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의 필요성】《권리보호의 이익과 보전의 필요성의 관계, 보전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 가압류의 보전의 필요성, 다툼의 대상(계쟁물)에 관한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Ⅰ. 보전의 필요성 [이하 제2판 민사집행실무총서(III) 민사보전 권창영/박영호/구태회 P.240-295 참조,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64-75 참조]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심리는 보전소송의 심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변론주의가 지배한다.
보전의 필요성은 추상적·법적·사실적 평가이지만·, 이에 관하여 채권자가 주장하는 구체적인 사실은 보전의 필요성을 이유 있게 하기 위한 사실로서 단순한 간접사실은 아니므로, 채권자가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는 다른 구체적 사실을 법원이 인정할 수는 없다.
보전의 필요성은 피보전권리의 소명자료와는 별도로 독립적인 소명자료에 의하여 객관적 기준에 따라 소명되어야 한다.
Ⅱ. 권리보호의 이익과 보전의 필요성의 관계 [이하 제2판 민사집행실무총서(III) 민사보전 권창영/박영호/구태회 P.240-295 참조,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64-75 참조]
1. 문제의 소재
권리보호의 이익은 소송제도를 이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이고, 보전의 필요성은 보전명령을 발령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즉 민사보전제도를 이용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이므로 양자는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보전소송에서도 권리보호의 이익이 보전의 필요성과 별도로 인정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2. 견해의 대립
보전의 필요성을 권리보호의 이익의 특수한 형태로 보아 보전의 필요성이 없으면 보전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는 견해, 민사보전절차에서는 소송요건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을 부정하고 보전소송물의 요건으로서 보전의 필요성을 구성하는 견해, 권리보호의 이익은 통상의 소송절차에서 소의 이익에 상당한 것으로 민사보전절차를 이용하기 위한 정당한 자격을 의미하고 실체적 요건의 하나인 보전의 필요성과는 구별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권리보호의 이익을 소송요건으로 파악하는 견해에 따르면, 권리보호의 이익은 보전의 필요성보다 먼저 심리되어야 한다(심리의 순서).
권리보호의 이익은 법원이 직권조사사항으로 변론주의가 적용되지 않지만, 보전의 필요성은 변론주의가 적용된다(법원의 직권판단의 요부).
또한 권리보호의 이익은 증명에 의하여야 하지만, 보전의 필요성은 소명으로 족하다(입증의 형식).
3. 검토
⑴ 권리보호의 이익은 민사보전절차를 이용하기에 적합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의미하는 것이고, 보전의 필요성은 위와 같은 자격을 갖춘 경우에 구체적으로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소명되었을 때 잠정적인 권리보호수단으로서 보전명령을 발령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의미하므로, 보전소송에서도 실체적 요건인 보전의 필요성과는 별도로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⑵ 판례도 ① “가압류취소재판의 집행에 의하여 가압류등기가 말소된 후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가압류신청인은 더 이상 그 가압류명령을 신청할 이익이 없게 되고”(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므2580 판결; 대법원 2010. 4. 7.자 2009마2031 결정; 가처분취소결정의 집행에 의하여 처분금지가처분등기가 말소된 후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채권자는 가처분을 신청할 이익이 없게 된다. 대법원 2008. 5. 7.자 2008마401 결정), ② “근로자에 대한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본안소송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어 채권자는 더 이상 노동관계법상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아닌 경우에는 노동조합활동을 위하여 출입방해배제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은 신청의 이익이 없어서 부적법하며”(대법원 1999. 5. 17.자 97마1965 결정), ③ “정당법의 개정으로 지구당제도가 완전히 폐지되었고, 채무자가 소속된 정당도 지구당 및 지구당위원장 제도를 한 경우, 채무자가 지구당위원장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직무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것은 법률상 이익이 없어서 부적법하다”(대법원 2004. 12. 29.자 2003마325 결정)고 판시하였다.
위에서 말하는 ‘신청의 이익’ 또는 ‘법률상 이익’은 보전신청의 적법성의 요건으로서, 보전신청의 이유 구비성 중 하나의 요건인 보전의 필요성과는 구별된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⑶ 채권자가 이미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으나, 집행권원이 있더라도 즉시 집행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전명령을 발령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권리보호의 이익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문제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
III. 보전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 [이하 제2판 민사집행실무총서(III) 민사보전 권창영/박영호/구태회 P.242-248 참조,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64-75 참조]
보전의 필요성은 보전명령의 종류, 채권자와 채무자의 사정 등 구체적인 사안마다 판단하여야 하지만, 이하에서는 일반적으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살펴본다.
1. 집행권원의 존재
⑴ ① 채권자가 가집행할 수 있는 판결, ② 화해권고결정(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다7672 판결), ③ 지급명령, ④ 이행권고결정, ⑤ 조정조서, ⑥ 가집행할 수 있는 배상명령, ⑦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 등 즉시 집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다7672 판결).
⑵ 그러나 채권자가 즉시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① 청구채권이 기한부 채권으로서 기한이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서울고등법원 2010. 12. 1.자 2010라206 결정), ② 집행정지결정이 있는 경우(청구이의의 소가 제기되어 집행정지된 경우, 채무자가 조정조서에 대하여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얻은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등 객관적인 사유에 한정되고, 채권자의 주관적인 사유(가처분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그 집행채권이 정지조건부인 경우라 할지라도 그 조건이 집행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즉시 이행할 수 있는 의무의 이행인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의 이행을 게을리하고 집행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면 보전의 필요성은 소멸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0. 11. 14. 선고 2000다40773 판결 ; 집행문의 여러 통 부여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가압류를 신청한 사건에서 위와 같은 사유는 주관적인 사유에 불과하다고 판시한 사례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7. 22.자 2009카단9033 결정)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이 있는 경우에는 집행권원의 존재만으로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되지 않는다[채권자가 토지지분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였다가 취하한 후 현재까지 본집행에 착수하지 않고 있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토지지분의 대부분이 그 지상에 신축된 아파트 및 상가의 부지에 해당하여 그에 관한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낙찰될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가압류결정은 그에 기한 본집행을 계속함에 사실상 장애가 존재하고, 채권자가 물품대금채권을 회수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가압류결정의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한 사례(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다다24568 판결)가 있으나, 위와 같은 경우에는 채권자로서는 채무자의 다른 재산을 찾아 본집행을 하여야 하고, 강제집행의 가능성이 희박한 토지지분에 대하여 가압류를 존속시킬 필요성은 없으므로, 위 판결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2. 당사자 쌍방의 이익형량
가. 가압류
⑴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기업용)은 고객의 예금 등에 대하여 가압류명령이 송달되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채무자가 기업인 경우에는 가압류명령의 발령으로 인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도산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건설회사의 건설공제조합출자증권에 대하여 가압류가 이루어지면 신규 보증이 이루어지지 않아 채무자가 새로운 사업을 하지 못하는 등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타격이 생긴다. 채무자가 근로자인 경우 임금채권에 대하여 가압류를 하는 경우에도 채무자가 회사에서 회계·경리 업무를 담당하지 않더라도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에는 경영상 해고의 우선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한다. 환가가치가 극히 적고 채무자가 은닉할 가능성이 낮은 유체동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하는 경우에도 가압류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나 동거인들에게 커다란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귀책사유가 채무
자에게 있으므로 이러한 불이익을 채무자가 감수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⑵ 그러나 채권자가 부당하게 가압류를 신청하거나(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가압류사건에서는 청구금액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경우가 많고, 공사대금 등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채권 등 반대채권으로 상계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를 밝히지 아니하고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위와 같이 채무자에게 피해가 가장 큰 목적물에 대하여 가압류를 신청한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줄 수 있고, 가압류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채무자가 입는 손해보다 매우 적은 경우가 많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가압류명령의 발령에 극히 신중하여야 한다.
나. 가처분
⑴ 가처분을 발령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입는 손해가 가처분을 발령함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는 손해보다 큰지 여부를 형량하여 가처분의 필요성을 정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위와 같은 형량은 보전의 필요성과는 관계없고, 채권자측의 사정만으로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민사집행법 300조 2항의 문리해석상 타당하다는 것도 있다.
그러나 가처분의 필요성의 인정은 상대적으로 적은 이익을 보전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희생할 수 없다는 일종의 합목적적인 재량작용이고, 위에서 말하는 손해의 의미도 당사자 이익의 형량에 의하여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견해는 타당하지 않다.
⑵ 한편, 가처분명령을 발령하였더라도 가처분집행으로 채무자가 특히 현저한 손해를 받고 있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사정에 의한 가처분취소가 인정된다(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다21188 판결).
채무자가 특히 현저한 손해를 입게 될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가처분의 종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자가 입을 손해가 가처분 당시 예상된 것보다 훨씬 클 염려가 있어 가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채무자에게 가혹하고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된다(대법원 2006. 7. 4.자 2006마164 결정).
3. 본안판결에 의한 만족보다 더 큰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가처분
어떤 위반행위가 계약·법률관계의 무효에는 이르지 않고 단지 채무불이행의 효과만 발생하게 하는 경우 무효를 전제로 하여 임시지위가처분을 발령하는 것은 본안판결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만족보다 더 큰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보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회사는 노동조합의 승인을 얻지 아니하면 해산할 수 없다.”는 단체협약에 위반하여 회사가 노동조합의 승인 없이 해산한 경우, 위와 같은 조항을 위반하면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하는 한 노동조합이 해산의 효력정지가처분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토지의 임차인이 임차권에 기하여 임대인에 대하여 임차지의 처분금지를 신청하는 경우, 본안판결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만족보다 더 큰 만족을 구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신청을 각하한 판례가 있다.
4. 채권자가 긴급상태를 스스로 초래한 경우
⑴ 현재의 객관적인 상태가 가처분을 발령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긴급상태가 채권자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면 가처분에 의하여 보호할 필요성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⑵ 채권자(근로자)가 전근한 곳의 주택사정이 곤란하다고 주장하면서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일본법원은 “채권자가 상사와 전근에 관하여 교섭할 당시 주택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각오하고 전근을 경솔하게 승인하였고, 이러한 어려움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채무자에게는 현재 특별히 여유 있는 사택 등이 없는바, 긴급상태가 실제로는 채권자 스스로 초래한 것임에도 긴급상태를 주장하여 채무자에게 손해를 전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므로, 가처분을 발령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건축공사금지가처분을 발령받은 채무자가 위 가처분에 위반하여 스스로 건축공사를 완료하고 특별사정을 이유로 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경우도 이와 같다.
