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의 유형(급부부당이득, 침해부당이득, 비용부당이득)】《급부/침해/비용지출 등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급부과정의 단축에 의하여 계약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3각 관계 급부), 자신의 계약상대방과의 법률관계 소멸을 이유로 그 제3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부정), 계약에 의한 급부가 제3자의 이득으로 된 경우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그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 전용물소권)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 부정), 침해자의 권리침해에 따른 이익을 제3자도 사실상 얻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로서,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에서의 부당이득’ 문제, 전용물소권, 횡령한 돈에 의한 변제, 편취한 돈에 의한 변제, 이른바 지시삼각관계 또는 단축급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I. 부당이득의 유형,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요건 (급부부당이득, 침해부당이득, 비용부당이득)
1.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요건
가. 부당이득 요건 일반론
⑴ 부당이득의 요건을 설명함에 있어서 ‘통일설’과 ‘유형론’이 각기 다르게 설명한다.
⑵ ‘통일설’은 다양한 부당이득의 유형을 통일적으로 파악하려는 입장으로서, 이 설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공통적 기초를 공평의 원칙 또는 사회적 정의에서 찾는 견해이다. 부당이득제도의 본질에 대하여, 일반적․형식적으로는 정당화되는 재산적 가치의 이동이 이득자와 손실자와의 상대적․실질적 관계에서는 법의 이상인 정의와 형평에 어긋나는 경우 정의와 형평에 맞도록 이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⑶ ‘유형론’은 부당이득을 통일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급부부당이득과 침해부당이득을 구분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부당이득의 기초를 유형별로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나. 급부부당이득
⑴ 급부자가 의식적․목적지향적 급부를 하였으나 실제 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 경우에 급부부당이득이 성립하는데, 급부부당이득은 재화의 이동에 관한 법에 속하는 제도로 잘못된 급부를 청산․교정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하고, 이는 계약법의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 일반적으로 계약관계를 전제로 한다.
⑵ 급부부당이득에서는 ① 일정한 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급부가 행하여졌으나, ② 그 채무 또는 채무를 발생시키는 법률행위가 존재하지 않거나 성립하지 않거나 후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법률상 원인’의 흠결을 구성한다.
다. 침해부당이득
침해부당이득은 물권적 청구권과 같이 재화를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불법행위법의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 침해부당이득 성립 여부에 있어서는 권리의 속성 내지 해당 법적 지위의 할당내용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침해부당이득에서는 타인의 권리를 이용할 수 있는 권원이 ‘법률상 원인’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임차권, 지상권 등이 있고, 법률 규정(소멸시효 규정, 취득시효 규정, 선의취득 규정 등)도 법률상 원인이 될 수 있다.
라. 비용부당이득
의무 없이 객관적으로 타인에 속하는 사무를 자신의 비용으로 처리한 경우에 발생하는 비용부당이득이 있는데, 비용부당이득은 사무관리에 대한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
2. 급부부당이득
가. 특징
⑴ 이익, 손실, 인과관계
① 급부부당이득 반환관계에서는 급부자가 급부목적물의 소유자인지, 급부자에게 경제적 관점에서 손해가 있는지 여부를 구태여 따질 이유가 없다. 예컨대 무효인 매매계약에 기초하여 목적물을 급부하였으나 그 급부자가 목적물의 소유권이나 그 밖에 목적물의 사용·수익권을 가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급부로 인해 급부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채권관계에 기초하여 급부하였으나 그 채권관계가 부존재·무효·취소·해제된 경우 급부를 수령한 자는 급부자와의 관계에서 그 급부를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② 판례도 “계약상 채무의 이행으로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행하였는데 그 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되는 등으로 효력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각기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이 없었던 상태의 회복으로 자신이 행한 급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③ 계약의 효력불발생에서의 이러한 원상회복의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민법 제741조 이하에서 정하는 부당이득법이 수행하는 핵심적인 기능의 하나이다. 이 경우의 부당이득반환의무에서는, 예를 들면 소유권 등의 권리에 기초하여 소유자 기타의 사람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되어야 하는 이익이 제3자에게 귀속됨으로써 그 권리가 객관적으로 침해당하였으나 그 이익취득자에게 이익의 보유를 법적으로 정당화하는 권원이 없어서 권리자가 그에 대하여 그 취득한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얻는 이익의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서 과연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될 만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35903 판결도 참조. 종전의 판례가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서 피고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있어야 한다고 설시하는 것은 대체로 이러한 사건맥락에서이다)과는 달리, 상대방이 얻은 계약상 급부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연히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 경우의 부당이득반환의무에서 민법 제741조가 정하는 ‘이익’ 또는 ‘그로 인한 손해’의 요건은 계약상 급부의 실행이라는 하나의 사실에 해소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는데(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98706 판결), 이 역시 같은 취지라 할 것이다.
④ 한편, 급부 자체가 없는 경우에는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주권발행 전에 한 주식의 양도도 회사성립 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 후 6월이 경과한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있고(상법 제335조 제3항), 이 경우 주식의 양도는 주권의 교부 없이 지명채권의 양도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36421 판결 참조).
⑤ 이와 같이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주식의 매매계약이 무효라면 그 계약은 처음부터 당연히 효력을 가지지 아니하므로, 원칙적으로 계약에 따라 매도의 대상이 되었던 주식의 이전은 일어나지 않고, 매도인은 매매계약 이후에도 주주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주식에 관하여 체결된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 매도인은 지급받은 주식매매대금을 매수인에게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매수인은 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행받은 급부가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환할 부당이득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무효인 매매계약을 근거로 매수인이 마치 주주인 것처럼 취급되고 이러한 외관상 주주의 지위에서 매도인의 권리를 침해하여 매수인이 이익을 얻었다면 매수인은 그 이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이러한 외관상 주주의 지위에 기초하여 이익을 얻은 바도 없다면, 역시 매수인의 매도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다42800 등 판결. 한편 만약 무효인 매매계약에 따라 매수인에게 상법 제337조 제1항에 규정된 명의개서절차가 이행되었더라도, 매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의 협력을 받을 필요 없이 단독으로 매매계약이 무효임을 증명함으로써 회사에 대해 그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7728 판결 참조)].
⑵ 법률상 원인 없음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하고,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하는 이른바 착오 송금과 같은 경우에는 착오로 송금하였다는 점등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 피고가 원고로부터 금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그 원인에 관한 원고의 주장(대여금)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가 받은 금전을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가 받은 금전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점을 원고가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
나. 사례
⑴ 계약의 부존재·무효·취소·해제로 인한 급부의 반환
⑵ 매도인이 처분권한 없는 무권리자인데 매매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해제된 경
우(대법원 1993. 4. 9. 선고 92다25946 판결)
⑶ 임대권한 없는 자와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대법원 1996. 9. 6. 선고 94다54641 판결)
⑷ 전부명령이 확정되었는데 집행채권이 부존재·소멸한 사실이 밝혀진 경우 : 집행권원에 기한 금전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일환으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확정된 후 그 집행권원상의 집행채권이 소멸한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는 그 소멸한 부분에 관하여는 집행채권자가 집행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 부당이득을 한 셈이 되므로, 집행채권자는 그가 위 전부명령에 따라 전부받은 채권 중 실제로 추심한 금전 부분에 관하여는 그 상당액을, 추심하지 아니한 부분에 관하여는 그 채권 자체를 집행채무자에게 양도하는 방법으로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9다37725 판결).
⑷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 그 급부 자체가 급부수령자의 이익 및 급부자의 손해를 구성한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7362 판결).
2-2. 급부자와 급부수령자 사이에 급부목적, 급부당사자에 관한 이해에 불일치가 있는 경우 급부부당이득의 성립/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자기채무변제형 사안)(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9. 1.자 공보, 황진구 P.42-47]
가. 기본적으로는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에서의 부당이득 문제임. 다만 이 사건에서는 그에 앞서 이른바 급부부당이득과 관련한 급부가 누구 사이에서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됨
⑴ B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수인 A가 매도인 B의 요청에 따라 B의 채권자인 C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한 경우 이른바 단축급부의 문제가 됨.
이 경우 A는 B에 대한 채무의 변제 목적으로 B의 지시에 따라 C에게 대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급부부당이득에서 말하는 급부관계는 A와 B 사이 에서 생긴다고 보는 것임.
따라서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보상관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경우 A는 C가 아니라, B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여야 함.
B와 C 사이의 대가관계가 유효한 경우 A의 지급으로 C의 B에 대한 채권은 소멸하고 C는 A로부터 지급받은 급부를 적법하게 보유할 수 있는 것임
⑵ 이 사건에서 원심은, 원고(A)는 소외 1(B) 요청으로 피고(C)의 계좌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 원고(A)는 소외 1(B)과의 계약에 따라 소외 1(B)에 대한 대금 지급을 위하여 피고 계좌로 대금을 송금한 것이 아니라, 소외 1(B)은 중개인이고 원고(A)가 피고(C)로부터 주식을 매매하는 것으로 생각하고(다만 원고와 피고 사이의 주식매매계약은 당사자 사이의 의사합치가 없었으므로 성립되지 않았음), 즉 원고는 자기와의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기망행위자인 소외인(B)이 아니라 피고(C)로 생각하고 주식매수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계약 당사자인 피고 계좌로 송금한 것이므로 원고의 송금으로 인한 급부관계는 원고(A)와 피고(C) 사이에 있는 것이지 원고(A)의 소외 1(B)에 대한 급부와 소외 1(B)의 피고(C)에 대한 급부가 결합된 단축급부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⑶ 반면 제1심은, 원고는 소외 1의 기망에 따라 피고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고 생각하였고, 피고와 그에 관하여 진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식 매매계약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이 점은 제1심과 원심의 판단이 같음), 피고(C)는 원고(A)와의 계약이 아니라 그와 별개로 존재하는 소외 1(B)과의 미술작품 판매계약에 따른 판매대금으로 5,000만 원을 수령한 것이라고 인정하여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B가 A로부터 편취하는 금전을 C가 B에 대한 자기 채권의 변제로 수령)와 부당이득 문제로 보았음
⑷ 원심판결은, 이 사건의 사안은 단축급부도 아니고 중간자인 소외 1(B)이 편취금전에 대한 처분권이나 관리권한을 취득하여 피고(C)에게 급부하였다고 볼 수 없어(따라서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 사안이 아니라는 것임) B의 C에 대한 급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함.
