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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계약( 위임인의 의무, 수임인의 의무, 임의해지)】《위임인의 의무(보수지급의무, 비용선급의무, 비용상환의무), 수임인의 의무(선관주의의무, 복임권의 제한, 보고의무, 취득물 등의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0. 1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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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계약( 위임인의 의무, 수임인의 의무, 임의해지)】《위임인의 의무(보수지급의무, 비용선급의무, 비용상환의무), 수임인의 의무(선관주의의무, 복임권의 제한, 보고의무, 취득물 등의 인도·이전의무), 수임인의 위임인에 대한 대변제청구권, 상호 간 임의해지의 자유(특약에 의한 제한, 성질에 의한 제한,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의 경우),  전속매니지먼트계약, 위임종료 시의 긴급처리(단체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사임한 경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위임계약 

 

위임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680).

 

한편, 전속매니지먼트계약이란 소속사나 매니저가 연예인의 연예업무 처리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예인은 소속사나 매니저를 통해서만 연예활동을 하고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서는 연예활동을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다.

 

그 법적 성질은 해당 계약의 목적, 당사자들이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과 성격, 당사자들의 지위, 인지도, 교섭력의 차이, 보수의 지급이나 수익의 분배 방식 등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258237 판결 : 이 사건 전속계약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연예활동과 관련한 매니지먼트 업무를 위임받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위임계약의 성질을 가진다. 그러나 매니지먼트 업무를 맡은 원고가 사무처리에 대한 대가로 연예활동과 관련하여 발생한 모든 수입을 자신이 수령한 다음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 중 50%를 매달 일정한 날에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였고, 피고에게 전속료를 지급하는 등 민법에서 정한 전형적인 위임계약과 다른 특수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전속계약의 법적 성질은 민법상 전형적인 위임계약으로 볼 수는 없고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

 

2. 위임인의 의무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157-1165 참조]

 

. 보수지급의무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있어야만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686조 제1).

수임인이 보수를 받을 경우에는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한다.

대법원 2016. 7. 7. 선고 20141447 판결 : 항소심 사건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 법무법인(유한), 법무조합(이하 변호사 등이라 한다)의 위임사무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항소심판결이 송달된 때에 종료되므로(대법원 2000. 1. 31. 996205 결정 참조), 변호사 등은 항소심판결이 송달되어 위임사무가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그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항소심판결이 상고심에서 파기되고 사건이 환송되는 경우에는 사건을 환송받은 항소심법원이 환송 전의 절차를 속행하여야 하고 환송 전 항소심에서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등의 소송대리권이 부활하므로(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18132 판결 등 참조), 환송 후 사건을 위임사무의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사 등은 환송 후 항소심 사건의 소송사무까지 처리하여야만 비로소 위임사무의 종료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686조 제2).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686조 제3).

 

한편, 위임계약에서 보수액에 관하여 약정한 경우에 수임인은 원칙적으로 약정 보수액을 전부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위임의 경위, 위임업무 처리의 경과와 난이도, 투입한 노력의 정도, 위임인이 업무 처리로 인하여 얻게 되는 구체적 이익,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약정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1107900 판결(부동산 중개),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35560 판결(지목변경 신청 위임)].

 

이러한 법리는 변호사의 소송위임 사무처리 보수에 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즉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보수에 관한 약정이 있는 경우, 의뢰인과의 평소 관계, 사건 수임 경위, 사건처리 경과와 난이도, 노력의 정도, 소송물 가액, 의뢰인이 승소로 인하여 얻게 된 구체적 이익,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18722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50353 판결 등).

 

그런데 이러한 보수 청구의 제한은 어디까지나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그에 관한 합리적인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40677 판결,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18322 판결 등).

 

이러한 법리는 대법원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시켜 온 것으로서, 현재에도 여전히 그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635833 전원합의체 판결).

 

. 비용선급의무

 

위임사무의 처리에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위임인은 수임인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선

급하여야 한다(687).

