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벌써 훌쩍 떠날 시간이다.】《여행은 늘 뜬금 없이 사람을 부른다. 여행에게 대답한다. 곧 갈게. 네게로 향할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6. 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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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벌써 훌쩍 떠날 시간이다.여행은 늘 뜬금 없이 사람을 부른다. 여행에게 대답한다. 곧 갈게. 네게로 향할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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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오토 체크인기내식 사전주문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제는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진다.

비행기표도 전자항공권으로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기내 면세품도 인터넷으로 미리 주문이 가능하다.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벌써 훌쩍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가방과 배낭을 꺼냈다.

실은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 5월에 가려고 했지만, 다른 일이 있어 한 달을 미루었다.

 

2월에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왔는데, 6월에 다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간명하다.

 

은퇴와 노후에 대한 몇 가지 착각이 있다고 한다.

 

1.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착각 (예전에 광고카피에 나왔던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주는 중압감은 크다. 50세 장년의 경우 지난 50앞으로 살아갈 50은 삶의 질이 전혀 다르다. 사람들은 늙어서도 김형석 교수님이나 송해 선생님처럼 건강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착각한다. 80대가 넘어가면,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50%를 훌쩍 넘는다.)

 

2. ‘인생은 60세부터이다.’라는 착각 (노년에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사는 것이 생각보다 버겁다. ‘고령화 시대고통화 시대이다. 몸과 마음 모두 힘들어지는 시기이다. 연령대별 우울증과 자살율이 가장 높은 시기가 이때이다. 행복해지려고 하기보다는 평온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3. ‘돈만 있으면 노후가 편안하다.’는 착각 (그렇지 않다. 건강이 우선이다. 거동이 불편해지고 몸이 아픈 순간부터 모든 고통과 불행이 시작된다.)

 

이처럼 아무리 시간이 넘쳐나도 나이가 들면 건강상의 문제로 여행을 다니지 못할 가능성이 누구에게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행은 늙어서 은퇴 후 가는 것이 아니라 늙기 전에 가는 것이다.

죽기 직전에 가는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니라, 심장이 떨릴 때 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우리는 반드시 죽기 때문이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지금 해야 한다.

 

나 같이 역마살이 가득한 인간은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삶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을 만족시키기에 해외여행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 낯선 곳을 무작정 걷고 싶은 충동이 점점 강해진다.

앞으로 살 날살아온 날보다 점점 적어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행은 늘 뜬금 없이 사람을 부른다.

여행에게 대답한다.

곧 갈게.

네게로 향할게.

 

행복을 향한 몸짓이 이토록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행위가 여행 말고 또 있을까?

자유를 향한 몸짓이다.

 

낮선 곳을 걷다보면 간혹 의지를 넘어서는 어려움과 정면으로 맞추칠 때가 있다.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형태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마주친 파아란 하늘은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살랑거리는 바람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사소한 행복과 추억은 시간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좀처럼 바래지 않고 오래오래 곱씹어진다.

어떤 계절, 어느 순간에 꺼내어도 생생하게 펄떡이고 있다.

아무 장소에나 꺼내 놓더라도 자신만의 색깔로 찬란하다.

 

그래서 난 새롭게 배낭을 꾸린다.

돌아와 다음 여행을 그리워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다른 여행을 생각하며 잔뜩 부풀어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