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분식회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의 손해 인과관계>】《자본시장법상 분식회계로 인한 대표이사와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에서, ① 거래 인과관계와 손해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방법, ② 손해액 추정조항의 적용범위(공표전 매각 손해), ③ 정상주가 형성일의 판단 및 손해액의 산정방법, ④ 제척기간(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판시사항】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 제170조 제1항 에 근거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사업보고서 등의 제출인 혹은 감사인은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와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여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러한 인과관계 부존재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
[2] 거짓 기재가 포함된 사업보고서 등이 공시된 이후의 주가 형성이나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가 밝혀져 시장에 알려진 이후의 주가 하락이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때문인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3항 , 제170조 제2항 에 따른 손해액의 추정이 깨지는지 여부(소극) 및 거짓 기재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기 전에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모두 처분하였다는 사실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사실이 밝혀져 다시 정상주가가 형성된 이후에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 중인 경우,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3항 , 제170조 제2항에 따른 손해액 중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액(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의 차액 부분에 관하여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이 경우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에 따른 손해액(=매수가격에서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
[4] 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나 기재 누락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제척기간 기산점으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5항 ,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9항에서 정한 ‘해당 사실을 안 날’의 의미 및 청구권자가 허위 기재나 기재 누락이 있는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가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였거나 일반인이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경우 해당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5]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 ,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에 따라 투자자 등이 감사인에게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요건 / 주식거래에서 투자자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다는 생각 아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62조 제1항 또는 제170조 제1항 에 근거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이하 ‘사업보고서 등’이라고 한다)의 거짓 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손해액은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3항 및 제170조 제2항 에 따라 산정된 금액으로 추정되므로 사업보고서 등의 제출인 혹은 감사인은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4항 및 제170조 제3항 에 따라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와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여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할 수 있을 뿐이다.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은 문제된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가 손해의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 혹은 부분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방법 또는 문제 된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하여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이 경우,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 자료를 기초로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추정 기대수익과 시장에서 관측된 실제수익률의 차이인 추정 초과수익률 수치를 이용하여 특정한 사건이 주가에 미친 영향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준인지를 분석하는 사건연구(event study)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2] 투자자 보호의 측면에서 손해액 추정조항을 둔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2조 제3항 및 제170조 제2항 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거짓 기재가 포함된 사업보고서 등이 공시된 이후 주가가 하락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그 사업보고서 등이 공시된 이후의 주가 형성이나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가 밝혀져 시장에 알려진 이후의 주가 하락이 문제된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때문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는 손해액의 추정이 깨진다고 볼 수 없다. 또 거짓 기재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기 이전에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로 말미암아 부양된 상태의 주가에 모두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표일 이전에 거짓 기재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진 경우에는 주가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정을 증명하거나 다른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증명하거나 또는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에서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정상적인 주가까지 증명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문제 된 허위공시의 내용이 분식회계인 경우에는 그 성질상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분식회계 사실의 공표를 갈음한다고 평가할 만한 유사정보(예컨대 외부감사인의 한정의견처럼 회계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보, 회사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 등)의 누출이 사전에 조금씩 일어나기 쉽다는 점에서 더더욱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 자체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사실이 밝혀진 이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양된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 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62조 제3항 및 제170조 제2항 이 정하는 손해액 중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4항 및 제170조 제3항 이 정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이 경우 손해액은 매수가격에서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
[4]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62조 제1항 에 의하면 사업보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제출대상법인과 그 법인의 이사 등은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같은 조 제5항에 의하면 위 손해배상책임은 그 청구권자가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사업보고서 제출일부터 3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는 소멸한다. 또한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항에 의하면,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그 감사인은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같은 조 제9항에 의하면 위 손해배상책임은 그 청구권자가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한다.
여기서 ‘해당 사실을 안 날’이란 청구권자가 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나 기재 누락의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를 의미하고, 일반인이 그와 같은 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나 기재 누락의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권자도 그러한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청구권자가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허위 기재나 기재 누락이 있는 특정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및 그 작성에 관여한 이사나 회계법인을 상대방으로 특정하여야 하므로, 청구권자가 허위 기재나 기재 누락이 있는 사업보고서나 그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였거나 일반인이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경우 해당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
[5]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항에 의하여 투자자 또는 제3자가 감사인에 대하여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그 감사보고서를 믿고 이용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주식 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4. 9. 15.자 공보, 김윤종 P.34-42 참조]

가. 이 사건 진행경과 정리
⑴ 원고들은 허위공시일 다음날(2014. 4. 1.)부터 최초 보도일(2015. 7. 15.) 전날까지의 주식 취득자이다.
⑵ 피고 한화오션 ㈜{변경 전 대우조선해양 ㈜, ‘피고 회사’}의 2013., 2014년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작성․공시 및 그 이후 사건의 경과는 아래와 같음
㈎ 2014. 3. 31. 및 2015. 3. 31. 피고 회사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및 자기자본(순자산)을 과대 계상하여 실제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제14기(2013회계연도) 및 제15기(2014회계연도) 재무제표를 각 작성하였고(‘이 사건 분식회계’), 피고 안진회계법인(‘피고 회계법인’)은 제14기 및 제15기 각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기재하여 피고의 사업보고서에 첨부되었고 이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하였고 그 무렵 각 공시되었음(‘허위공시’)
㈏ 2015. 5. 4. 피고 회사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망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기 시작하였음(‘적자전망 보도’)
㈐ 2015. 7. 15. 피고 회사가 2조 원대의 누적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고 숨겨왔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로 당일 종가가 하한가인 8,750원으로 하락하였음{‘(분식회계) 최초보도’} ☜ 2015. 7. 14. 종기가준 12,500원
㈑ 2015. 8. 17. 제16기 반기보고서가 공시되었는데 여기에 첨부된 제16기 반기재무제표에는 약 3조 1,998억원의 영업손실 발생이 기재되었음(‘손실반영 공시’) ☞ 2015. 8. 21. 피고 회사 주가가 종가기준 5,750원으로 하락하였음
㈒ 2015. 12. 10. 금융감독원이 피고 회사를 감리대상으로 선정하고 피고 회계법인이 실시한 회계감사에 대한 감리에 참수하였음
㈓ 2016. 4. 14. 제14기와 제15기 각 재무제표에 실행예산과 관련된 추정오류가 있음을 이유로 합계 2조 4,2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반영하는 정정공시를 하였음(‘오류정정 공시’)
㈔ 2016. 7. 14. 한국거래소에서 피고 회사에 전 경영진의 5조 원대 분식회계 혐의에 따른 기소설에 대하여 조회공시를 요구함과 동시에 피고 회사의 주권매매거래를 정지하였음(거래정지 당시 주가 4,480원)
