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상 고지의무위반 및 통지의무위반, 위험변경증가통지의무】《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존재하는 위험을 고지하지 아니하였고(고지의무위반), 해당 위험이 보험계약 기간 중에도 계속되는 경우 통지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9766 판결), 피보험자가 동일한 보험회사와 복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계약자 등이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및 피보험자의 직업이나 직무에 따라 적용해야 할 보험요율에 차이가 있는 상해보험계약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후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는 경우의 통지의무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보험자가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였으나, 보험계약 기간 중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경우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부를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 보험계약자)와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 정도(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존재하는 위험을 고지하지 아니하였고(고지의무 위반), 해당 위험이 보험계약 기간 중에도 계속되는 경우 통지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9766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4. 8. 15.자 공보, 김윤종 P.27-32 참조]
가. 상법상 고지의무와 통지의무 일반
⑴ 고지의무
㈎ 관련 규정
● 상법 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자가 계약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보험계약은 일종의 사행계약에 속하므로 보험자는 우연한 사고의 범위를 결정할 위험에 관한 정확한 평가와 한계설정을 할 필요가 있는데, 그 기초가 되는 사정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 측에 속하는 사정이므로 보험자가 이를 독자적으로 탐지하기 어려우므로 보험계약의 체결 단계에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이러한 사정을 고지하도록 함 ☞ 보험계약의 기술성 및 선의성
㈐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에 대한 판례의 입장은 아래와 같음
◎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27971 판결 :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자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는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하고, 어떠한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가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보험의 기술에 정통한 전문가의 감정에 의하여 결정될 수밖에 없다.
☞ 중요사항에는 직접 피보험자의 신체 또는 보험의 목적에 존재하는 절대적 위험사항(유전병, 건강상태, 건물 내의 인화물의 장치 등)과 피보험자 또는 보험의 목적의 환경에 존재하는 관계적 위험사항(직업, 신분, 건물부근 상황 등) 등과 그 밖에 이러한 사항의 존재를 추단케 하는 사항(다른 보험자에게 청약하여 승낙이 거절된 사실, 질병을 원인으로 입원한 사실 등) 등이 해당되고,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자가 알고 있는 사항에 한함(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37474 판결)
㈑ 중요한 사항에 관한 불고지 또는 불실고지와 고지의무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고의란 고지하지 않은 중요한 사실의 존재를 알고 있거나 고지한 사실이 불실한 사실임을 알고 있는 것이고, 중대한 과실이란 고지해야 할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현저한 부주의로 인해 그 사실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하거나 그 사실이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함(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27971 판결)
㈒ 고지의무의 위반 여부는 보험계약 성립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0다78135, 78142 판결)
⑵ 통지의무
㈎ 관련 규정
● 상법 제652조(위험변경증가의 통지와 계약해지)
①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상법 제652조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 체결 당시 전제로 삼았던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한 경우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있음
㈐ ☞ 통지의무는 보험기간 계속 중 위험측정의 기초가 되는 사정에 관하여 보험자에게 알리도록 하는 것으로서 고지의무와 입법취지 및 제도적 의의를 공유함
㈑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이란 그 변경 또는 증가된 위험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의미하고(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32564 판결), 위험의 변경·증가가 있었는지 여부는 보험목적물의 사용·수익방법의 변경, 보험료율의 주요 결정요소의 변경 등 구체적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인정·판단하여야 함(대법원 1996. 7. 26. 선고 95다52505 판결)
㈒ 통지의무의 경우 계약해지 외에도 계약을 유지하면서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항)는 점에서 고지의무위반의 효과와 구별됨
나.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체결한 보험계약 계속 중 그 위험이 계속되는 경우 통지의무의 인정 여부 (= ☞ 소극)
⑴ 상법 제651조 내지 653조(보험계약자 등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위험증가와 계약해지)의 문언상 고지의무는 계약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통지의무는 계약체결 후 계약기간 중에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에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음
⑵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계약 당시 고지한 내용(보험증권에 기재된 내용)을 기준으로 하면 보험계약체결 이후에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음