 

. 비용상환의무 등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위임인에 대하여 지출한 날 이후의 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688조 제1).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위임인에게 자기에 갈음하여 이를 변제하게 할 수 있고 그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한 때에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 있다(688조 제2). 그러나 수임인이 위임사무 처리와 관련하여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여 자기의 이름으로 위임인을 위해 필요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그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도 않고 위임인에 대하여 필요한 보고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방치하여 두거나 계약 상대방의 소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수임인 자신이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하여야 할 채무액이 확대된 경우에는, 그 범위가 확대된 부분까지도 당연히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채무로서 위임인에게 대신 변제하게 할 수 있는 채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수임인이 보고의무 등을 다하지 못하거나 계약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채무액이 확대된 것인지 등을 심리하여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대신 변제하게 할 수 있는 채무의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48808 판결).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를 위하여 과실 없이 손해를 받은 때에는 위임인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688조 제3).

 

3. 수임인의 의무

 

. 선관주의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한다(681).

 

따라서 비록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완료하였더라도 그 업무처리가 위임의 본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손해를 위임인에게 배상할 책임을 진다. 예를 들어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따른 업무처리를 하지 아니한 까닭에 만약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따른 업무처리를 하였더라면 지출하지 아니하여도 될 비용을 위임인이 지출하였거나 위임의 본지에 미치지 못하는 업무처리를 하였음에도 위임의 본지에 따른 업무처리를 하였다는 전제에서 실제 소요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였다면, 위임인은 수임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지출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수임인은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205796 판결).

 

. 복임권의 제한

 

수임인은 위임인의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자기에 갈음하여 위임사무를 처리하게 하지 못한다(682조 제1).

 

한편, 수임인이 위임인의 승낙을 얻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제3자에게 위임사무를 처리하게 한 경우에는 위임인에 대하여 그 선임·감독에 관한 책임이 있다(682조 제2, 121조 제1). 다만, 수임인이 위임인의 지명에 의하여 그 제3자를 선임한 경우에는 그 부적임 또는 불성실함을 알고 위임인에 대한 통지나 그 해임을 태만한 때가 아니면 책임이 없다(682조 제2, 121조 제2).

 

. 보고의무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683).

 

. 취득물 등의 인도·이전 의무

 

수임인은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및 그 수취한 과실을 위임인에게 인도하여야 하고,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684).

 

만약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인도할 금전 또는 위임인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금전을 자기를 위하여 소비한 때에는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며 그 외의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685).

 

이는 수임인이 위임인으로부터 업무처리비용으로 금원을 선지급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수임인으로서는 그 받은 비용에서 업무처리를 하는 데에 사용하고 남은 금원이 있다면 이를 위임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고 수임인은 위임인의 그러한 비용반환청구가 있으면 그 지출한 비용의 액수와 용도를 증명하지 않는 한 반환을 거부할 수 없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102851 판결).

 

⑷ 민법 제684조 제2항은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그 이전 시기는 당사자 간에 특약이 있거나 위임의 본뜻에 반하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이 종료된 때이다. 따라서 위임사무로 수임인 명의로 취득한 권리에 관한 위임인의 이전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임계약이 종료된 때부터 진행하게 된다(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217117 판결).

 

4. 수임인의 위임인에 대한 대변제청구권

 

. 관련 조문

 

* 681(수임인의 선관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

* 683(수임인의 보고의무)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

* 684(수임인의 취득물 등의 인도, 이전의무)  수임인은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및 그 수취한 과실을 위임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수임인이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

* 685(수임인의 금전소비의 책임)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인도할 금전 또는 위임인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금전을 자기를 위하여 소비한 때에는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며 그 외의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

* 686(수임인의 보수청구권)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

 수임인이 보수를 받을 경우에는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 687(수임인의 비용선급청구권) 위임사무의 처리에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위임인은 수임인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선급하여야 한다.