㈕ 2016. 12. 26. 피고 회사의 감자 전 주식 273,415,368주 중 60,217,183주를 소각하고 나머지 주식은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내용의 감자를 실시하였음 ☞ 피고 회사의 감자 후 주식 수는 21,319,818주가 되었음
㈖ 2017. 4. 5. 금융위원회는 감리결과를 발표하여 이 사건 분식회계 등을 이유로 피고 회사에 대하여 과징금부과처분을, 이 사건 분식회계 등과 관련된 부실감사를 이유로 피고 회계법인에 대하여 과징금부과처분 및 업무정지처분을 하였음[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피고 고재호 등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피고 고재호는 특가법 위반 및 자 본시장법 위반 등의 죄로 유죄확정판결을 받았고(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도12649 판결), ② 피고 회계법인의 감사팀 소속 공인회계사들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해당 공인회계사들은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죄로 유죄확정판결(대법원 2018. 3. 27. 선고 2017도21645 판결)을 받았다]
㈗ 2017. 10. 30. 한국거래소에서 피고 회사에 대한 주권매매거래정지를 해제하였고 피고 회사의 주식거래가 재개되었는데, 거래재개 당시 종가기준 1,940원(감자 후 기준 19,400원) 으로 하락하였음 ☞ 2017. 11. 3.에는 종가기준 1,700원(감자 후 기준 17,000원)까지 하락하였음
나. 제1심과 원심의 판단 요지
⑴ 제1심 법원은 (제척기간 관련하여서는 판단하지 아니함) 2013년도 사업보고서가 공시된 다음날인 2014. 4. 1.부터 최초 보도 전날인 2015. 7. 14.까지(⓵~⓷) 사이에 취득한 주식에 대하여 거래 인과관계를 긍정하고, 분식회계 최초보도일 이전 원고들이 매도한 주식(‘최초보도 전 매각분’)과 최초 보도일 이후 원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최초 보도일 이전의 주식 하락분(‘최초보도 전 주식 하락분’)에 대한 손해 인과관계의 추정 복멸을 부정하였으며, 정상주가 형성일을 2015. 8. 21.(5,750원)로 보고(위 시점을 피고 회사가 2015. 8. 17. 손실반영 공지를 하여 피고 회사의 손실규모가 확인된 이후 주가가 저점을 찍고 상승하여 안정적인 국면을 보인 시점이라고 보았다), 손해액 산정은 ❶ 정상주가 형성일 이전 매도분은 매수가격-매도가격으로, ❷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보유한 경우는 매수가격- 정상주가 5,750원(정상주가보다 높게 매도한 경우는 그 매도가격 공제)로 산정하였고, 책임제한은 피고 회사 등은 전체 손해의 70%에 대해, 피고 회계법인은 전체 손해의 30%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였음
⑵ 원심은 ㈎ 제척기간 기산점을 오류정정 공시일(2016. 4. 14.)로 보아 그 기간이 도과하지 않았다고 보고(피고 회사와 회계법인은 피고 회사의 분식회계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2015. 7. 15.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피고 회사가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에 따라 2016. 4. 14. 오류정정 공시를 한 시점에 비로소 투자자들이 이 사건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의 허위기재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았다고 보았다), ㈏ 거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전제에서 ㈐ 최초보도 전 매각분 및 최초 보도전 주가 하락분 중 2014. 4. 1.부터 적자전망 보도 시점인 2014. 7. 5. 부분(⓵~⓶)에 대해서는 손해 인과관계의 추정이 복멸되었다고 판단하였으며(≠제1심)(즉, 원심은 적자전망 보도가 이루어진 2015. 5. 4.까지는 이 사건 분식회계에 관한 정보 또는 유사정보가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분식회계가 피고 회사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정상주가 형 성일을 2015. 8. 21.로 보고 손해액 산정은 ❶ 정상주가 형성일 이전 매도분은 매수가격- 매도가격으로(매수가격 관련하여, 2015. 5. 4. 이전까지 주가 하락분은 손해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매수가격이 2015. 4. 30.(2015. 5. 4. 직전 거래일)의 종가 18,150원보다 높은 경우에는 18,150원에서 매도가격을 공제하여 산정하였다), ❷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보유한 경우는 매수가격- 정상주가 5,750원(5,750원 보다 높게 매도한 경우 매수가격에서 매도가격을 공 제)로 산정하였고(≠제1심), ㈑ 책임제한은 피고 회사 등은 전체 손해의 70%에 대해, 피고 회계법인은 전체 손해의 30%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였음(=제1심)
☜ 즉, 원심은 정상주가 형성일을 손실반영 공시(⓸) 이후 최저 종가 시점(2015. 8. 21.)으로 보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피고 회사가 오류정정 공시를 한 시점(⓹)으로 삼았음
3. 자본시장법상 분식회계로 인한 대표이사와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에서, ① 거래 인과관계와 손해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방법, ② 손해액 추정조항의 적용범위(공표전 매각 손해), ③ 정상주가 형성일의 판단 및 손해액의 산정방법, ④ 제척기간(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4. 9. 15.자 공보, 김윤종 P.34-42 참조]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은 기존의 사안과는 달리 피고 회사의 분식회계 관련 정보가 점진적으로 공개되었다는 점과 분식회계 의혹 후 거래정지조치나 감리결과 발표가 상당히 뒤늦게 이루어졌다는 특징이 있음
가. 거래 인과관계의 인정 여부
⑴ 거래 인과관계란 투자자가 사업보고서ㆍ감사보고서의 부실표시(분식회계)를 신뢰하여 거래에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투자자가 분식회계 사실을 알았더라면 증권 취득 또는 처분행위 등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 존재할 경우 거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음
⑵ 대법원 판례는 거래 인과관계를 사실상 추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음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다243163 판결 :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의하여 투자자 또는 제3자가 감사인에 대하여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그 감사보고서를 믿고 이용하였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 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학계에서는 대체로 판례가 미국의 ‘시장사기이론’을 받아들여 거래 인과관계를 사실상 추정하는 것으로 해석함
⑶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에서도 거래 인과관계의 추정을 깨트릴만한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함
나. 손해 인과관계의 인정 여부
⑴ 자본시장법상 손해 인과관계 법리
㈎ 자본시장법 제162조(회사 및 이사), 제170조(회계법인)에 의하면 ‘매수가격 – 변종시(처분 시) 가격’ 상당의 손해액이 추정되고, 결국 추정 손해액과 위법행위 간의 인과관계가 추정되어 이러한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가 인과관계 부존재를 증명하여야 함
- 이러한 자본시장법상 추정조항은 투자자 보호의 측면에서 투자자의 손해배상청구가 실질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증명책임을 전환한 것임(헌법재판소 1996. 10. 4. 선고 94헌가8 전원재판부 결정)
㈏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의 방법은 이사나 외부감사인 등 손해배상책임자가 ① 직접적으로 허위공시가 손해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이나 부분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증명하거나 ② 간접적으로 허위공시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하여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함(대법원 2010. 8. 19. 선고 2008다92336 판결 등)
① 판례는 분식회계 공표일 이전의 일련의 사건들, 즉 9·11 테러 등 경제상황의 급격한 악화, 해당 회사의 대규모 적자발생과 상장폐지와 같은 사정으로도 손해 인과관계의 부존재가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여 추정의 번복을 엄격하게 보고 있음(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81981 판결 등)
② 판례에서 손해 인과관계의 부존재 사유로 인정된 사례로는 분식회계 사실이 공표된 이후 분식회계 요인이 제거된 정상주가 형성된 경우 외에는 달리 없음
㈐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의 정도에 대하여도 판례는 자본시장법상 손해액 추정조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게 보고, 가격 하락의 원인이 문제된 당해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때문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는 손해액의 추정이 깨진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음(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판결 등)
⑵ 최초보도 전 매각분, 최초보도전 주가 하락분에 대한 검토(원심 ≠ 대상판결인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
㈎ 쟁점의 정리
○ 분식회계에 따른 허위공시가 이루어진 다음 공표일 이전에 주식을 매각하여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자본시장법상 손해액 추정이 유지되는지 문제됨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에서 허위공시 시점(2014. 3. 31.)부터 분식회계 최초보도 시점(2015. 7. 15.) 구간(⓵~⓷)에서 주가가 폭락하였고 일부 주식이 처분되었는데, 이 부분 손해와 관련하여 허위공시와 무관하여 법률상 추정이 복멸되고 손해 인과관계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는 지 여부가 주된 쟁점임
- 특히 최초 보도일 이전에 이 사건 분식회계 관련 정보(그중 특히 유사정보)가 누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피고들이 증명하여 손해 인과관계 추정을 복멸시켰는지 여부가 문제됨
㈏ 공표 전 매각분, 공표 전 주가 하락분 관련 법리
○ 판례는 공표 전 매각분의 경우에도 손해액이 추정되므로, 공표 전에 허위공시가 있었다는 정보가 시장에 알려지지 아니하였다는 점(= 허위공시 및 정보의 누출과 무관하게 주가 하락)을 증명하여야 그 추정이 복멸될 수 있는데, 특히 허위공시의 원인이 분식회계인 경우 유사정보의 누출이 사전에 일어나기 쉽다는 점에서 다른 허위공시 사안보다 위와 같은 증명을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임
◎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81981 판결 :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기 이전에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그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로 말미암아 부양된 상태의 주가에 모두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이하 이처럼 공표 전에 매각된 부분을 ‘공표 전 매각분’이라고 한다), 그 공표일 이전에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진 경우에는 주가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이 미리 시장에 알려지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증명하거나 다른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증명하거나 또는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에 있어서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정상적인 주가까지 증명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의 증명만으로 법 제15조 제2항이 요구하는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이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특히 문제된 허위공시의 내용이 분식회계인 경우에는 그 성질상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분식회계 사실의 공표에 갈음한다고 평가할 만한 유사정보(예컨대 외부감사인의 한정의견처럼 회계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보, 회사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 등)의 누출이 사전에 조금씩 일어나기 쉽다는 점에서 더더욱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 자체의 증명만으로 법 제15조 제2항이 요구하는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⑶ 이 사건 최초보도 전 매각분, 최초보도 전 주가 하락분에 대한 검토
㈎ 원심의 판단
○ 원심에서는 허위공시 시점(2014. 3. 31.)부터 적자전망이 보도된 2015. 5. 3.까지의 기간 (⓵~⓶)의 경우 아래와 같은 근거로 분식회계 또는 그 유사정보가 피고 회사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아 손해 인과관계의 추정 번복을 긍정하였음
- 피고 회사가 동종 업계 다른 회사와 달리 2014년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공시됨에 따라 언론에서는 피고 회사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음