이 사건 사안의 경우에는 급부자인 원고(A)가 피고(C)와 사이의 주식매매계약의 이행으로서 피고에게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한다는 의사로 금전을 지급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급부목적이 설정되어 있고, 이 들 사이에 부당이득법적 급부관계가 있으며, 이들 사이에서 피고에게 급부를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으므로 원고에게 피고를 상대로 한 급부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임
⑸ 그런데 원심의 위와 같은 단정적 판단은, (ⅰ) 원고의 입장에서는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부당이득법적 급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ⅱ) 다른 한편 피고로서는 중간자인 B와 사이에 미술작품 판매계약이 체결되어 있고, 급부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그 대금이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의 입장에서는 B와 피고 사이에 급부목적이 있고 그들 사이에 부당이득법적 급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점, 즉 급부부당이득 유형에서도 ‘누구와 누구 사이에 부당이득법적 급부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에 관한 이해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음
⑹ 사견으로는 급부부당이득에서 말하는 급부관계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존재한다는 원심 판단보다는 피고는 B와 사이에서 존재하는 법률관계에 따라 그 채무의 변제로 원고로부터 급부를 수령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급부부당이득에서 말하는 급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제1심의 태도가 결론에 있어서는 좀 더 타당하지 않나 생각되고,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도 이를 전제로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의 사안을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와 부당이득 문제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됨
㈎ 즉 이와 같이 급부자의 의사(원고는 피고를 주식매매계약의 계약당사자로 생각하고 매매대금을 피고에게 송금)와 급부수령자의 의사(피고는 원고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B와 미술작품 판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판매대금의 변제로 알고 원고로부터 송금받 음)가 일치하지 않을 때, 급부부당이득에서 말하는 급부가 누구 사이에 존재하는지에 관하여는 이른바 ① 급부자의사설, ② 수령자관점설, ③ 보호가치설 등이 대립하고, 부당이득에 관하여 이른바 유형론(급부부당이득, 침해부당이득, 비용부당이득)을 발전시켜 온 독일의 판례는 수령자관점설을 취하고 있다고 함[자세한 내용은 민법주해(17), 212 이하 참조]
㈏ 이 사건의 사안에서 제1심의 사실인정에 따르면, 출연자인 원고의 의사, 즉 피고와의 주식매매 계약에 따라 그 매매대금을 피고에게 송금한다는 의사가 피고에게 표시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임.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B와 피고 사이에 미술작품 판매계약이 체결되어 있었고, 제1심에서 인정한 대금 지급의 경위를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피고는 B와의 미술작품 판매대금으로 급부를 수령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큼. 급부자의사설을 제외한 나머지 견해들에 따르면 이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급부부당이득에서 말하는 급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가능성이 큼
㈐ 원심이 급부자의 의사에만 기초하여 이 사건에서 원고의 송금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급부로 평가될 뿐이라고 단정한 것은, 위와 같이 급부목적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서로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서, 이러한 입장에 곧바로 동의하기는 어려움
⑺ 이 사건의 사안을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의 한 유형(일반적으로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는 침해부당이득의 한 유형으로 이해됨)으로 본다면, 급부부당이득 법리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결론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문제될 수 있음. 급부목적 또는 급부당사자에 관하여 급부자와 급부수령자 사이의 이해에 불일치가 있는 경우에 관한 위의 여러 견해 중 급부자의사설을 취할 때는 당연하겠으나 수령자관점설이나 보호가치설을 취하더라도 만약 피고(C)가 원고의 금전 지급이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믿는 주식매매계약의 이행으로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수령자 악의의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당이득법적 급부관계가 있다고 볼 것이므로 그에 따른 급부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할 것임.
우리 판례가 취하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와 부당이득 이론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악의의 급부수령자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것임
⑻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피고의 입장에서 B와의 미술작품 판매계약 대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피고 선의인 경우, 선의에 피고의 경과실이 있더라도 관계없음), 수령자관점설에 따르면(한편 보호가치설에서는 피고가 B에게 반대급부를 하였다는 등 피고에게 보호가치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루어진 급부를 적법하게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게 되고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에 대한 급부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인정되지 않음.
이를 급부부당이득의 관점이 아니라, B의 편취, 갈취 등 불법행위가 게재되어 있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의 한 유형(일종의 침해부당이득)으로 본다면(대상판결인 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은 이런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음) 판례 법리에 따르면 피고가 선의이더라도 중과실이 있으면 악의에 준하여 원고의 피고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게 될 것임
⑼ 만약 원고의 피고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부정된다면 피고의 급부 보유는 정당하고 이는 B와의 계약에 따른 급부로 평가되어 B의 채무가 소멸하게 될 것인데, 이런 경우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지만) B를 상대로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 이때 원고의 피고에 대한 급부는 원고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 469조에서 정하는 제3자의 변제(B의 피고에 대한 채무를 원고가 변제)의 예에 따라(수령자관점설, 한편 상론을 피하나 이를 민법 제745조에서 정하는 타인의 채무의 착오 변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됨. 민법 제745조는 급부수령자 입장에서 급부자가 A인지, B인지를 정해야 하는 사안을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함) 처리되어야 하고, 원고는 B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 것임.
그 경우에 원고가 B에 대하여 가지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유형론으로 본다면 비용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
⑽ 원심판결이 제1심판결과 결론을 달리하면서 제시한 이유 등에 비추어 본다면,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이 이상의 쟁점에 관한 대법원의 이해와 판단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음
나. 이상의 논의를 전제로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와 부당이득 문제에 관한 판례 법리 내지 동향 (일반론)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음
⑴ 이 쟁점에 관하여는 이미 해설(대법원 2024. 3. 28. 선고 2023다308911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6187 판결)에서 다룬 바 있음
⑵ B가 A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기 채무의 변제로 C에게 지급한 경우(이른바 자기채무변제형. 이와 달리 B가 민법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로서 C의 D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D에게 지급한 경우도 상정할 수 있음), C가 그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면 A는 B에 대하여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 C에 대해서는 민법 제741조에 의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법리임
- 참고로 B가 C의 D에 대한 채무변제가 제삼자의 변제에 해당하는 경우(이른바 제3자수익형)에서 D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하는 견해는 찾아보기 어렵고, C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되는지가 주로 다투어짐. 이른바 제3자수익형에서 C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것으로는 대법원 2024. 3. 28. 선고 2023다308911 판결[이른바 제3자의 변제에 해당하는 제3자수익형에서도 D는 물론 C의 부당이득반환의무도 부정된다는 취지의 견해로는 민법주해(17), 366-368(양창수)]이 있음
⑶ 이때 B의 행위가 편취든, 갈취든, 절도든, 횡령이든 차이가 없고 같은 법리가 적용됨.
또한 이 법리는 원래는 B에게 귀속된 금전을 B가 C에게 처분한 경우를 상정한 것이지만, B가 기망 등의 행위로 A로 하여금 곧바로 B와 거래관계가 있는 C에게 이체 등 지급하도록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됨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32557 판결 등 참조
㈏ 한편 B가 A로 하여금 곧바로 B와 법률관계가 있는 C에게 지급하도록 한 경우는 삼각관계에서의 부당이득 문제와 매우 유사한 형태가 됨
⑷ 이러한 판례 법리에 대해서는 악의, 중과실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C는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없다는 유력한 반대견해가 있음[민법주해(17), 365(양창수). C에게 B와의 공모 등으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는 있음].
어쨌든 판례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판례 법리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음
⑸ 하급심을 보면, A가 B의 범죄행위의 피해자임이 분명한 경우, 예를 들어 B의 보이스피싱 범죄(이러한 경우 B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음)에 의해 A의 계좌에서 C 명의 계좌로 자금이 이체된 경우, 특히 B를 거치지 않은 경우, 직관적으로 C를 상대로 한 A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정하려는 경향이 있음.
그러나 부당이득 법리에 따르면 B와 C 사이에 C가 B로부 터의 급부를 보유할 권원이 있는 이상 A의 C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쉽게 인정할 것은 아님. A의 피해 회복은 원칙적으로 B와의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함
⑹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도 B에 해당하는 소외 1이 피해자인 원고(A)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편취한 다음 그중 일부를 자신(B)의 피고(C)에 대한 미술작품 대금채무의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B와 C 사이에 미술작품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매매대금 액수, A가 C에게 송금한 금원 중 미술작품 매매대금으로 변제된 금원이 얼마인지 등을 심리하고, 그 금원에 대하여는 피고(C)에게 그것이 편취된 돈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심리하라고 하고 있음
- 한편 판례의 태도로 보아 C에 B와의 사이에서 송금된 금전을 보유할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다면 A(C가 A와의 관계에서 송금된 금전을 보유할 법률관계가 없음은 분명함)에게 C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할 것임.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와 부당이득 문제는 B와 C 사이에 C가 그 금전을 수령할 법률관계가 있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
⑺ 판례의 대체적인 경향을 알아두면 일응의 결론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됨. 자기채무변제형에서 채무를 변제받은 C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큼(악의 또는 중과실 증명이 필요함).