* 688(수임인의 비용상환청구권 등)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위임인에 대하여 지출한 날 이후의 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위임인에게 자기에 갈음하여 이를 변제하게 할 수 있고 그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한 때에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 있다.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를 위하여 과실 없이 손해를 받은 때에는 위임인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대변제청구권의 의의

 

 수임인은 위임인을 위하여 위임인의 사무를 처리하므로, 수임인에게 손해를 생기 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선관주의의무를 게을리하지 않고 그 권한의 범위를 넘지 않는 한 위임인은 수임인으로 하여금 그 사무처리에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부담에서 면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임인은 위임사무 처리에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수임인의 청구에 의해 수임인에게 위 비용을 선급하여야 하고,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면서 비용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수임인에게 위 비용을 지급하거나 수임인에 갈음하여 위 채무를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임인의 위임인에 대한 권리 및 그 구체적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은데, 그중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면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수임인이 위임인을 상대로 자기에 갈음하여 위 채무를 변제하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소위 대변제청구권이라고 한다.

 

 비용지출 전 : 비용선급청구권(687) - 객관적현실적으로 필요한 비용

 

 비용지출 후 : 필요비상환청구권(688조 제1) - 선관주의로 필요하다고 판 단하여 지출한 비용

 

 채무부담 후 : ‘자기에 갈음하여 이를 변제하게 할 수 있는 권리’(대변제청구 권, 688조 제2항 전문) - 선관주의로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부담한 채무

 

 채무부담 후 변제기 전 :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 있는 권리’(688조 제2항 후문)

 

 손해배상청구권 : 위임사무 처리에 관하여 과실 없이 손해를 받은 때에는 그 손해배상청구권(688조 제3)

 

다. 대변제청구권의 성질 및 대변제청구권에 대한 상계 허용 여부

 

 상계요건과 관련하여, 민법 제492조 제1항은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손해배상채권으로 대변제청구권을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자동채권인 손해배상채권이 금전채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반해, 수동채권인 대변제청구권은 통상의 금전채권과는 다른 목적을 가진 채권이라 할 것이어서, 상계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판례는 대변제청구권의 상계 여부에 관하여는 명시적으로 판시한 적은 없지만, 대변제청구권을 통상의 금전채권과는 다른 목적을 가진 채권으로 보아, 수임인이 대변제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인 위임인의 채권을 대위행사하는 경우에는 채무자의 무자력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52506 판결).

 

라. 대변제청구권의 독자적인 소멸시효 대상 여부

 

수임인이 위임사무 처리로써 부담한 채무가 존속하더라도 그와 별도로 대변제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가 진행하는지, 수임인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가 존속하는 한 대변제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 것인지가 문제이다.

대변제청구권은 수임인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와 별개로 독자적으로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5. 대변제청구권의 범위

 

. 문제의 소재

 

수임인이 채권자와 사이의 계약체결 자체는 정당한 위임사무 처리에 해당함을 전제로, 위임사무 처리 후 수임인이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채무가 확대된 경우, 대변제청구가 가능한 범위가 제한된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 수임인의 선관주의의무로서의 보고의무

 

민법 제683조는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없이 그 전말(顚末)을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수임인의 보고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수임인의 보고의무는 수임인의 선관주의의무에서 유래한 의무의 하나이다.

보고에는 일정한 형식이 없고 위임사무 처리 상황의 경과전말을 명확히 하면 족하나, 위임인이 위임사무의 수행 내지 집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여야 할 것이다.

 

. 수임인의 보고의무 위반의 효과

 

 위임계약의 해제, 손해배상청구

 

보고의무의 해태는 수임인의 채무불이행으로 된다.

따라서 이것을 이유로 계약의 해제,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고, 그 외에 간접강제에 의하여 보고를 시킬 수 있다고도 할 것이다.