- 이 기간 동안 주가 하락 추이는 동종업계(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주가 하락 추이와 비슷한데 이는 조선업 경기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인한 것으로 보임
-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는 정도의 정보를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거나 한정의견과 같은 유사정보라고 볼 수 없음(당시 동종 업계에서 해양플랜트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언론보도의 내용은 ‘피고 회사도 손실이 났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는 취지였다)
- 대주주인 산업은행이나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도 2015. 7. 15. 이전에 분식회계 관련 문제제기를 하거나 공시조회를 요구한 바 없고, 기관투자자들도 계속 주식을 매수하였음
- 피고 회사 임직원들, 업계 관계자들, 일부 금융기관 관계자들에게 분식회계 관련 정보가 알려졌어도 내부자적 성격이 있는 이들이므로 분식회계 관련 정보가 누출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음
○ 그러나 원심에서도 적자전망 보도 시점부터 분식회계 최초보도 시점까지의 기간(⓶~⓷)에 대해서는 ① 피고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② 일부 증권사에서 ‘매수’의견을 ‘중립’으로 변경하였으며, ③ 주가 하락폭이 동종업계 다른 회사들보다 상당히 켰고, ④ 분식회계 사실이나 이에 갈음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유사정보가 시장에 누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손해 인과관계 추정의 번복을 인정하지 아니하였음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에서는 허위공시 시점(2014. 3. 31.)부터 적자전망이 보도된 전날인 2015. 5. 3. 까지의 기간(⓵~⓶)에 매각한 주식이나 주가하락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손해 인과관계의 추정이 깨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 당시 언론보도 내용이 대체로 ‘피고 회사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입었을 것임에도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아 곧 재무적 부실이 들어날 것’이라는 취지여서 피고 회사의 회계 불투명성이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로 볼 수 있음
- 피고 회사의 주가 하락추이가 동종 업계와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위 정보와 무관하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
○ 대법원도 2015. 5. 4.부터 2015. 7. 15.까지의 기간(⓶~⓷)에 이루어진 언론보도를 통해 피고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퍼진 점, 주가 하락폭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허위공시와 피고 회사의 주가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에 대한 검토
○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와 투자자 보호라는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공표일 이전에 분식회계 관련 정보 누출이 없었음으로 이유로 손해 인과관계의 추정을 번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 특히 원심에서 들고 있는 ① 2015. 7. 15. 이전 언론보도 내용에 분식회계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거나 투자전문가들이 피고 주식의 매수를 추천하였다는 점이나, ② 피고 회사의 주가가 동종 회사의 주가 추이와 유사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분식회계가 주가에 미친 영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음
- 2015. 5. 4. 이전에 일부 시장참여자들에게 분식회계 관련 정보가 알려져 있었고, 언론을 통해 피고 회사 재무상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등 유사정보도 누출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2015. 5. 4. 이후 언론보도 내용과 그 이전 언론보도 내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볼 수 없음
- 피고 회사 주가는 2015. 7. 15.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하였고 그 하락폭이 동종 회사 보다 매우 커서 조선업 공통적인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음
라. 정상주가 형성일 결정 (원심 = 대상판결인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
⑴ 쟁점의 정리
㈎ 정상주가란 ① 허위공시 사실이 밝혀져 시장에 알려진 후, ②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양된 부분이 모두 제거된 주가를 의미하고,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의 주가 하락분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손해 인과관계 추정이 복멸되어 결과적으로 손해액이 줄어들게 됨
◎ 대법원 2022. 9. 9. 선고 2022다228056 판결 :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 사실이 밝혀진 이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양된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다시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보고서 등의 거짓 기재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처럼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 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3항 및 제170조 제2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 종결일의 시장가격)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4항 및 제170조 제3항이 정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의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이 경우 손해액은 매수가격에서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에서 정상주가 형성일을 언제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① 2015. 7. 21. 또는 2015. 7. 30.(피고들 주장), ② 2015. 8. 21.(원심 판단), ③ 2017. 11. 3.(원고들 주장) 중 언제인지 문제됨
⑵ 정상주가 형성일 판단
㈎ 정상주가란 ‘허위공시 사실이 밝혀져 시장에 알려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양된 부분이 모두 제거된 주가’를 의미하므로, ① 허위공시 사실이 밝혀져 시장에 알려진 때가 언제인지와 ② 허위정보로 부양된 주가 부분이 제거되었는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함
㈏ 정상주가 형성일의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통상적으로 ‘공표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판례는 대체로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또는 증궈선물위원회와 같은 공적기관이 분식회계와 관련된 거래정지, 감리조치 착수나 그 결과를 발표하는 시점을 공표일로 보고 있음
- 즉, 판례는 대체로 공적기관이 분식회계 사실을 공표한 날을 기준으로 그 무렵 주가 폭락 후 안정 시점의 주가를 정상주가로 인정하였음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에서는 분식회계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되고 피고 회사가 손실반영 공시를 한 후로도 1년이 지난 시점에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정지 조치를 했는데, 분식회계로 부양된 주가는 ① 분식회계 최초보도 직후 주가가 폭락하여 손실반영 공시 이후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주가가 안정되었으나, ② 거래재개 직후 다시 주가가 폭락하였음 → 두 차례에 걸친 폭락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손실반영 공시 이후 주가 안정시점(⓸~⓹)을 정상주가 형성일로 본 원심을 수긍하였음
- 주가가 분식회계 최초보도 시점인 2015. 7. 15. 이후 폭락하여 2021. 8. 21까지 전반적으로 하락하다가 2021. 8. 25.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안정적인 국면을 보임
- 2015. 7. 15. 언론보도는 피고 회사가 공식적으로 분식회계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적 기관에서 밝힌 것이 아니고 그 내용만으로 분식회계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음 → 피고 회사가 2015. 8. 17. 영업손실을 반영한 공시를 함으로써 명확해짐
- 그 후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이루어진 후에도 주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음
⑶ 제척기간 경과 여부
㈎ 대법원 판례는 청구권자가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의 허위기재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를 제척기간 기산점으로 보고 있으므로,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사업 보고서 등의 허위기재나 기재누락 사실을 언제 현실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문제됨
㈏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기존 대법원 판례는 대체로 분식회계 사실이 분식회계 당시의 외부감사인이 아닌 다른 회계법인이나 공적기관의 조사에 의하여 밝혀져 공표된 때를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고 있음(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다79674 판결 등)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의 경우에도 청구인(일반인)이 특정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의 중요 사항에 거짓이 있고,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데, 2016. 4. 14.에 비로소 2013, 2014 회계연도에 관한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즉 이 사건 사업보고서 등 의 허위기재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음
- 그 이전에는 전체적인 분식회계 규모는 시장에 알려졌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 어떠한 내용의 분식회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므로,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사업보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거짓 기재가 존재함)을 주장ㆍ증명할 수 없고 제척기간이 기산한다고 볼 수 없음
마.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은 자본시장법상 유통시장에서의 공시책임과 관련하여 허위공시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인정과 그 손해액 산정과 관련하여 다양한 쟁점을 다루고 있는 사안으로서, 특히 ‘공표 전 매각분’이나 ‘공표 전 주가하락분’과 관련하여 거래 인과관계 및 손해 인과관계의 부존재 사실의 증명정도를 다루고, 관련된 주요 개념으로서 정상주가 형성과 손해액 산정, 제척기간 기산점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사료됨
-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의 사안은 분식회계 관련 정보가 점진적으로 밝혀졌고 거래정지나 감리결과 발표 등 공적기관의 관련 발표가 상당히 늦어지는 등 기존의 선례와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사실관계가 진행됨에 따라 ‘공표일’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임
⑵ 대상판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1다269418, 269432, 269425 판결)에서도 자본시장법에서 손해액의 추정규정을 두고 있는 입법취지나 허위공시의 내용이 분식회계인 경우 공표에 갈음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유사정보의 누출이 손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표 전 매각분이나 주가하락분에 대해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을 엄격하게 본다는 점에서 선례의 입장과 같은 맥락을 유지하고 있음
4. 이사의 감시의무와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ㆍ작동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고홍석 P.1410-1414 참조]
가. 이사의 감시의무
⑴ 관련 규정
● 상법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①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⑵ 위 규정의 취지
① 이사의 의무와 책임에 관한 법리는 회사법의 핵심 중 하나이고, 상법 제399조가 이에 관한 중심적 조항인데, 기본구조는 ‘이사의 임무해태’가 있으면 회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② 임무해태의 전제로서 이사의 의무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상법에 따로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이사가 부담하는 주의의무 중 하나로 ‘감시의무’를 인정함에 이론이 전혀 없고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도 감시의무의 이행이 강조되는 추세이다.