제3자수익형에서 채무를 변제받은 D에 대해서도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큼. 제3자수익형에서 자기채무가 소멸하는 이익을 얻은 C에 대해서는 (판 례에 비판적인 견해도 유력하지만, 판례에 따르면)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정될 것임(판례에 비판적인 견해는 C는 B에 대하여 비용상환의무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므로 A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임)
⑻ 한편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의 사안에서, 원심과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한 1억 원 부분에 관련한 판례 법리에 관하여는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을 참고하기 바람. 아울러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32557 판결에 대한 해설도 참조하기 바람
- 급부수령자에 해당하는 계좌명의인에게 실질적 이익이 없었다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고, 일응 급부관계를 인정하되, 선의수익자의 현존이익 반환(민법 제748조 제1항) 문제(이익의 소멸)로 접근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음
다. 급부자와 급부수령자 사이에 급부목적, 급부당사자에 관한 이해에 불일치가 있는 경우 급부부당이득의 성립/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자기채무변제형 사안)(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2다277188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채무자가 편취한 금전을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채권자의 금전취득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지 여부(적극)이다.
⑵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53733, 53740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32557 판결 등 참조).
⑶ 원고는 A에게 속아 피고가 실제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피고로부터 매수하기로 하여 주식대금 명목의 금원을 피고 명의 계좌로 송금하였다가 A로부터 기망을 당한 사실을 알고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자, 피고가 위 금원은 A에게 미술작품을 판매하여 판매대금으로 송금받은 것이거나 A가 원고로부터 받을 수당을 피고 명의 계좌로 이체할 것이니 A가 지정한 계좌로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하여 송금받은 것이라고 다툰 사안임
⑷ 원심은, 피고가 A가 지정한 계좌로 다시 송금한 금원에 대해서는 피고에게 실질적 이득이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려워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하지 않으나, 나머지 금원에 대해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식매매계약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A가 피해자인 원고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다음 그중 일부를 자신의 피고에 대한 미술작품 대금채무의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그 금원이 편취된 돈이라는 사실에 대해 피고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법률상 원인의 존부에 관하여 판단했어야 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함
3. 침해부당이득
가. 의의
침해부당이득이란 타인의 재산권 등을 침해하여 이익을 얻었음을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침해부당이득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제도의 목적은 현실적으로 발생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로부터 이득의 원천이 된 재산의 권리자에게 그 이익을 귀속시킴으로써 부당한 재산적 가치의 이동을 조정하는 데 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나. 특징
⑴ 이익, 손실, 인과관계
① 침해부당이득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얻는 이익의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서 과연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될 만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하고(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35903 판결), 상대방이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다200528 판결 : 토지의 지목이 도로라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토지 전체를 도로로 점유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② 한편 침해부당이득에서는, 권리자가 침해행위로 현실적·구체적 손해를 입을 것이 요구되지 않고, 침해행위로 말미암아 그 재산으로부터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박탈되었다는 것 자체로 권리자에게 손해가 있다고 보아 부당이득반환을 인정해야 한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예컨대, 판례는 토지 상공에 고압전선이 설치된 경우 토지사용자가 토지를 농지로만 이용하여 왔고 그 지상에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더라도 토지 상공에 대한 구분지상권에 상응하는 차임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 부당이득을 인정한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4다54283 판결 등 참조).
③ 또한 토지 지하에 무단으로 하수도 시설을 설치한 사안에서 토지 소유자가 그 지하 부분을 실제로 사용하려 하였는지 묻지 않고 지하 부분에 대한 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을 인정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14227 판결 참조).
④ 이와 같이 무단점유자로 하여금 부동산소유자에게 부동산 사용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부동산 사용이익은 본래 부동산의 사용·수익·처분 권한을 가진 소유자에게 귀속되었어야 하고 수익자의 이익 보유에 정당한 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소유자가 그 이익의 원천이 된 물건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고 수익자에게는 물건으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향유할 아무런 권원이 없다는 것에 기초한 것이므로, 소유자가 실제로 부동산을 사용할 계획이 있었는지나 소유자의 사용이 현실적으로 방해되었는지, 즉 소유자에게 구체적·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는 부당이득의 성립 여부와 무관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당한 권원 없이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을 배타적으로 점유하여 사용한 자는 부동산의 점유·사용 그 자체로 부당한 이익을 얻게 되고, 이로 인하여 다른 구분소유자들은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이로써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 해당 공용부분에 대한 별개 용도로의 사용 가능성이나 다른 목적으로 임대할 가능성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⑵ 법률상 원인 없음
‘침해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상대방이 그 이익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35903 판결, 대법원 1988. 9. 13. 선고 87다카205 판결).
다. 침해부당이득 사례
⑴ 채권의 귀속을 침해한 경우(대법원 1999. 4. 27. 선고 98다61593 판결)
⑵ 집행채무자 소유 아닌 동산을 경락인이 선의취득 한 경우(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51332 판결)
⑶ 소유물의 구성부분을 권원 없이 수취한 경우(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5551 판결)
⑷ 타인 소유 물건을 권원 없이 사용하는 경우
⑸ 저당권 등 우선변제권 있는 담보권이 침해된 경우 : ① 우선권 있는 담보권임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받지 못한 경우(대법원 1962. 2. 16. 선고 64다1544 판결) ② 저당권등기가 불법으로 말소되어 배당을 받지 못한 경우(대법원 1998. 10. 2. 선고 98다27197 판결)
⑹ 무권리자가 타인의 권리를 제3자에게 처분하였으나 선의 제3자의 보호규정에 의
하여 원래의 권리자가 권리를 상실하는 경우(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0다40239 판결)
⑺ 부당배당의 경우 : 확정된 배당표에 의하여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실체법상의 권리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배당을 받아야 할 채권자가 배당을 받지 못하고 배당을 받지 못할 사람이 배당을 받은 경우에, 배당을 받지 못한 채권자로서는 배당에 관하여 이의를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배당을 받지 못할 사람이면서도 배당을 받은 사람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39546 판결,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90708 판결 등 참조).
배당을 받지 못한 그 채권자가 일반채권자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1. 3. 13. 선고 99다26948 판결).
배당이의소송은 대립하는 당사자 사이의 배당액을 둘러싼 분쟁을 그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판결의 효력은 오직 그 소송의 당사자에게만 미칠 뿐이므로, 어느 채권자가 배당이의소송에서의 승소확정판결에 기초하여 경정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을 받은 경우에 있어서도, 그 배당이 배당이의소송에서 패소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아닌 다른 배당요구채권자가 배당받을 몫까지도 배당받은 결과로 된다면 그 다른 배당요구채권자는 위 법리에 따라 배당이의소송의 승소확정판결에 따라 배당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39546 판결).
위와 같이 대법원은 배당받을 권리 있는 채권자가 자신이 배당받을 몫을 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권리 없는 다른 채권자가 그 몫을 배당받은 경우에는 배당이의 여부 또는 배당표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배당받을 수 있었던 채권자가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러한 법리의 주된 근거는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가 배당이의 등을 하지 않아 배당절차가 종료되었더라도 그의 몫을 배당받은 다른 채권자에게 그 이득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는 이상 잘못된 배당의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체법 질서에 부합한다는 데에 있다. 나아가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허용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배당이의 소의 한계나 채권자취소소송의 가액반환에 따른 문제점 보완), 현행 민사집행법에 따른 배당절차의 제도상 또는 실무상 한계로 인한 문제, 민사집행법 제155조의 내용과 취지, 입법연혁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종래 대법원 판례는 법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19. 7. 18. 선고 2014다206983 전원합의체 판결 : 담보권 실행을 위한 부동산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인 A은행은 2순위로 자신의 채권액 전부를 배당받고 일반채권자인 원고와 피고 등은 6순위로 배당요구 채권액 중 일부만 배당받는 내용의 배당표가 작성되었는데, 원고와 피고가 모두 배당기일에 출석하였으나 원고는 이의하지 않고 피고만 위 은행에 배당된 배당금에 대해 이의한 후 위 은행을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그 소송에서 화해권고결정을 받아 위 은행에 배당된 배당금 전액을 피고가 수령하자, 그 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그 배당금 중에서 피고와 같은 순위의 채권자인 원고의 채권액에 비례한 금액만큼 원고에게 반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종래 대법원 판례에 따라 배당절차에 참가한 채권자가 배당기일에서 이의하지 않았더라도 그 배당절차에서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판결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이다.
한편, 아직 배당금이 지급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배당금지급청구권의 양도에 의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여야지 그 채권 가액에 해당하는 금전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3. 4. 26. 자 2009마1932 결정).
또한, 배당절차에서 권리 없는 자가 배당을 받아갔다면 이는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이득을 한 것이라고 할 것이나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사람은 그 배당이 잘못되지 않았더라면 배당을 받을 수 있었던 사람이지 이것이 다음 순위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도 채무자에게 귀속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10. 10. 선고 99다53230 판결).
4. 비용부당이득
⑴ 양육의무자가 자기의 의무범위를 넘어 양육비를 지출한 경우,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다른 양육의무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대법원 1994. 5. 13. 자 92스1 전원합의체결정)
⑵ 유익비의 상환
⑶ 타인 채무의 변제
⑷ 자기 채무의 변제로 타인의 채무 또는 책임이 소멸하는 경우(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4604 판결)
5. 부당이득제도의 이론구성에 관한 통일설과 비통일설
가. 통일설과 비통일설
⑴ 통일설 : ‘공평의 이념’을 근거로 하여 부당이득제도를 하나의 통일적 제도로 설명하는 견해로서 종래의 다수설이다. 통일설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성립하려면, ①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에 의하여 이익을 얻을 것(이득요건), ② 그 이득으로 말미암아 그 타인에게 손해를 주었을 것(손해요건), ③ 그 이득과 손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을 것(인과관계 요건), ④ 그 이득에 법률상의 원인이 없을 것(법률상의 원인의 흠결 요건)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⑵ 비통일설(유형론)
① 급부부당이득: 계약 기타 채권관계에서 채무의 이행으로 이루어진 급부의 청산을 내용으로 하는 부당이득제도로서(반환의무자의 이득은 손실자의 급부에 의하여 발생함), 급부의 원인관계가 불성립/무효/취소 등으로 소멸된 경우, 협의의 비채변제 등이 대표적 예이다. 급부부당이득법은 주로 계약법의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
② 침해부당이득: 반환의무자가 타인(= 반환청구권자)의 권리를 객관적으로 침해함으로써 반환청구권자에게 부여되는 배타적 이익이 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귀속된 경우 그 반환을 내용으로 하는 부당이득제도로서, 반환의무자의 이득이 반환의무자의 행위(소비, 처분, 사용, 부합, 혼화, 기공 등)에 의하여 반환청구권자의 권리내용이 침해되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침해부당이득법은 불법행위법의 보충 규범이다.