 

 대변제청구권 범위의 제한

 

가능하다는 긍정설이 타당하다. 대변제청구권은 비용상환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과 마찬가지로 위임사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수임인의 손해 전보를 위해 인정된 권리라고 볼 수 있으므로, 손해의 공평 부담의 원리상 인정되는 책임제한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

 

. 수임인과 채권자 사이의 확정판결과의 저촉 여부

 

 그런데 수임인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대변제청구권의 범위가 위 확정판결 내용대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인지,  별도로 대변제청구권의 범위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당사자인 수임인과 그의 채권자 사이에만 미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임인은 확정판결에 기속되지 않고, 수임인을 대위하는 채권자에 대해 자신의 수임인에 대한 항변사유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채권자는 확정판결을 통해 채권자대위권행사를 위한 자격요건인 피보전권리를 확 인받은 것에 불과하다.

확정판결에서 소송수행 여하에 따라서는 실체적인 채무 내용과 다른 판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바, 수임인이 정당하게 부담하는 채무 범위에 한하여 대변제청구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마. 수임인의 선관주의의무와 대변제청구권의 범위(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다48808 판결)

 

⑴ 민법 제688조 제2항은 그 전문에서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위임인에게 자기에 갈음하여 이를 변제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681조는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러한 선관주의의무의 일환으로 민법 제683조는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⑵ 이러한 규정의 내용과 그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수임인이 위임사무 처리와 관련하여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여 자기의 이름으로 위임인을 위해 필요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그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도 않고 위임인에 대하여 필요한 보고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방치하여 두거나 계약 상대방의 소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수임인 자신이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하여야 할 채무액이 확대된 경우에는, 그 범위가 확대된 부분까지도 당연히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채무로서 위임인에게 대신 변제하게 할 수 있는 채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경우 법원으로서는 수임인이 보고의무 등을 다하지 못하거나 계약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채무액이 확대된 것인지 등을 심리하여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대신 변제하게 할 수 있는 채무의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

 

6. 위임계약의 종료

 

. 종료의 사유

 

기간의 만료

 

당사자 일방의 사망 또는 파산(6901)

 

수임인의 성년후견개시 심판(6902)

 

당사자 일방의 해지 (= 상호 간 임의해지의 자유. 원칙)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689조 제1).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위임인의 이익과 함께 수임인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위임의 경우에도 위임인은 정당한 이유 유무에 관계없이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47108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118860 판결).

 

그러나 위임인이 위임계약을 유지하면서 일방적으로 계약 내용 중 일부의 효력을 정지시키거나 계약의 일부만을 해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계약당사자는 계약 내용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고 이는 위임계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므로, 위임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임인에게 유리하도록 계약 내용 중 일부에 관하여만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이 계약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한다고 함부로 추단할 수도 없다.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88207 판결 : 상가부분 공유자들이 상가관리를 위하여 설립한 관리단체가 갑 주식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관리단체와 갑 회사 사이에 관리비 귀속에 관한 다툼이 있어 관리단체가 갑 회사에 부여하였던 관리비 징수권한을 회복하기를 원한 사안에서, 관리단체가 갑 회사의 관리업무 수행을 더 이상 원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위 용역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뿐 용역계약을 해지하지 아니한 채 갑 회사의 관리비 징수권한만을 소멸시킬 수는 없는 것임에도, 이와 달리 관리비 징수업무를 대행하는 단체에 불과한 갑 회사가 관리단체의 의사에 반하여 입주자들에게 직접 관리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법인과 이사와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이므로, 이사는 제689조 제1항이 규정한 바에 따라 언제든지 사임할 수 있다. 법인의 이사를 사임하는 행위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함과 동시에 그 효력을 발생하고, 그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한 후에는 마음대로 이를 철회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10909 판결 등).

 

그러나 법인이 정관에서 이사의 사임절차나 사임의 의사표시의 효력을 발생하는 시기 등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는바(대법원 1996. 4. 15. 951504 결정 등), 위와 같은 경우에는 이사의 사임의 의사표시가 법인의 대표자에게 도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정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사가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더라도 정관에 따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임의사를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17109 판결).