③ 감시의무는 보통 ‘이사는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됨이 없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부적절한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이다.
④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에서 이를 이사와 대표이사로 나누어 아래와 같이 판시하고 있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업무담당이사들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⑶ 평이사, 시외이사의 경우
① 이처럼 대표이사는 모든 이사의 업무집행에 관하여 감시의무가 있고, 대표권이 없는 업무담당이사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업무집행을 담당하는 이상 감시의무가 있다.
대법원 판례는 ‘평이사’에 대해서도 일정한 범위에서 감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②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은 종래 대법원 판례와 같이 ‘주식회사의 이사’의 감시의무에 관하여 판시하는 한편, ‘사외이사’도 감시의무를 부담함을 새롭게 명확히 선언하고 있다.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감시·감독 의무는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③ 감시의무의 구체적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④ 그런데 고도로 분업화ㆍ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경우(예를 들면 영업담당이사, 재무회계담당이사, 기획담당이사, 자재담당이사 등)에 자신의 업무와 관련 없는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하여도 감시의무를 부담하는지의 문제가 있다.
대법원 판례는 위와 같은 경우에도 감시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하고,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에서는 아래와 같이 판시하고 있다.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들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를 면할 수는 없다.』
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작동에 의한 감시의무 이행
⑴ 그런데 추상적으로 이사가 감시의무를 진다고 하는 데에 이론이 없지만, 구체적으로 이사가 어떠한 감시의무를 부담하는지 또는 어떻게 하면 감시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있는지는 어려운 문제이다.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이 문제되는 대부분의 사건의 쟁점이 이에 해당한다.
⑵ 특히 위에서 본 ‘고도로 분업화ㆍ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경우’ 이사가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에 어느 정도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감시하여야 감시의무를 다한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사가 업무담당임원으로서 문제된 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직책상 지휘, 협조한 경우에는 그 책임을 인정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담당업무가 아닌 업무에서 문제된 행위가 발생하였으나 이를 감시ㆍ적발하지 못하거나 아니한 경우에 어느 범위까지 그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달리 표현하면 이사가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주의의무를 하여야 하는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⑶ 종래 대법원 판례는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또는 다른 이사가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하여, 감시의무 위반 여부를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을 중심으로 한 접근법을 채택하여 왔다.
◎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 주식회사의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대하여 찬부의 의사표시를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주식회사의 이사가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⑷ 그런데 이러한 방식은 소규모 회사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대규모 회사에까지 유일한 기준으로 작용할 때에 적합한 기준인지 하는 의문이 있다.
즉, 대규모 회사는 업무담당이사의 분업적 업무집행이 필수적이고, 해당 업무에 관하여 사무분장상 권한이 없는 이사의 경우에는 다른 업무담당이사나 그 산하 직원의 업무 내용에 관하여 상세한 정보를 취득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이 없는 한 이사가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혹은 그러한 사정을 조우할 기회가 분업화ㆍ전문화로 봉쇄된다면, 이사는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행위로 인한 책임에서 절연되어 감시의무가 형해화 될 수 있다.
⑸ 대규모 회사에서 그 분업화ㆍ전문화로 감시의무 발동의 전제가 되는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이 개별 이사에게 포착되는 기회나 범위가 좁혀진다면, 그에 상응하는 통제시스템을 구축할 의무도 동시에 인정하는 것이 균형에 맞지 않는가라는 맥락에서 제시된 해결책이 ‘내부통제시스템’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구축되고 작동하게 함으로써 그 자체로 이사의 감시의무를 다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내부통제시스템’이란 ‘회사의 자산보호, 회계자료의 정확성 및 신뢰성 확보, 조직운영의 효율성 증진, 경영방침 및 법규의 준수를 위해서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실행되는 일련의 통제과정’(예를 들면 내부회계관리제도, 준법감시인, 준법지원인, 준법통제기준 등)을 말한다.
⑹ 대법원은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834 판결 등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이라는 기준을 이용한 감시의무를 인정하기 시작하였는데, 위 사건은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에서 이사(예를 들면 건설부문 영업담당 사장)의 책임이 문제되었던 사안이다.
위 회사는 여러 명의 대표이사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들도 각자 특정 영업부문을 중심으로 업무영역을 정하여 활동한 특수성이 있었다.
⑺ 대법원 판례는 위와 같은 대규모 회사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작동 하도록 하지 못한 경우 이사가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해 왔다.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역시 아래와 같이 ① 이사에 관하여 이러한 대법원 판례 법리를 선언한 다음, ② 대표이사가 부담하는 감시의무에 대하여도 새로 판단을 하였다.
① 그러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이하 ‘내부통제시스템’ 이라고 한다)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등 이사들의 주의를 요하는 위험이나 문제점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② 특히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하여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의 문언(“무엇보다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배려할 의무가 이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의 이사들에게 주어진다는 점”,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등을 들어 대체로 이사에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이다.
이와 달리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구축되고 작동되면 이사가 감시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반면 이사의 감시의무는 다른 방법으로도 이행될 수 있는데 회사가 반드시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취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⑻ 나아가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은 구축하여야 할 내부통제시스템의 형태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새로운 판시를 하였다.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은 비단 회계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다. 이사의 감시의무의 위반 여부 판단 방법 (= 2가지 기준)
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
종래 대법원 판례는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사가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하여, 감시의무 위반 여부에 대하여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을 채택하여 왔다(대상판결인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에서도 이를 다시 확인함).
◎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 주식회사의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대하여 찬부의 의사표시를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주식회사의 이사가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⑵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 기준
①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이 대규모 회사에 적합한 기준인지 하는 의문이 있다.
고도로 분업화ㆍ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 업무에 관하여 사무분장상 권한이 없는 이사는 대표이사,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 내용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분업화ㆍ전문화로 감시의무 발동의 전제가 되는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개별 이사에게 포착되는 기회나 범위가 좁혀진다면 감시의무가 형해화된다.
② 이에 대법원 판례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에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라는 감시의무를 인정(즉,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고 작동하게 함으로써 그 자체로 이사의 감시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논리임)하였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834 판결).
③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도 마찬가지 입장인데, 특히 모든 이사에 대하여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한 내부통제시스템의 형태를 특정하여 그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 및 관리에 의한 감시의무 이행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대상판결) :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④ 다만 위 판결(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은 사외이사의 경우 이러한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에 의한 감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를 별도로 인정하고 있다.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대상판결) : 다만 회사의 업무집행을 담당하지 않는 사외이사 등은 ㉠ 내부통제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는데도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촉구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거나 ㉡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더라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등의 경우에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다.
◎ 대표이사에 관한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하여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⑶ 양자의 관계
①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과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 기준은 공존하여 함께 사용될 수 있다.
②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도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인 피고들에 대해서는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대표이사인 피고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을 적용한 원심의 판단에 이사의 감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다.
라. 손해배상책임 여부
⑴ ‘대표이사 아닌 이사’들이 회사의 담합에 관한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감시·감독 의무는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가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⑵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 발생 시 손해배상액 제한 가부
아울러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은 종래 대법원 판례 법리와 같이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 발생 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고,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비율 결정은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업의 내용과 성격, 당해 이사의 임무위반의 경위 및 임무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데, 이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 ※ 원심은 직책(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재직기간 중 이루어진 담합행위의 정도, 개인적인 이득 취득 여부, 형사처벌 여부, 재지기간 중 급여액 등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별로 차등하여 책임을 제한하였고, 대상판결은 이러한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다.