③ 비용부당이득: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거나 타인 소유의 물건에 비용을 지출하는 등의 사안에서 비용지출자가 사무관리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그로 인하여 그 타인이 얻은 이득의 반환에 관한 부당이득제도로서, 비용부당이득법은 사무관리법의 보충규범으로 기능한다.
① 급부부당이득에 대응하는 의미에서 ② 침해부당이득과 ③ 비용부당이득을 포괄하여 비급부부당이득이라고 한다.
나. 급부/침해/비용지출 등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⑴ 급부과정의 단축에 의하여 계약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3각 관계 급부), 자신의 계약상대방과의 법률관계 소멸을 이유로 그 제3자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부정)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계약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그 급부로써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의 상대방에 대한 급부가 이루어질 뿐 아니라 그 상대방의 제3자에 대한 급부로도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2001다46730 판결, 2006다46278 판결).
이와 같이 삼각관계에서의 급부가 이루어진 경우에, 제3자가 급부를 수령함에 있 어 계약의 일방당사자가 계약상대방에 대하여 급부를 한 원인관계인 법률관계에 무효 등의 흠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계약의 일방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2006다46278 판결).
⑵ 계약에 의한 급부가 제3자의 이득으로 된 경우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그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 전용물소권)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 부정)
계약상의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인 계약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게 되고,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계약상의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이익의 귀속 주체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99다66564, 66571 판결,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49976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9269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48568 판결).
⑶ 침해자의 권리침해에 따른 이익을 제3자도 사실상 얻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로서, 이른바 ‘편취금전에 의한 채무변제에서의 부당이득’ 문제 : 채권자(제3자)에게 악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부당이득이 인정되지 아니함(악의 또는 중과실이 있으면 피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을 청구할 수 있음)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바,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53733,53740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등).
이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편취한 금원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채권자의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대신 변제하는데 사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53733,53740 판결), 채무자가 횡령한 금원을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⑷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거나 타인 소유 물건에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 등의 부당이득(비통일설에서는 비용부당이득으로 봄)에 있어서는 성격상 비용지출의 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란 상정하기 어려울 것임
판례는 급부부당이득 사안에서는 계약당사자 이외의 제3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제3자의 선의나 악의, 과실 유무 등을 불문하고 허용되지 않지만 침해부당이득 사안[피해자 ➜ 채무자(편취자) ➜ 채권자]에서는 채권자의 악의 또는 중과실을 요건으로 채권자에 대한 피해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허용된다는 입장이다(비용부당이득은 이 사건과 무관하므로 논외로 한다). 이러한 점에서 급부부당이득 사안인지 침해부당이득 사안인지의 구별이 의미가 있다.
II. 다수당사자 사이의 부당이득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241-1248 참조]
1. 전용물소권
⑴ 계약상의 급부가 계약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계약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이외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⑵ 이를 긍정하게 되면, ① 자기 책임 아래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② 채권자인 계약당사자가 채무자인 계약 상대방의 일반채권자에 비하여 우대받는 결과가 되어 일반채권자의 이익을 해치게 되고, ③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은 경우 계약상의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이익의 귀속 주체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99다66564,66571 판결 이래 확립된 판례의 입장이다).
2. 횡령한 돈에 의한 변제
⑴ 예를 들어 A가 B 소유의 돈을 횡령하여 자신의 채권자 C에게 변제한 경우, B는 C에게 직접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그 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금전에 관하여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가 있다’는 법리에 따르면, C는 위 돈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때문에 B의 청구원인으로는 부당이득만이 문제될 수 있다.
⑵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은 “부당이득 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바,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횡령한 금전을 그대로 채권자에 대한 채무 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피해자의 손실과 채권자의 이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이 명백하고, 한편 채무자가 횡령한 금전으로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금전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나,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단순히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변제는 유효하고 채권자의 금전 취득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B가 C의 악의 또는 중과실을 증명해야만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그 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C의 변제 수령의 법률상 원인은 C의 A에 대한 채권으로서 C가 악의 또는 중과실이라고 하여 법률상 원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
이에 따르면 B는 경우에 따라 채권자취소권의 법리에 의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음은 별론, C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한다.
⑶ 한편, 위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횡령한 금원을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 甲이 지방세무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아무런 과오납환부사유가 없는 사망자나 관외 거주자 등에게 과오납 환부사유가 있는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여 친정아버지인 乙을 포함한 가족들 또는 지인들 명의의 계좌로 과오납금을 송금하는 방법으로 수차례 횡령을 하였는데, 乙이 자신에게 송금된 돈 중 甲에게 다시 계좌이체를 해주고 남은 돈 및 횡령금의 일부로서 甲에게서 별도로 교부받은 돈을 집수리비용과 차량구입비용으로 사용한 사안에서, 甲이 횡령금 중 일부를 乙에게 송금하거나 교부함으로써 증여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乙이 위 돈을 송금받거나 교부받을 당시 그것이 횡령한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부당이득 성립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하는데도, 이에 이르지 않은 채 선의취득 여부만을 살펴 乙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3. 편취한 돈에 의한 변제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241-1248 참조]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인바,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함에 있어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 등), 이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편취한 금원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채권자의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대신 변제하는 데 사용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다49726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53733, 53740 판결, 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2다44358, 44365 판결).
4. 이른바 지시삼각관계 또는 단축급부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241-1248 참조]
가. 총설
⑴ 급부의 목적물이 물건인 경우와 금전인 경우를 나누어 살펴보아야 한다.
금전의 경우에는 점유가 있는 곳에 소유가 있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금전이 지급된 뒤 원인행위가 무효이거나 취소·해제되더라도 급여자에게 소유권이 회복되지 않고, 따라서 부당이득만이 문제 된다.
반면 물건의 소유권이 이전된 뒤 원인행위가 무효이거나 취소·해제되면 물권행위의 유인성에 따라 소유권 변동의 효과 또한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어 급여자가 소유권을 회복하므로 부당이득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도 문제되는데,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의 상대방은 현재 소유권을 침해하는 자이면 충분하고 반드시 계약상대방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⑵ 한편, 세 당사자가 등장하더라도 지시삼각관계 또는 단축급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보험계약자가 타인의 생활상의 부양이나 경제적 지원을 목적으로 보험자와 사이에 타인을 보험수익자로 하는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 계약을 체결하여 보험수익자가 보험금 청구권을 취득한 경우, 보험자의 보험수익자에 대한 급부는 보험수익자에 대한 보험자 자신의 고유한 채무를 이행한 것이다. 따라서 보험자는 보험계약이 무효이거나 해제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하여 그가 이미 보험수익자에게 급부한 것의 반환을 구할 수 있고, 이는 타인을 위한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이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6다255125 판결).
나. 물건의 소유권의 직접 이전
⑴ [예시]
A가 B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이어 B가 C에게 그 부동산을 미등기전매 하였는데, B의 지시에 의하여 A가 C에게 직접 그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경우. 이는 다시 A와 B 사이에 제3자를 위한 계약이 있고 C는 단지 제3자로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제3자를 위한 계약형)와, A, B, C 3자 사이에 중간생략등기의 합의가 있는 경우(3자 합의형)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대가관계(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에 흠결이 있는 경우에 어떤 형태인지에 따라 소유권 귀속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구분이 쉬운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3다49771 판결의 사안은 A와 B 사이에 A가 직접 C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고 이에 따라 A와 C 사이에 직접 매매계약서가 작성된 것인데, 대법원은 이를 A와 B 사이에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이 성립하였고 C는 A와 직접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에 대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를 A, B, C 3자 사이에 중간생략등기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한편,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는 둘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바, C가 단순히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것인지 아니면 합의의 당사자로서 의사표시를 한 것인지에 따라 결론을 달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는 보다 검토가 필요한 듯하다.
⑵ 제3자를 위한 계약형
㈎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기본관계)이 무효인 경우
기본관계가 무효이면 제3자를 위한 계약도 무효가 되므로 C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제3자 보호 규정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인무효가 된다. 따라서 A는 C에게 소유권에 기초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대가관계)이 무효인 경우
대가관계가 무효라도 제3자를 위한 계약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C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유효하다(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3다49771 판결 참조).
그렇다면 B는 C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여야 한다.
㈐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과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이 모두 무효인 경우
기본관계와 대가관계가 모두 무효인 경우 제3자를 위한 계약도 당연히 무효가 된다.
따라서 C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가 되므로 A는 C에게 소유권에 기초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⑶ 3자 합의형
A에게서 C로 직접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3자 합의는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 및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이 모두 유효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둘 중 하나라도 무효가 되면 3자 합의 또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
㈎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
3자 합의는 무효이고, 또한 C 명의의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C 명의의 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다. 따라서 A는 C에게 소유권에 기초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제3자 보호 규정이 있는 경우(예컨대 제108조 제2항)에는 C 명의의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여 유효하다고 평가될 수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다44860 판결 : 이 판결은 원고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을, 갑, 피고 사이에 차례로 매매(교환)계약이 체결된 뒤 위 4인의 합의에 의하여 원고로부터 피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원고가 을의 사기를 이유로 을과의 계약을 적법하게 취소한 사안에서, 피고는 제110조 제3항의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소유권에 기한 등기말소청구를 기각하였다.
㈏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
3자 합의는 무효이고, 또한 C 명의의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C 명의의 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다. 그런데 B는 소유권을 취득한 바 없기 때문에 C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는 없다. 따라서 B는 A를 대위하여 C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한 뒤 다시 A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아야 한다(통설).