⑶ 채권자가 근저당권 등 담보권을 취득하였다가 합의하에 담보권을 포기한 경우, 쌍무계약의 당사자가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고 자신의 채무를 선이행한 경우, 임차인이 임차권등기청구를 포기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임차한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5. 채권자가 권리침해상태를 오랫동안 방임한 경우
보전처분에 의하여 제거되어야 할 긴급상태를 채권자가 오랫동안 수인하거나 방치한 경우에도 필요성이 조각되거나 감소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6. 보전신청권의 남용
가. 소권의 남용
사법상의 권리에 관하여 민법은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하여야 하고(2조 1항),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2조 2항)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67651 판결)는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하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민사소송법 1조 2항도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판례(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재다303 판결)도 “법원에서 수회에 걸쳐 같은 이유로 재심청구가 기각당하여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받아들여질 수 없음이 명백한 이유를 들어 같은 내용의 재심청구를 거듭하는 것은 상대방을 괴롭히는 결과가 되고, 나아가 사법인력을 불필요하게 소모하게 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제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나. 보전신청권 남용의 인정 여부
⑴ 보전소송에서도 채권자가 오로지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목적으로 보전신청을 하는 경우에 보전신청권의 남용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⑵ 그러나 보전신청은 일반소송과는 달리 재신청금지, 신청의 취하 등에 제한이 없으므로, 채권자의 보전신청을 신청권의 남용으로 인정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선행가처분판결을 송달받고 그날부터 14일간 이를 집행하지 아니하여 그 판결의 집행력이 상실되어 후행가처분신청에 이르렀다면 그 신청이 소권의 남용이라고 할 수 없다.”는 판결례(대구고등법원 1974. 6. 4. 선고 74나259 판결)는 집행기간 내에 집행하지 못한 것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IV. 가압류의 보전의 필요성 [이하 제2판 민사집행실무총서(III) 민사보전 권창영/박영호/구태회 P.248-259 참조,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64-75 참조]
1. 집행불능 또는 집행의 현저한 곤란
가압류의 보전의 필요성은 가압류를 하지 아니하면 판결 등 집행권원을 집행할 수 없거나 집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에 인정된다(법 277조).
집행불능이나 현저한 곤란은 법률적 개념 또는 사실평가적 개념으로서 일반조항에 해당한다.
민사집행법 277조는 판결만 들고 있으나 집행권원은 이에 한정되지 아니한다.
가압류이유의 판단은 채권자의 주관적인 우려가 아니라 객관적 기준에 의한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2. 구체적인 가압류이유
가. 의의
⑴ 보전이유는 피보전권리의 금액, 채무자의 직업, 경력, 신용상태, 자산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채권자는 집행불능·집행곤란의 사유를 구성하는 구체적 사실을 표시하여 심리의 대상으로 특정하여야 하고, 집행불능 또는 집행곤란은 개개의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실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민사집행법 279조 1항 2호가 “가압류의 이유가 될 사실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를 의미한다.
⑵ 채권자는 통상 조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채무자의 자산상황(부동산의 유무), 부채의 상황(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채권자의 청구에 대한 채무자의 응답(내용증명우편 등에 의하여 법적 조치를 전제로 한 독촉의 유무, 채무자가 지급을 거절한 이유와 합리성), 채무자의 영업상황(영업을 축소하고 있는지 여부, 대표자가 행방불명인 상황 등), 채무자의 경제적 파탄을 직접적으로 시사하는 사실의 유무('파산'등의 신청, 임의정리의 통지, 자금부족을 이유로 한 유가증권의 부도 등)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소명하여야 한다.
집행불능·집행곤란을 가져오는 위험은 채무자에 의하여 발생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채무자에 의하여 발생할 필요는 없다. 또한 집행이 실패로 돌아갈 위험도 채무자가 집행을 실패하게 할 의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가압류이유가 되는 위험은 크게 채무자의 행위, 제3자의 행위, 자연현상으로 나눌 수 있다.
나. 채무자에 의한 집행침해행위
⑴ 채무자에 의한 집행불능·곤란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로는 재산의 낭비, 상당한 반대급부가 없는 비정상적인 재산의 양도 또는 부담, 은닉, 허위신고에 의한 재산의 은닉, 염가매매, 빈번한 주거이전 등이 있다. 외국에서 판결을 집행할 경우는 구 민사소송법하에서는 절대적인 가압류이유였으나, 현행법에서는 이를 삭제하였으므로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⑵ 또한 채무자가 고의로 계약을 위반하는 것만으로는 보전이유로 충분하지 않고, 시간의 지연이 소기의 행동과 결합하여 집행을 침해할 구체적인 염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유는 채무자에게 있음을 요하고, 채무자의 보증인 또는 연대채무자에게 있는 것만으로는 보전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⑶ 가압류는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산상태의 악화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다른 채권자와 경합한다는 것은 가압류이유가 될 수 없다. 채무자의 자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만으로는 가압류이유로서 충분하지 않다.
다. 제3자의 행위와 자연현상
채무자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사유는 파업, 보이콧, 채무자의 구속과 같은 제3자의 행위, 홍수, 화재, 태풍과 같은 자연현상에 의하여 생긴 것도 포함한다.
라. 채무자의 범죄행위
채권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채무자의 범죄행위는 그 자체로서 가압류이유가 된다는 견해도 있으나, 위와 같은 행위만으로는 가압류이유가 되는 것이 아니고, 집행침해가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가압류이유가 된다. 그러나 채무자의 적법한 행위라도 집행불능 집행곤란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보전이유가 될 수 있다.
3. 집행침해 가능성의 정도
집행침해 가능성의 정도를 파악하는 데는 경업금지법상의 논의가 도움이 되는데, 경업금지법에서 부작위청구의 인용은 경업행위가능성과 반복가능성 사이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집행불능집행·곤란을 가져오는 구체적인 행위가 직접 임박한 경우에 가압류이유가 될 수 있다. 직접성은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더라도 채무자가 오래 전에 채권자에게 통지하였다면 처분행위는 가압류이유가 될 수 없다.
4. 목적물선택의 상당성
채무자의 재산이 여러 가지인 경우 채무자에게 피해가 가장 적은 재산부터 가압류를 하여야 하는지 문제된다.
가. 부동산가압류 우선론
부동산, 채권, 유체동산 순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용이하게 인정하고, 특히 매매대금, 예금, 임금채권, 유체동산에 대한 가압류는 채무자가 입게 되는 손해가 매우 크다는 것을 고려하여 부동산 등 다른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고도의 소명을 요구한다. 특히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유무나 자산가치에 관하여 조사하는 것은 기본적이고 용이하기 때문에, 채권자에게 이를 요구해도 가혹하다고 볼 수 없고, 조사결과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이 존재하고 그 부동산이 채권자의 피보전권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자산가치가 있음이 판명된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된다.
나. 상대적 순서론
보전의 필요성의 판단은 목적물선택의 상당성(즉 보전명령의 발령에 의하여 채무자가 입게 되는 손해가 가급적 적다고 생각되는 목적물이 선택되었는지 여부), 집행권원을 취득하는 시점까지 당해 목적물이 산일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적 평가를 하는 것으로서, 이는 당해 사안에서 소명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과 경험칙이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률적인 기준은 있을 수 없다.
위와 같은 목적물선택의 상당성 심사도 집행불능·집행곤란을 발생하게 하는 위험이 소명된 것을 전제로 하므로, 채무자가 매매대금·임금채권·유체동산을 은닉·낭비 등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소명한 경우에 한하여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채무자가 매매대금 임차보증금 등을 다른 채권자에게 양도하는 것은 정당한 대가관계가 있는 한 보전이유에 해당하지 않고(이와 달리 가장채권자에게 허위로 양도하는 것은 보전이유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채권을 수령하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도박자금 등으로 낭비하거나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선 증여 등은 보전이유에 해당한다)도 보전이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은닉 이외에는 보전이유를 상정하기 어렵다).
가압류는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이루어지는 긴급처분이지 채권자가 일반적인 책임재산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 임금채권 영업매출채권 등 계속적 채권
임금채권이나 영업매출채권 등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채권의 가압류에 대하여는 집행권원에 의한 강제집행시점에서 당해 채권이 소멸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가압류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임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에 착수할 때까지 근로관계가 종료되거나 퇴직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경우 이러한 가능성에 대하여는 고도의 소명을 요한다.
상인의 영업에 관한 매출채권에 대한 가압류도 채무자에게 다른 재산이 없고 채무자가 영업을 정리하거나 부도 직전이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없으면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 유체동산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구 등 유체동산에 대한 가압류는 채무자에게 다른 재산이 없고, 강제집행에 착수할 때까지 채무자가 양도할 가능성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의료장비, 공작기계, 자동세차시설 등의 물품에 대하여 목적물을 특정하고 그 시가가 상당한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이와 달리 비교적 용이하게 인정할 수 있지만, 목적물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채무자의 주소지, 사업장 소재지에 있는 유체동산을 포괄적으로 가압류하려는 신청은 다른 재산이 없고, 강제집행에 착수할 때까지 채무자가 양도할 가능성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5. 보전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
가. 집행보전의 목적이 아닌 경우
가압류는 오로지 집행보전을 위해서만 허용된다. 따라서 가압류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변제를 촉구하려는 것은 사실상 만족가압류에 해당하므로 적법한 가압류목적이 될 수 없다.
본안의 소를 제기할 의사가 없는 경우, 집행불능·집행곤란의 위험이 없음에도 쉽게 집행재산을 확보할 목적으로 가압류를 신청한 경우도 이와 같다(채무자가 청구채권을 변제하지 않는 이유나 경위를 전혀 밝히지 않은 채 단순히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정상적인 영업활동 중인 채무자에 대하여 물품대금채권이나 예금채권의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2009. 6. 29.자 2009카단71271 결정).
나. 피보전권리에 관한 책임재산이 확보된 경우 등
⑴ ①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근저당권 등 충분한 물적 담보가 설정되어 있거나[대법원 1967. 12. 29. 선고 다67 2289 판결; 선박우선특권 있는 채권자는 선박소유자의 변동에 관계없이 그 선박에 대하여 집행권원 없이도 경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는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그 선박에 대한 가압류를 하여 둘 필요가 없다(대법원 1988. 11. 22. 선고 87다카1671 판결); 채권자가 피보전채권을 담보하기에 충분한 물적 담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 소유의 다른 재산에 대하여 한 가압류의 집행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서울고등법원 1967. 4. 19. 선고 66나1199 판결)], ② 채권자의 채권액에 비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충분히 있는 경우(채무자 소유의 일부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만으로 채권자의 공사대금채권을 보전할 수 있다고 보아, 채무자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대하여도 추가로 가압류를 인가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로는 대법원 2009. 5. 15.자 2009마136 결정), ③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가압류를 신청하면서 공탁한 손해배상의 담보에 대하여 채권자가 가압류를 신청한 경우[위와 같은 경우 채무자가 법원으로부터 담보취소결정을 받지 않는 한 다시 찾을 수 없고, 법원은 담보사유의 소멸이나 채권자의 동의 등 소정의 담보취소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담보취소결정을 할 수 없으므로, 채권자로서는 위 담보를 가압류할 필요성이 없다고 한 사례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4. 1.자 2009카단4921 결정], ④ 피보전권리의 액수에 비하여 부동산의 가격이 매우 높은 경우 등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⑵ 이와 달리 선행가압류를 집행하였으나 실효성이 없는 경우(채권가압류를 집행하였으나 가압류할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에는 후행가압류사건에서 선행가압류의 존재만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 또한 채권자가 채권확보를 위하여 담보권을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금원이나 담보물에 의하여 보장되는 우선변제의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에 관하여는 채무자의 자산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대지와 그 지상건물을 근저당권설정을 하였을 경우 채권의 집행보전을 위한 가압류의 필요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 부동산의 환가가치를 확정하여 그 가격으로 채권만족을 얻을 수 있는가 여부를 먼저 가려야 한다. 대법원 1967. 12. 29. 선고 67다2289 판결).
