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유골을 훼손한 행위에 대하여 분묘의 관리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위자료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3다28340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제사주재자가 아닌 후손이 망인의 분묘 발굴 등의 행위를 한 사람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
【판시사항】
[1]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유골을 훼손한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여 정신적 고통을 초래한 경우, 위 사람은 분묘의 관리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가 아니더라도 분묘 발굴 등을 한 사람을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분묘 발굴 등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여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2] 甲과 乙이 분묘가 있던 임야를 개발할 목적으로 분묘에 안치된 망인들의 종손이자 제사주재자인 丙으로부터 묘지이장 이행각서를 받은 다음, 분묘를 파헤치고 그 안에 안치된 망인들의 유골을 꺼내 한꺼번에 양철통에 담은 후 불로 태워 분묘 입구 쪽 땅에 묻었는데, 망인들의 자녀 또는 손자녀로서 분묘를 실제로 관리해 온 丁이 甲 등의 유골 훼손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에서, 甲 등의 유골 훼손 행위로 丁이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위자료 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丁은 분묘의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제사주재자가 아니므로 위자료 청구도 인정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유골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고 그러한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사람은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유골을 훼손한 사람을 상대로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분묘의 관리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묘 발굴, 유체⋅유골 훼손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그 행위자가 분묘 발굴 또는 유체⋅유골의 처리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분묘 발굴 또는 유체⋅유골의 처리가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추모감정 등의 침해를 주장하는 사람과 망인 사이의 친족관계 또는 생전 생활관계, 평소 분묘 등의 관리상황, 분묘나 유체⋅유골의 손상상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甲과 乙이 분묘가 있던 임야를 개발할 목적으로 분묘에 안치된 망인들의 종손이자 제사주재자인 丙으로부터 묘지이장 이행각서를 받은 다음, 분묘를 파헤치고 그 안에 안치된 망인들의 유골을 꺼내 한꺼번에 양철통에 담은 후 불로 태워 분묘 입구 쪽 땅에 묻었는데, 망인들의 자녀 또는 손자녀로서 분묘를 실제로 관리해 온 丁이 甲 등의 유골 훼손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에서, 甲 등의 행위로 망인들의 유골이 소실되거나 혼재되어 구분이 불가능하게 되는 등 불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한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甲 등은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유골을 처리하여 훼손하였고, 이로 인해 丁이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甲 등에 대하여 위자료 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丁은 분묘의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제사주재자가 아니므로 위자료 청구도 인정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⑴ 위 판결의 쟁점은, 분묘 발굴, 유체·유골 훼손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제사주재자에 한정되는지 여부(소극) 및 그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⑵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ㆍ유골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고 그러한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사람은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ㆍ유골을 훼손한 사람을 상대로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분묘의 관리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묘발굴, 유체ㆍ유골 훼손 행위가 어떤 사람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그 행위자가 분묘발굴 또는 유체ㆍ유골의 처리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분묘발굴 또는 유체ㆍ유골의 처리가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추모감정 등의 침해를 주장하는 사람과 망인 사이의 친족관계 또는 생전 생활관계, 평소 분묘 등의 관리상황, 분묘나 유체ㆍ유골의 손상상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⑶ 피고 등은 이 사건 각 분묘를 파헤치고 그 안에 안치된 망인들의 유골 4구를 꺼내 양철통에 담은 후 불에 태운 다음 분묘 입구 쪽 땅에 묻었음. 이에 대하여 망인들의 손자 또는 아들인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주장하면서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임
⑷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각 분묘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는 제사주재자가 아니므로 원고에게 위자료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분묘의 발굴과 유체·유골 훼손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제사주재자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 등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를 벗어나 유골을 훼손한 것으로서 망인들의 손자 또는 아들인 원고의 추모감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3. 분묘를 발굴하거나 유체·유골을 훼손한 행위에 대하여 분묘의 관리처분권자인 제사주재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위자료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3다283401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5. 15.자 공보, 황진구 P.14-15]
가.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 :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망인의 장남(장남이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장남의 아들, 즉 장손자)이 제사주재자가 되고, 공동상속인들 중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8다248626 전원합의체 판결 :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조리에 부합한다. (중략) 이와 달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제사주재자 결정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이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본 2008년 전원합의체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다. 대상판결(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3다283401 판결)의 해설
⑴ 이 사건 사안에서 피고들(사안의 단순화)은 제사주재자로부터 분묘 및 유골 훼손에 관한 허락을 받고 그 행위를 한 사람들임
⑵ 제1심과 원심은 원고가 제사주재자의 지위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보았는데, 원고는 제사주재자가 아니므로 분묘와 유골 훼손 행위와 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함
⑶ 그러나 정신적 손해는 반드시 유족 중 제사주재자에게만 발생한다고 할 수 없음
⑷ 사망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등의 경우에도 위자료청구권이 망인의 재산상속인에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님
● 민법
제752조(생명침해로 인한 위자료)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피해자의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배우자에 대하여는 재산상의 손해없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
- 민법 제752조의 해석과 관련하여서도 반드시 위 조항에 규정된 사람들에게만 정신적 손해로 인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근친자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도 포함된다는 것이 판례, 통설의 입장임
⑸ 대상판결(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3다283401 판결)은 망인들의 자녀 또는 손자녀이자 이 사건 각 분묘를 실제로 관리해 온 원고의 추모 감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어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위자료청구권을 가진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음
⑹ 원고는 망인들의 직계비속인 데다가 이 사건 각 분묘를 직접 관리하였으므로 위자료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피고들이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법으로 분묘 및 유골을 훼손하였으므로, 원고의 위자료청구를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며 대상판결(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3다283401 판결)의 입장에 찬동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