⑶ 그러나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에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를 전제로 하므로,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는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것으로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문언에 충실한 해석임
⑷ ☜ 특히 위험을 실제와 다르게 고지한 경우 ‘보험계약 체결 당시 고지된 위험’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은 고지의무위반 시 통지의무가 발생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가 되어서 부당함
⑸ 고지의무위반만 적용된다고 보면 계약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난 경우에는 보험자의 해지권이 소멸되어 보험계약이 유지되는데, 통지의무위반도 적용된다고 보면 기간 제한없이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어 보험계약자가 불안한 지위에 놓임
⑹ 이처럼 고지의무위반과 통지의무위반을 중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면 고지의무에 관하여 통지의무와 달리 독자적인 규율을 하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고, 보험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권리를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됨
즉, 이 사건과 같이 기간의 제한 없이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계약을 유지하고 싶으면 보험료 증액만 청구할 수도 있음
다.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이 소멸된 경우 통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인정 여부 (=☞ 소극)
⑴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권 행사기간을 정한 취지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계약 해지 여부를 신속하게 확정하여 법률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법률관계의 변화가능성은 완전히 소멸된다고 보아야 함
⑵ 보험계약자가 고지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했다가 사후적으로 증가한 위험을 통지하지 않은 경우 보험자는 이를 안 날로부터 1개월 내에만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고의로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는 계약체결 후 3년 경과 시 해지권이 소멸하게 되어 고의로 고지의무를 위반한 자가 의무위반으로 인한 제재로부터 유리해진다는 점이 문제될 수 있음
⑶ 그러나 이는 현행 상법체계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로서 해석을 통하여 형평을 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고지의무위반의 경우에도 보험계약자 등이 기망이나 법률행위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 등을 원인으로 하는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른 보험계약 취소는 가능함
라.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9766 판결)의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9766 판결)은 보험계약 체결 당시 고지의무를 위반하여 이미 존재하는 위험을 고지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러한 위험이 보험기간 중 계속되었다가 발현된 경우에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것으로 보아 통지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최초로 법리를 설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⑵ 특히 상법 제651조에서 규정하는 고지의무와 제652조 등에서 규정하는 통지의무의 입법취지와 제도적 의의를 밝히고 조문의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통하여 고지의무위반에 따른 해지권의 행사기간 등 해당 조항의 독립적 의미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함
마.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존재하는 위험을 고지하지 아니하였고(고지의무위반), 해당 위험이 보험계약 기간 중에도 계속되는 경우 통지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9766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존재하는 위험을 고지하지 않았고, 그 위험이 계약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우 통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이다.
⑵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도록 하면서,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들을 별도로 두어 해지권의 행사기간을 달리 규율하는 취지나 각 규정의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는 중요한 사실이 보험계약 성립 시에 존재하는 경우에 발생하고,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는 보험계약 성립 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이후 보험기간 중에 사고발생의 위험이 새롭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보험계약 성립 시 고지된 위험과 보험기간 중 객관적으로 존재하게 된 위험에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험기간 중 사고발생의 위험이 새롭게 변경 또는 증가되었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 보험자는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는 있어도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 이는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경과하여 보험자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⑶ 망인과 배우자인 원고 1은 보험회사인 피고와 망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망인은 보험계약 체결 이전부터 사망할 때까지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는데도 보험계약 체결 당시 망인의 직업을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낮은 직업으로 고지하였고,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 고지된 직업과 실제 직업이 다르다는 것을 통지하지 않았음. 이후 망인이 사망하자 망인의 법정상속인인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피고가 망인과 원고 1이 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주장한 사안임