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기 어려운 경우
⑴ 채권자가 가압류를 신청한 부동산에 다수의 가압류(부동산에 6건의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한 사례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5. 22.자 2009카단6924 결정; (동지) 인천지방법원 2011. 1. 4.자 2011카단20 결정), 근저당권(부동산에 이미 2건의 가압류와 3건의 근저당권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에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한 사례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6. 11.자 2009카단71176 결정; 주택가격보다 높은 금액의 채권최고액으로 하는 근저당권과 주택가격보다 높은 청구금액의 가압류 2개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경우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한 사례로는 인천지방법원 2011. 1. 10.자 2011카단239 결정), 처분금지가처분 등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보전을 위한 가등기(부동산에 서울가정법원 2009즈단561 가처분결정이 집행되어 처분금지가처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한 사례로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6. 18.자 2009카단7908 결정) 등이 경료되어 집행권원을 취득할 때까지 채무자가 용이하게 피압류물을 처분할 수 없다고 인정된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된다.
⑵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43조에 의하여 채무자의 부동산에 보전처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에도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6. 12.자 2009카단71182 결정).
라. 가압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⑴ 배당요구종기가 도과하거나 무잉여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신청한 사건에서 가압류신청 당시 이미 배당요구종기가 도과한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
무잉여취소의 통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한 것은 아니므로 보전의 필요성은 부정된다.
⑵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반대급부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갑이 아파트 수분양자인 을에 대하여, 을은 아파트 건설회사인 병 회사로부터 토지(대지지분권)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갑에게 금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권원을 갖고 있으나 위 확정판결이 명한 반대급부의 의무이행자는 제3자인 병 회사일 뿐 아니라 위 토지에 관한 지분소유권자는 또 다른 제3자이며, 을 등 위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위 대지지분권에 관한 이전등기를 경료받음과 상환으로 잔대금을 지급하라는 위 토지 소유자들의 청구를 인낙한 경우, 병 회사의 을에 대한 위 대지지분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이나 그 이행의 제공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보아 갑의 권리는 그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3032 판결).
⑶ 출자증권에 대한 가압류
㈎ 건설공제조합출자증권 등 각종 출자증권은 제3채무자 공제조합 에 대한 채무자(조합원)의 출자지분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이므로 이에 대한 가압류는 집행관이 출자증권을 점유하여야 그 가압류의 효력이 생기고(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456 판결), 채권자가 가압류할 출자증권은 제3채무자가 질권을 설정한 후 이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민법 335조는 질권자는 “전조의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질물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보다 우선권이 있는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민법 355조에 의하여 권리질권에도 적용되므로, 출자증권의 질권자는 피담보채무를 모두 변제받을 때까지 질물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질권설정으로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갖춘 후에는 질물의 양수인·일반채권자·후순위 담보권자·질물의 경락인·가압류권자에 대하여도 주장할 수 있으나, 질권에 우선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에 대하여는 질권의 유치적 효력으로 대항하지 못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출자증권의 가압류로 제3채무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없는 이상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11. 18.자 2009카단11811 결정).
㈏ 채무자가 회사를 폐업하고 출자증권을 조만간 회수할 예정이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없으면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인천지방법원 2011. 1. 5.자 2010카단16139 결정).
마. 채권자가 구체적인 보전이유를 주장하지 아니한 경우
실무상 가압류사건에서 채권자가 보전의 필요성으로 자주 주장하는 것은 ① 집행불능 또는 집행곤란, ② 본안에서 승소해 집행권원을 받더라도 집행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움, ③ 본안소송을 준비 중에 있으므로 나중의 집행보전을 위하여 필요함 등이다.
채권자는 가압류이유를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인 양도·은닉·낭비 등을 주장하여야 하는데(법 279조 1항 2호), 위와 같은 주장은 집행불능·집행곤란이라는 가압류목적과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표현만 달리한 것이므로, 구체적인 가압류 이유를 주장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바. 정당한 가압류이유가 될 수 없는 경우
실무상 자주 주장되는 가압류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⑴ 채무자의 다른 재산을 찾기 어렵고, 유일한 재산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가압류는 채무자의 재산상태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위와 같은 주장은 집행불능·집행곤란을 발생하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정당한 가압류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⑵ 채무자가 다른 많은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
가압류는 채무자의 사적 자치(채무자가 정당한 대가관계가 있는 통상적인 거래나 처분행위를 하는 경우)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위와 같이 채권자가 경합한다는 사정은 보전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례는 가압류집행의 효력에 관하여 개별적 상대효와 평등주의의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자가 우선변제권자가 아닌 이상 채권자로서는 집행권원을 신속하게 취득하여 압류명령·전부명령을 발령받아 사실상 우선변제를 받은 것이 권리보호에 효과적이다.
⑶ 채무자가 변제약속을 지키지 않음
단순한 채무불이행은 가압류이유가 될 수 없다.
채권자는 신속하게 본안의 소를 제기하여 집행권원을 취득한 후 본집행에 착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본집행 착수 전에 채무자가 비정상적인 방법(가장채무의 창출, 과도한 낭비 등)으로 재산을 처분하려고 하는 것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만 가압류는 허용되기 때문이다.
⑷ 채무자가 재산을 양도 은닉할 우려가 있음
채무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재산을 처분하더라도 금전 또는 다른 대가에 의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유지된다면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채무자가 부동산을 매각하고 대금을 수령하게 되면 채권자가 책임재산을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채권자로서는 위와 같은 양도행위가 집행불능·집행곤란을 가져온다는 점을 소명할 수 있는 다른 간접사실을 보강하여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추인자료로 삼을 수 있다.
채무자가 다른 채권자에게 담보를 설정하여 주거나 책임재산의 일부로 변제한다 하더라도 정당한 거래관계라면 일부 채권자가 이를 저지할 법적 근거는 없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V.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 [이하 제2판 민사집행실무총서(III) 민사보전 권창영/박영호/구태회 P.262-295 참조,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64-75 참조]
1. 의의
⑴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은 임시지위가처분의 필요성에 관하여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률적 개념 또는 사실평가적 개념으로서 일반조항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라는 일반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에 판단은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11626 판결).
보전이유를 구성하는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⑵ 임시지위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하고(대법원 1997. 10. 14.자 97마1473 결정,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특히 만족적 가처분일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
그러나 가처분명령이 발령되고 그 집행을 위하여 간접강제결정까지 있었다고 하더라도, 간접강제결정 효력의 계속 존속 여부는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할 사유가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다36331 판결). 임시지위가처분은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에게 만족을 주는 경우도 있어서 채무자에게 주는 고통이 크므로 그 필요성의 인정에 신중하여야 하고(사용자는 기업시설에 대한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노동조합과 그 소속 조합원을 상대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구할 수 있다. 이 때 헌법이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동쟁의의 유동성에 비추어 법적 간섭은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분쟁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노사의 이해의 대립은 노사대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주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나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의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도의 신중함을 요한다.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다75754 판결), 심리는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법 304조).
2. 현저한 손해
‘현저한 손해’는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불이익 또는 고통을 말하고, 이는 직·간접의 재산적 손해뿐만 아니라 명예, 신용 그 밖의 정신적인 손해와 공익적인 손해를 포함한다(대법원 1967. 7. 4.자 67마424 결정).
3. 급박한 위험
민사집행법이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를 ‘현저한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와 병렬적으로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현저한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위 2가지 개념은 서로 다른 종류의 개념이 아니라 급박한 위험은 현저한 손해를 발생시키는 전형적인 예라고 봄이 상당하다.
‘급박한 위험’은 현재의 권리관계를 곤란하게 하거나 무익하게 할 정도의 강박·폭행을 말한다.
급박한 위험의 예로는 명예를 훼손하는 인쇄물의 배포, 수리권을 방해하는 제방의 축조, 토지를 침해하는 건조물공사, 경작에 관한 관개시기에 관개를 방해하는 행위 등을 들 수 있다.
4. 그 밖의 필요한 이유
‘그 밖의 필요한 이유’는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는 것에 준하는 정도의 이유를 말한다(대법원 1967. 7. 4.자 67마424 결정).
5. 판단기준
가. 만족적 가처분
동종영업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대법원 2006. 7. 4.자 2006마164 결정)과 같이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대법원 2007. 6. 4.자 2006마907 결정, 대법원 2009. 1. 20.자 2006마515 결정).
나 임의의 이행을 구하는 가처분
⑴ 임의의 이행을 구하는 가처분은 집행을 예정하지 아니하고 채무자의 임의의 이행을 기대하는 가처분으로서,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과 같이 주로 노동가처분에서 그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노동관계의 자주성, 유동성, 자주적 해결의 촉진, 포괄적 지위의 회복필요 등에서 이러한 가처분이 필요하고, 임의의 이행을 기대하는 가처분은 노동가처분의 기능을 강화하고 가처분명령 발령 후 노사간의 자주적 해결을 촉진시킨다.
종업원의 지위를 임시로 정하는 가처분 등 임의의 이행을 기대하는 가처분은 형성적 효력을 갖는 재판으로서 무효로 일단 인정된 해고의 의사표시가 없었던 상태를 형성하고 사용자의 해고를 전제로 한 구체적 행동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노사관계의 계속성·복잡성·유동성을 고려하여 볼 때 타당한 가처분이고, 가처분명령의 파급효로서 그 가처분에 의하여 일단 공권적 판단을 하여 잠정적 규범이 확립된다. 임의의 이행을 기대하는 가처분에 확인효를 인정하는 포괄적 해결이 노동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⑵ 이에 대하여 사용자의 임의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실효성이 없는 가처분이므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견해도 있으나, 근로자의 지위에 기한 제(諸)권리를 일괄하여 확인소송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근로계약관계는 유동적인 것으로서 근로계약상의 제권리도 수시로 변동하고 승급(승격, 시설이용, 상여액 등) 이를 그때마다 재판으로 확인하여야 한다면 실로 번잡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제권리를 일괄 확인하여 분쟁의 근본을 해결하고 이에 기한 그 권리의 구체적 실현을 당사자에게 맡기는데 그 취지가 있는 점, 근로자지위보전의 가처분에 위반되는 사용자의 행위는 불법행위로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점, 강제집행에 의하여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와 가처분을 발령할 수 있는지 여부는 차원이 서로 다른 문제인 점,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사건의 승패를 좌우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견해는 부당하다.
만약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을 발령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채권자(근로자)에게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임금지급가처분과 같이 강제집행이 가능한 제2차 가처분명령을 발령한다.