마. 담합으로 인한 회사의 이익이 손익상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이사가 과징금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때 담합으로 인한 회사의 이익이 손익상계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대법원 2021다256696, 상고심 계속 중)
바. 담합행위로 인해 회사에 과징금이 부과된 경우, 대표이사에게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담합행위로 인해 회사에 과징금이 부과된 경우, 대표이사에게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⑵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업무담당이사들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따라서 다른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⑶ 위와 같은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는데,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들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를 면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이하 ‘내부통제시스템’이라고 한다)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등 이사들의 주의를 요하는 위험이나 문제점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참조).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은 비단 회계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하여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⑷ 회사가 담합행위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3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회사의 소수주주인 원고가 대표이사를 상대로 과징금 상당의 손해액을 회사에 배상하라고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⑸ 대법원은,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정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있는 가격담합 등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회사가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대표이사인 피고가 이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며, 회사에서 지속적이고도 조직적인 담합이라는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표이사인 피고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여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 즉시 시정조치를 할 수 없었다면 이는 회사의 업무집행과정에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그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이를 이용하여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⑹ 위 판결은 대표이사 및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대규모 회사에서 내부통제시스템과 관련한 이사의 감시의무 내용 등에 관한 종전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다시 확인하는 한편, 대규모 회사에서 구축하여야 할 내부통제시스템의 형태, 내부통제시스템과 관련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에 관하여 새로운 판시를 하였다.
특히 종래 내부통제시스템과 관련한 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은 분식회계 등 회계관리가 문제된 사안에서 인정되었는데, 위 판결은 담합행위에 대해서도 내부통제시스템과 관련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하였다.
다만 위 판결이 기존 대법원 판례가 견지하던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을 중심으로 한 접근법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사. 대표이사 아닌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도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가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ㆍ감독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주식회사의 이사는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가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②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에게도 감시·감독 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③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의 이사의 감시의무 이행여부의 판단 기준 및사외이사가 이행해야 할 감시의무의 정도이다.
⑵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감시·감독 의무는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가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⑶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하여서라도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등 참조). 다만 회사의 업무집행을 담당하지 않는 사외이사 등은 내부통제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는데도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촉구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더라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등의 경우에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다.
⑷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입찰담합 행위로 인하여 ○○건설이 입게 된 손해(과징금, 벌금)와 관련하여, 당시 ○○건설의 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으로 재직하였던 피고들에게 내부통제시스템 미구축에 따른 감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하였다.
5. 분식회계 사건에서 주주에 대한 대표이사와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고홍석 P.2424-2434 참조]
가. 피고 대표이사
⑴ [판시사항 1, 2] 대표이사인 배상의무자의 자본시장법상 면책요건과 대표이사의 감시의무‧내부통제시스템 법리
㈎ 원고들의 청구원인
원고들은 사업보고서에 거짓의 기재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 대표이사를 상대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4. 1. 28. 법률 제123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하였고, 피고 대표이사는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면제를 주장하였다.
● 제162조(거짓의 기재 등에 의한 배상책임)
① 제159조 제1항의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분기보고서·주요사항보고서(이하 "사업보고서등"이라 한다) 및 그 첨부서류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1. 그 사업보고서등의 제출인과 제출 당시의 그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의 이사
㈏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의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었음”의 의미
①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그 단서에 의해 사업보고서 제출 당시의 대표이사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② 대상판결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의 의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여기서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란 대표이사가 자신의 지위에서 재무제표 작성·공시업무와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 갖는 주의의무나 감시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다는 것을 가리킨다.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은 ‘대표이사로서 위와 같은 주의의무나 감시의무를 제대로 수행한 후 허위기재 등이 없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고 또한 실제로 그렇게 믿었음’을 증명하는 것을 뜻한다.
③ 따라서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에 의해 면책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자신의 지위에서 재무제표 작성ㆍ공시업무와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 갖는 주의의무나 감시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였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 이사의 감시의무의 위반 여부 판단 방법 (= 2가지 기준)
①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
종래 대법원 판례는 대표이사가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고의 또는 과실로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경우, 이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하여, 감시의무 위반 여부에 대하여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을 채택하여 왔다.
대상판결도 이를 인정하면서 재무제표의 중요사항 허위기재와 관련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를 특정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따라서 대표이사는 다른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으로 작성된 재무제표의 중요사항에 허위기재 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②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 기준
그런데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이 대규모 회사에 적합한 기준인지 하는 의문이 있다. 고도로 분업화ㆍ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 및 업무담당이사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 업무에 관하여 사무분장상 권한이 없는 이사는 대표이사,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 내용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분업화ㆍ전문화로 감시의무 발동의 전제가 되는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개별 이사에게 포착되는 기회나 범위가 좁혀진다면 오히려 감시의무가 형해화딘다.
이에 대법원 판례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대표이사)에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라는 감시의무를 인정(즉,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고 작동하게 함으로써 그 자체로 이사의 감시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논리임)하였다.
이후 유니온스틸 입찰담합 사건(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대표이사), 대우건설 입찰담합 사건(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사내이사, 사외이사)에서 이를 재확인하였다.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도 마찬가지 입장인데, 특히 회계부정이나 오류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사후적으로 적발ㆍ시정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여야 할 감시의무 이행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 위와 같은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과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와 업무담당이사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대표이사나 이사들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를 면할 수 없다. 그러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이하 ‘내부통제시스템’이라 한다)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 특히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하여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는 회계부정이나 오류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사후적으로 적발·시정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만일 대표이사가 이러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회계업무에 관한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대표이사로서 감시의무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 수 있다.
③ 나아가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은 구축되어야 할 내부통제시스템의 형태를 판시한 후, ㉠ 내부통제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는지의 판단기준과 이에 관한 구 자본시장법에 따른 증명책임의 소재(손해배상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이사)를 밝히고, ㉡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도입되거나 재무담당임원(CFO)이 임명되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은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 내부통제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는지는 어떠한 제도가 도입되어 있고 어떠한 직위가 존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긍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도의 내용이나 직위에 부여된 임무가 무엇인지, 그러한 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임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되었는지를 살펴 판단해야 하고,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근거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이사 등이 이를 증명해야 한다. 이는 회계업무와 관련하여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 한다)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도입되거나 재무담당임원(CFO)이 임명되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④ 양자의 관계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과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 기준은 공존하여 함께 사용될 수 있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사안의 경우
원심은, 피고 대표이사가 ① 회계업무를 적정하게 감시ㆍ감독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고, ② 재무제표 기재사항의 진실성에 관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STX조선해양의 회계가 부정하게 처리되는 것을 방지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은 위와 같이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및 관리의무’ 기준과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 기준을 적용한 함께 원심의 판단에 대표이사의 감시의무에 관한 법리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았다.
⑵ [판시사항 3] 민사재판에서 관련 형사사건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의 배척 가부
① 피고 대표이사는 재무담당임원 등과 공모하여 재무제표 작성에 관하여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포함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나, 그 공모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 받고 확정되었다.
② 원심은 피고 대표이사가 재무제표의 허위 작성ㆍ공시와 관련하여 대표이사로서 감시의무 및 회계가 부정하게 처리되는 것을 방지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대표이사는 원심의 판단이 관련 형사판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③ 대상판결은 민사재판에서 관련 형사사건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의 배척 가부에 관한 종래의 판례 법리를 판시한 다음, 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위 판단이 형사판결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 더욱이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있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 원심이 피고 2가 분식회계에 관하여 감시의무 등을 소홀히 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위 형사판결과 모순되지 않는다. 위 형사판결은 피고 2가 분식회계를 공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 피고 2가 감시의무 등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피고 회계법인
⑴ [판시사항 4]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감사업무 수행 시 감사인의 주의의무
㈎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 개요
① 원고들은 사업보고서에 거짓의 기재가 있다는 이유로 피고 회계법인을 상대로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 제170조(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부터 제7항까지의 규정은 선의의 투자자가 사업보고서등에 첨부된 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 그 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준용한다.
● 제17조(손해배상책임)
②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단서 생략)
②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은 감사인이 고의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뿐만 아니라 과실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도 인정된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다243163 판결).
③ 그런데 감사인이 위 규정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7항 본문에 따라 자신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 제17조(손해배상책임)
⑦ 감사인 또는 감사에 참여한 공인회계사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하여는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④ 따라서 투자자는 회계법인의 과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회계법인이 스스로 무과실을 증명하여야 하며, 이때 회계법인이 무과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감사인이 감사업무 시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이 문제된다.
㈏ 감사인의 감사업무 시 주의의무의 내용
① 종래의 대법원 판례는, ㉠ 구 외부감사법에 따른 감사업무 시 감사인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 판단 시 같은 법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의 주요한 기준 해당 여부에 관한 일관된 법리를 선언하여 왔는데,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이 이를 다시 선언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감사인은 구 외부감사법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제1조, 제5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
② 또한, 다수의 사안에서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인이 재무제표의 중요한 부분이 왜곡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감사업무를 수행ㆍ계획하였는지를 살펴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 왔는데, 대상판결은 이를 확인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대상판결) : 피고 삼정이 STX조선해양의 제45기, 제46기 재무제표를 감사할 당시 적용되던 회계감사기준에 따르면 감사인은 감사 대상인 재무제표가 부정이나 오류에 의해 중요한 부분이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감사업무를 계획·수행해야 한다(회계감사기준 200의 2.3). 그와 같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정이나 오류를 시사하는 사정이 발견된 경우에는 이를 간과하여서는 안 되고 그로 인해 실제로 재무제표가 중요하게 왜곡되었는지를 결정하는 데 적합한 정도의 감사절차를 진행해야 하므로, 경영자의 진술이나 피감사회사가 제출한 자료 등을 신중한 확인절차 없이 그대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회계감사기준 240의 3, 500의 1.2 등 참조).
