당 사안에서 원고들은 피고의 부정행위 이전에 ELS를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었을 뿐, ‘피고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ELS를 취득하거나 처분’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ELS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그 기초자산의 가격에 관한 시세조종행위로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의 권리의무의 내용이 변경되거나 결제되는 금액이 달라져서 손해를 입었다면, 제179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음
○ 최근 대법원 판례는 거래 유형을 나누어서, 원천적으로 거래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없는 사안에서 부정행위와 상관없이 거래한 투자자에 대하여도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구조·내용에 따라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는 법리를 선언하였음
◎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17다249949 판결 : 자본시장법 제178조에서 금지하는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한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부정행위로 인하여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하게 된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이하 ‘제1유형’이라 한다)만이 아니라 부정행위와 상관없이 “부정행위와 관련된 해당 금융투자상품(이하 ‘해당 금융투자상품’이라 한다)”을 거래한 투자자에 대하여도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구조·내용에 따라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이하 ‘제2유형’이라 한다)가 있다.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 항은 제178조가 금지하는 부정행위를 한 자로 하여금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였으므로, 제 1유형만이 아니라 제2유형의 경우에도 부정행위자는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손해를 입은 투자자에 대하여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이와 같이 부정행위자가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는 손해배상책임의 구성요건인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위반행위의 구체적인 내용,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구조와 내용, 특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즉,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의 법문상 위반행위와 거래 사이에 인과관계를 요구한다고 보아야 하나, 판례의 태도는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 손해배상책임 성립에 있어 원칙적으로 거래인과관계를 요구하고, 예외적으로 금융투자상품의 거래구조와 내용에 따라 ‘금융투자상품과의 관련성, 연계성’있는 경우에는 거래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음
⑵ 손해인과관계
㈎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기존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따라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를 사건연구 방식 등 전문가 감정을 통하여 사건기간(대상판결의 사안에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하여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하였음
◎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9607, 69614 판결 :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2항 제1호의 시세조종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서 당해 유가증권의 매매거래 또는 위탁을 한 투자자가 그 매매거래 또는 위탁에 관하여 입은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시세조종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주가(정상주가)와 시세조종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주가(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을 손해로 볼 수 있고, 여기서 정상주가의 산정방법으로는, 전문가의 감정을 통하여 그와 같은 시세조종행위가 발생하여 그 영향을 받은 기간(사건 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한 다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경우 시세조종행위의 영향으로 주가가 변동되었다고 보고, 사건기간 이전이 나 이후의 일정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업종지수 및 동종업체의 주가 등 공개된 지표 중 가장 적절한 것을 바탕으로 도출한 회귀방정식을 이용하여 사건기간 동안의 정상수익률을 산출한 다음 이를 기초로 사건기간 중의 정상주가를 추정하는 금융경제학적 방식 등의 합리적인 방법에 의할 수 있다.
☞ 즉, 사건연구 방식에 시세조종행위 등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주가(정상주가)와 시세조종행위 등으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주가(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함
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사안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사안은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복합적으로 실행된 ‘복합 시세조 종성 행위’로 일정 기간 동안 주가 부양 내지 하락 방지 등의 동일한 의도로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였고, 그 행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주가에 영향을 준 사안임
⑵ 대법원은 이처럼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을 위한 부정거래행위가 함께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게 된 경우 그 행위들을 포괄하여 더 넓은 범주에 있는 일련의 부정 거래행위로 이해하고 이를 ‘복합 시세조정성 부정거래행위’라고 하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일반적, 포괄적 부정거래행위인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의 특수한 형태로 파악하였음 ☞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인정하였음
⑶ 즉, 거래인과관계와 손해인과관계를 시세조종행위 부분과 부정거래행위 부분으로 분리해서 따지지 아니하고(분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함) 이러한 복합 시세조종성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에서도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적용하여 그와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왜곡되어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충분하다고 보았음
⑷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판단함
① 복합 시세조정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 주식거래를 한 투자자(30억 클럽 회원) : 복합 시세조정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면 족하고, 개별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까지 증명할 필요는 없음
② 그 밖의 투자자 :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해 주가가 영향을 받은 기간 동안 해당 주식을 매수한 원고들은 시세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리라 믿고 주식을 거래한 것이므로 복합 시세조정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면 족함