다. 단체내부분쟁과 가처분
⑴ 단체는 자율권이 인정되므로 단체내부의 분쟁은 자주적 통제에 위임하고 예외적으로 사법적 심사가 허용되어야 한다.
판례(대법원 2007. 6. 29.자 2007마224 결정)는 “교회의 권징재판은 종교단체가 교리를 확립하고 단체 및 신앙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목사 등 교역자나 교인에게 종교상의 방법에 따라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의 내부적인 제재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그 효력과 집행은 교회 내부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권징재판으로 말미암은 목사, 장로의 자격에 관한 시비는 직접적으로 법원의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고, 다만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단체내부분쟁에 관하여 사법적 심사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였다.
⑵ 노동조합의 단결력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통제권도 단결권 보장의 취지에 따라 단결을 유지하고 노동조합의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행사될 경우에만 정당하다.
통제권의 행사는 본질적으로 노동조합의 내부관계에 속하는 것이므로 조합자치의 원칙상 사법심사는 가급적 자제되어야 하지만, 정당성을 결여한 통제권의 행사는 조합원의 단결권·생존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므로, 통제권의 행사가 조합규약에 위반하거나 현저히 공정성을 결한 경우 또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 법원은 통제처분에 대하여 사법심사를 할 수 있다.
6.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
본안판결의 확정 전에 본안판결의 확정과 사실상 동일한 효과가 인정되는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이하 ‘의사표시가처분’이라고 한다)이 허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가. 의사표시가처분의 일반적 허용여부
⑴ 학설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가처분은 단행가처분의 일종으로 허용된다는 견해,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이 허용되지만 보전의 필요성에 대하여 극히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 등이 긍정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하여 가처분에 의해 의사표시를 명해도 이를 강제하는 방법이 없고, 의사표시가 된 것으로 의제하는 규정이 없는 이상 가처분은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의사표시청구권의 피보전권리 적격이라는 면에서 보아도, 의사표시를 구하는 가처분의 필요성이라는 점에서 보아도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부정설의 입장이다.
⑵ 부정설을 취한 재판례
㈎ 청약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09. 10. 26.자 2009카합727 결정)
㈏ 총대 천서 및 호명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9. 18.자 2009카합3368 결정)
㈐ 회장의 인준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2. 9.자 2009카합4385 결정)
⑶ 긍정설을 취한 재판례
㈎ 예금인출동의가처분(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2. 10.자 2010카합2874 결정. 위와 같은 가처분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예금지급을 거절하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0. 12. 29.자 2010카합3828 결정으로 채무자(은행)에 대하여 채권자에게 600억 원의 예금지급을 명하는 가처분명령을 발령하였다) : 건설회사인 채권자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어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는데, 은행은 공동예금명의자 중 1인(채무자)이 예금인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채권자의 예금지급요구에 응하지 않자, 채권자는 예금인출에 동의하지 않는 공동시행자를 상대로 예금인출동의가처분을 구하였다. 법원은 “공동시행자들은 공사도급계약 25조에서 공사대금을 분양수익금에서 인출하여 지급하되, 그 인출은 이 사건 사업비계좌에서 공동으로 작성한 인출요청서에 의하기로 하였으므로, 공사대금을 지급받기 위한 채권자의 인출요청서작성에 의한 예금인출 요구에 채무자는 동의할 의무가 있다. 채권자는 위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어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가처분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공사대금 지급을 위한 예금인출 요구에 동의하도록 명할 보전의 필요성도 있다.”는 이유로 채무자는 별지 목록 예금인출요청서에 의한 별지 목록 예금계좌에 예치된 예금의 인출에 동의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가처분명령을 발령하였다.
㈏ 토지사용승낙가처분(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4. 11.자 2011카합666 결정)
[사실관계]
채권자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 소재 사업부지[모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들이다] 지상에 대형판매시설을 신축하려고 하는 부동산개발회사이고, 채무자는 사업부지 일부에 관한 지분소유권자이다.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채무자 소유지분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채무자는 채권자를 우선수익자 및 매수예정자로 하는 처분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그 지분에 관하여 한국자산신탁 주식회사 앞으로 신탁등기를 마쳐 주었다.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채권자가 계쟁토지에 관하여 개발행위를 함에 있어 계쟁토지 중 소유 지분에 대응하는 면적에 대한 사용을 승낙한다는 내용의 토지사용승낙서를 교부받고, 관악구청장에게 위 각 토지사용승낙서를 첨부하여 계쟁토지에 관한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채무자는 관악구청장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은 해제되었으므로, 채무자가 채권자를 통하여 기제출한 토지사용승낙서를 철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고 관악구청장은 채권자에게 “개발행위에 필요한 용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를 2011. 4. 12.까지 보완하라.”는 내용으로 보완요청을 하였다.
[피보전권리에 관한 판단]
유동적 무효상태에 있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인 채무자가 위 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절차에의 협력의무 속에는 이 사건 토지부분에 관한 개발행위허가 신청절차에 협력할 의무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는 자가 당해 토지의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이상 위와 같은 용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자로부터 토지사용승낙서 기타 토지사용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채무자는 채권자가 관악구청장에게 이 사건 토지부분에 관한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함에 있어 토지사용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있다.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채권자가 이 사건 사업부지에 관하여 개발행위허가를 얻어 대형판매시설을 신축하기 위하여 현재까지 지출한 비용은 토지매입비용을 포함하여 400억 원을 상회한다. 채권자가 이 사건 토지부분에 관한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한 후인 2010. 6. 1.부터 시행된 개정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제24조 [별표1] 개발행위허가 기준 1의 가.항 (4)목, 위 [별표1] 2의 가.항 (3)의 (가)목, 2010. 4. 29.부터 시행된 개정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시행규칙’ 3조 3항 2호에 따르면, 이 사건 토지부분은 비록 위 도시계획조례 24조 [별표1]에 규정된 절대보전지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장차 채권자의 위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용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거부될 경우에는 그 후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한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는 등으로 용지 확보 요건을 갖춘 후 다시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하더라도 위 개정 도시계획조례 및 위 조례 시행규칙이 적용됨에 따라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현재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하에서 개발행위허가를 받게 될 개연성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비롯하여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채무자에 대하여 가처분으로 토지사용승낙의 의사표시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
[주문례]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법원은 “채무자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 A-B 임야 중 별지 도면 표시 (가) 부분에 관하여 채권자의 개발행위[서울 관악구청 민원서류-12345호(2010. 3. 31.) 개발행위 허가신청]를 위한 토지사용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내용으로 가처분명령을 발령하였다.
㈐) 그 밖의 재판례 : ① 만족적 가처분의 일종인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가처분을 다른 만족적 가처분과 구분하여 그 허용 여부를 정할 필요성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가처분이 허용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결정(서울고등법원 2013. 10. 7.자 2013라916 결정), ② 채무자에게 매매계약 이행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관하여 채권자의 당회 결의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구하는 가처분사건에서, 위와 같은 가처분사건이 인용되려면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고도의 소명이 요구되고, 본안소송에 의할 경우 권리실현의 지연으로 채권자가 현저한 손해를 입게 되거나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판시한 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1.자 2014카합80628 결정. 폐업신고절차이행가처분사건에서 같은 취지로 판시한 결정으로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9. 9.자 2013카합1100 결정) 등이 있다.
⑷ 검토
㈎ 긍정설이 타당함
① 민사집행법 263조는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판결의 확정시에 의사표시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의사표시의 효력의 발생시점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현실적으로 전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잠정적으로 형성하는 만족적 가처분이 허용됨을 긍정하는 이상, 위와 같은 규정만으로 의사표시가처분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건물철거단행가처분도 허용되는데, 상대적으로 원상회복이 용이한 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 등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
② 민사집행법 263조가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채무의 이행은 채무의 존재가 증명되어야 하고, 판결의 형식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표시가처분은 만족적 가처분의 일종으로,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되므로(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대법원 2007. 6. 4.자 2006마907 결정, 대법원 2009. 1. 20.자 2006마515 결정), 채무자에게 반드시 부당한 것은 아니다.
③ 의사표시가처분도 다른 가처분과 동일하게 고지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고[일반적으로 결정은 판결과 달리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할 수 있지만(민소법 221조), 민사집행규칙 203조의4는 보전신청에 대한 결정은 송달의 방법으로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에 대하여 의제규정이 없더라도 의사표시가처분의 고지와 동시에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과 동일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잠정적으로 의제할 수 있으므로 그 가처분의 실효성은 긍정된다.
④ 제3자에게 의사표시가처분을 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은 본안에서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도 동일하므로, 이를 이유로 가처분을 부정하는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의사표시가처분을 긍정함으로써 의사의 진술을 의제하게 되면 채권자가 후속 법률행위를 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의 잠정적인 권리보호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
⑤ 의사표시가처분이 발령되더라도 본안판결에서 채권자의 패소가 확정된다면, 가처분을 전제로 전개되었던 법률관계가 종국적으로 부정되게 되어 법률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보전처분의 잠정성에 내재된 본질적인 한계로서 만족적 가처분에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이고, 의사표시가처분에서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하여 신중한 심리를 한다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부정설은 타당하지 않다.
⑥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임의적 변론 또는 쌍방 심문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므로, 채무자의 절차적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헌법상 재판청구권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제정된 간이구제절차로써 가처분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법치국가의 원리와 사법보장의 정신에 부합한다.
⑦ 따라서 의사표시가처분을 일반적으로 허용하되, 구체적인 사례에서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었음을 전제로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의사표시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에 심리의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독일과 일본의 실무가 의사표시가처분에 관하여 긍정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 도 실제로 의사표시가처분을 인용한 사례가 극히 희소한 것도 보전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판단하여 그 폐해를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보전의 필요성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대법원 2007. 6. 4.자 2006마907 결정, 대법원 2009. 1. 20.자 2006마515 결정. 채권자는 코카콜라 제품의 생산에만 적합한 생산 시설을 유지해 옴으로써 즉시 다른 음료의 생산에 필요한 시설로의 전환이 어려운 관계로 채무자로부터 음료원제를 공급받지 못할 경우 공장 가동이 일시에 중단됨으로써 영업을 폐지하여야 할 중대한 위기에 처하게 되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는 급박한 사정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고, 한편, 채무자로서는 이 사건 단행가처분에 의하여 일정 기간 동안 채권자에게 음료원제를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새로운 의무의 부과가 아니라 종전과 같은 의무를 이행함에 불과한 것이어서 이로 인하여 채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가처분 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도 소명이 있다고 판시한 사례로는 대구고등법원 1997. 6. 20.자 라97 15 결정].
따라서 의사표시가처분도 만족적 가처분의 일종이므로 고도의 소명이 요구되는데, 구체적인 보전의 필요성은 위에서 본 독일, 일본, 우리나라의 재판례에서 본 바와 같이 의사표시가처분을 발령하였을 때 채무자가 입을 수 있는 손해보다 의사표시가처분을 배척하였을 때 채권자가 입을 수 있는 손해가 현저하게 크고,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승소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경우에 일응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의사표시가처분의 집행
① 집행절차는 불필요함: 의사표시가처분에 의하여 의사표시가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가처분의 강제집행은 이로써 완료되는 것이고(대법원 1995. 11. 10. 선고 95다37568 판결 참조), 간접강제 등에 의한 집행절차는 불필요하다.