⑷ 원심은, 망인과 배우자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망인의 직업을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낮은 직업으로 고지하여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으나 보험기간 중에 실제 직업이 변경되지는 않았으므로 그 직업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고지된 것과 다르더라도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2. 피보험자가 동일한 보험회사와 복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계약자 등이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및 피보험자의 직업이나 직무에 따라 적용해야 할 보험요율에 차이가 있는 상해보험계약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후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는 경우의 통지의무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1. 15.자 공보, 김윤종 P.8-13 참조]
가. 문제의 소재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의 사안에서 주된 쟁점은 원고가 피고 보험회사와 피보험자를 丙으로 하여 상해보험계 약과 운전자 보험계약을 각각 체결하였는데, 그 사이 피보험자의 직업이 변경되어 일반적으로 사고발생 위험이 변경․증가된 경우 직업 변경 이전에 체결함 상해보험계약과 관련하여서는 상당 한 기간 이를 통지하지 않았으나, 새롭게 체결한 운전자 보험계약의 보험증권에 이전의 직업이 그대로 기재된 것을 확인한 직후 보험설계사에게 그 직업 변경 사실을 통지한 경우, 이전에 체 결된 상해보험계약에 관하여도 통지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임
나. 관련 조문과 약관의 규정



다.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 일반
⑴ 보험자는 사전에 위험의 내용과 크기를 파악하여 위험의 인수 여부를 결정하고 그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측정하여 보험료를 산출한 다음 이를 토대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데, 보험계약 체결 당시 전제로 하였던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변경·증가하게 되면 위험의 크기와 보험계약의 내용이 부합하지 않게 되므로, 이를 시정 또는 조정할 필요가 있음
⑵ 상법은 보험기간 중 보험계약자 등이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보험자는 통지를 받은 때에는 1월내에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
‣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란 그 정도의 위험이 계약체결 당시에 존재하였다면 보험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정도를 의미함(대법원 2000. 7. 4. 선고 98다62909, 62916 판결 등)
⑶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이고, 통지의무의 상대방은 보험자 또는 그로부터 통지수령권을 위임받은 사람임
‣ 보험중개사나 보험설계사는 별도로 보험자로부터 통지수령권을 위임받지 않는 한 통지의 적법한 상대방이 되지 않으므로, 보험설계사가 현저한 위험변경·증가의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곧 보험자가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판례의 태도임(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6다19672, 19689 판결)
⑷ 상법 제652조에 따른 통지는 위험변경·증가를 안 때에 ‘지체 없이’ 하여야 하고, 여기서 ‘지체 없이’란 ‘자기의 책임 있는 사유로 늦춤이 없이’의 의미이며, 그 내용은 보험자가 위험을 증가시키는 일정한 사태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면 족함
⑸ 보험자는 보험료 증액청구권과 보험계약 해지권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고, 통상 보험약관들은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위험변경 전에 적용된 보험요율과 위험변경 후에 적용해야 할 보험요율의 비율에 따라 보험금을 삭감하여 지급하는 규정을 두고 있음
‣ 판례는 이러한 약관조항이 실질적으로 약정된 보험금 중에서 삭감하여 지급하는 부분에 관하여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므로, 그 해지에 관하여는 상법 제653조에서 규정하는 해지기간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는 입장임(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2다63312 판결)
라. 원고의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상 통지의무 이행 여부 ☞ 긍정
⑴ 원고는 2017. 10.경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을 체결한 직후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피보험자의 직업이 일반 경찰관에서 화물차 운전사로 변경되었다고 알렸는데 이러한 행위가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관한 통지의무 이행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련하여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상반됨
⑵ ㈎ 원심은 ① ㉠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과 운전자 보험계약은 별개의 보험계약이고, ㉡ 피고는 원고로부터 보험금 청구를 받은 후 손해사정보고서를 통한 조사․확인절차를 거친 시점에서야 비로소 피보험자의 직업변경 사실을 알게 된 점, ㉢ 원고가 2017. 10.말경 이 사건 운전자 보험의 보험설계사에게 피보험자의 직업변경 사실을 고지한 것을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관하여도 직업변경사실을 통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통지의무 이행을 인정하지 아니하였음
㈏ 나아가 원심은 피고가 통지의무 해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 및 이러한 위험변경증가를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도 판단하였는데,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해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는 선례를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음(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13474 판결)
①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이 체결된 이후 11년이 경과한 시점에 원고가 새롭게 별도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직업변경사실을 고지하였으며 이에 따라 운전자보험에 관하여는 증액된 보험료를 납부하여 왔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보험자의 직업변경 사실을 손해사정보고서를 제출받은 시점으로 판단하였으므로 적법하게 해지권 행사 또는 감액의 통지를 하였음
② 피보험자가 영업용 화물차량에 관하여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보험자의 직업이 변경되었음을 알 수 없고, 각각의 보험계약에 대한 정보가 당연히 공유된다거나 이를 기대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배척하였음