라.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서 거래인과관계와 손해인과관계의 증명책임에 관하여,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복합적으로 실행되었을 때에도 기존 대법원 판례가 거래인과관계를 가급적 완화하여 해석하고, 사건연구 방식에 따라 손 해액을 증명하도록 하는 입장을 전제로 개별적인 주장․증명을 요구하는 원심을 파기․환송한 사안임
⑵ 특히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사안은 복합 시세조종성행위로 인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주가 부양 내지 하락 방지 등의 동일한 의도로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그 행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주가에 영향을 주었다면 거래인과관계의 추정법리를 활용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행위로 인하여 왜곡된 가격으로 거래하였음을 증명하면 충분하다고 보았고, 이는 부정거래행위로 포섭할 수 있으므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인정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음
4. 시세조종행위 및 부정거래행위 일반론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손태원 P.125-148 참조]
가. 관련 규정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글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자본시장법’은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 제176조(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② 누구든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다음 각호의 어 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 나 그 시세(증권시장 또는 파생상품시장에서 형성된 시세, 다자간매매체결회사가 상장주권의 매매를 중개함에 있어서 형성된 시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세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변동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
2.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
3.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행위
● 제178조(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증권의 경우 모집․사모․매출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179조에서 같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2.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그 밖의 기재 또는 표시를 사용하여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
3.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유인할 목적으로 거짓의 시세를 이용하는 행위
② 누구든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풍문의 유포, 위계(僞計)의 사용, 폭행 또는 협박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2호, 제3호의 시세조종행위
⑴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각호의 시세조종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의 존재가 필요하다. 이는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시세를 변동시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는 그 시세가 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오인시켜 매매거래에 끌어 들이려는 목적을 의미한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도606 판결 등 참조). 매매 유인 목적에 대한 인식 정도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않고,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471 판결 등 참조).
해당 행위의 성립을 위하여 실제로 제3자가 유인되어 직접 매매거래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 규정은 증권시장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시세를 변동시킨 후 그 변동된 시세에 의해 매매를 하여 이익을 취할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해당 행위가 의도대로 실현되어서 매매 유인의 목적이 달성되었다면, 즉 시장에서 여러 투자자들이 유인되어서 거래를 하게 되었다면 시세가 정상주가에서 벗어나게 변동될 가능성이 높고, 그 변동된 시세에 의해 행위자는 이익을 얻고 다른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이 경우 행위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규정으로 자본시장법 제177조가 있다.
⑵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2호는 시장조작의 말 유포행위(증권 등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규제대 상인 행위는 현실적인 거래가 아니라 말의 유포라는 점에서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1호의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행위(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와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3호의 시세조종행위는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한다는 점에서, 말의 유포에 해당하는 제2호의 시세조종행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⑶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3호는 거짓, 오해유발 표시행위(증권 등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은 당해 법인의 재산․경영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상장증권 등의 공정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3도6962 판결 참조). 여기에는 해당 기업 고유의 정보뿐 아니라 동종업종의 전망 또는 경쟁업체의 동향 등 기업 외적 정보를 포함한다. 중요성 판단의 기준은 내부자거래에 관한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 항과 같이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 이해할 수 있다. 거짓의 표시는 사실과 다른 표시이고,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는 표시 자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없으나 다른 고려사항이 누락되어 전체적인 맥락을 오해할 수 있게 만드는 표시를 말한다. ‘거짓의 표시’에 비해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는 훨씬 넓은 개념인데, ‘거짓의 표시’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적극적으로 표시하여 상대방을 기망에 빠뜨리는 행위에 가깝다.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는 필요한 정보의 누락, 부실공시, 불공시 등을 포함하여 소극적인 요소가 있는 행위도 포함시킬 수 있다. 이러한 시세조종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의 부정거래행위(중요사항에 관한 거짓 기재 등으로 재산상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와 유사한데, 다만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는 제176조 제2항 제3호보다 적용 대상 금융투자상품의 범위가 넓고 장내거래 여부를 묻지 않으며(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 vs 모든 금융투자상품), 매매 유인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 등으로 규제 범위가 더 넓다.
다.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 제1항 제1호의 부정거래행위
⑴ 자본시장법 제178조가 정한 부정거래행위는 다양한데, 이를 아래 표와 같이 유형화 할 수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사건에서 문제가 된 행위는 ‘ⓐ 위계사용’ 및 ‘ⓑ 부정한 수단․계획․기교 사용’ 행위이다.