이에 대하여는 이 경우에 한하여 유인주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C 명의의 등기를 유효한 것으로 보고, B는 C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이유로 소유권의 반환을 청구하여야 한다는 소수설이 있다(제철웅).
㈐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과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이 모두 무효인 경우
3자 합의는 무효이고, 또한 C 명의의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C 명의의 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다. 따라서 A는 C에게 소유권에 기초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다. 금전의 직접 지급
⑴ 예시
(예) 위 사례에서 B의 지시에 의하여 C가 A에게 직접 매매대금을 지급한 경우. 이 경우에는 제3자를 위한 계약형인지 3자 합의형인지 나누어 볼 필요가 없다. 기본관계(B와 C의 매매계약) 또는 대가관계(A와 B의 매매계약)에 흠결이 있는 경우 어떤 형태든지 금전의 소유권은 여전히 금전을 받은 A에게 있어 오직 부당이득 반환만 문제되기 때문이다.
⑵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기본관계)이 무효인 경우
① 이 경우 C는 누구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여야 하는가? 급부가 C에서 A로 이루어졌으므로 A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가?
②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 판결은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계약 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이른바 삼각관계에서의 급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급부로써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의 상대방에 대한 급부가 이루어질 뿐 아니라 그 상대방의 제3자에 대한 급부로도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C는 A에게 직접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그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였다.
③ A가 C로부터 매매대금을 받은 것은 B와의 유효한 매매계약에 의한 것으로 법률상 원인이 있고, B와 C의 매매계약의 청산은 그들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만일 C가 A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 아래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B의 무자력의 위험)을 제3자인 A에게 전가시키는 것이 되어(C의 A에 대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정하면 A는 다시 B에게 매매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여야 하는데, B가 무자력이라면 그 만족을 얻을 수 없다)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부당하기 때문에, C는 계약상대방인 B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여야지 A에게 직접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그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98706 판결 : 예를 들어 계약상 금전채무를 지는 이가 채권자 갑의 지시에 좇아 갑에 대한 채권자 또는 갑이 증여하고자 하는 이에게 직접 금전을 지급한 경우 또는 남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하여 꽃을 산 사람이 경사의 당사자에게 직접 배달시킨 경우와 같이, 계약상 급부가 실제적으로는 제3자에게 행하여졌다고 하여도 그것은 계약상 채무의 적법한 이행[이른바 ‘제3자방(第三者方) 이행’]이라고 할 것이다. 이때 계약의 효력이 불발생하였으면, 그와 같이 적법한 이행을 한 계약당사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3자가 아니라 계약의 상대방 당사자에 대하여 계약의 효력불발생으로 인한 부당이득을 이유로 자신의 급부 또는 그 가액의 반환을 청구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다55447 판결 : 甲 주식회사가 乙 등과 상가 분양계약을 체결할 당시 丙 주식회사와 체결한 분양관리신탁계약 및 대리사무계약에 따라 분양대금채권을 丙 회사에 양도하였고, 乙 등이 이를 승낙하여 분양대금을 전부 丙 회사의 계좌로 납입하였는데, 그 후 乙 등이 甲 회사와 丙 회사를 상대로 분양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 또는 분양계약 취소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으로 乙 등이 납부한 분양대금 등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乙 등이 분양계약에 따라 丙 회사 명의의 계좌에 분양대금을 입금한 것은 이른바 ‘단축급부’에 해당하고, 이러한 경우 丙 회사는 甲 회사와의 분양관리신탁계약 및 대리사무계약에 따른 변제로서 정당하게 분양대금을 수령한 것이므로, 乙 등이 丙 회사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원상회복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한 사례이다.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04992 판결도 같은 취지이다.
④ 이러한 법리는 제3채무자가 질권자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였는데 입질채권이 부존재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92258 판결은, 원고 보험회사가 보험금청구권에 대하여 질권을 취득한 피고 은행에 보험금을 직접 지급하고 피고 은행은 그 중 일부를 피고 회사에 대한 대출금채권의 변제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피고 회사에 반환하였는데 나중에 보험약관상 면책사유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이 부존재한 것으로 밝혀진 사안에서, “금전채권의 질권자가 민법 제353조 제1항, 제2항에 의하여 자기채권의 범위에서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질권자는 질권설정자의 대리인과 같은 지위에서 입질채권을 추심하여 자기채권의 변제에 충당하고 그 한도에서 질권설정자에 의한 변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므로(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5다60420 판결 등 참조), 위 범위에서는 제3채무자의 질권자에 대한 금전지급으로써 제3채무자의 질권설정자에 대한 급부가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질권설정자의 질권자에 대한 급부도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우 입질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 관계에 무효 등의 흠이 있어 입질채권이 부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제3채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 계약당사자인 질권설정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이고 질권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제3채무자가 질권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을 제3자인 질권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질권자가 질권설정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 판결,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다7566, 7573 판결 등 참조). 반면에 질권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자기채권을 초과하여 금전을 지급받은 경우 그 초과 지급 부분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제3채무자의 질권설정자에 대한 급부와 질권설정자의 질권자에 대한 급부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제3채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권자를 상대로 초과 지급 부분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상대방이 되는 수익자는 실질적으로 그 이익이 귀속된 주체이어야 하는데, 질권자가 초과 지급 부분을 질권설정자에게 그대로 반환한 경우에는 초과 지급 부분에 관하여 질권설정자가 실질적 이익을 받은 것이지 질권자로서는 실질적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제3채무자는 질권자를 상대로 초과 지급 부분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⑤ 이와 같이 삼각관계에서 급부가 이루어진 경우에, 제3자(A)가 급부를 수령함에 있어 계약의 일방당사자(C)가 계약상대방(B)에 대하여 급부를 한 원인관계인 법률관계에 무효 등의 흠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계약의 일방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46278 판결 : 원심은, 삼선동재건축조합에서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 등 납부를 결정한 이 사건 임시총회 및 정산총회의 결의가 부존재하거나 무효이므로 조합원인 원고들이 추가부담금 등을 납부할 법률상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삼선동재건축조합과 피고(시공사)의 추가부담금 등의 부과에 따라 원고들이 이를 납부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실을 입었고, 피고는 원고들이 납부한 금원을 공사대금 등에 충당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이러한 이득을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가 그대로 보유하게 하는 것은 공평의 관념에 반하여 부당하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는 직접 또는 삼선동재건축조합과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추가부담금 등을 부과·징수하였으므로 그 이득을 원고들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고, 설령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임시총회 및 정산총회의 결의에 하자가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던 이상 피고는 그 이득을 원고들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조합원의 지위에 있는 원고들은 비법인사단인 삼선동재건축조합과의 사이에 정관과 조합원총회의 결의에 따라 추가부담금 등을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내부관계에 있고, 삼선동재건축조합은 피고와 재건축사업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상의 의무로서 피고에게 공사대금 등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법률관계에 있는데, 원고들은 이 사건 임시총회 및 정산총회의 결의에 따른 삼선동재건축조합의 지시에 따라 직접적으로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는 제3자인 피고에게 추가부담금 등을 직접 지급한 것으로 인정된다. …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3자인 피고에 대하여 한 급부는 원고들의 삼선동재건축조합에 대한 추가부담금 등의 납부의무의 이행으로서 이루어진 것임과 동시에 삼선동재건축조합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 등 지급채무의 이행으로서도 이루어진 것이고, 다만 삼선동재건축조합의 지시 등으로 그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원고들이 피고에게 직접 급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원고들이 삼선동재건축조합에게 추가부담금 등을 납부한 법률상 원인이 된 이 사건 임시총회와 정산총회가 부존재하거나 무효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삼선동재건축조합과 사이의 재건축사업공사계약에 따른 공사대금 등의 변제로서 원고들로부터 추가납부금 등을 수령한 것이므로 피고가 그 급부의 수령에 대한 유효한 법률상 원인을 보유하고 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급부를 수령함에 있어, 원고들이 삼선동재건축조합에게 추가부담금 등을 납부한 법률상 원인이 된 이 사건 임시총회와 정산총회가 부존재하거나 무효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추가부담금 등을 수령함으로써 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것은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있다.
한편, 이득자가 손실자의 부당한 출연 과정을 알고 있었거나 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그 이득이 손실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은 손실자의 권리가 객관적으로 침해당하였을 때 그 대가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이른바 침해부당이득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으로서, 손실자가 스스로 이행한 급부의 청산을 구하는 경우(이른바 급부부당이득관계)에 관련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⑶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대가관계)이 무효인 경우
① 이 경우 직접 급부를 하지 않은 B가 A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가?
② 위 2001다46730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C에서 A로 직접 급부가 이루어짐에 따라 C의 B에 대한 급부, B의 A에 대한 급부가 각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B는 A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⑷ A와 B 사이의 매매계약, B와 C 사이의 매매계약이 모두 무효인 경우
① 이 경우 C는 직접 A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가?
② 만일 C가 A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A가 그 계약 상대방인 B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기 때문에, C는 B에게, B는 A에게 각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여야지 C가 직접 A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B가 무자력인 경우에는 C가 B를 대위하여 A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5. 소유권유보부매매 목적물의 부합에 있어 부당이득반환 문제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5호 민철기 P.79-101 참조]
가.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15602 판결의 분석
⑴ 원심의 판단
이 사건 철강제품이 공장 건물들에 부합되었으므로 부합 당시의 소유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철강제품 대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철강제품은 완공된 위 공장 건물들의 주요 구조체인 뼈대를 이루어, 위 건물들을 심하게 훼손하지 않고는 분리해 낼 수 없게 되었으므로, 위 건물들의 구성부분으로 부합되었다.