 

반대로 법인도 원칙적으로 이사의 임기 만료 전에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41741 판결).

 

한편, 수임인이 위임계약상의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위임인이 언제나 최고 없이 바로 그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여 위임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수임인이 위임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위임인은 수임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수임인이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 한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27148 판결).

 

다만 위임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타방 당사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임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의사표시에는 제689조 제1항에 기한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71411 판결).

 

임의해지의 예외

 

특약에 의한 제한

 

민법 제689조 제1, 2항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당사자의 약정에 의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53265 판결).

그러나 약관으로 이러한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을 둔 경우에는 해당 조항은 무효가 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호 참조).

 

당사자가 위임계약의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하여 제689조 제1, 2항과 다른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에게 효력을 미치면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거래의 안전과 이에 대한 각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주의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당사자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제689조 제1, 2항에 규정된 바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을 정하였다면, 689조 제1, 2항이 이러한 약정과는 별개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약정에서 정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당사자 간 법률관계도 위 약정이 정한 바에 의하여 규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53265 판결).

 

예를 들어, 법인은 원칙적으로 이사의 임기 만료 전에도 이사를 해임할 수 있지만, 법인이 자치법규인 정관으로 이사의 해임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와 같이 법인이 정관에 이사의 해임사유 및 절차 등을 따로 정한 경우 그 규정은 법인과 이사와의 관계를 명확히 함은 물론 이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의미도 아울러 가지고 있어 이를 단순히 주의적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법인의 정관에 이사의 해임사유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 법인으로서는 이사의 중대한 의무위반 또는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정관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로 이사를 해임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41741 판결).

 

또한, 정비사업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에서 당사자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와 재개발조합이 각자 해제 또는 해지를 할 수 있는 사유와 절차를 별도로 정해두었다면, 이는 당사자가 그 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것을 위와 같은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로 제한하고자 하였기 때문으로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53265 판결. 같은 취지로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7232495 판결(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법무사 사이의 계약),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7286003 판결(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회사 사이의 계약)].

 

성질에 의한 제한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 쌍방으로부터 등기절차의 위임을 받고 그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은 법무사는 절차가 끝나기 전에 등기의무자로부터 등기신청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해도 등기권리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사람의 동의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요청을 거부해야 할 위임계약상의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등기의무자와 법무사 사이의 위임계약은 계약의 성질상 제689조 제1항의 규정에 관계없이 등기권리자의 동의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7. 6. 23. 선고 85다카2239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98771 판결).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의 경우

 

전속매니지먼트계약이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하는 경우, 전속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과는 달리 그 존속과 관련하여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강하게 결부되어 있으므로 연예인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속계약이 기본적으로 위임계약의 속성을 지니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볼 것은 아니고, 계약당사자 상호 간의 신뢰관계가 깨어지면 연예인은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258237 판결 : 원고(매니저)가 자신의 동생이 소속사 가수를 강간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는데도 미성년 여성인 피고(연예인)의 차를 운전하게 하는 등 피고의 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한 점, 2014. 1.2.경 이후에는 원·피고 사이에 사실상 신뢰관계가 훼손되어 원고는 피고를 위한 매니지먼트 활동을 하지 못하였고 피고 측도 원고와 별개로 연예활동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서로 형사 고소를 한 점 등을 근거로 피고가 2014. 6. 17.경 원고에게 위와 같이 신뢰관계가 깨어졌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전속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고 이로써 이 사건 전속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사례.

 

전속계약의 성질상 계약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 고도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전속계약에 따라 연예인이 부담하는 전속활동의무는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으며,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어졌는데도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연예인에게 그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689조 제2).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수임인이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던 중 사무처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임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위임인이 그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별도로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에서는 시기 여하를 불문하고 사무처리 완료 이전에 계약이 해지되면 당연히 위임인이 그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계약 당시에 예정되어 있으므로, 수임인이 사무처리를 완료하기 전에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만으로 위임인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71411 판결).