③ 나아가 대상판결은 일정한 경우 회계업무에 대한 감사절차를 통상의 경우보다 엄격하게 진행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선언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마찬가지로, 회계업무나 피감사회사가 속한 업종의 특성, 피감사회사가 속한 경영상황 등에 비추어 회계업무가 처리되는 과정에서 부정이나 오류가 개입되기 쉬운 사항이 있다면 그에 대한 감사절차도 통상의 경우보다 엄격하게 진행해야 한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사안의 경우
① 원심은, 피고 회계법인이 외부감사 수행 시 총공사 예정원가 추정 및 호선별 발생원가 집계 부분과 관련하여 부정이나 오류를 시사하는 의심스러운 사정이 존재하였으므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여 일반적인 수준을 넘는 추가 감사절차를 수행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②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은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⑵ [판시사항 5] 손해인과관계(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와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사이의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
㈎ 쟁점의 소재
① 원심은, 원고들이 허위의 기재가 있는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가 최초 공시된 다음날인 2012. 3. 20.부터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가 있다는 사실이 공표된 시점인 2014. 2. 6.까지 사이에 취득한 주식 등에 대하여 가치하락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② 이에 대하여 회계법인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어 원고들이 입은 손해는 이 사건 분식회계와 인과관계가 없어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공표 전 매각분]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가 있다는 사실이 공표된 2014. 2. 6. 이전에 원고들이 이미 매도한 주식(이하 ‘공표 전 매각분’)은 허위의 기재가 있다는 사실이 일반인에게 공표됨으로써 주가가 하락하기 이전에 형성된 주가를 기초로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다.
[공표 전 하락분] 원고들이 2014. 2. 6. 이후까지 보유한 주식의 경우에도 취득가격과 2014. 2. 6. 당시의 주가(또는 주식 취득시점부터 거래정지시점 사이의 기간 중 최저가)의 차액에 해당하는 주가 하락분(이하 ‘공표 전 하락분’)은 조선시장의 전세계적 불황, STX그룹의 위기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고 이 사건 분식회계와 인과관계가 없어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될 수 없으며, 공표 전 하락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가 하락분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의무가 존재한다.
③ 이에 따라 이 사건 분식회계와 공표 전 매각분, 공표 전 하락분에 의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3항에 따른 인과관계 부존재 증명에 의한 면책과 부존재 증명방법
①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근거한 감사보고서의 거짓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 손해액은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180)에 따라 산정된 금액[ⓐ 증권을 처분하지 아니한 때에는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 추정처분가격)의 차액, ⓑ 증권을 처분한 때에는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 실제로 지급한 금액과 그 처분가격과의 차액]으로 추정되고, ㉡ 감사인은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3항에 따라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와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여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할 수 있다.
● 170조(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② 제1항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그 증권(그 증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취득 또는 처분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과의 차액으로 추정한다.
1.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
2.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
③ 제2항에 불구하고 제1항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② 종래 대법원 판례는 투자자가 감사인에 대하여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구 자본시정법 제170조 제3항에 의한 손해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방법 및 정도에 대하여 일련의 법리를 확고히 선언하여 왔는데,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이 이를 다시 선언하였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증명방법] 이러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 사실의 증명은 직접적으로 문제 된 감사보고서의 거짓기재가 손해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부분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간접적으로 문제 된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하여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증명정도] 이때 투자자 보호의 측면에서 손해액을 추정하는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예컨대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이후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여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이후 주식 가격의 형성이나 그 위법행위 공표 이후 주식 가격의 하락의 원인이 문제 된 해당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때문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는 손해액의 추정이 깨진다고 볼 수 없다.
③ 특히 이 사건에서는 위법행위와 공표 전 매각분으로 인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는지도 문제되고 있는데, 대상판결은 구 증권거래법에 관한 대법원 판례 법리와 같이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기 전에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모두 처분하였다는 사실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고, 특히 문제 된 허위공시의 내용이 분식회계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
결국 공표 전 매각분으로 인한 손해인과관계의 부존재가 증명되기 위해서는, ㉠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정을 증명하거나, ② 다른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증명하거나, ③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에서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정상적인 주가까지 증명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기 이전에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로 말미암아 부양된 상태의 주가에 모두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표일 이전에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진 경우에는 주가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정을 증명하거나 다른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증명하거나 또는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에서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정상적인 주가까지 증명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문제 된 허위공시의 내용이 분식회계인 경우에는 그 성질상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분식회계 사실의 공표를 갈음한다고 평가할 만한 유사정보(예컨대 외부감사인의 한정의견처럼 회계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보, 회사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 등)의 누출이 사전에 조금씩 일어나기 쉽다는 점에서 더더욱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 자체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신주인수권증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
① 원고들은 STX해양조선이 발생한 주식 또는 ‘신주인수권증권’을 취득하였던 사람들이다.
②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는 주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뿐만 아니라 신주인수권증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대상판결) :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은 ‘증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그 종류를 한정하고 있지 않고, 구 자본시장법에서 말하는 ‘증권’에는 주권뿐만 아니라 신주인수권증권이 포함된다(제4조 제1항, 제4항). 따라서 위 법리는 주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뿐만 아니라 신주인수권증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사안의 경우
① 원심은, ㉠ 조선업의 불황과 주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STX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상당 부분 감소한 점, ㉡ STX조선해양뿐 아니라 다른 조선사 역시 2011년 이후 2013년까지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 ㉢ STX그룹과 STX조선해양이 투자금 회수 지연, 무리한 인수합병 등으로 전사적인 위기를 겪고 있었던 점은 인정하였다.
② 그러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 공표 전 매각분의 경우, 공표 이전에 분식회계가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고 다른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정도 또는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에서 분식회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정상적인 주가까지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 공표 전 하락분의 경우, 분식회계가 공표 전 주가 하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거나 다른 요인에 의하여 직접 주가가 하락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보고, 결국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3항의 손해인과관계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③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은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⑶ [판시사항 6]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
① 대상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은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70조가 적용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는 종래의 판례 법리를 다시 선언하였다.
② 이는, ‘주식 가격의 변동요인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 요인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어느 특정 요인이 언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한 것인지를 가늠하기가 극히 어렵고’, 따라서 ‘사업보고서 등이나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이외에도 매수한 때부터 손실이 발생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 해당 기업이나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의 변화 등도 손해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인정되나 성질상 그와 같은 다른 사정에 의하여 생긴 손해액을 일일이 증명하는 것이 극히 곤란한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을 들어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다. STX 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에서 주주에 대한 대표이사와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① 대표이사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분식회계로 인한 허위공시를 알 수 없었음(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의 의미 및 회계부정에 관한 감시의무 위반 판단기준, ② 회계법인의 감사상 주의의무 위반 판단기준, ③ 분식회계 공표 전 매각 부분ㆍ매각하지 않은 주식의 공표 전 주가 하락분 부분에 대한 손해 인과관계 추정 복멸 여부(소극) 및 신주인수권증권에 대하여 자본시장법상 손해액 추정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이다.
⑵ 대표이사의 주의의무 또는 감시의무와 내부통제시스템에 관한 법리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의 규정을 근거로 증권의 취득자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당시의 주식회사 대표이사에 대하여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배상의무자인 대표이사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제162조 제1항 단서). 여기서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란 대표이사가 자신의 지위에서 재무제표 작성ㆍ공시업무와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 갖는 주의의무나 감시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다는 것을 가리킨다.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은 ‘대표이사로서 위와 같은 주의의무나 감시의무를 제대로 수행한 후 허위기재 등이 없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고 또한 실제로 그렇게 믿었음’을 증명하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81981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등 참조).