또한 의사표시가처분에 의하여 등기관이 등기부에 이를 기입하는 행위는 가처분의 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71. 6. 9.자 70마851 결정 참조).
이에 대하여 의사표시가처분에서도 채무자에 대하여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하고, 채무자의 의사표시의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간접강제를 명하여야 한다는 견해(서울고등법원 2013. 10. 7.자 2013라916 결정)도 있으나, 이는 채무자에게 ‘부대체적 작위의무를 명하는 가처분’에 관한 논의로 환원하는 것에 불과하고 의사표시가처분의 독자성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② 의사표시가처분에는 집행정지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함 : 소송물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이행되는 것과 같은 종국적인 만족을 얻게 하는 내용의 가처분을 명한 재판에 대하여 채무자의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에, 이의신청으로 주장한 사유가 법률상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주장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으며, 그 집행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위험이 있다는 사정에 대한 소명이 있는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집행의 정지 또는 취소를 할 수 있고(법 309조), 위와 같은 규정은 보전취소를 신청한 경우에도 준용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의사표시가 처분에 관하여는 강제집행절차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강제집행의 정지도 인정될 여지가 없고, 법원이 강제집행정지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간주의 효과를 저지할 수 없다(대법원 1979. 5. 22.자 77마427 결정).
㈑ 반대의무의 이행이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
① 반대의무가 이행된 뒤에 의사를 진술할 것인 경우에는 반대급부의 이행에 관한 증명서를 제출하고, 재판장의 명령에 따라 집행력 있는 정본을 부여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긴다(법 263조 2항). 이 규정의 취지는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의 경우에는 별도의 집행절차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집행문부여기관이 반대의무의 이행 여부를 조사하게 함으로써 채무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
② 반대의무의 이행이 의사진술채무보다 선행되거나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가 반대의무를 선이행 또는 동시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채무자의 의사표시가처분을 발령하여야 한다(반대급부 이행 등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는데도 등기신청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 등 집행권원에 집행문이 잘못 부여된 경우에는 그 집행문부여는 무효이다.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73021 판결).
가처분명령은 당사자승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행문을 부여받을 필요가 없지만(법 301조, 292조), 민사집행법 263조 2항의 입법취지를 존중하여 조건부가처분명령의 경우에도 채권자는 조건성취를 증명하여 가처분명령정본에 집행문을 부여받아야 의사진술간주의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
⑴ 문제의 제기
부동산등기법 89조는 가등기는 가처분명령의 정본을 첨부하여 가등기권리자가 이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23조는 판결에 의한 등기는 승소한 등기권리자 또는 등기의무자만으로 이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등기를 명하는 가처분정본을 첨부하여 부동산등기법 23조에 따른 채권자의 단독신청으로 등기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⑵ 견해의 대립
㈎ 소극설 : 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의 허용 여부에 관하여는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을
일반적으로 긍정하는 입장에서도 소극적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 적극설 : 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도 만족적 가처분이나 일반적인 의사표시가처분과 동일하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 검토 : 소극설이 제시하는 논거는 타당하지 않다.
⑶ 사례별 검토
㈎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하였음에도 채권자 소유의 건물에 저당권등기가 잔존하고 있었다. 채권자는 건물을 헐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려고 하였고, 이에 필요한 자금제공자를 구하였다. 그런데 자금제공자는 건물에 저당권등기가 남아있음을 이유로 자금제공을 거절하였고, 이에 건물신축계획이 진행되지 아니하였다. 채권자는 재산상의 손해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상대로 저당권의 말소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건물철거 및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피담보채무의 소멸과 저당권의 말소지연으로 인한 채권자의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의 발생이 고도로 소명된다면, 채권자에게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조건으로 저당권의 말소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하는 것이 타당하다.
㈏ 채권자 회사 소유의 부동산에 저당권등기가 있었으나, 피담보채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되었다. 채권자는 신속하게 위 건물을 매각하여 채무를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부동산에 저당권등기가 있게 되면 매각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채무자를 상대로 저당권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이와 같은 경우 저당권등기의 존재로 인하여 매각이 어렵게 된다는 것은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아닌 사실상의 장애사유에 불과한 점, 가처분에 의하여 저당권등기가 말소된 후 가처분이 취소되면 매수인은 저당권의 부담을 면할 수 없게 되어 불측의 손해를 입게 되는 점 등을 들어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피담보채권의 소멸과 부동산매각지연으로 인한 채권자의 현저한 손해 발생이나 급박한 위험이 고도로 소명된다면, 채권자에게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조건으로 저당권의 말소등기절차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하는 것이 타당하다.
㈐ 가압류기입등기가 말소될 당시 그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있는 자는 법원이 그 가압류기입등기의 회복 촉탁시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에 해당하므로, 가압류 채권자로서는 그 자를 상대로 하여 법원의 촉탁에 의한 그 가압류기입등기의 회복절차에 대한 승낙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다84367 판결). 이 경우 가압류기입등기가 부당하게 말소된 것과 채무자의 가압류기입등기의 회복절차에 대한 승낙 지연으로 인한 채권자의 현저한 손해 발생이나 급박한 위험이 고도로 소명된다면, 채권자에게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조건으로 가압류기입등기의 회복절차에 대한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하는 것이 타당하다.
㈑ 가처분기입등기가 경료된 후에 등기부상 권리를 취득한 자는 말소된 가처분기입등기의 회복등기에 관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고, 또한 가처분권리자가 그 가처분을 하게 된 본안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그에 기하여 가처분권리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게 되면 가처분기입등기 경료 후에 등기부상 권리를 취득한 자는 자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여 줄 입장에 놓이게 되므로, 가처분기입등기 경료 후에 등기부상 권리를 취득한 자는 위 가처분권리자에 대하여 가처분기입등기의 회복등기에 승낙할 실체법상의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25521 판결). 이 경우 가처분기입등기가 부당하게 말소된 것과 채무자의 가처분기입등기의 회복절차에 대한 승낙의 지연으로 인한 채권자의 현저한 손해의 발생이나 급박한 위험이 고도로 소명된다면, 채권자에게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조건으로 가처분기입등기의 회복절차에 대한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 타인소유의 토지에 공작물통과의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
⑴ 민법상 수도 등 시설권과 가처분
㈎ 민법상 수도 등 시설권
토지소유자는 타인의 토지를 통과하지 아니하면 필요한 수도, 소수관, 가스관, 전선 등을 시설할 수 없거나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에는 타인의 토지를 통과하여 이를 시설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민법(218조 1항)(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76303 판결).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이 선택된 것인지의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부근의 지리상황, 상린지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한 뒤 구체적 사례에 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5. 10. 22. 선고 85다카129 판결).
위 조항에 의한 시설을 한 후 사정의 변경이 있는 때에는 타토지의 소유자는 그 시설의 변경을 청구할 수 있고, 시설변경의 비용은 토지소유자가 부담한다(민법 218조 2항).
소수관시설권은 토지소유자가 그 관을 통하여 정화조에서 배출된 오수를 소통시키려는 경우에도 허용되고, 민법 218조 2항 소정의 시설변경청구는 당초에는 적법한 권원에 의하여 시설된 소수관 등을 사후에 발생한 시설통과지 소유자의 사정변경 때문에 시설통과권자의 비용으로 변경시설토록 하는 것이므로, 그 같은 사정변경 유무는 시설통과지 소유자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시설을 변경하는 것이 타당한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한다(대법원 1982. 5. 25. 선고 81다1 판결).
㈏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의 허용여부
민법 218조 1항에 기한 ‘수도 등 시설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권자가 공사를 하는 경우, 토지소유자가 채권자의 공사에 응하지 않거나 공사를 방해하는 때에는 채권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토지소유자의 승낙은 불필요하므로,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구하는 가처분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그러한 가처분을 인정할 필요성도 없다.
⑵ 특별법상 사업시행자가 타인의 토지를 사용하는 경우
㈎ 공용사용
공용사용이란 특정한 공익사업을 위하여 그 사업자가 타인의 소유에 속하는 토지 기타의 재산권에 대하여 공법상의 사용권을 취득하고, 상대방인 소유자 기타의 권리자는 그 공익사업을 위한 사용을 수인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용침해를 말한다.
공익사업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타인의 재산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의 공용사용은 사업주체가 민법상의 계약에 의하여 타인의 재산에 대한 사용권을 취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권리자의 승낙을 얻지 못하거나 긴급하여 그 승낙을 얻을 여유가 없는 때에는 권리자의 의사를 묻지 아니하고 직접 법률에 의하여 또는 법률에 의거한 행정행위에 의하여 사용권이 설정된다(‘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130조 1항, 수도법 61조 1항, 하수도법 8조 1항, 전기사업법 87조 1항 등 각종 특별법에서 공용사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용사용권은 공적 목적을 위하여 공법에 의거하여 인정되는 공법상의 권리이고, 사업주체가 사기업인 경우에도 국가적 공권으로서 공용사용권을 취득하는 점은 차이가 없으며, 이 경우에 사기업자와 권리자와의 관계는 사인간이지만 공법관계이다.
㈏ 공법관계와 가처분
행정청이 행정대집행의 방법으로 시설물을 철거할 수 있고, 이러한 행정대집행의 절차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따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122 판결. 그러나 피수용자 등이 기업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수용대상 토지의 인도의무에 관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43조, 44조, 89조의 ‘引渡’에는 明渡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명도의무는 그것을 강제적으로 실현하면서 직접적인 실력행사가 필요한 것이지 대체적 작위의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대집행법에 의한 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43조의 규정에 따라 피수용자 등이 기업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수용대상 토지의 인도 또는 그 지장물의 명도의무 등이 비록 공법상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그 권리를 피보전권리로 하는 明渡斷行假處分은 그 권리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허용될 수 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4 2809 판결)].
이와 달리 채무자가 계쟁토지에 아무런 권원 없이 시설물을 설치함으로써 계쟁토지를 불법점유하고 있음에도 행정청이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 행정주체에 대하여 계쟁토지사용청구권을 가지는 채권자로서는 위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행정주체를 대위하여 채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하는 이외에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다른 절차와 방법이 없어 그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채권자는 행정주체를 대위하여 채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122 판결)의 입장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사업시행자가 공용사용권을 취득하여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토지소유자가 이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방해금지가처분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구하는 가처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 토지사용자의 동의 승낙이 필요한 경우
각종 특별법에서는 일정한 경우 공용사용을 위해서는 토지소유자의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사업시행자가 위 법률 130조 1항에 따라 타인의 토지를 재료 적치장 또는 임시통로로 일시사용하거나 나무, 흙, 돌, 그 밖의 장애물을 변경 또는 제거하려는 자는 토지의 소유자 점유자 또는 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같은 법 130조 3항), 일출 전이나 일몰 후에는 그 토지 점유자의 승낙 없이 택지나 담장 또는 울타리로 둘러싸인 타인의 토지에 출입할 수 없다(6항)고 규정하고 있다(하수도법 8조 3항 등 각종 특별법에도 이와 유사한 규정이 있다).