 

해지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118860 판결).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18968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71411 판결).

 

. 종료의 효과

 

위임 종료 시의 긴급 처리

 

위임 종료의 경우에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수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은 위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사무의 처리를 계속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위임의 존속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691).

 

단체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사임한 경우

 

상법상 주식회사의 경우: 상법 제386조 제1항은 법률 또는 정관에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다.”라고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

 

민법상 법인 또는 법인 아닌 사단의 경우: 민법 제57조는 법인은 이사를 두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63조에서는 이사가 없거나 결원이 있는 경우에 이로 인하여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임시이사를 선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을 뿐, 더 나아가 이사가 임기만료, 사임 등 전원결원이 되거나 정관에 정한 소정 원수의 부족이 생긴 경우에 위 법 제63조에 따른 임시이사의 선임이 있을 때까지는 누가 이사의 직무를 수행할 것인가, 새로운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종전 이사는 직무를 계속하여 수행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이는 해석론에 맡겨져 있는데, 대법원은 민법상 법인과 그 기관인 이사와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법률관계와 같은 것으로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 일단 그 위임관계는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그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기관에 의하여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법인으로서는 당장 정상적인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되고, 이는 민법 제691조에 규정된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와 같이 볼 수 있으므로, 임기가 만료되거나 사임한 이사라고 할지라도 그 임무를 수행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신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이사의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법인 아닌 사단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이 문제를 민법 제691조의 유추적용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1614 판결,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74817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76307 판결 등).

 

대항요건

 

위임종료의 사유는 이를 상대방에게 통지하거나 상대방이 이를 안 때가 아니면 이로써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692).

 

9.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임의해지권(민법 689 1)을 포기할 수 있는지 여부

 

. 관련 규정

 

 민법 제689(위임의 상호해지의 자유)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 위 규정의 취지 (= 위임인의 임의해지권 포기약정은 유효)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53265 판결은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민법 689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보았다.

 

 임의규정인 민법 689 1, 2항은 원고(정비사업관리업자)와 피고 조합 사이의 약정인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 제1, 2항에 의하여 그 적용이 배제된다.

 이 사건 용역계약 제9

 다음 각호의 사유가 발생하여 원고가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판명된 경우 피고(피고 조합) 10일의 계약이행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통보한 후 위 기간 내에 이행되지 아니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

1. 정당한 사유 없이 피고의 업무상 지시에 불응하거나 용역기간 내 용역 업무를 완성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명백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2. 원고가 고의적으로 계약조건을 위반함으로써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피고가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판명된 경우 원고는 충분한 계약이행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통보한 후 같은 기간 내에 이행되지 아니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

 

 원고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한 피고 조합의 해지 통보는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 제1항 각호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조합의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

 

 즉 위 판결(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다53265 판결)은 위임인의 임의해지권을 포기하는 약정이 유효하다는 법리를 선언하였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다수설은 위임이 신뢰관계를 기초로 한다는 이유에서 원칙적으로 위임인의 해지권 포기는 무효이고, 다만 예외적으로 수임인의 이익을 위한 위임에서는 해지권 포기의 특약도 유효하다고 보았다.

 

. 위임계약을 임의 해지한 경우의 손해액

 

 민법 689 2항은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임계약을 임의 해지한 경우 위임인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이다.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71411 판결 :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

 

 그런데 민법 689 2항은 강행규정이라고 볼 이유가 없으므로, 임의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그와 다른 약정을 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용역계약 제11조 제1항은 피고 조합이 용역대행 업무를 제3자에게 대체한 경우의 손해배상과 피고 조합의 귀책사유로 해지된 경우의 손해배상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면 피고 조합이 위임계약을 임의 해지한 경우에 원고의 이행이익을 배상하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서 임의 해지는 허용되나 특약에 의하여 그로 인한 수임인의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