⑶ ㈎ 그러나 대법원은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이 설시한 법리에 따라 보건대 ㉠ 원고가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 체결 직후 바로 담당 보험설계사에게 직업변경을 고지하여 보험설계사가 이를 피고에게 전달하였고, ㉡ 운전자 보험증권에 ‘일반 경찰관’으로 기재되었던 것이 비추어 보면 피고와 체결한 각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피보험자의 정보가 공유되는 것처럼 인식되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과 관련하여도 피고에게 통지가 이루어진 것으로 믿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 원고가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에 한하여 직업변경을 통지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 당시 보험설계사는 원고가 운전자 보험 외에 상해보험계약에도 가입하여 있고 거기에 직업이 ‘일반 경찰관’으로 되어 있는 점도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관하여도 통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음
㈏ 나아가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은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서면주의를 택하고 있으나, 보험설계사가 통지를 받아 이를 내부자료에 입력․문서화한 이상 통지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였음
마. 원심 인용 선례에 대한 평가
◎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13474 판결 : 피보험자의 직업이나 직무에 따라 보험금에 차등이 있는 생명보험계약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직업이나 직종을 변경하는 경우에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도록 하면서 그 통지의무를 해태한 경우에는 보험자는 직업 또는 직무의 변경 전후에 적용되는 보험요율의 차이에 의한 비율에 따라 보험금을 삭감하여 지급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보험자가 그와 같은 해태사실을 안 때부터 1개월이 지났거나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해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위 고지의무 해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
☞ 위 선례의 사안은 보험회사와 생명보험 겸 상해보험의 성격을 가진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무원이었던 피보험자가 그 후 화물차 운전기사로 직업을 변경한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채 다시 해당 보험회사와 영업용 화물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여 화물차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로서 판례는 두 보험의 보험사가 모두 같은 보험회사라는 사실만으로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직업변경 사실을 알았거나 설사 몰랐더라도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임
바.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의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은 동일한 보험회사와 복수의 보험계약을 순차로 체결하면서 보험계약자가 새로 체결하는 보험계약에서 이전에 체결한 보험계약상 직업이 그대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에게 직업 변경을 통지한 경우에 기존 보험계약상의 통지의무(약관상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 사안의 개별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기존의 대법원 판례의 입장에 비추어 다소 이례적인 판단을 한 사안으로 사료됨
⑵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자 등이 위험변경 및 증가 통지의무를 이행할 때에는 함에 있어 각각의 보험계약에 해당하는 통지를 하여야 하고, 적어도 보험계약을 특정하여 위험변경 또는 증가에 관한 통지를 하여야 하고, 해당 보험계약의 보험약관에서 요구하는 방식(서면방식)에 따라 통지하여야 함이 상당함
⑶ 그러나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는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과 관련하여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상의 보험약관에서 정한 통지의무의 방식도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
⑷ 다만 보험계약자 등의 통지의무 이행 측면이 아니라, 보험자가 피고가 통지의무 해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 및 이러한 위험변경증가를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것인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원심과 다른 규범적 판단도 가능할 것으로 사료됨
⑸ 즉, 보험자에게 피보험자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조직화하여 내부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본다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의 사안과 같이 기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에 대한 새로운 보험계약이 체결되면서 새롭게 수집된 주요 정보가 있다면 보험자는 이를 용이하게 기존 보험계약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규범적 평가를 할 수도 있을 것임
‣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로서는 피고가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에 관하여 보험료를 조정한 이상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관하여도 직업 변경사실이 통지되었다고 신뢰하였을 가능성이 높음
사. 피보험자가 동일한 보험회사와 복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계약자 등이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및 피보험자의 직업이나 직무에 따라 적용해야 할 보험요율에 차이가 있는 상해보험계약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후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는 경우의 통지의무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2다238633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하나의 보험회사에 대하여 피보험자가 동일한 여러 개의 보험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경우 여러 개의 보험계약에 관하여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이다.