부합 당시 이 사건 철강제품의 소유자는 원고이고, 공장건물의 소유자는 피고이다. 따라서 원고는 甲뿐만 아니라 제3자인 피고에 대하여도 이 사건 철강제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공장건물들에 대하여는 피고가 건축허가를 받았고 완공 후 피고 명의로 소유권 보존등기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와 甲 사이에는 완공된 건물의 소유권을 피고에게 원시적으로 귀속시킨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철강제품이 위 공장 건물들에 부합될 당시 위 공장 건물들의 소유권은 피고에게 있었다.
피고는 부합에 관한 규정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다(이 사건 철강제품이 위 공장 건물들에 부합됨으로써 피고는 위 철강제품의 매매대금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는 그 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⑵ 문제점 제기
위 사안에서 소유권유보의 특약이 있으므로 이를 대외적으로 공시하지 않거나 제3자가 이에 관하여 선의였다고 하더라도 매매대금이 모두 지급되지 않은 이상 제3자(피고)는 매도인(원고)에 대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매도인은 제3자에 대하여 유보된 목적물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99다30534 판결). 다만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소유권유보의 특약이 있더라도 매수인으로부터 매매 목적물을 취득한 제3자가 부합, 선의취득 등의 독립한 원시취득의 요건을 구비한 경우 제3자가 목적물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매도인은 제3자에 대하여 목적물을 추급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부합과 선의취득의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① 선의취득은 민법 제249조가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 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에는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즉시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부합의 효과에 관하여는 민법 제261조가 ‘전 5조의 경우에 손해를 받은 자는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 다(선의취득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은 무권리자인 양도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 뿐 선의취득을 한 사람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는 없다).
② 부합의 경우에는 선의취득의 경우와 달리 부당이득에 관한 규정에 의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선의취득의 경우에는 거래에 의하여 목적물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하는 반면, 부합의 경우에는 사건에 의하여 목적물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기 때문이다. 즉 부합에 있어서는 당사자들의 의사가 개입되지 않는 사건에 의하여 소유권의 귀속이 달라지는 결과 그로 인한 정산의 필요가 남게 되는 것이다.
⑶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계약 당사자 사이에 계약관계가 연결되어 있어서 각각의 급부로 순차로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 계약관계에 기한 급부가 법률상의 원인이 되므로 최초의 급부자는 최후의 급부수령자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 판결 참조).
이와 달리, 매매 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이 유보된 상태에서 매매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대금이 모두 지급될 때까지는 매매 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고 점유의 이전만 있어 매수인이 이를 다시 매도하여 인도하더라도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므로(대법원 1999. 9. 7. 선고 99다3053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계약관계에 의한 급부만을 이유로 제3자는 소유자의 반환청구를 거부할 수 없고, 부합 등의 사유로 제3자가 소유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였다면 그 가액을 소유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함이 원칙이다. 다만 매매 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이 유보된 경우라 하더라도 이를 다시 매수한 제3자의 선의취득이 인정되는 때에는, 그 선의취득이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되므로 제3자는 그러한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매도인에 의하여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를 매수인이 제3자와 사이의 도급계약에 의하여 제3자 소유의 건물 건축에 사용하여 부합됨에 따라 매도인이 소유권을 상실하는 경우에, 비록 그 자재가 직접 매수인으로부터 제3자에게 교부된 것은 아니지만 도급계약에 따른 이행에 의하여 제3자에게 제공된 것으로서 거래에 의한 동산 양도와 유사한 실질을 가지므로, 그 부합에 의한 보상청구에 대하여도 위에서 본 선의취득에서의 이익보유에 관한 법리가 유추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가 제3자와 매수인과 사이에 이루어진 도급계약의 이행에 의하여 부합된 경우 보상청구를 거부할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제3자가 도급계약에 의하여 제공된 자재의 소유권이 유보된 사실에 관하여 과실 없이 알지 못한 경우라면 선의취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3자가 그 자재의 귀속으로 인한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매도인으로서는 그에 관한 보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⑷ 위 판결의 내용 분석
① 매도인과 중간자(건축업자)의 국면 : 소유권유보에도 불구하고 원고인 매도인의 급부가 있는 것으로 보게 되면 선의취득의 법리를 고려할 필요 없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부정된다. 그러나 소유권이 유보된 경우에는 단순한 급부관계가 연속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연속적 급부관계가 있었던 기존의 판례유형에 속하지 않는다. 소유권이 유보된 상태에서 급부가 이루어지면 소유권의 이전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침해부당이득에 의한 소유권취득에 해당한다.
② 중간자(건축업자)와 건축주의 국면 : 선의취득 규정이 직접 적용되는 경우에는 법률규정에 의한 소유권취득이 인정되더라도 거래행위를 통한 소유권취득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급부에 의한 소유권취득이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선의취득이 인정되면 소유권취득을 넘어서 재산적 이익 취득도 종국적으로 인정된다(즉 선의취득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없다).
선의취득 규정의 직접적용이 부정되어 부합을 포함한 첨부에 의한 법률규정에 따라 소유권취득이 인정되면 급부에 의한 소유권취득이 부정되므로 기본적으로 침해부당이득 유형에 속한다. 하지만 부합의 경우 법률규정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더라도 재산적 이익의 종국적 취득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선의취득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더라도 선의취득 법리의 유추적용을 통하여 종국적 이익취득이 인정될 수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그런 측면에서 본 사안은 선의취득의 법리를 차용하여 이해관계의 조정을 하고 있는 금전편취 부당이득에 관한 판결례와 유사한 점이 있다).
③ 선의취득 규정의 유추적용 : 선의취득은 거래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법률규정에 의한 소유권취득의 경우 선의취득에 관한 규정이 직접적용될 수 없으며 나아가 유추적용도 부정된다.
부합에 의한 소유권취득을 인정한 이상 거래행위가 아닌 법률규정에 의한 소유권의 변동이 있었으므로 선의취득에 관한 규정이 직접적용 또는 유추적용될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선의취득 규정과 달리 부합의 경우에는 이익의 반환여부가 문제되므로 선의취득 법리의 유추적용을 통하여 그 이익의 향유 여부에 관한 판단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선의취득 요건을 충족한 경우 선의의 양수인은 그가 취득한 이득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이므로 진정한 소유자는 선의의 양수인에 대하여 소유물반환청구는 물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이에 반하여 최종 매수인이 악의이거나 선의인데 과실이 있는 경우 및 매도된 물건이 도품․유실물인 경우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원소유자는 최종 매수인에게 소유물반환청구권 및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매수인이 그 물건을 건축에 사용하여 부합이 일어난 경우에는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원소유자에게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즉 도급계약에 의하여 완공된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 도급인의 경우를 동산을 재매수한 선의취득자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④ 입증책임의 분배 : 소유권유보부매매 목적물의 부합에 있어 부당이득반환 문제는 유형론의 입장에 따라 부합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법률상 원인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고, 따라서 소유권유보 사실을 알지 못한 데 대하여 자신에게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⑤ 판단시점의 문제 : 원래 부합은 하나의 객관적 ‘사건’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주관적 인식 여부와는 무관하다. 다만 위 판결은 법률관계의 형평이라는 측면에서 당사자의 주관적 인식 유무에 따라 부합에 따른 부수적 효과(부당이득반환)를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판단 시점은 부합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다282391 판결의 검토 (=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가 본인에게 효력이 없는 계약에 기초하여 매도인으로부터 무권대리인에게 이전되고, 무권대리인과 본인 사이에 이루어진 도급계약의 이행으로 본인 소유 건물의 건축에 사용되어 부합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요건매도인에게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가 본인에게 효력이 없는 계약에 기초하여 매도인으로부터 무권대리인에게 이전되고, 무권대리인과 본인 사이에 이루어진 도급계약의 이행으로 본인 소유 건물의 건축에 사용되어 부합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요건)
⑴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15602 판결의 법리가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칙적으로 원고의 건축물에 부합된 승강기 가액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지만 피고가 소유권이 유보된 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면(선의취득 법리의 유추적용) 승강기의 부합으로 인한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어 서 원고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⑵ 위 판결(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다282391 판결)은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유보된 자재가 제3자와 매수인 사이에 이루어진 도급계약의 이행으로 제3자 소유 건물의 건축에 사용되어 부합된 경우 보상청구를 거부할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제3자가 도급계약에 의하여 제공된 자재의 소유권이 유보된 사실에 관하여 과실 없이 알지 못한 경우라면 선의취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3자가 그 자재의 귀속으로 인한 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특수한 부당이득】《불법원인급여, 협의의 비채변제, 변제기 전의 변제, 타인채무의 착오변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특수한 부당이득 (= 불법원인급여, 협의의 비채변제, 변제기 전의 변제, 타인채무의 착오변제)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239-1241 참조]
가. 협의의 비채변제
⑴ 채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로서 변제하였다면 당연히 부당이득이 성립한다(제741조).
⑵ 그러나 ① 채무 없음을 알고 이를 변제하거나(제742조), ② 그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때(제744조)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54478 판결 :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처럼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였다면 그것은 채무자 아닌 사람이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는 민법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 또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피해자는 공무원에 대하여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고, 그에 따라 피해자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여 국가는 자신의 출연 없이 그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직접 배상한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에 대하여 국가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서 공무원이 변제한 금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⑶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에 관한 규정은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변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채무 없음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적용되지 아니하며(대법원 1998. 11. 13. 선고 97다58453 판결),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다40171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다96847 판결).
민법 제744조가 정하는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서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것인지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급부를 수령자가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판단하고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급부수령자에게 있으며, 비채변제가 강행법규를 위반한 무효의 약정 또는 상대방의 고의⋅중과실의 위법행위에 기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러한 변제행위를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라고 속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7362 판결).
⑷ 제744조가 정하는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있어서 그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것인지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그 비채변제의 급부가 수령자에게 그대로 보유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그 대상인 착오에 의한 비채변제가 강행법규를 위반한 무효의 약정 또는 상대방의 고의·중과실의 위법행위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인 경우에는 그러한 변제행위를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라고 속단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다52222, 52239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다67654 판결).