이사는 다른 업무담당이사가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ㆍ감독할 의무를 진다. 특히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으므로(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대표이사를 비롯한 업무담당이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참조). 따라서 대표이사는 다른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으로 작성된 재무제표의 중요사항에 허위기재 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위와 같은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과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와 업무담당이사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대표이사나 이사들의 업무집행에 관한 감시의무를 면할 수 없다. 그러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ㆍ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이하 ‘내부통제시스템’이라 한다)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내부통제시스템은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특히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하여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는 회계부정이나 오류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사후적으로 적발ㆍ시정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만일 대표이사가 이러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회계업무에 관한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하였다면, 대표이사로서 감시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등 참조).
내부통제시스템이 합리적으로 구축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는지는 어떠한 제도가 도입되어 있고 어떠한 직위가 존재하였다고 해서 곧바로 긍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도의 내용이나 직위에 부여된 임무가 무엇인지, 그러한 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임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되었는지를 살펴 판단해야 하고,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근거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이사 등이 이를 증명해야 한다. 이는 회계업무와 관련하여 구「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7. 10. 31. 법률 제15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 한다)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도입되거나 재무담당임원(CFO)이 임명되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⑶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감사인은 구 외부감사법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ㆍ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제1조, 제5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ㆍ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
피고 회계법인이 ○○○조선해양의 제45기, 제46기 재무제표를 감사할 당시 적용되던 회계감사기준(2005. 3. 29. 제정되고 2007. 12. 21. 개정되어 2007. 12. 28.부터 시행된 것, 이하 ‘회계감사기준’이라 한다)에 따르면 감사인은 감사 대상인 재무제표가 부정이나 오류에 의해 중요한 부분이 왜곡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감사업무를 계획ㆍ수행해야 한다(회계감사기준 200의 2.3). 그와 같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정이나 오류를 시사하는 사정이 발견된 경우에는 이를 간과하여서는 안 되고 그로 인해 실제로 재무제표가 중요하게 왜곡되었는지를 결정하는 데 적합한 정도의 감사절차를 진행해야 하므로, 경영자의 진술이나 피감사회사가 제출한 자료 등을 신중한 확인절차 없이 그대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회계감사기준 240의 3, 500의 1.2 등 참조). 마찬가지로, 회계업무나 피감사회사가 속한 업종의 특성, 피감사회사가 속한 경영상황 등에 비추어 회계업무가 처리되는 과정에서 부정이나 오류가 개입되기 쉬운 사항이 있다면 그에 대한 감사절차도 통상의 경우보다 엄격하게 진행해야 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다36930 판결,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등 참조)
⑷ 인과관계의 존부와 손해액 추정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근거한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손해액은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에 따라 산정된 금액으로 추정되고, 감사인은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3항에 따라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와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여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할 수 있다. 이러한 손해 인과관계 부존재 사실의 증명은 직접적으로 문제된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가 손해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부분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간접적으로 문제된 감사보고서의 거짓 기재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하여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이때 투자자 보호의 측면에서 손해액을 추정하는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예컨대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이후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여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이후 주식 가격의 형성이나 그 위법행위 공표 이후 주식 가격의 하락의 원인이 문제된 해당 허위공시 등 위법행위 때문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정도의 증명만으로는 손해액의 추정이 깨진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207283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18099 판결 등 참조).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정식으로 공표되기 이전에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을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로 말미암아 부양된 상태의 주가에 모두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표일 이전에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진 경우에는 주가가 이로 인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정보가 미리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정을 증명하거나 다른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증명하거나 또는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에서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정상적인 주가까지 증명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문제된 허위공시의 내용이 분식회계인 경우에는 그 성질상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분식회계 사실의 공표를 갈음한다고 평가할 만한 유사정보(예컨대 외부감사인의 한정의견처럼 회계투명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보, 회사의 재무불건전성을 드러내는 정보 등)의 누출이 사전에 조금씩 일어나기 쉽다는 점에서 더더욱 공표 전 매각분이라는 사실 자체의 증명만으로 인과관계 부존재가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구 증권거래법에 관한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6다81981 판결 참조).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은 ‘증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 그 종류를 한정하고 있지 않고, 구 자본시장법에서 말하는 ’증권‘에는 주권뿐만 아니라 신주인수권증권이 포함된다(제4조 제1항, 제4항). 따라서 위 법리는 주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뿐만 아니라 신주인수권증권의 거래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⑸ ○○○조선해양이 발행한 주식 또는 신주인수권증권 투자자인 원고들이 분식회계로 인한 허위공시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피고 대표이사와 피고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에서, 피고 대표이사와 피고 회계법인의 구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안이다.
7. 감사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서 손해의 발생시기(지연손해금의 기산일) 및 손해액 산정의 기준시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843-2848 참조]
가. 관련 조항
●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손해배상책임)
②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단서 생략)
나. 손해액 및 손해액 산정의 기준시기
⑴ 구 외부감사법에서는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2항과 같은 손해액 추정규정이 없으므로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민법상 손해배상 일반원칙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하게 된다(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과 그에 따라 준용되는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실질은 민법의 불법행위책임과 다르지 않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참조).
●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부터 제9항까지의 규정은 선의의 투자자가 사업보고서등에 첨부된 회계감사인(괄호 안 생략)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 그 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준용한다.
② 제1항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그 증권(괄호 안 생략)을 취득 또는 처분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처분의 경우에는 제1호에 한한다)과의 차액으로 추정한다.
1.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
2.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
⑵ 대법원 판례는 감사인의 부실감사로 기업의 가치 평가를 그르쳐 주식을 매수하고 손해를 입은 투자자가 손해액 추정규정이 없는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감사인에게 배상을 구할 수 있는 손해액(손해액 산정방식)을 비상장법인과 상장법인을 나누어 달리 파악하고 있다.
① 비상장법인에 관한 부실감사 사안 : 주식의 매입대금에서 해당 주식의 실제가치(분식회계 및 부실감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주식의 가액)를 공제한 금액으로 산정하는 방식(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3다97694 판결) ⇒ 차액설에 따른 것임.
② 상장법인에 관한 부실감사 사안 : 위법행위 공표 전후의 주가 차액 산정하는 방식(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1991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4다11895 판결)
⑶ 또한, 위와 같은 손해액 산정의 기준시점도 문제될 수 있는데, 증권신고서 등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기재로 사채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사채권 매입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민법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손해액 산정의 기준 시점을 ‘사채권 매입시’로 본 대법원 판례가 있다.
◎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로 사채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사채권 매입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이유로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그 손해액은 사채권의 매입대금에서 사채권의 실제가치, 즉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사채권의 가액을 공제한 금액으로서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시인 사채권의 매입 시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⑷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은,
① 비상장주식에 대한 종래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부실감사로 인한 투자자의 손해액은 ‘주식의 매입대금에서 주식의 실제 가치를 공제한 금액’임을 확인하면서, 그 손해 발생시기는 ‘매입대금 지급시’임을 명시하였고,
② 그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입대금이 지급된 날을 기준시점으로 하여 산정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였으며,
③ 따라서 대상사안에서와 같은 ‘매입대금 지급 이후’에 이루어진 분식회계를 한 기업의 회생절차에서의 손해배상채무의 존부 및 범위의 확정, 담보권 행사에 따른 투자금 일부 회수는 매입대금 지급시점에 이미 성립한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 (대상판결) : 투자자가 감사인의 부실감사로 인하여 비상장기업의 가치 평가를 그르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고 매입대금을 지급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투자자는 그때 해당 주식의 매입대금에서 해당 주식의 실제 가치, 즉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주식의 가액을 공제한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고(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3다97694 판결 등 참조), 감사인은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즉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입대금이 지급된 날을 기준시점으로 하여 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분식회계를 한 기업과 부실감사를 한 감사인은 각자 투자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고 이 두 채무는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으므로, 해당 기업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그 기업의 손해배상채무의 존부 및 그 범위가 확정되는 것은 감사인의 손해배상채무의 성립이나 범위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또 투자자가 그 주식매매와 관련하여 해당 기업이나 대주주 등으로부터 취득한 담보권을 행사하여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감사인이 부담하는 채무의 사후 소멸에 영향을 미칠 뿐, 매입대금 지급시점에 이미 성립한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⑸ 대상사안(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의 경우
㈎ 피고는 손해와 관련하여, ① 일성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원고들의 일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확정된 날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거나, ② 위와 같이 확정된 원고들의 일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등으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는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의 법리에 비추어 타당하다.
㈏ 다만 원심 역시 원고들의 손해액을 주식의 ‘매입가격’에서 ‘위법행위 공표 후 정상주가(원심은 감정가격으로 산정)’를 공제하고 나아가 근질권 실행에 의한 회수금액을 공제하여 손해액을 산정하였는데, 이는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의 법리와 다른 것이다.