⑵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보험자가 위 위험변경증가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1월 내에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상법 제652조). 이때 하나의 보험회사에 대하여 피보험자가 동일한 여러 개의 보험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경우 여러 개의 보험계약에 관하여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는 보험회사와 사이에 체결된 보험계약의 내역,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회사에 알린 내용과 알리게 된 경위, 이후 보험회사의 처리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피보험자의 직업이나 직무에 따라 적용해야 할 보험요율에 차이가 있는 상해보험계약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후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는 경우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는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⑶ 원고는 피고와 피보험자를 A로 하여 상해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과 운전자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을 순차로 체결하였음.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편입된 보험약관에는 ‘계약을 맺은 후 피보험자가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한 경우 지체 없이 서면으로 회사에 알리고 보험가입증서에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
이 사건 운전자보험계약 체결 전 A의 직업이 경찰관에서 화물차 운전기사로 변경되었는데, 원고는 신규 발급받은 운전자 보험증권에 A의 직업이 경찰관으로 기재된 것을 확인하여 이 사건 운전자보험계약 체결 담당 보험설계사에게 직업 변경 사실을 알렸고, 피고는 이 사건 운전자보험계약의 보험료를 증액함. 이후 원고가 A의 교통사고를 이유로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함
⑷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운전자보험계약 체결 관련 업무를 담당한 보험설계사에게 A의 직업 변경 사실을 이야기한 것만으로 상법이나 이 사건 보험약관이 규정하고 있는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담당 보험설계사에게 직업 변경 사실을 통지하면서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과 피보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관하여도 피고에게 통지가 이루어진다고 믿었을 것으로 보이고, ② 원고가 직업 변경 사실을 알릴 당시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만을 특정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③ 피고의 보험설계사가 작성한 경위서에 비추어 당시 보험설계사는 원고가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 외에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가입되어 있고 거기에도 직업이 ‘일반 경찰관’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④ 피고가 보험설계사로부터 직업 변경 사실을 전달받아 이를 바탕으로 피고의 내부 자료에 전달받은 내용을 입력하여 문서화한 이상 원고가 이를 서면에 의하여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통지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관하여도 상법 제652조 또는 이 사건 보험약관이 규정하고 있는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와 관련한 통지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3.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보험자가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였으나, 보험계약 기간 중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경우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부를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 보험계약자)와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 정도(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3. 1.자 공보, 김윤종 P.6-9 참조]
가. 문제의 소재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의 사안에서 주된 쟁점은 보험계약자측의 고지의무 위반과 이 사건 보험사고(피보험자 甲의 만성 골수성 백혈병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로서 인과관계 존재 또는 부존재의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 및 그 증명의 정도라고 볼 수 있음
- 이 사건 보험계약이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적법하게 해지된 사정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임
⑵ 원심은 마치 원고가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 부존재를 증명하였다고 보았다기 보다는 피고(보험자)가 인과관계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보험금지급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설시한 측면이 있음


나.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른 보험금 지급의무

⑴ 고지의무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된 경우 보험계약의 해지 이전에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보험자에게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고, 지급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음(제655조 본문)
⑵ 그러나 예외적으로 고지의무의 위반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증명된 경우 즉, 해지 전에 발생한 보험사고와 불고지·부실고지된 사항 사이에 인과관계 없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책임을 부담함(동조 단서)
- 이러한 경우 불고지·부실고지된 사항과 보험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부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계약자 측이 부담함
⑶ 판례도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된 경우 보험자에게 보험금지급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자측에서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음을 증명하여야 한다고 보고, 인과관계가 조금이라도 인정되는 때에는 쉽사리 상법 제655조 단서 규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판시하였음
◎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91405, 91412 판결 :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중요한 사항의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고지의무 위반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 즉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불실고지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위 불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을 것이나,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가 부존재하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측에 있으므로, 만일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규지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위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 해당 판결의 사안에서는 보험계약자측이 해당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인 시각장애 여부에 대하여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이와 같은 시각장애가 해당 보험사고의 발생에 기여한 정도를 10% 정도로 볼 수 있으므로 보험계약자측의 고지의무 위반과 해당 보험사고의 발생 사이에 전혀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⑷ 이처럼 선례에서 보험계약자측에 증명책임을 부과하고 인과관계를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으면 증명을 배척한다는 입장인데, 대상판결(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 사안의 원심 판단은 이러한 판례의 태도와 상반되는 설시를 하였다고 볼 수 있음
⑸ 따라서 대상판결(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에서 설시한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사고와 원고측의 고지의무 사이의 인과관계 부존재가 명백하게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은 타당하다고 사료됨
① 이 사건 진료의뢰서에 기재된 백혈구 및 혈소판 수치의 지속적 증가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의심할 수 있는 주된 지표임
② 피보험자인 甲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후로 급성 신우신염으로 수차례 통원치료 및 입원 치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백혈구 및 혈소판 증가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자 담당의 사가 상급병원에 진료를 의뢰하였으며 4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경과에 비추어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다. 대상판결(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의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은 보험계약상 고지의무 등의 위반에 따른 보험계약 해지시 보험자가 예외적으로 보험금 지급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상법 제655조 단서의 해석과 관련하여, 고지의무 등의 위반과 보험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부존재는 보험계약자측에서 증명하여야 하고, 인과관계가 조금이라도 인정된다면 쉽게 단서 조항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선례를 재차 확인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음
⑵ 특히 대상판결(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은 해당 사안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볼 때에 보험계약자 등이 위반한 고지의무의 내용이 추후 발생한 보험사고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완전하게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처럼 명백하게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위 상법 제655조 단서가 적용되지 아니함을 명확히 하였음
라.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보험자가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였으나, 보험계약 기간 중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경우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부를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 보험계약자)와 인과관계의 부존재 증명 정도(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72941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상법 제655조 단서에서 정한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 또는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되거나 증가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 보험계약자)이다.