위와 같은 경우 토지소유자가 토지의 사용 등에 동의·승낙하지 아니한 때에는 사업자는 토지사용을 사용할 수 있는 지위보전가처분이나 방해금지가처분을 발령받거나[한국전력공사가 345kV 신충주분기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송전철탑 부지 부근의 토지 중 일부를 재료적치장 등 작업장으로 사용하여야 하고, 그 부지로 통하는 필요 토지에 임시통로를 개설하여 일시 사용 출입하여야 하며, 재료적치장 또는 임시통로로 사용될 토지 위의 죽목, 토지, 기타의 장애물을 변경 또는 제거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토지소유자들을 상대로 토지일시사용 등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2011. 6. 27.자 2010카합301 결정은 전원개발촉진법 6조의3,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130조 제7항에 의해 토지의 소유자 점유자 또는 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 같은 조 7항에 의하면 토지의 소유자 등은 정당한 사유 없이 1항의 규정에 의한 행위를 방해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므로,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야의 일시사용에 관한 동의를 거부할 경우에는 채권자는 이러한 채무자를 상대로 임야의 일시사용에 관한 동의를 의제할 수 있는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이행의 소와 임야의 일시사용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위 일시사용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토지일시사용 등 지위보전 가처분을 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받아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토지 소유자 등이 사업시행자의 일시 사용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 사업시행자는 해당 토지의 소유자 등을 상대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토지의 일시 사용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는 국토계획법에서 특별히 인정한 공법상의 의무이므로, 그 의무의 존부를 다투는 소송은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 즉 행정소송법 3조 2호에서 규정한 당사자소송이라고 보아야 한다. 당사자소송에 대하여는 행정소송법 8조 2항에 따라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대법원 2015. 8. 21.자 2015무26 결정 참조), 사업시행자는 민사집행법 300조 2항에 따라 현저한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을 통하여 공익사업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밝혀 둔다. 대법원 2019. 9. 9. 선고 2016다262550 판결].
다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보전의 필요성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라. 계속적 공급계약에서 개별적으로 상품공급을 명하는 가처분
⑴ 계속적 공급계약
계속적 공급계약은 특정 또는 불특정기간 중에 종류로 정하여지는 물건을 일정한 대가를 받고서 계속적으로 공급할 것을 약정하는 때에 성립하는 계약이다.
이는 ① 전체적으로 단일한 매매계약이 이미 성립하였고, 매도인은 개개의 목적물에 관하여 구체적인 공급의무를 부담하는 것, ② 계속적인 거래에 관한 기본계약은 체결되었으나 매도인의 개별적인 상품공급의무는 당연히 발생하지는 않고, 매수인의 예약완결권 행사에 따라 개개의 매매계약이 성립하면 상품공급의무가 발생하는 것, ③ 계속적인 거래에 관한 기본계약은 체결되었으나 매도인의 개별적인 상품공급의무는 당연히 발생하지는 않고, 매수인에게 예약완결권이 없고 매도인도 승낙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 등으로 나눌 수 있다.
⑵ 채무자의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의 허용여부
㈎ 채무자의 승낙이 필요 없는 경우
①과 ②의 경우에는 채무자의 승낙은 불필요하므로 이를 가처분에 의하여 구할 필요는 없고,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구체적 공급의무의 이행으로 상품의 인도단행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채무자의 승낙을 구하는 가처분은 허용될 여지가 없다.
㈏ 채무자의 승낙이 필요한 경우
위 ③의 유형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채무자의 승낙이 형해화된 경우에는 채무자의 의사표시를 기다리지 않고 의사표시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상품의 인도단행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채무자의 승낙을 구하는 가처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둘째, 채무자의 승낙이 형해화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무자에 대하여 승낙을 명하는 가처분과 인도단행가처분을 발령할 필요가 있다.
마. 사죄광고를 명하는 가처분
⑴ 종래의 판례
종래의 판례(대법원 1980. 2. 26. 선고 79다2138, 2139 판결)는 채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채권자의 사회적 신용과 명예가 침해된 경우, 법원은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으므로 채무자에게 사죄광고를 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⑵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후
헌법재판소(헌법재판소 1991. 4. 1. 선고 89헌마160 결정)는 1991. 4. 1. “민법 764조가 사죄광고를 포함하는 취지라면 그에 의한 기본권제한에서 그 선택된 수단이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정도 또한 과잉하여 비례의 원칙이 정한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헌법 37조 2항에 의하여 정당화될 수 없는 것으로서 헌법 19조에 위반되는 동시에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의 침해에 이르게 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의 실무도 사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고(서울고등법원 1995. 12. 5. 선고 94나9186 판결), 최근에는 노동사건에서 “취업규칙에서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96조 1항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기에 이르렀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따라서 채무자에게 사죄광고를 명하는 가처분은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바. 행정청에 대한 신청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
⑴ 의의
현대사회에서는 급부행정의 확대 등이 원인이 되어 행정청이 각종 법률관계에 관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사인이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행정청에 대하여 각종 출원, 등기·등록의 신청, 허가명의변경신청에 관한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상대방이 행정청에 대한 의사표시에 협력하는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위와 같은 협력을 거부하면, 일방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협력의무의 이행을 소송으로써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본안소송의 확정시까지 장시간이 소요되어 채권자가 현저한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가처분에 의하여 상대방의 협력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면 위와 같은 손해를 방지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재판상 협력의무가 문제가 되었던 사례를 살펴본다.
⑵ 토지거래 허가신청절차이행가처분
토지거래허가를 전제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그 계약이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으므로 공동으로 관할관청의 허가를 신청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일방 당사자가 그러한 의무에 위배하여 허가신청절차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은 그 협력의무의 이행을 소송으로써 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3. 1. 12. 선고 92다36830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88795 판결).
이를 위하여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지만(국토이용관리법상의 규제구역 내의 토지에 관하여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체결된 매매계약이라 하더라도 거래당사자 사이에는 계약이 효력이 있는 것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어 매매계약의 쌍방 당사자는 공동으로 관할관청의 허가를 신청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의무에 위배하여 허가신청절차에 협력하지 않는 당사자에 대하여 상대방은 협력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허가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하여 체결된 매매계약의 매수인은 비록 그 매매계약이 허가를 받을 때까지는 법률상 미완성의 법률행위로서 소유권의 이전에 관한 계약의 효력이 전혀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할지라도 위와 같은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매매목적물의 처분을 금하는 가처분을 구할 수 있고, 매도인이 그 매매계약을 다투는 경우 그 보전의 필요성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가처분이 집행된 후에 진행된 강제경매절차에서 당해 토지를 낙찰받은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써 가처분채권자인 매수인의 권리보전에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44376 판결),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기다리기에는 채권자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허가신청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받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4. 11.자 2011카합666 결정).
⑶ 재단법인 기본재산의 처분에 관한 허가신청절차이행가처분
㈎ 재단법인 기본재산의 처분
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바쳐진 재산이라는 실체에 대하여 법인격을 부여한 것인바, 재단법인이 정관에 기본재산으로 기재한 재산은 바로 재단법인의 실체인 동시에 그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된다.
따라서 그러한 기본재산을 처분한다는 것은 재단법인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재단법인의 기본재산은 이를 함부로 처분할 수 없고, 이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정관의 변경이 필요하며, 또한 정관의 변경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야 비로소 그 효력이 있게 된다(민법 제45조 제3항, 제42조 제2항).
㈏ 매도청구권의 행사와 정관변경허가신청
재건축사업구역에 재단법인 소유의 기본재산이 포함됨에 따라 재건축의 결의에 찬성한 구분소유자 등이 재건축에 반대하는 재단법인을 상대로 위 기본재산에 대하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8조 4항에 따라 매도청구를 하는 경우 그 기본재산에 대하여는 매매계약의 성립이 강제된다.
재단법인의 기본재산에 대하여 위 법률상의 매도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그 기본재산에 대한 매매계약의 성립뿐만 아니라 기본재산의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재단법인의 정관의 변경까지 강제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 결과 재단법인은 매도청구의 대상이 된 기본재산의 처분과 관련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정관의 변경허가를 주무관청에 신청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재단법인이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은 민법 389조 2항에 의하여 그 허가신청의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상대방이 정관변경 허가신청의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확정판결을 받아 그 판결정본이나 등본을 주무관청에 제출한 경우, 민사집행법 263조 1항에 의하여 재단법인이 직접 주무관청에 정관변경 허가신청을 한 것으로 의제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다12453 판결).
따라서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기다리기에는 채권자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주무관청에 대하여 정관변경 허가신청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받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 명의신탁의 해지에 관한 허가신청
학교법인에게 명의신탁한 부동산에 대해서 관할청의 허가가 있으면 명의신탁자는 이를 반환받을 수 있으므로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을 해지한 경우에는 명의수탁자인 학교법인으로서는 관할청에 대하여 명의신탁 부동산 반환에 관하여 관할청의 허가를 신청할 의무를 부담하고, 명의수탁자가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로서는 민법 제389조 제2항에 의하여 허가신청의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재판을 청구할 수 있으며, 관할청이 반드시 허가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와 같은 재판의 청구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62478 판결. 관할청은 학교법인 내부의 적법한 의사형성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자료인 사립학교법 시행령 11조 1항 3호 소정의 이사회회의록 사본이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그 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누14538 판결)].
따라서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기다리기에는 채권자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주무관청에 대하여 정관변경 허가신청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받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사. 공동명의예금의 인출동의를 명하는 가처분
⑴ 공동명의예금채권자의 권리행사
㈎ 동업자금의 관리,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각자가 분담하여 출연한 돈을 특정 목적을 위하여 공동명의로 예치해 둠으로써 그 목적이 달성되기 전에는 공동명의 예금채권자가 단독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감시하고자 하는 목적 등을 이유로 공동명의로 예금을 개설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공동명의예금의 인출방법은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 사이의 공동명의 예금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고, 계약의 내용이 공동명의자 전원의 인감증명이 날인된 예금청구서에 의하는 한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단독으로 예금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면 공동명의자 중 1인은 다른 공동명의자의 동의를 받아 단독으로 예금을 청구할 수 있고, 다른 공동명의자와 금융기관을 공동피고로 하여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하여는 단독 예금청구에 관한 동의를, 금융기관에 대하여는 다른 공동명의자에 대한 승소를 전제로 한 예금청구를 소구할 수 있다(은행에 공동명의로 예금을 하고 은행에 대하여 그 권리를 함께 행사하기로 한 경우에 만일 동업자금을 공동명의로 예금한 경우라면 채권의 準合有關係에 있지만,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각자가 분담하여 출연한 돈을 동업 이외의 특정 목적을 위하여 공동명의로 예치해 둠으로써 그 목적이 달성되기 전에는 공동명의 예금채권자가 단독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감시하고자 하는 등의 목적으로 공동명의로 예금을 개설한 경우라면 하나의 예금채권이 분량적으로 분할되어 각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에게 귀속된다. 다만 은행과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사이에 공동반환의 특약이 존재하는 경우 은행에 대한 지급 청구만을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모두가 공동으로 하여야 하는 부담이 남는다.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5다72430 판결).