⑸ 다만, 민법 제742조 소정의 비채변제는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제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변제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54633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8다39786 판결,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다286577 판결(강제집행에 의한 채권의 만족은 변제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비채변제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⑹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은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변제자 측이 상대방의 비채변제 항변에 대한 재항변 사실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⑺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 사이의 조세법률관계에서 발생한 부당이득에 대하여는 민법 상의 비채변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데(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1419 판결 등), 그 이유 역시 조세법령에 따라 납세의무가 법정되어 있고 가산세 등으로 그 납부가 강제되며 체납절차를 통한 자력집행권에 기한 징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납세의무자로서는 부득이하게 일단은 납부할 수밖에 없다는 데 따른 것이다.
나. 변제기 전의 변제
⑴ 변제기에 있지 아니한 채무를 변제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제743조 본문).
변제기 전 변제라도 채무가 있는 이상 법률상 원인 없는 변제가 아니고, 채권자의 채무가 변제로 소멸하는 이상 채권자에게 이득이 생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는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 당연한 사리를 규정한 데 지나지 않는다.
⑵ 그러나 채무자가 착오로 인하여, 즉 변제기가 도래했다고 잘못 알고서 변제한 때에는 채권자는 이로 인하여 얻은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제743조 단서).
다. 타인 채무의 착오 변제
⑴ 채무자 아닌 제3자가 착오로 말미암아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 즉 자̇기̇의̇채̇무̇로̇ 잘̇못̇알̇고̇자̇기̇채̇무̇의̇이̇행̇으̇로̇서̇변̇제̇한 경우, 그 변제는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에 해당하지 않아 무효이므로 변제자는 원칙적으로 채권자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채권을 갖는다(제741조).
◎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09다67351 판결 : 원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가압류된 후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요청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한 발주자가 그 후 가압류에 기초한 압류 및 추심권자에게 추심금을 지급하게 되자, 수급사업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발주자는 원사업자에 대한 잔여 공사대금채무가 소멸하는 대신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착오를 일으켜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사업자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사례.
⑵ 그러나 채권자가 선의로 증서를 훼멸하거나 담보를 포기하거나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때에는 변제자는 채권자에게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제745조 제1항).
이 경우 변제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745조 제2항).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4450 판결 : 자동차손해배상보장사업자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6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보상금지급의무가 없음에도 보험회사가 면책주장을 하며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피해자들로부터 보상금을 청구받고 보장사업자에게 위 법조에 의한 보상금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에 피해자들이 보험회사 등을 상대로 그들이 수령한 보상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청구하거나 별도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결국 피해자들의 보험회사 등에 대한 위 보상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채권이 시효로 소멸한 경우, 이는 채무자 아닌 보장사업자가 착오로 보험회사 등의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인 피해자들이 선의로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보장사업자는 채무자인 보험회사 등에 대하여 민법 제745조 제2항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사례.
⑶ 이해관계 없는 제3자가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여 변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제469조 제2항)에도 제745조 제1항이 유추적용될 수 있다.
◎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78702 판결 :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인 갑이 을의 병 은행에 대한 대출원리금을 대위변제하자 병 은행이 이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한 사안에서, 채권자 병 은행으로서는 갑의 변제가 을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고 그 채무의 담보인 근저당권을 말소함으로써 채무자 을을 상대로 한 채권 보전이나 행사가 어렵게 되었다는 이유로, 민법 제745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갑이 병 은행에 위 대위변제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라. 불법원인급여 : 항을 나누어 살펴본다.
2. 불법원인급여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37-145 참조]
가. 이미 이루어진 급여의 반환 청구 (= 불법원인급여)
민법 제746조 본문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제103조 등과 표리를 이루어서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이 스스로 그러한 불법성을 주장하여서 법의 보호를 구할 수 없다는 법의 일반적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고(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35412 판결), 한편으로는 불법적 원인행위를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나. 요건
⑴ ‘불법의 원인’
① 판례는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로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법률의 금지에 위반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불법원인급여를 긍정한 사례]
◎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4다27488, 27495 판결 : 윤락행위 및 그것을 유인·강요하는 행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므로, 윤락행위를 할 자를 고용·모집하거나 그 직업을 소개·알선한 자가 윤락행위를 할 자를 고용·모집함에 있어 성매매의 유인·강요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선불금 등 명목으로 제공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등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 대법원 2013. 6. 14. 선고 2011다65174 판결 : 윤락행위 및 그것을 유인·강요하는 행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므로, 윤락행위를 할 사람을 고용함에 있어 성매매의 유인·권유·강요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선불금 등 명목으로 제공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등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나아가 성매매의 직접적 대가로서 제공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성매매를 전제하고 지급하였거나 성매매와 관련성이 있는 경제적 이익이면 모두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불법원인급여를 부정한 사례]
◎ 대법원 1991. 3. 12. 선고 90다18524 판결 :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부동산의 소유자 명의를 신탁하는 것이 모두 위와 같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41722 판결 :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 규정하는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실권리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거나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는 그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하는 것일 뿐이므로,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법률은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약정과 그 등기에 기한 물권변동만을 무효로 하고 명의신탁자가 다른 법률관계에 기초하여 등기회복 등의 권리행사를 하는 것까지 금지하지는 않는 대신,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행정적 제재나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사적자치 및 재산권보장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률이 비록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 탈세, 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여 타인 명의의 등기가 마쳐졌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② 또한, “여기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부의 원인이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부가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이루어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 목적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라고 한다.
[불법원인급여를 긍정한 사례]
◎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7도1270 판결 : 피고인 갑이 피고인 을, 병으로부터 정 등의 금융다단계 상습사기 범죄수익 등인 400만 위안을 교부받아 자신의 은행계좌에 입금하여 보관하다가 임의로 출금·사용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 갑이 범죄수익 등의 은닉범행 등을 위해 교부받은 400만 위안은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물건에 해당하여 소유권이 피고인 갑에게 귀속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 갑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불법원인급여와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불법원인급여를 부정한 사례]
◎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 농지임대차가 농지법에 위반되어 그 계약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임대 목적이 농지로 보전되기 어려운 용도에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서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경우라거나 임대인이 자경할 의사가 전혀 없이 오로지 투기의 대상으로 취득한 농지를 투하자본 회수의 일환으로 임대하는 경우 등 사회통념으로 볼 때 헌법 제121조 제2항이 농지 임대의 정당한 목적으로 규정한 농업생산성의 제고 및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전혀 관련성이 없고 구 농지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어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농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동안 임차인의 권원 없는 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하여 임차인이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그 반환을 거부할 수는 없다. ※ 이 경우 임대인의 손해액 또는 임차인의 이득액인 ‘임료 상당액’의 산정 방법은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다216421, 216438 판결(이때의 ‘임료 상당액’은 해당 농지가 다른 용도로 불법으로 전용되어 이용되는 상태임을 전제로 산정하여서는 안 됨은 물론, 임대차보증금이 없는 경우를 전제로 객관적으로 산정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강행법규인 농지법 제23조의 위반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이 무효가 되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하여 그 점유·사용에 관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지만, 그 약정 차임이 해당 농지가 불법으로 전용되는 상태가 아닌 경우로서, 임대차보증금이 없는 경우임을 전제로 객관적으로 산정된 ‘임료 상당액’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곧바로 이를 그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 금액으로 추인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무효인 농지임대차계약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되어 강행법규인 농지법 제23조의 규범 목적과 취지를 사실상 잠탈하게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참조.
⑵ ‘급여’
㈎ 자발적 급여
㈏ 종국적 급여
① 취지 : 급여가 종국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급여의 수령자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별도로 법의 보호를 요구해야 하는데 이는 스스로 불법을 저지른 자가 그 불법의 효과를 원용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급여자는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고, 수령자도 급여의 만족을 얻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법률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재화의 이용에 지장을 초래한다. 예컨대 도박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저당권 설정이 제746조에 정한 급여에 해당한다고 보면, 채무자 및 저당권설정자는 채권자에게 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없고 채권자 또한 채무자가 도박 채무를 변제하지 않은 경우 저당권에 기초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없게 되어 위와 같이 법률적으로 무의미한 저당권이 그대로 남게 되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으로 돌아가 반환청구를 인정하는 것이다.
② 구체적으로 ‘저당권의 설정’은 종국적인 급여가 아니나(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55234 판결),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지 않는 양도담보의 설정’은 종국적인 급여에 해당한다[대법원 1989. 9. 29. 선고 89다카5994 판결. 이 판결에서는 그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가등기담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양도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 양도담보권자는 대외적인 관계에서 그 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신탁적 양도설)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55234 판결: 민법 제746조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그에 대한 법적 보호를 거절함으로써 소극적으로 법적 정의를 유지하려고 하는 취지이므로, 위 법조항에서 말하는 이익에는 사실상의 이익도 포함되나, 그 이익은 재산상 가치가 있는 종국적인 것이어야 하고, 그것이 종속적인 것에 불과하여 수령자가 그 이익을 향수하려면 경매신청을 하는 것과 같이 별도의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도박자금을 제공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채권의 담보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을 뿐이라는 것인바, 위와 같은 근저당권설정등기로 피고가 받을 이익은 소유권이전과 같은 종국적인 것이 되지 못하고 따라서 위 법조항에서 말하는 이익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인 원고는 민법 제746조의 적용을 받음이 없이 그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다. 효과
⑴ 원칙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제746조 본문).