⑵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중요한 사항의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 즉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부실고지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보험자는 위 불고지 또는 부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이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보험계약자 측에 있으므로, 만일 그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인정할 여지가 있으면 위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2. 10. 23. 선고 92다28259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91405, 91412 판결 등 참조).
⑶ 원고는 보험회사인 피고와, 피보험자를 원고의 약혼자인 A로, 보험수익자를 원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 그런데 A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체결되기 약 2주 전에 급성 신우신염으로 10여 일간 입원치료를 받았고(이하 ‘이 사건 입원치료’),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일 A가 의사로부터 발급받은 진료의뢰서에는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확인되어 감염내과, 혈액내과 진료를 의뢰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이하 ‘이 사건 진료의뢰서’).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이 사건 입원치료 사실 및 이 사건 진료의뢰서 발급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A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체결된 지 약 4개월 후 상급병원에서 ‘만성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음(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함
⑷ 원심은, 이 사건 진료의뢰서상 A의 백혈구, 혈소판 등 수치가 높게 확인된다는 기재가 있고 이러한 증상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의심하는 지표 중 하나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과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에도 불구하고 상법 제655조 단서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사고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백혈구 및 혈소판 수치의 지속적 증가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의심할 수 있는 주된 지표인 점, 이 사건 진료의뢰서 발급 시점과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백혈구 및 혈소판 수치의 증가와 만성 골수성 백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전혀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고지하지 아니한 이 사건 입원치료 사실 및 이 사건 진료의뢰서 발급 사실과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할 여지가 있으므로, 원고가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이 사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3.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10. 1.자 공보, 김윤종 P.57-63]
가. 상법상 위험변경증가에 대한 통지의무
⑴ 상법 규정
● 제652조(위험변경증가의 통지와 계약해지)
①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② 보험자가 제1항의 위험변경증가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1월내에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제653조(보험계약자 등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위험증가와 계약해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월 내에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제655조(계약해지와 보험금청구권)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라도 보험자가 제650조, 제651조, 제652조 및 제653조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였을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 또는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되거나 증가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⑵ 의의
㈎ 보험자는 사전에 위험의 내용과 크기 및 그 현실화 가능성을 측정하여 보험계약 체결 여부 및 보험료를 결정하게 됨 → 보험계약 체결 당시 전제로 하였던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변경증가하게 되면 위험의 크기와 보험계약의 내용이 부합하지 않게 되므로 이를 시정 또는 조정할 필요가 있음 → 상법 제652조와 제653조는 이를 위하여 보험기간 중에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변경증가된 경우 이를 보험자에게 알리도록 한 규정임
㈏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위험과 계약을 일치시키기 위한 규정인 반면, 상법 제652조, 제653조의 통지의무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 위험과 계약을 일치시키기 위한 규정임
㈐ 통상 보험약관에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는 ‘계약 전 알릴 의무’라는 표제의 조항으로, 상법 제652조, 제653조의 통지의무는 ‘계약 후 알릴 의무’라는 표제의 조항으로 구체화되어 있음
⑶ 상법 제652조와 제653조의 관계
㈎ 상법 제652조를 보험계약자 등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한 위험변경증가(객관적 위험변경증가)에 관한 규정이라고 하면서 그에 따른 의무를 ‘통지의무’라고 하고, 제653조를 보험계약자 등의 의사에 의한 위험변경증가(주관적 위험변경증가)에 관한 규정이라고 하면서 그에 따른 의무를 ‘위험유지의무’라고 하나, 양자의 관계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음
- 판례·실무에서는 주관적 위험변경증가의 경우에도 상법 제652조에 따른 통지의무가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해석은 기본법 중의 하나인 상법 특정 규정을 형해화시키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음
㈏ 문언과 입법 연혁(독일 구 보험계약법) 등을 종합하여 보면, i) 상법 제652조는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변경증가된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나중에 알게 된 경우 이를 보험자에게 알릴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고, ii) 제653조는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히 변경증가될 사유를 발생시키기 전에 미리 이를 보험자에게 알려 보험료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즉, 그러한 통지 없이는 위험을 변경증가시키지 아니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라고 볼 것임 → 양자 모두 통지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보아야 함