⑵ 형사처벌의 관점에서 자본시장법이 증권시장에서의 참여 동기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의 공정성을 어지럽히는 일탈행위의 하나로 ‘주가조작죄’를 설정하였다고 하면서, 그 세부유형으로 제176조에 의한 여러 시세조종행위와 함께 제178조에 의한 부정거래행위를 주가조작죄의 유형 중 하나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세조종행 위와 부정거래행위는 별개의 동떨어진 행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⑶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 중 위계 사용으로 인한 부정거래행위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한 행위를 말한다. 주관적 요건인 ‘거래를 할 목적’은 문언상 ‘적극적으로 거래를 형성시킬 목적’을 뜻하고, 거꾸로 ‘거래를 하지 않게 할(해지나 해제할) 목적’으로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은 ‘자연스러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형성되어야 할 시세에 인위적인 영향력을 가하여 그 상승 또는 하락을 도모할 목적’을 의미한다. ‘위계’는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를 기망하여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유인할 목적의 수단, 계획, 기교 등을 뜻하고, ‘기망’이란 객관적 사실과 다른 내용의 허위사실을 내세우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을 속이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8도13864 판결 등 참조). 위계 사용으로 인한 부정 거래행위는 시세조종행위, 특히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 시키는 표시를 하는 행위(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3호)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전 자는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을 요구하고, 후자는 ‘매매를 유인할 목적’을 요구하는데, 일반 투자자들로 하여금 매매를 하게 할 목적 내지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정상주가에서 벗어나게 할 의도가 내재해 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⑷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부정거래행위는 자본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부정거래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일반조항의 필요성’ 때문에 기망과 유인 목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객관적 부정거래행위를 추가로 도입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수단, 계획 또는 기교’는 미국 SEC 규칙 10b-5(이하 ‘Rule 10b-5’라 한다)에서 사용되는 용어 ‘device, scheme, artifice’를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데, 대법원은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의 의미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로 파악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행위가 법령 등에서 금지된 것인지,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933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의 ‘거짓’, 제178조 제2항의 ‘시세 변동 목적’ 또는 ‘위계’ 등 다른 구성요건을 통틀어서 이에 관한 판단 기준에 대하여 “행위자의 지위, 행위자가 특정 진술이나 표시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진술 등이 미래의 재무상태나 영업실적 등에 대한 예측 또는 전망 에 관한 사항일 때에는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 그 진술 등의 내용이 거래 상대방이나 불특정 투자자들에게 오인․착각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 행위자가 그 진술 등을 한 후 취한 행동과 주가의 동향, 그 행위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3411 판결 등 참조).
⑸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 시행된 자본시장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이하 ‘구 증권거래법’이라 한다) 제188조 의4 제4항에서 유래하였고, 일본 금융상품거래법[金融商品取引法] 제157조, 제158조 의 내용과도 비슷하다. 해당 규정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⑹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구 증권 거래법 제188조의5 제1항은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과 거의 동일하게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서 당해 유가증권의 매매거래 또는 위탁을 한 자가 그 매매거래 또는 위탁에 관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였다. 구 증권거래법에서는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적용되는 규정이 동일하였다.
4.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손태원 P.125-148 참조]
가. 손해배상책임과 인과관계
⑴ 거래인과관계와 손해인과관계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는 거의 항 상 인과관계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의 Rule 10b-5에 따른 소송요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도 미국의 영향으로 인과관계를 거래인과관계와 손해인과관계로 나누어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세조종 등 위반행위 ⇨ 거래 ⇨ 손해발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위반행위’와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 즉 피해자가 그 거래를 하게 된 이유가 상대방의 위반행위 때문이었는지에 관한 것이 거래인과관계의 문제이고, ‘위반행위’와 ‘(거래로 인한)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즉 피해자가 그 거래로 인하여 입은 손해가 상대방의 위반행위로 인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 손해인과관계의 문제이다. 거래인과관계는 일반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에 관한 인과관계의 문제에 상응하고, 손해인과관계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인과관계에 상응하는 개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⑵ 거래인과관계에 관한 논의
㈎ 선례
미국의 시장사기이론을 바탕으로 거래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법리를 채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선례들이 있는데, 대체로 부실공시, 분식회계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사건이었다.
