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가 줄었다.】《키 큰 사람과 이야기할 땐 고개를 들지 말고 가슴팍을 보고 말하라. 그러면 상대가 알아서 허리를 굽힌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줄어든 키>
건강검진을 마치고 병원에서 제공한 전복죽 한 그릇을 싹 비웠지만,
왠지 속이 허전하다.
아무래도 위내시경 수면마취제 미다졸람의 잔상이 남아
하루 종일 몽롱했던 탓일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명란파스타 한 그릇도 뚝딱 해치우고,
낮잠까지 잤다.
식욕이 더 건강하다는 증거다.
하지만 검진과정에서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
“키가 0.5cm 줄었네요.”
건강검진을 잘 받았지만, 나이든 사람에게는 언제나 그렇듯 안 좋은 소식이 한가지는 따라붙는다.
<0.5cm의 배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몸무게는 0.5kg만 줄어도 세상을 다 가진 듯 뿌듯한데,
키가 0.5cm 줄었다는 말은 이상하게도
‘존재감이 반 토막 난 듯한’ 기분을 준다.
하지만 괜히 주눅들 필요 없다.
살다 보면 키 커 보이는 요령쯤은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는 법이다.
<엘리베이터 속 거인국>
요즘 20대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문득 동화 속 ‘거인국’에 들어온 느낌이다.
심지어 초등학생 남자아이조차 팔다리가 기린처럼 길다.
우리 어릴 적에는 우유가 귀한 음식이었다.
성장에 필요한 만성적 칼슘부족에 시달렸다.
게다가 중, 고등학교 입시와 대학 본고사를 치르면서 ‘4당 5락’이란 말에 세뇌되었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해괴망측한 유언비어에 속아 잠을 줄인 당시의 많은 중딩과 고딩들은 난장이가 되어버렸다.
숙면을 취하면 키가 1cm 더 커진다고 하니, 데이트하기 직전에는 꼭 잠을 잘 일이다.
<사진 속의 거짓말.>
키가 작다고 다 작아 보이는 건 아니다.
단체사진만 찍으면 갑자기 키가 커지는 사람들이 있다.
비밀은 바로 0.1초의 반칙.
셔터가 눌리는 찰나,
이들은 0.1초라는 셔터 누르는 짧은 시간 안에 뭔가 밟고 올라갈 것을 찾아내는 능력을 개발해서 진화해 온 자들이다.
연단이나 계단, 문턱, 상자 아니면 사진에서 실종된 사람 등 무엇이든 밟고 올라서는 사람들이다.
인류의 ‘생존 진화형 스킬’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인류가 직립보행을 한 이후부터 남자들은 “섰을 때”의 길이에 대해 항상 걱정해 왔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예뻐 보이고 싶은 것처럼 남자들은 커 보이고 싶어 한다.
<하이힐과 구두 속 비밀>
키 커 보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당연히 하이힐이다.
여자들의 전유물이던 그 비밀무기가
요즘은 남자 구두 안에도 숨어 있다.
요새는 혁신적인 구두제조기술 덕분에 남자들도 구두 안에 하이힐을 신는다.
하지만 문제는 신발을 벗는 음식점에 들어가면,
‘뿅’하고 원래 키로 돌아가 버린다는 것.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 같아 부정직하고, 비겁한 방법처럼 느껴져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진짜 비결은 자세.>
결국 가장 효과적인 건 자세 교정이다.
발을 모으고 무릎을 세워
머리로 천장을 찌를 듯 곧게 서 보라.
그 자체로 1.5cm는 더 커 보인다.
물론,
강풍이 불면 날아갈 것 같고
초강력 치질 환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건 함정이다.
<꿀팁>
키가 작은 사람들은 인기가 좋다.
'보통 키의 평범남들'에게 상대적으로 키가 큰 것처럼 느끼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군대에 무한한 용맹을 심어준 '나폴레옹(Napoléon)'의 매력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다만 이 방법이 그다지 쉽지만은 않다.
아주 키가 작은 사람들은 ‘별로 크지도 않은 인간’이 으스대는 꼴은 절대 못봐 주기 때문이다.
커 보이고 싶다면, 키 큰 사람처럼 행동해야 한다.
곧 재채기라도 할 것처럼 고개를 확 뒤로 젖히고 다녀라.
키가 큰 사람들과 얘기할 때는 내려다 보면서 말해라.
160cm의 키라서 머리 위의 공간이 80cm는 너끈히 남더라도 문지방을 지날 땐 고개를 숙여라.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마음가짐이다.
커 보이고 싶다면, 크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키가 작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안되는 거다.
키 큰 사람과 이야기할 땐
굳이 올려다볼 필요 없다.
그들의 가슴팍을 보고 당당히 대화를 시작하라.
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책상 서랍 속을 들여다보듯 몸을 숙일 것이다.
Voilà!
둘의 키가 순간 같아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