- 보험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에서는 객관적 위험변경증가 사유와 주관적 위험변경증가 사유를 구분하지 않고 규정하고 있고, 굳이 분류하여 보면 후자가 많음
나. 보험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과 상법상 통지의무의 관계
⑴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
㈎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그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여야 함[상법 제638조의3 제1항,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 제3조 제2 항, 제3항]
㈏ 다만, 보험약관에 정해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i)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과 ii) 법령에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에 대하여는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됨(판례)
㈐ 보험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은 상법 제652조, 제653조(통지의무)를 구체화하거나 되풀이한 규정인바, 위 약관조항에 대한 명시·설명의무의 면제 여부 및 명시·설명의무 위반의 경우 상법규정의 적용 여부가 문제됨
- 이는 보험약관의 ‘계약 전 알릴 의무’ 조항과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문제됨
⑵ 보험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에 대한 명시·설명의무 면제 여부
㈎ 화재보험 표준약관과 질병·상해보험(손해보험회사용) 표준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음


㈏ 보험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은 상법 제652조, 제653조에 정한 통지의무의 ‘구체화 조항’과 ‘되풀이 조항’으로 나눌 수 있음
① 구체화 조항: 대부분은 상법상 통지의무 규정의 추상적 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유를 규정한 조항임(화재보험 표준약관 제16조 제1항 제1~6호, 질병·상해보험 표준약관 제13조 제1항 제1~4호)
② 되풀이 조항: 구체적인 통지의무 사유를 열거한 후 마지막에 상법상 통지의무 규정의 추상적인 내용을 그대로 일반조항으로 옮겨놓은 조항을 두기도 함(화재보험 표준약관 제16조 제1항 제7호)
㈐ 보험약관 중 상법규정의 ‘되풀이 조항’은 단순히 상법규정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것에 불과하므로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나, ‘구체화 조항’은 단순히 상법규정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것이 아니므로 별도의 면제사유가 없는 한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함(판례)
- 대상판결(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이 인용한 2009다91316 판결과 2020다291449 판결은 이륜자동차 사용을 통지하도록 규정한 상해보험 약관조항에 대하여 단순히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만 판시하였으나, 2013다217108 판결은 직업의 변경을 통지하도록 규정한 상해보험 약관조항에 대하여 ‘이들 조항은 상법상 통지의무의 요건에 해당하는 사유들을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상법상 통지의무 규정을 단순히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정도의 조항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음
⑶ 상법상 통지의무를 구체화한 약관조항과 상법상 통지의무 규정의 관계
㈎ 상법상 통지의무를 구체화한 약관조항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 해당 약관조항은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으므로 약관조항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해지는 불가능하지만 상법상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해지는 가능함
- 명시·설명의무 위반의 효과는 해당 약관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하지 못한다는 것에 불과하고, 그로 인하여 상법규정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님
㈏ 상법상 통지의무를 구체화한 약관조항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의 해지에 있어서는 i) 약관조항에 정한 특정 사유의 발생과 ii) 보험계약자 등의 미통지만으로 충분하지만, 상법상 통지의무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의 해지에 있어서는 i) 위험변경증가에 해당하는 사유(event)의 발생, ii) 해당 사유가 위험변경증가에 해당한다는 점(character)에 대한 보험계약자 등의 인식 및 iii) 보험계약자 등의 미통지라는 요건이 필요함
- 상법상 통지의무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 등이 위험의 변경증가가 있음을 알아야 하는데, ‘위험변경증가가 있음을 안다’는 것은 어떠한 상태의 변경(event)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상태의 변경이 보험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한다는 것 (character)까지 아는 것을 말하기 때문임(대법원 2013다217108 판결)
㈐ 특정 사유가 위험변경증가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험계약자 등이 알았는지 여부는 사실인정의 문제임
① 대법원 2012다62318 판결은 ‘오토바이 사용’을 통지하지 않은 사안에서, 보험청약서의 오토바이 소유 또는 운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함으로써 오토바이 운전이 보험인수나 보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보험계약자 등은 오토바이 운전이 보험사고 발생 위험의 현저한 변경증가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인정된다고 하여 상법상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상해보험계약의 해지를 인정하였음
② 대법원 2013다217108 판결은 대학생이 방송장비대여업을 하게 되었으나 ‘직업 변경’을 통지하지 않은 사안에서, 방송장비대여업이 사회통념상 일반적인 대학생이 졸업 후 취업하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운 직업이라거나 방송장비대여업이 고도의 위험을 수반하는 직업이라는 사정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달리 보험계약자 등이 위와 같은 직업 변경으로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증가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하여 상법상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상해보험계약의 해지를 부정하였음
③ 위 두 판결은 같은 날 같은 쟁점에 대하여 선고된 것인바, 사안을 달리함으로 인하여 결론이 나뉜 것으로 비교하여 볼 필요가 있음