예를 들어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1991 판결(이른바 한국강관 사건)은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민법 제750조의 일반불법행위책임의 성립을 인정하면서 회계분식 행위와 주식 거래 사이의 거래인과관계를 사실상 추정하였다고 평가된다. 그 이후로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다243163 판결 등도 같은 취지로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적용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거래인과관계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이 글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자본시장법’은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은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증 권 또는 파생상품에 관한 매매 등을 하거나 그 위탁을 한 자가 그 매매 등 또는 위탁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라고 규정하는 등으로, 법문 자체가 ‘시세조종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거래를 한 사실만 증명하도록 하였다. 그에 따라 거래인과관계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입장이다. 시세조종행위의 경우 원래 그 행위로 형성된 가격을 원고(투자자)가 신뢰하여 거래를 하는 것이지, 가해행위 자체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효율적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대한 믿음으로 거래를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가 시장에서 매매를 하면 시세조종행위로 형성 된 가격에 의하여 매매를 하게 되므로 투자자는 ‘위반행위로 인하여 거래를 하였다.’ 는 의미에서의 거래인과관계를 별도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 다만 시세조종행위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 거래에 가담한 경우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다. 위반행위를 인지하고 거래한 투자자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으므로 거래인과관계의 추정으로 충분하고, 거래인과관계 요건을 아예 면제해 주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
㈐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거래인과관계
①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와 달리,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경우에는 법문이 ‘위반행위로 인하여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한 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규정하였기 때문에, 위반행위와 거래 사이에 인과관계가 필요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
과거 ELS 관련 집단소송 허가신청사건에서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인정을 위해 거래인과관계의 증명이 필요한지가 다루어졌는데, 대법원은 ELS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그 기초 자산의 가격에 관한 시세조종행위로 금융투자상품에서 정한 권리행사나 조건성취에 영향을 주는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위반행위로 인하여 그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가 가지는 권리의무의 내용이 변경되거나 결제되는 금액이 달라져서 손해를 입었다면,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5. 4. 9. 자 2013마1052, 1053 결정).
위 사건에 대한 판례해설은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자의 범위에 관하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은 제178조 위반행위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규정이므로 제178조에 따른 규제 범위와 제179조 제1항에 의한 권리구제 범위를 일치시키는 차원에서, 자본시장법 제178조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를 입은 투자자에 대하여는 거래인과관계를 추정하거나 증명을 완화하여 제179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최근 선고된 이른바 도이치은행 사건에서는 거래 유형을 나누어서 원천적으로 거래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없는 사안에서 부정행위와 상관없이 거래한 투자자에 대하여도 해당 금융 투자상품의 구조․내용에 따라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는 법리를 선언하였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17다249929 판결).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문언을 형식적․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투자자인 원고들은 피고들의 부정거래행위 전에 이미 콜옵션을 매수하는 거래를 하였으므로, 피고들의 부정거래행위와 원고들의 거래 사이에 거래인과관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지만 대법원은 거래인과관계의 성립 문제를 유연한 관점에서 이해하여 통상적인 의미의 거래인과관계를 상정할 수 없지만 부정행위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거래인과관계의 요구 정도와 범위를 완화함으로써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를 밝혔다.
② 이처럼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문언에만 집착해서 증명이 사실상 불가능한 거래인과관계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결론은 내리지 않았고, 거래인과관계 문제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보다는 사안에 따라 유연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도를 해왔다.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부정거래행위는 ‘금융투자상품 거래의 공정성 및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이를 침해할 위험이 있을 때 성립하므로(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933 판결 등 참조), 이를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시장 전체의 차원에서 실행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시장 전체의 관점에서 실행된 부정거래행위와 그로 인한 투자자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증명 문제는 다수의 관여자들의 존재와 증권시장에서의 가격결정요인의 복합성 등이 있기 때문에 그 상호연관성을 분리하여 개별투자자들과 거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시장사기이론은 이러한 문제점을 이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일반 불법행위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거래인과관계’ 또는 ‘신뢰’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데 (원고는 피고의 행위를 믿고 거래를 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당사자관계를 근간으로 하는 대면거래로 이루어진 일반 불법행위에서는 신뢰요건이 특별히 문제 되지 않지만, 공개시장에서 불특정다수인 간에 비대면거래로 이루어지는 증권거래의 경우에는 일반 거래와 동일하게 거래인과관계 내지 신뢰요건의 충족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그렇기에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자본시장법 제 177조 제1항은 법문으로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할 것’을 요구하면서 별도로 거래인과관계나 신뢰요건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세조종행위와 같은 맥락에 있는 부정거래행위, 즉 시세조종적 성격을 가진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을 해석할 때에도 같은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⑶ 손해인과관계에 관한 논의
㈎ 시세조종행위 및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서의 손해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규정이나 법리는 없으므로 투자자는 자신이 입은 손해액을 증명해야 하는데, 선례는 손해인과관계 증명 및 손해액 산정을 위하여 사건연구(event study)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사건연구는 재무분석기법의 하나로서, 특정 사건이 주가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이전의 주가 흐름을 통계적 분석(회귀분석)을 통해 파악한 후, 구체적인 변수자료를 회귀방정식에 대입, 특정 사건기간 또는 사건일 이후의 정상주가를 산출하여 실제주가 흐름과 얼마나 벗어나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그 벗어나는 정도가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즉 그 사건 때문에 예상치를 벗어난 것인지를 따져 보는 방법으로, 만약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경우에는 그 상황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볼 수 있어서 특정 사건으로 인해 실제주가가 정상주가를 벗어나는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절차를 ‘유의성 검정’이라고 부른다. 구체적인 절차는 사건일 및 사건기간 결정, 기대수익률 모형 설정, 정상수익률과 초과수익률의 추정, 누적초과 수익률의 추정 및 유의성 검정, 정상주가 추정의 순서로 진행된다.