⑵ 예외
㈎ 불법의 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제746조 단서)
㈏ 불법성 비교
제746조에 의하면 급여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급여자에게 불법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수익자에게 불법 원인이 있는지의 여부나 수익자의 불법 원인의 정도 내지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큰지의 여부를 막론하고 급여자는 그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면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한 경우에도 급여자의 반환 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공평에 반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제746조 본문의 적용이 배제되어 급여자의 반환 청구는 허용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① 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12947 판결: 소외 전주이씨 익안대군 영가정파종중이 제1심 피고들에게 그 소유명의를 신탁하여 두었던 이 사건 토지를 원고가 제1심 피고들로부터 매수하기로 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가 명의수탁자인 제1심 피고들의 배신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이루어진 반사회적인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따라서 제1심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수령한 이 사건 토지 매매대금은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한 이득이므로 피고들은 위 매매대금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위 매매대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또 위와 같은 사정 아래 지급된 위 금원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와 제1심 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은 원고와 제1심 피고들이 상호 공모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와 제1심 피고들에게 모두 불법성이 있었다고 할 것이나, 위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당하여 그 패소판결을 선고받은 바 있는 제1심 피고들로서는 원고 측의 권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절대로 응하지 말았어야 할 것이므로, 제1심 피고들의 위와 같은 불법성은 명의신탁된 토지임을 알면서 명의수탁자인 제1심 피고들을 권유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한 원고 측의 불법성보다 더욱 크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급여자인 원고 측보다 더 큰 불법을 저지른 수령자 측인 피고들이 위 매매대금의 지급이 불법
원인급여임을 이유로 그 반환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고, 그렇지 않다고 하면 원고로서는 실제 소유자인 위 종중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추탈당한 데 반하여 그 대금은 반환받을 수 없게 되어 심히 부당한 결과가 된다.
②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5다49530 판결: 원고는 안영주에 대한 도박 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원고 소유의 주택을 안영주에게 양도하기로 한 것이지만 내기 바둑에의 계획적인 유인, 내기 바둑에서의 사기적 행태, 도박자금 대여 및 회수 과정에서의 폭리성과 갈취성 등에서 드러나는 수익자인 안영주의 불법성의 정도가 내기 바둑에의 수동적인 가담, 도박 채무의 누증으로 인한 도박의 지속, 도박 채무 변제를 위한 유일한 재산인 주택의 양도 등으로 인한 원고의 불법성보다 훨씬 크다고 보아 원고로서는 위 주택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③ 대법원 1999. 9. 17. 선고 98도2036 판결:포주인 피고인이 피해자가 손님을 상대로 윤락행위를 할 수 있도록 업소를 제공하고, 윤락녀인 피해자가 윤락행위의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화대를 피고인에게 보관하도록 하였다가 이를 분배하기로 한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고, 따라서 피해자가 그 약정에 기초하여 피고인에게 화대를 교부한 것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급여를 한 경우로 보아야 하겠지만,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다방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피해자를 수차 찾아가 자신의 업소에서 윤락행위를 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함으로써 피해자가 피고인과 사이에 위와 같은 약정을 맺고서 윤락행위를 하게 되었고, 피고인은 전직 경찰관으로서 행정사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자신의 업소에 피해자 등 5명의 윤락녀를 두고 그들이 받은 화대에서 상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영업으로 해 왔음에 반하여, 피해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두 아들이 있음에도 남편이 알코올중독으로 생활능력이 없어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피고인의 권유에 따라 윤락행위에 이르게 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그 약정에 이르게 된 경위에다가 앞에서 본 약정의 구체적 내용, 급여의 성격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 측의 불법성이 피해자 측의 그것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민법 제746조 본문의 적용은 배제되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관한 화대의 소유권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속하는 것이어서, 피해자는 그 전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를 구성한다.
㈐ 기타 합목적성의 관점에 의한 예외
민법 제746조는 ‘스스로 불법을 저지른 자가 그 불법을 원용하여 법의 보호를 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리에 근거한 것으로서, 한편으로는 불법적 원인행위를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합목적성의 관점, 즉 ‘당사자 중 누가 급부를 보유하는 것이 정당성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가?’ 및 ‘누가 급부를 보유하는 것이 불법의 억제에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일정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제2매매계약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인 경우, 제2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및 대금지급은 모두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함에도, 제1매수인은 매도인을 대위하여 제2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제2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바, 이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라. 적용범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금지하는 제746조 본문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제103조 등과 표리를 이루어서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이 스스로 그러한 불법성을 주장하여서 법의 보호를 구할 수 없다는 법의 일반적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이념은 법적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가급적 관철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35412 판결).
⑴ 물권적 청구권
대법원은 “민법 제746조는 민법 제103조와 함께 사법의 기저를 이루는 하나의 큰 이상의 표현으로서 이것이 비록 민법 채권편 부당이득의 장에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의 복구가 부당이득의 반환 청구라는 형식으로 주장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고, 그 근본에 있어서는 단지 부당이득제도만을 제한하는 이론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사법의 기본 이념으로 군림하여, 결국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은 그 스스로 불법한 행위를 주장하여, 복구를 그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소구할 수 없다는 이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라 하여 상대방에게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한 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그 원인행위가 무효이기 때문에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여전히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는 것이고, 그리하여 그 반사적 효과로서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하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라고 한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급여자가 소유권에 기초하여 반환 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그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전제로서 급부의 원인이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임을 주장하여야 하는데(예컨대 갑이 을에게 부첩관계의 유지를 조건으로 갑 소유의 부동산을 증여하고 그에 따라 위 부동산에 관하여 을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는데, 그 후 갑이 을에게 위 증여가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임을 이유로 소유권에 기초하여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경우, 갑은 위 부동산이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인 위 증여가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임을 주장, 증명해야 한다), 이는 스스로 불법을 저지른 자가 그 불법을 원용하여 법의 조력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역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할 것이므로 판례의 입장이 타당하다.
⑵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피해자가 가해자의 위법행위로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불법한 법률행위를 주장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 또한 스스로 불법을 저지른 자가 그 불법을 원용하여 법의 조력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판례도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사람은 상대방 수령자가 그 ‘불법의 원인’에 가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만 불법의 원인이 있거나 그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불법성보다 현저히 크다고 평가되는 등으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급여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상규에 명백히 반한다고 평가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그 재산의 급여로 말미암아 발생한 자신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와 같은 경우에 급여자의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다면, 이는 급여자는 결국 자신이 행한 급부 자체 또는 그 경제적 동일물을 환수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되어, 민법 제746조에서 실정법적으로 구체화된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법이념에 반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35412 판결 : 피고가 기초자치단체의 의원으로서 관할 등기소에 청탁하여 임야의 등기명의인 표시가 경정되도록 하여 주겠다는 명목으로 원고(종중)의 총무 등으로부터 1억 원을 교부받은 사안에서, 원고는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 총무 등의 금전횡령행위에 관하여 원고 총무 등과 연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므로 위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으나, 대법원은 원고 총무 등의 위와 같은 금전지급행위는 원고에게 그 효과가 귀속되어야 하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본문과 같은 법리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위 1억 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⑶ 기타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제746조의 규정취지는 제103조와 함께 사법의 기본이념으로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은 그 형식 여하를 불문하고 스스로 한 불법행위의 무효를 주장하여 그 복구를 소구할 수 없다는 법의 이상을 표현하는 것이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만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므로,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금원을 급여한 사람이 그 금원의 교부가 송금위탁계약에 기한 것으로 이의 해제를 전제로 그 반환을 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2. 11. 선고 92다33169 판결 : 송금액에 해당하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포탈의 범죄를 저지르기 위하여 환전상 인가를 받지 아니한 자에게 비밀송금을 위탁한 자가 송금위탁계약의 해제를 원인으로 하여 지급한 돈의 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은 사례).
마.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약정
⑴ 급여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
예컨대 갑이 공무원인 을에게 뇌물로서 금원을 교부하면서 만일 일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을로부터 위 금원을 반환받기로 약정한 경우, 이러한 반환 약정 또한 공서양속에 위배되므로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가 된다.
⑵ 급여 이후에 사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예컨대 갑이 공무원인 을에게 뇌물로서 금원을 교부하였는데 그 후에 일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자 다시 을로부터 위 금원을 반환받기로 약정한 경우 갑은 위 반환약정에 기초하여 을에게 위 금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불법원인급여 후 급부를 이행받은 자가 급부의 원인행위와 별도의 약정으로 급부 그 자체 또는 그에 갈음한 대가물을 반환하기로 한 경우에 관하여, 임의반환이 가능함을 이유로 반환약정의 효력을 언제나 긍정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으나, 대법원은 “불법원인급여 후 급부를 이행받은 자가 급부의 원인행위와 별도의 약정으로 급부 그 자체 또는 그에 갈음한 대가물의 반환을 특약하는 것은 불법원인급여를 한 자가 그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와는 달리 그 반환약정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되지 않는 한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여기서 반환약정 자체의 무효 여부는 반환약정 그 자체의 목적 뿐만 아니라 당초의 불법원인급여가 이루어진 경위, 쌍방당사자의 불법성의 정도, 반환약정의 체결과정 등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한편 반환약정이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은 수익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여(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12580 판결), 경우에 따라 반환약정 자체가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위 사례와 같은 경우에는 반환약정 자체에 반사회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반환약정은 무효가 된다.
◎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51994 판결: 원심은, 위 김기현이 원고에게 청탁의 대가로 지급한 금 50,000,000원은 불법적인 목적을 위한 돈으로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그 후 원고가 위 김기현에게 위 돈을 반환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피고에게 이익 반환의 약속으로서 발행한 이 사건 약속어음의 청구 및 그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 및 그 공정증서의 작성, 교부 행위 자체에는 어떠한 불법의 원인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에게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특별한 청탁을 하게 하고 그에 대한 보수로 돈을 지급할 것을 내용으로 한 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무효의 계약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민법 제746조에 의하여 그 대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으며, 나아가 그 돈을 반환하여 주기로 한 약정도 결국 불법원인급여물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그 반환약정에 기초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 하더라도 채권자는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위와 같이 위 김기현이 원고에 대하여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청탁을 하게 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급한 후, 그 반환을 위하여 피고 앞으로 약속어음이 발행되고 그에 기한 공정증서가 작성된 사실을 인정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민법 제746조에 의하여 위 약속어음금을 청구할 수 없고, 따라서 위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허용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