다. 대상판결(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의 판단 및 의의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은 피고가 보험약관상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과 상법상 통지의무 위반을 모두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이 명시·설명의무 위반을 들어 전자에 의한 보험계약 해지가 부적법하다는 판단만을 하고 후자에 의한 보험계약 해지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상법상 통지의무 규정과 이를 구체화한 보험약관 조항의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데 따른 판단 누락의 위법’이라고 하였음
⑵ 대상판결(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은 약관조항 중 추상적인 법률규정을 구체화하여 규정한 조항은 단순히 법령에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조항이 아니어서 그에 대한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과 약관조항 중 추상적인 법률규정을 구체화하여 규정한 조항이 명시·설명 의무 위반으로 계약의 내용으로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해당 법률규정의 적용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음
라.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구체화한 보험약관조항에 대하여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명시ㆍ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이 체결됨으로써 보험자가 그 약관조항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하지 못하게 된 경우, 그 보험계약에 대하여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적용이 배제되는지 여부(소극)이다.
⑵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 이러한 통지의무는 보험계약의 효과로서 인정되는 의무가 아니라 상법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의무로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
만약 보험약관에서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 지체 없이 회사에 알려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에는 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면, 그 약관조항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것으로 상법 제652조 제1항을 단순히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정도의 조항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보험계약자가 위 약관조항의 내용을 잘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 아닌 한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1316(본소), 2009다91323(반소)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다291449 판결 참조].
그러나 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보험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을 뿐이고, 이때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적용까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해태하였다면, 보험자는 이를 이유로 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⑶ 원고(보험계약자)와 피고(보험회사)가 피보험자를 원고의 자녀인 A로,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원고로 각각 정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담보사항 중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상해사망보험금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음.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제15조 제1항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계약 후 알릴 의무’를 규정하고, 제16조 제1항 제2호는 계약 후 알릴 의무 불이행을 계약 해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음(이하 통틀어 ‘이 사건 약관조항’).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 A는 청약서의 ‘9. 현재 운전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란에 ‘아니오’라고 표시하였는데, 그 후 A는 배달전문 음식점을 개업하고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하여 이동하던 중 만취 상태로 운행 중이던 차량에 충돌하여 사망하였음.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피보험자 A는 이 사건 약관조항에 따른 계약 후 알릴 의무와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내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안임
⑷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명시ㆍ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약관조항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피보험자 A가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해지 주장을 배척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보험계약자인 원고 또는 피보험자인 A가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해태한 경우 피고는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명시ㆍ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 상법 조항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피고는 원고에 대한 계약해지의 의사표시 당시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과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 위반을 각각 해지사유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제1심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A의 이 사건 약관조항에 따른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과 별도로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였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약관조항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에 관하여만 판단하고,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 주장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ㆍ환송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