㈏ 공동명의자 중 1인이 다른 공동명의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이상 공동명의예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금융기관이 공동명의자들 사이의 내부적 지분을 들어 정당한 예금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253)
⑵ 공동명의자에 대한 인출동의가처분
이와 같이 금융기관과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 사이에 공동반환의 특약이 존재하고, 공동명의자 중 일부가 예금인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금인출을 구하는 공동명의자는 인출에 동의하지 않는 공동명의자를 상대로 동의를 구하는 확정판결을 받아 금융기관에 예금인출을 요청하여야 한다.
그러나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채권자에게 심한 자금의 압박으로 인한 도산의 염려 등과 같이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고도로 소명된다면,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예금인출동의가 처분을 발령받아 그 정본을 금융기관에 제출하여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2. 10.자 2010카합2874 결정).
다만 예금인출 후에는 설사 가처분이 취소되더라도 사정에 따라서는 원상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예금인출동의 가처분명령(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2. 10.자 2010카합2874 결정)에 대하여 채무자가 가처분이의를 신청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 3. 28.자 2011카합399 결정에서 “채권자가 은행을 상대로 예금지급가처분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2. 29.자 2010카합3828 결정)을 통하여 600억 원을 지급받게 된 이상 이로써 이 사건 가처분명령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한 목적은 모두 달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명령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위 가처분명령을 취소하고, 채권자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였다], 보전의 필요성의 인정에는 신중하여야 한다.
7.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사례
가. 필요성이 인정된 사례
⑴ 시험검사만을 받은 상태의 온천공이 있는 토지의 공유자인 채권자가 위 온천공에 아무런 사전 동의나 사후 승낙 없이 양수시설을 설치하고 온천수를 용출하여 판매하고 있는 다른 공유자인 채무자에 대하여, 그러한 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 이후에 채무자가 온천공에 설치한 시설물을 스스로 철거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단순부작위가처분의 성격 및 온천법의 특별규정에다가 채무자가 철거한 시설이 다시 설치하기에 용이한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 보전의 필요성이 여전히 있다(대법원 2003. 5. 17.자 2003마543 결정).
⑵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에 따라 권리의 침해가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처분 채무자들이 그 가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권리침해의 중단이라는 사정만으로 종래의 가처분이 보전의 필요성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11626 판결).
⑶ 계쟁토지는 국가 소유로서 그 지목은 잡종지이고 현황은 항만시설(물양장)인데, 보령시장은 국가와 충청남도 도지사로부터 계쟁토지에 대한 관리권한을 순차로 위임받아 계쟁토지를 관리하고 있고, 채무자들이 아무런 권원 없이 시설물을 설치함으로써 계쟁토지를 불법점유하고 있음에도 관리권자인 보령시장이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 국가에 대하여 계쟁토지사용청구권을 가지는 채권자(보령수산 협동조합)로서는 위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국가를 대위하여 채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하는 이외에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다른 절차와 방법이 없어 그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채권자는 국가를 대위하여 채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다1122 판결).
⑷ 갑 회사가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광고시스템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제공하여 이를 설치한 인터넷 사용자들이 을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방문하면 그 화면에 을 회사가 제공하는 광고 대신 갑 회사의 광고가 대체 혹은 삽입된 형태로 나타나게 한 사안에서,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는 위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가지는 신용과 고객흡인력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셈이 될 뿐만 아니라 을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면서)을 회사가 얻어야 할 광고영업의 이익을 무단으로 가로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한편,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반복되며, 갑 회사에게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을 회사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갑 회사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보호되는 을 회사의 이익이 그로 인한 갑 회사의 영업의 자유에 대한 손실보다 더 크므로, 을 회사는 갑 회사에 대하여 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인터넷 사용자들의 모니터에서 위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를 하는 것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⑸ 독립적 은행보증에서 수익자가 권리남용적인 보증금의 지급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보증의뢰인은 그 보증금의 지급거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에 기하여 직접 그 의무자인 보증인을 상대방으로 하여 수익자에 대한 보증금의 지급을 금지시키는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보증인이 수익자의 그러한 권리남용적인 보증금청구에 응하여 보증금을 지급하여 버리게 되면, 그에 따라 보증인의 보증의뢰인에 대한 상환청구가 당연히 수반될 것이고, 나아가 보증의뢰인이 보증인의 위 보증금 지급을 무효라고 주장하여 상환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보증인으로부터 각종 금융상의 제재조치를 받게 되는 등의 사실상 경제적인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보증금의 지급거절을 둘러싼 권리관계의 분쟁으로부터 생길 수 있는 현저한 손해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그 보전의 필요성도 충분히 인정될 여지가 있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43873 판결).
⑹ 채무자가 건축 중에 있는 4층 북단 교실 중간에 설치된 복도와 위 교실 서쪽 벽에 채권자들의 주거 내부를 관망할 수 있는 유리창문이 설치되어 있는 이상 위 교실 북단을 벽으로 쌓은 사실만으로는 채권자들의 사생활의 은밀이 침해될 염려가 배제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공사중지가처분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79다484 판결).
⑺ 건설회사인 채권자는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어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는데, 채무자(은행)는 공동예금명의자 중 1인이 예금인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채권의 예금지급에 응하지 않고 있음이 소명되므로, 예금지급가처분으로 채무자에게 600억 원의 예금지급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2. 29.자 2010카합3828 결정).
나. 필요성이 부정된 사례
⑴ 건축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당시 굴착공사가 거의 종료하였다면 채무자가 그 후 그 대지에 출입하며 남은 공사를 진행하여도 이에 인접한 채권자의 대지가 침하하거나 건물이 균열될 염려가 없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81. 3. 10. 선고 80다2832 판결).
⑵ 경업금지약정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가처분을 신청한 후 약정손해금을 청구하는 본안소송에서는 영업금지를 함께 청구하지 아니하였다면, 채권자로서는 약정손해금을 지급받을 경우 더 이상의 영업금지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의사인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가처분신청에는 긴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대법원 2005. 4. 7.자 2003마473 결정).
⑶ 채권자가 신청 당시에 실체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권리가 가까운 장래에 소멸하여 본안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으리라는 점이 현재에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
⑷ 상법 제386조 제1항은 법률 또는 정관에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로 하여금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를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따라 이사의 권리의무를 행사하고 있는 퇴임이사로 하여금 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가지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한 경우 등 필요한 경우에는 상법 386조 2항에 정한 일시 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의 선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와는 별도로 상법 386조 1항에 정한 바에 따라 이사의 권리의무를 행하고 있는 퇴임이사를 상대로 해임사유의 존재나 임기만료·사임 등을 이유로 그 직무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0. 29.자 2009마1311 결정).
⑸ 이사의 직무권한을 잠정적이나마 박탈하는 가처분은 특별히 급박한 사정이 없는 한 해임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 정도의 절차요건을 거친 흔적이 소명되어야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보전의 필요성은 없다(대법원 1997. 1. 10.자 95마837 결정).
⑹ 채권자가 70세가 된 노인으로 6년 전부터 중풍으로 거동이 어려워 그 동안 묘제에 참석하지 못하였고 앞으로 묘제를 주재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채권자에게는 자기가 주재하지도 못할 묘제에 대한 방해의 금지를 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1991. 3. 27.자 90마1027 결정).
⑺ 보전처분에 의하여 제거되어야 할 상태가 채권자에 의하여 오랫동안 방임되어 온 때에는 보전처분을 구할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바, 채권자는 채무자들이 업종제한약정에 위반하여 동종영업을 하고 있음을 알고도 그러한 상태를 7년 6개월 내지 2년 6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고 있었다면, 본안의 소를 제기하는데 어떤 장애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보전신청에 즈음하여 별다른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경우, 현재의 상태가 더 지속됨으로써 채권자에게 비로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등 임시지위가처분을 하여야 할 긴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⑻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 15조의 규정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분묘이전명령은 공법상의 명령으로서 분묘연고자가 그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행정대집행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정대집행이 뒤따를 수도 있음이 예상될 뿐이고, 지방자치단체가 사법상의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당해 분묘에 대하여 발굴·정지작업 기타 파손행위를 할 것이 예상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분묘연고자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하여 신청한 분묘파손금지가처분은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대법원 1998. 3. 11.자 98마104 결정).
⑼ 종합유선방송사업자(채무자)가 지상파방송사업자(채권자)의 디지털지상파방송을 수신하여 실시간으로 가입자에게 재전송한 사안에서, 위 재전송행위는 수신보조행위가 아니라 동시재송신에 해당하므로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동시중계방송권에 기하여 그 재송신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는 인정되나, 채무자가 14년 동안 가입자들에게 지상파방송을 재송신해 왔으며, 채권자도 위와 같이 동시재송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13년 동안 채무자를 상대로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를 묵인하는 등 장기간 위 권리침해 상태가 방임되어 왔으므로, 가처분으로 긴급하게 그 재송신의 중단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2. 31.자 2009카합3358 결정).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보전의 필요성)】《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볼 만한 고려요소들 - 침해행위 종료 또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경우, 당초 의도한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 직무집행정지를 구하는 대표자가 다시 적법한 대표자로 선임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 장기간 현상을 방치한 경우, 특허심판원에서 등록무효심결이 내려진 경우, 해임의 소를 제기할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위험을 인식하고도 법률관계를 형성한 경우, 비교형량 결과 채무자에게 훨씬 더 큰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 향후 금전으로 실질적 손해 전보가 가능한 경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 :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볼 만한 고려요소들 - 침해행위 종료 또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경우, 당초 의도한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 직무집행정지를 구하는 대표자가 다시 적법한 대표자로 선임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 장기간 현상을 방치한 경우, 특허심판원에서 등록무효심결이 내려진 경우, 해임의 소를 제기할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위험을 인식하고도 법률관계를 형성한 경우, 비교형량 결과 채무자에게 훨씬 더 큰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 향후 금전으로 실질적 손해 전보가 가능한 경우>
◈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 :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볼 만한 고려요소들 - 침해행위 종료 또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경우, 당초 의도한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 직무집행정지를 구하는 대표자가 다시 적법한 대표자로 선임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 장기간 현상을 방치한 경우, 특허심판원에서 등록무효심결이 내려진 경우, 해임의 소를 제기할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위험을 인식하고도 법률관계를 형성한 경우, 비교형량 결과 채무자에게 훨씬 더 큰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 향후 금전으로 실질적 손해 전보가 가능한 경우
1. 보전의 필요성 일반론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필요성에 관하여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경우에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가압류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과 달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현재의 위험방지가 주목적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현저한 손해는 본안판결의 확정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생각되는 정도의 불이익 또는 고통을 말하고, 이는 직접 및 간접의 재산적 손해뿐만 아니라 명예, 신용 그 밖의 정신적인 손해와 공익적인 손해를 포함하는 개념이며(대법원 1967. 7. 4.자 67마424 결정 등), 급박한 위험은 현재의 권리관계를 곤란하게 하거나 무익하게 할 정도의 강박․폭행을 말하고, 이는 현저한 손해와 병렬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저한 손해를 생기게 하는 전형적인 예로 해석된다.
