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권침해】《상대방의 음성을 녹음, 배포하는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 배포하는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12. 1.자 공보, 황진구 P.53-55]
가. 근로관계에서 무단녹음행위와 음성권침해
⑴ 이 사건의 사안은 대화 당사자 중 일방이 상대방 몰래 대화를 녹음하고, 노동위원회,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경우임
⑵ 음성권 침해를 이유로 한 원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제1심, 원심, 대법원 모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단을 하였음. 음성권 침해에 관하여 직접적 판시를 한 대법원의 선례는 없었던 듯함
⑶ 제1심은 초상권 침해행위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음성권 침해에도 그대로 원용할 수 있는 것처럼 판시하였음(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27455 판결)

☞ 그러면서 제1심(=원심)은 ① 녹음의 내용(사생활에 관련된 것이 아님, 원고와 피고의 공통 관심사), ② 장소(영업소 사무실), ③ 필요성(근로계약 갱신기대 여부 확인), ④ 녹음의 방법(일부가 아니라 전체, 왜곡 가능성 낮음), ⑤ 사용처(노동위원회, 법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함. 원심은 여기에 녹음의 대상인 대화의 내용이 일반인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수치심을 느낄 만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덧붙임
⑷ 그런데 대상판결(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의 논증은 이와는 약간 다름. 대화의 일방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한 경우 그 사실만으로 음성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함. 초상권 침해의 경우 불법행위의 성립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위법성 조각 여부를 따지는 구조여서 대상판결(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의 논증 구조와 다름. 이에 따라 위법성의 존부에 관한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달라질 수 있음
⑸ 대상판결(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은 대화 당사자 중 일방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한 경우, 위법성이 인정되려면 ① 상대방의 명시적인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 또는 협박하여 녹음을 하는 등 침해방법이 부당한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② 녹음행위 자체는 부당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녹음한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방송, 배포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필요성, 상대방이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 정도 등에 비추어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함. 음성권 침해는 녹음한 음성이 어떤 식으로든 공개되었을 때 불법행위 여부가 문제되는 것이 보통일 것이므로, 보통 ①, ② 모두를 따지게 될 것임
⑹ 대상판결(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은 이러한 기준에서, ①의 사정이 존재하지 않고, ②와 관련하여 피해의 정도가 크지 않고 사용처, 사용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위법성이 없다고 봄
⑺ 대화 당사자 중 일방의 녹음은 초상권 침해와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으므로, 초상권 침해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그대로 원용한 제1심(=원심)보다는 대상판결(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의 접근방식이 보다 타당한 것으로 사료됨
⑻ 한편,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통신비밀보호법위반에 해당하는 경우)는 별도로 따져보아야 할 유형임. 여기에 대상판결(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의 판시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임
나. 음성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5다204730 판결)
⑴ 위 판결의 쟁점은, 음성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이다.
⑵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녹음, 재생, 녹취, 복제, 방송, 배포 등이 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음성권은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인격권에 속하는 권리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음성을 녹음하거나, 녹음한 음성을 방송, 배포하는 등의 행위는 원칙적으로 음성권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
민사소송에서 대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더라도 그 녹음한 파일이나 녹취록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고(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37138, 37145 판결 등 참조), 실체적 진실 보존 또는 자기 방어를 위하여 상대방 대화의 녹음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러한 녹음행위가 음성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상대방의 명시적인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 또는 협박하여 녹음을 하는 등 침해방법이 부당한 경우, 또는 녹음행위 자체는 부당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녹음한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방송, 배포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필요성, 상대방이 입게 되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등에 비추어 위법성이 인정되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⑶ 원고는 피고 1(회사)과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 1의 영업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피고 1의 직원인 피고 3이 원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와의 대화내용을 녹음하였음(이하 ‘이 사건 녹음행위). 이에 원고는 이 사건 녹음행위가 원고의 음성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1(회사), 피고 2(피고 1의 대표이사), 피고 3(피고 회사 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임
⑷ 원심은, 이 사건 녹음행위가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대한 것이 아니고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용도로만 사용되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가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고 3이 원고와의 대화를 녹음함에 있어 원고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원고를 기망 또는 협박하였다는 사정을 발견할 수 없고, 이 사건 녹음행위는 근로계약 기간의 종료에 따른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져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관한 것이 아니며, 공적 판단기관인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만 사용되었으므로, 음성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