㈐ 이에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은 원심의 이유설시 중 손해액 산정방식 판단 부분은 다소 부적절하다고 하면서도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결론은 위 법리에 따른 것이라고 보았다.
다. 지연손해금의 기산일
⑴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에서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관련 법리는, ① 원칙적으로는 위법행위 시점이지만, ② 예외적으로 위법행위 시점과 손해발생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때에는 손해 발생시점이 기산일이 된다.
⑵ 주식이 문제된 사안에서 차액설(‘주식의 매입대금 – 해당 주식의 실제가치’)로 손해를 산정하는 경우에 지연손해금 기산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대법원 선례는 없다. 다만 후순위 사채가 문제된 부실감사 사안에서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이 준용되는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에 의해 손해배상청구를 하여 손해액 추정규정이 있는데도 손해는 매수대금을 지급한 날 곧바로 발생하고 지연손해금도 그와 동시에 발생한다고 본 선례가 있다.
◎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이행 최고가 없더라도 공평의 관념에 비추어 불법행위로 그 채무가 성립함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므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도 이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⑶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은 같은 취지에서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의 경우도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와 마찬가지로 그 채무 성립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⑷ 대상사안(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의 경우
㈎ 판례의 태도
◎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다19117, 19124 판결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원칙적으로 위법행위 시에 성립하지만 위법행위 시점과 손해발생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고 지연손해금도 그 시점을 기산일로 하여 발생한다.
◎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 가. (중략)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은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126조 제1항은 그 손해액에 관하여 추정 규정을 두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에서 정한 이와 같은 손해배상책임은 민법의 불법행위책임과는 별도로 인정되는 법정책임이지만(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32215 판결 등 참조) 그 실질은 민법의 불법행위책임과 다르지 아니하고, 제126조 제1항은 증권의 취득자가 입은 손해액의 추정 규정에 불과하므로,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에서 정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발생 시기에 대하여도 민법의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의 경우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위 대법원 2013다211032 판결 참조).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봄이 타당하다. 나.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는 자본시장법 제170조, 외부감사법 제17조에 따라 이 사건 감사보고서의 기재를 믿고 이 사건 후순위사채를 취득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위 법리에 의하면 원고의 이러한 손해는 원고가 이 사건 후순위사채를 매수하면서 그 매수대금을 지급한 날인 2009. 10. 22. 곧바로 발생하며, 나아가 그 손해배상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그와 동시에 발생한다고 해석된다.
◎ 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 (대상판결)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이행 최고가 없더라도 공평의 관념에 비추어 불법행위로 그 채무가 성립함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데(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다103950 판결 등 참조),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그 실질은 민법의 불법행위책임과 다르지 않으므로, 그 지연손해금의 발생 시기에 대하여도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의 경우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등 참조).
㈏ 원심은 원고들의 손해가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밝혀진 후인 2012. 3. 15. 현실적으로 발생하여 그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고 지연손해금도 그때부터 발생한다고 보았다.
㈐ 그러나 원고들이 비상장주식인 이 사건 주식을 인수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원고들이 위 주식을 인수하면서 그 인수대금을 지급한 날인 2011. 4. 28. 곧바로 발생하고, 그 지연손해금도 그와 동시에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은 이를 지적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라.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는 금액이 다른 채무에서 다액채무자의 일부 변제로 소멸하는 부분
⑴ 금액이 다른 채무가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로 먼저 소멸하는 부분에 대하여 외측설과 안분변제설의 대립이 있었다.
⑵ 종래 대법원 판례는 안분변제설을 취한 경우가 많았지만 외측설을 취한 판결도 있었는데, 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다74236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외측설을 채택하는 것으로 정리되었고,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도 외측설 입장을 다시 확인하였다.
◎ 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 (대상판결) :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변제로 인하여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피해자에 대한 과실비율이 달라 손해배상액이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공동불법행위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⑶ 대상사안(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의 경우 다액채무자인 일성의 채무는 125억 원이고 소액채무자인 피고의 채무는 40억이었으며 양자는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으므로, 원심 인정과 같이 일성의 회생절차에서 549,722,006원이 변제되었다면 외측설에 따라 주식회사 일성이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이 먼저 소멸된다.
⑷ 하지만 대법원 2012다74236 판결 선고 전에 선고된 관계로 원심판결은 안분변제설에 따라 소액채무자인 피고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부분만큼 피고의 채무가 소멸하였다 보았고, 대상판결(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은 이를 지적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8. 감사인의 부실감사를 토대로 주식거래를 한 주식투자자가 감사인에게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근거로 배상을 구할 수 있는 손해액(=부실감사로 상실하게 된 주가에 상응하는 금액) 및 이를 산정하는 방법(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4다11895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49-350 참조]
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액 계산에 관한 판례
◎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32215 판결 : 일반적으로 감사인의 부실감사를 토대로 주식 거래를 한 주식투자자가 부실감사를 한 감사인에 대하여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을 근거로 배상을 구할 수 있는 손해액은 부실감사로 인하여 상실하게 된 주가 상당액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주가 상당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부실감사가 밝혀져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에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와 부실감사로 인한 거래정지가 해제되고 거래가 재개된 후 계속된 하종가를 벗어난 시점에서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와의 차액 상당이라고 볼 수 있으며, 주가가 다시 정상적으로 형성되기 이전에 매도가 이루어지고 그 가액이 그 후 다시 형성된 정상적인 주가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매도가액과의 차액 상당액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취지
⑴ 위 판례는, 쉽게 말하면 기존에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와 불법행위 이후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의 차액이 손해라는 의미이다.
⑵ 기존에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란,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의 주가를 말한다.
⑶ 불법행위 이후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란, 불법행위 사실을 누구나 알게 된 이후에 매도가격과 매수가격이 경합하여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을 때의 주가를 말한다.
⑷ 하종가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은 손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이후 정상적으로 형성된 주가로 볼 수 없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이후 정상적으로 주가가 형성된 후에는 다시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그것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⑸ ‘불법행위 이후 정상적으로 주가가 형성된 시점’은 불법행위 이후 거래가 대량으로 일어났고, 그 대량거래 기간 중에서 하한가가 아닌 때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다. 주가 차액 산정을 위해 굳이 감정을 할 필요는 없다.
다. 부실감사로 인한 주식투자자의 손해 범위 및 손해액 산정방법,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액계산(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4다11895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① 외부감사인으로서 회계감사를 부실하게 하여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한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 비율을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한 회사 관계자들과 같게 정한 것이 적절한지 여부(소극), ② 책임제한 비율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지 여부(소극)이다.
⑵ A은행의 외부감사인인 피고가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를 부실하게 하여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한 과실 책임을 진다고 하더라도, 횡령·부실대출과 분식행위 등 직접적으로 고의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갑 등의 책임과는 그 발생 근거와 성질에 차이가 있고, 피고의 회계감사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갑 등의 횡령과 부실대출 등의 범죄행위가 원고가 입은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피고가 그 부분 손해까지도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는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한다는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배라는 손해배상 제도의 이념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책임비율을 갑 등과 같게 정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3다85172 판결 등 참조).
⑶ 그러나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19603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다266606, 26661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중 갑 등의 책임 부분이 그대로 확정됨으로써 갑 등의 책임비율이 40%로 제한되었다. 그런데 갑 등의 책임비율이 40%로 확정된 것은 원고가 이 부분 원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지 않았기 때문일 뿐, 그 책임비율이 적정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책임비율을 갑 등과 같게 정한 잘못이 있더라도 원심이 정한 피고의 책임비율이 그 자체로 재량 범위 내에 있다면 그러한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⑷ A은행의 회장 갑 등이 A은행 경영 과정에서 자금 횡령, 분식회계 등을 하였고, 피고 회계법인은 A은행의 외부감사인으로 회계감사를 하면서 분식회계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감사보고서에서 적정의견을 표시하였는데, 원고는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A은행의 주식을 취득하였고 그 후 분식회계 등 사실이 밝혀져 A은행은 상장폐지되엇다.
원심은 A은행의 경영성과나 외부의 시장 상황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A은행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사정 등을 참작하여 갑과 피고 회계법인의 책임을 동일하게 원고가 입은 손해액의 40%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 회계법인의 책임비율을 갑과 동일하게 정한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원심이 정한 피고의 책임비율이 그 자체로 재량 범위 내에 있다면 그러한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고, 제반 사정과 외부감사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피고의 과실 내용과 그 결과에 비추어 보면, 손해의 발생과 확대에 기여한 피고의 책임비율을 40%로 본 것이 현저히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