㈏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9607 판결은 최초로 구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 2항 제1호(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1호에 상응하는 규정이다)의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의 산정에 있어서 사건연구 방법의 활용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하였다. “시세조종행위가 발생하여 그 영향을 받은 기간(사건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한 다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경우 시세조종행위의 영향으로 주가가 변동되었다고 본다.”라고 한 것이 유의성 검정에 관한 판시이고, “시세조종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주가(정상주가)와 시세조종행위로 인하여 형성 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주가(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을 손해로 볼 수 있다.”라고 한 것이 손해액 산정에 관한 판시이다.
그 후 대법원은 분식회계 에 기한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도 사건연구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고 하였고(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판결 등 참조), “사건기간과 추정기간을 정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 다.”라고 하면서 사건연구의 구체적인 절차 및 방법에 관하여 판시한 적도 있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58578 판결 참조).
5.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복합적으로 실행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손태원 P.125-148 참조]
가. 거래인과관계의 문제
⑴ 현실에서는 자본시장법상 여러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 즉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이 복합적으로 실행되는 경우가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사건에서도 피고 2 등이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하에 자본시장법[이 글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자본시장법’은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말한다]상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 거래행위 등 여러 불공정거래행위를 중첩되게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이익을 얻고자 하였다.
그런데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규정(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과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규정(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내용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복합된 경우에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의 관계, 즉 어떤 요건 하에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할지, 손해액을 어떻게 산정할지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⑵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는 내용상 명확히 구별되는 별개의 것이 아니고, 양 유형의 행위는 서로 중첩되는 영역이 상당하며, 하나의 행위를 시세조종행위 겸 부정거래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는 모두 증권 등에 관한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하려는 규정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그중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는 시장의 가격형성기능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부정한 행위를 일반적, 포괄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인데, 이에 의하여 금지되는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는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로서 그 범위가 매우 포괄적이다.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2호의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시세가 자기 또는 타인의 시장 조작에 의하여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방식의 시세조종행위’와 같은 항 제3호의 ‘상장증권 등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그 증권 등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에 관하여 거짓의 표시 또는 오해를 유발시키는 표시를 하는 방식의 시세조종행위’ 및 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2항의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이나 그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행위’도 결국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 등을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는 제178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일반적, 포괄적 부정거래행위의 특수한 형태라 할 수 있다.
⑶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은 시장사기이론을 성문화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 특히 시세 조종성 부정거래행위의 경우에도 시장사기이론에 기초한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활용하는 해석론이 타당하다. 입법 연혁을 참고하더라도 구 증권거래법하에서는 시세 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였는데, 그 규정 역시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주식 등을 거래한 자가 그 거래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라고하였 다.
형사책임에서는 시세조종 등의 목적으로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에 해당하 는 수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하여 반복한 경우에는 포괄일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 등 참조).