따라서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라는 사유는 단순한 예시규정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러한 예시적 사유 외에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라고 하는 일반조항만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처분의 필요성은 법원의 재량적 판단에 따를 문제인데, 특히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에게 만족을 주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그로 인한 채무자의 고통 또한 크다고 할 것이므로, 그 필요성의 인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304조에서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도록 규정한 것도 같은 취지로 보인다.
그러므로 가압류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에서는 채무불이행 그 밖의 필요성을 엿볼 수 있는 소명이 있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보전처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데 반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서는 반대로 그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의 소명이 없다는 이유로 가처분신청을 배척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2.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볼 만한 고려요소들
이러한 고려요소들 중에 하나가 존재한다고 해서 곧바로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쌍방의 이해득실을 비교형량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 침해행위 종료 또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경우
채권자 회사는,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채무자가 소집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기하여 파업 등 쟁의행위를 실행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신청으로 쟁의행위의 금지를 구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 처분인데, 기록상 채무자는 이미 당초 예정했던 쟁의행위를 종료한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가 조만간 다시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소명자료도 부족하므로, 가처분으로 시급하게 쟁의행위의 금지를 명할 만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채권자는 서울 종로구 경운동 1-9 지상에 목조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채무자가 채권자 주택 바로 옆에서 학교건물 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무리하게 굴착공사를 실시하는 바람에 채권자 주택 벽에 균열이 발행하는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신청으로 그 공사의 중단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미 위 학교건물 신축을 위한 굴착공사는 종료되어 현재는 지상에 대한 골조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향후 진행될 공사의 대부분도 지상건물의 축조인 사실이 인정되어 더 이상 지하 굴착공사로 인하여 채권자 주택의 균열이 확대될 사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가처분으로 공사금지를 명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대법원 2003. 5. 17.자 2003마543 결정에서는 침해행위가 중지된 바 있다는 사정만으로 당해 사건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또한,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11626 판결도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에 따라 권리의 침해가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처분 채무자들이 그 가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권리 침해의 중단이라는 사정만으로 종래의 가처분이 보전의 필요성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실무에서도, 채무자가 ‘앞으로 침해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진술하여도 그 자체만으로는 보전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경우 침해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화해를 권유하거나 화해권고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나. 당초 의도한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
이 사건 계약은 채무자의 일신전속적인 연예활동에 관한 것으로서 그 성질상 계약당사자 상호간에 고도의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여 계약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것인지가 계약의 목적 달성을 좌우한다고 할 것이므로, 자발적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들과 사이에 전속관계를 지속할 것을 강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또한 전속의무에 위반한 채무자의 활동을 금지한다고 하여 계약의 본래 목적에 따른 이행을 기대하기도 곤란하며, 이 사건 계약 위반으로 인하여 채권자들
이 입는 손해는 결국 채무자의 연예활동에 따라 분배받을 수입금을 상실하는 것으로서 금전에 의한 손해전보가 가능한 반면, 채무자가 연예활동을 전면적으로 금지당함으로써 입는 손실은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렵고 직업 자체를 제한받게 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그렇다면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계약 위반 및 그로 인한 손해를 주장, 입증하여 손해배상 등의 권리구제를 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현 단계에서 채무자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대로의 이행만을 전제로 한 가처분을 발령한 만한 보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다만, 연예인 전속계약의 경우에 다른 사정을 고려하여 연예인 활동 금지를 명하는 경우도 있다).
다. 직무집행정지를 구하는 대표자가 다시 적법한 대표자로 선임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인 처분인데, 특히 이 사건과 같이 회사의 주주총회의 하자를 원인으로 하는 가처분신청에 있어서는 장차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하여 적법한 선임결의가 있을 경우 채무자가 다시 선임될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도 가처분의 필요성 여부 판단에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0. 14.자 97마1473 결정은 ‘단체의 대표자 선임 결의의 하자를 원인으로 하는 가처분신청에 있어서는 장차 채권자가 본안에 승소하여 적법한 선임 결의가 있을 경우, 채무자가 다시 대표자로 선임될 개연성이 있는지의 여부도 가처분의 필요성 여부 판단에 참작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채권자의 이사 및 대표이사로서의 임기가 이미 2008. 11. 6. 종료되어 어차피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채권자의 지분 25%를 제외한 나머지 75%의 지분 모두가 채무자에 대한 우호 지분인 현재의 주주 구성으로 보아, 다시 적법하게 주주총회가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대표이사로 선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이므로, 가처분으로 채무자의 직무집행을 정지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라. 장기간 현상을 방치한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의 허락 없이 이 사건 표장을 사용하여 맥주집을 운영하여 채권자의 서비스표 전용사용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사용금지를 구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 사건 표장 사용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전용사용권 취득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한 2009. 7. 14.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한 점 등을 종합하면, 가처분으로 시급하게 채무자의 표장 사용을 금지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은 상가 내 점포별로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점포의 수분양자 지위를 양수한 자에 대하여 동종영업의 금지를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들이 업종제한약정에 위반하여 동종영업을 하고 있음을 알고도 그러한 상태를 7년 6개월 내지 2년 6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고 있었다면,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하여야 할 긴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고 있다).
마. 특허심판원에서 등록무효심결이 내려진 경우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는 채권자를 상대로 하여 이 사건 제1특허발명의 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이에 특허심판원은 2013. 11. 21. 이 사건 제1특허발명에 대하여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심결을 한 사실이 소명되는바, 이 사건 제1특허발명에 관한 채권자의 특허권이 침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대법원 2007. 6. 4.자 2006마907 결정은 가처분신청 당시 특허청에 별도로 제기된 등록무효심판절차에서 그 특허권이 무효라고 하는 취지의 심결이 있은 경우나, 등록무효심판이 청구되고 그 청구의 이유나 증거관계로부터 장래 그 특허가 무효로 될 개연성이 높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형평을 고려하여 그 가처분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없거나 부족한 것으로 보아 이를 기각함이 상당하다고 하고 있다).
바. 해임의 소를 제기할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이 사건의 경우 기록상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이사 또는 대표이사 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절차적 요건을 거친 흔적을 소명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또한 채권자가 주장하는 채무자에 대한 해임사유들은 모두 채무자가 2010. 8. 24.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되기 전 위 회사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0. 3. 31. 이전까지의 기간 동안에 있었던 행위들인바, 채권자들로서는 채무자가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된 2010. 8. 24. 이후 이 사건에서 주장하고 있는 위와 같은 과거의 행위들을 근거로 채무자에 대한 이사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절차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어느 정도는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가 지금에 이르러 이사 또는 대표이사 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적 요건도 거치지 않은 채 즉시 채무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구해야 할 만큼 특별히 급박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다(대법원 1997. 1. 10.자 95마837 결정은 ‘이사의 직무권한을 잠정적이나마 박탈하는 가처분은 그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인바, 소수 주주가 피보전권리인 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절차로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소수 주주가 회의의 목적과 소집의 이유를 기재한 서면을 이사회에 제출하여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그렇게 하였는데도 소집을 불응하는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고, 그 총회에서 해임을 부결할 때 그로부터 1월 내에 이사의 해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해임의 소를 제기하기 위한 절차를 감안해 보면 특별히 급박한 사정이 없는 한 해임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 정도의 절차요건을 거친 흔적이 소명되어야 피보전권리의 존재가 소명되는 것이고, 그 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사. 위험을 인식하고도 법률관계를 형성한 경우
채권자는 종래부터 채무자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의 조정내역을 확인한 상태에서 이 사건 신청 제기일(2010. 3. 23.) 직전인 2010. 3. 19. 채무자 회사 주식 1천주(시가 75만 원 상당)를 취득한 사실이 소명된다.
그렇다면 채권자는 위 주식을 취득할 당시 이미 피터벡이 조정된 행사가액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예정임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요인을 모두 반영하여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가격으로 당해 주식을 매수한 것인 만큼, 신주인수권행사가액의 조정이 원인이 되어 비로소 채권자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하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예식장 영업 현황을 알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상가에서의 영업이 방해될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인다(채권자는 이 사건 2차 심문기일에서 채무자의 금전적인 배상을 기대하고 이 사건 상가에 입점하였으나 채무자와의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중략)
이 사건 가처분단계에서 채무자에게 가림막 설치의 금지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아. 비교형량 결과 채무자에게 훨씬 더 큰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
이 사건과 같은 영업중단 신청이 발령되어 집행되는 경우 채권자는 실질적으로 본안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같이 권리에 대한 종국적인 만족을 얻게 되므로, 이러한 가처분이 인용되려면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일반적인 가처분의 경우에 비해 보전의 필요성에 대하여 훨씬 분명하고 강한 정도의 소명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사정이 없다면 영업중단청구권의 실현은 본안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
(중략) 본안판결 전까지 채무자가 영업활동을 지속하더라도 채권자의 사업 유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채무자는 일단 가처분이 허용되면 사실상 폐업에 이를 수밖에 없어 본안소송으로 이 사건 협약에 대한 해지통보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할 위험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처분으로 시급하게 채무자의 영업중단을 구할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자. 향후 금전으로 실질적 손해 전보가 가능한 경우
전속의무에 위반한 채무자의 강의를 금지한다고 하여 계약의 본래 목적에 따른 이행을 기대하기도 곤란하며, 그 계약 위반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입는 손해는 대부분 채무자의 강의로 얻을 수 있었던 수입금을 상실하는 것으로서 금전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전보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채권자가 이미 채무자의 후임 강사를 채용하여 그로 하여금 영어과목 강의를 담당하도록 조치한 점 등을 종합하면, 채권자가 채무자의 계약 위반 및 이로 인한 손해를 주장, 입증하여 손해배상 등의 권리구제를 받는 것은 별론으로, 현 단계에서 채무자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대로의 이행만을 전제로 한 가처분을 발령한 만한 보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다만, 전속강의계약의 경우, 채권자의 손실 등을 고려하여 강의금지를 명하는 경우도 있다).
3. 심리의 순서 및 이유 기재의 정도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 있어서 보전의 필요성은 피보전권리와 별개의 독립된 요건으로서 그에 관한 심리도 독립적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실무상 피보전권리에 대한 심리를 마친 후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심리하는 것이 보통이나, 사안에 따라 보전의 필요성이 없음이 명백하면 보전의 필요성을 먼저 심리하고 피보전권리에 관하여는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보전의 필요성만을 이유로 신청을 기각하는 예도 적지 아니하다.
또한, 실무상 보전의 필요성이 없음을 이유로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없음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유를 기재하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피보전권리의 존부에 관하여 주로 이유를 기재하고 보전의 필요성 여부에 관하여는 간략하게 기재하는 경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