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평석> 불법말소된 근저당권자가 다른 근저당권자에 의하여 실행된 임의경매절차의 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04. 8. 17.자 2004카기93 결정】(윤경변호사 / 민사전문변호사 / 부동산경매변호사)
【대법원 2004. 8. 17.자 2004카기93 결정】
◎[결정요지]
[1]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있는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집행의 정지는 오직 강제집행에 관한 법규 중에 그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가능하고, 이와 같은 규정에 의함이 없이 일반적인 가처분의 방법으로 강제집행을 정지시킨다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민사집행법 제46조 제2항 소정의 강제집행에 관한 잠정처분은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가 계속중임을 요하고, 이러한 집행정지요건이 결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기된 집행정지신청은 부적법하다.
[2]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의 존부를 다투어 민사집행법 제275조에 의한 같은 법 제44조의 준용에 의해 채무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같은 법 제46조 제2항에 의한 강제집행정지명령을 받아 정지시킬 수 있을 뿐이고, 일반적인 가처분절차에 의하여 임의경매절차를 정지시킬 수는 없다.
제목 : 불법말소된 근저당권자가 다른 근저당권자에 의하여 실행된 임의경매절차의 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사안의 개요
대상판결의 사안은, 불법말소된 근저당권자가 근저당권회복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 2심에서 승소판결을 받고, 상고심에 계류 중인 상태에서 2순위 근저당권자의 경매신청에 대한 정지를 신청한 사안이다.
2. 쟁 점
신청인이 강제경매 및 임의경매의 대상인 토지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회복등기 소송을 본안으로, 제3자의 강제경매 및 임의경매에 대하여 강제집행정지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3. 해 설
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어 그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지 못한 근저당권자의 구제방법에 관하여,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0다59678 판결)은 “등기는 물권의 효력 발생 요건이고 존속 요건은 아니어서 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된 경우에는 그 물권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고, 그 회복등기가 마쳐지기 전이라도 말소된 등기의 등기명의인은 적법한 권리자로 추정되므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어 아직 회복등기를 경료하지 못한 연유로 그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의 배당기일에서 피담보채권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받지 못한 근저당권자는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이의를 하고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고, 가사 배당기일에 출석하지 않음으로써 배당표가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확정된 배당표에 의하여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실체법상의 권리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 경매절차에서 실제로 배당받은 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 청구로서 그 배당금의 한도 내에서 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지 아니하였더라면 배당받았을 금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불법말소된 근저당권자로서는, 경매법원이 후순위 저당권자에게 먼저 배당을 하고 선순위이지만 불법말소된 근저당권자인 자신에게 배당을 하지 않은 경우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불법말소된 근저당권자는 배당 전에 반드시 회복등기가 경료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사안의 경우 제1, 2심 승소한 근저당권회복등기청구소송의 판결(상소로 미확정)을 집행법원에 제출하여 자신의 근저당권이 불법하게 말소되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면, 경매법원에서도 우선 배당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⑵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사안의 신청인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채권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또는 저당권말소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수소법원으로부터 경매절차의 일시 정지를 명하는 잠정처분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1977. 12. 21.자 77그6 결정, 1993. 10. 8.자 93그40 결정)”는 근거를 들면서 이 사건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의 존부”를 다투는 경우에 할 수 있는 것인데, 신청인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경매신청인의 근저당권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저당권이 불법말소되었다는 것이므로, 위 방법을 사용할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근저당권이 불법말소되었다면 원고는 말소회복등기가 되지 아니한 상태에서도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다른 채권자의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집행에 의한 경매절차나 다른 근저당권자의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정지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집행을 정지하고 말소회복등기 청구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회복등기를 마친 후 배당요구를 한다면 굳이 배당이의소송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를 법률상의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다.
⑶ 대상 판결은 이 점을 들어 신청인의 위 신청을 부적법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