⑷ 그렇다면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복합적으로 실행한 사안, 즉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하에 그 주식에 대하여 위와 같은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려고 한 사안에서는, 그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결합한 일련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실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 성 부정거래행위를 통틀어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라고 부를 수 있고,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한 것이 아닌 투자자의 경우에도 시세가 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그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손해인과관계의 문제
거래인과관계가 증명된 경우 손해인과관계의 증명에 대하여는 기존의 법리와 같이 사건연구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데, 이는 사건연구 방식에서 실행되는 유의성 검정을 통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사건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 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하여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손해액 산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식 등을 거래한 투자자가 전체적으로 주식 등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을 해치는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 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9607, 69614 판결 등 참조).
6.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인과관계의 증명(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가.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거래인과관계의 증명
⑴ 원심은 피고 2 등의 개별 위법행위와 원고들의 개별 거래행위 및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각각 따로 주장․증명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피고 측 위법행위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원고들의 거래행위의 시점과 거래규모 등 세부적인 행위태양을 개별적으로 정리해서 손해의 유형과 액수를 특정하고, 그 손해를 증명할 수 있도록 감정신청을 하라.”라고 원고들에게 석명권을 행사하였으나 원고들이 그에 응하지 않자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⑵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실행된 사안에서는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통합하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른 하나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의 경우에는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의 문언을 참고하고 시장사기이론에 기초한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활용하여 ‘위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에 주식을 거래한 사람’이 손해배상채권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⑶ 다만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 거래에 가담한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사람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을 것인데, 이 사건에서 ○○클럽 회원인 일부 원고들의 경우 피고 2 등이 시장조작에 의하여 주가가 변동한다는 말을 유포하는 것을 알고 A 회사 주식을 매수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시장가격에 대한 신뢰가 깨어진 상태에서 거래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고, 이 경우 시장사기이론에 바탕을 둔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적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활용하여 증명하는 방법’뿐 아니라,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거래를 하였음을 증명하는 방법’으로도 거래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클럽 회원들에 대하여는 시장사기이론에 따른 거래인과관계 추정을 번복할 수 있는 사정이 있더라도, 투자자들이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거래를 하였음을 증명함으로써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클럽 회원들은 피고 2 등의 여러 행위 중 특정 행위의 영향만으로 주식 거래를 했다기보다는 여러 행위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아서 종합적인 고려하에 투자의사결정에 나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 사안에서는 어떠한 특정 유형의 시세조종행위 또는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원인이 되어서 거래를 하였는지를 밝힐 필요가 없고, 이를 명확하게 밝혀낼 수도 없다. 피고 2 등에 의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는 피고 2 등이 A 회사에 대한 경영 참여를 통해 주가를 관리하고 ○○클럽 회원들에게 주식을 매도하지 않도록 지시하여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거나 적어도 하락하지는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게 만드는 내용이고, 투자자들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A 회사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판단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이와 같이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 거래행위가 전체적으로 투자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어서 ○○클럽 회원들이 주식을 거래하게 되었다면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클럽 회원들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고,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구성하는 각각의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와 ○○클럽 회원들의 주식 거래 사이에 개별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까지 증명할 것은 아니다(다만 ○○클럽 회원들이 시장조작의 말 유포행위를 알고도 거래를 하였다는 사정은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산정할 때 책임제한 내지 과실상계 사유가 될 수 있다).
⑷ 한편 ○○클럽 회원이 아닌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시장사기이론에 기초한 거래인과관계 추정 법리에 따라 사건연구 방식을 통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한 다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주식의 시세가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이 아닐 수 있다고 인식하면서 거래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거래인과관계의 추정이 깨어지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나. 손해인과관계의 증명
거래인과관계의 존재를 증명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액은, 사건연구 방식을 채택한 선례와 동일하게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 (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 원심의 입장과 같이 반드시 개별 유형별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주가 변동 및 손해 부분을 따로 추정하거나 이를 분리해 서 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상장주식의 시세 변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동일한 의도하에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를 실행하여 해당 주식의 시세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려고 한 사안에서 시세조종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통합하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기초한 하나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시장사기이론에 기초한 거래인과관계 추정의 법리를 활용하여 이를 증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거래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하려는 경우에도 개별 유형의 시세조종 행위 또는 부정거래행위와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리해서 증명하지 않더라도 복합적인 행위가 전체적으로 투자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어서 거래하게 되었다는 점을 증명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⑵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자본시장의 불공정 거래행위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방법에 관한 법리를 밝혔다. 이른바 투자 리딩방 운영자들의 무분별한 정보제공과 시장교란 행위로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의 법리가 불공정거래행위를 근절하고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증진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