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큰사위가 차려주는 집밥.】《이제는 음식을 해주는 것에서, 대접받는 것이 더 좋은 나이가 되는 순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6. 4. 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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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yyWMjntuvc

 

 

 

 

큰사위가 차려주는 집밥.】《이제는 음식을 해주는 것에서, 대접받는 것이 더 좋은 나이가 되는 순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한 달에 한 번, 우리 가족의 달력에는 동그라미가 쳐진다.

각자의 삶으로 분주하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음식을 나누는 가족모임 시간.

대개는 소문난 맛집을 두루 찾아다니며 미식을 즐기지만, 일 년에 한두 번은 사위들의 집으로 초대받는 특별한 날이 찾아온다.

 

이번 모임의 호스트는 큰 사위와 큰딸이었다.

거실 가득 내려앉은 오후의 햇살 아래,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을 마주하니 웬만한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가 부럽지 않다.

노란 레몬 슬라이스와 석류 알이 보석처럼 박힌 연어 스테이크, 통통한 새우가 어우러진 파스타, 그리고 겹겹이 정성을 쌓아 올린 라따뚜이까지.

그 화려한 색감 속에 담긴 것은 단순히 만이 아니라, 가족을 대접하려 분주히 움직였을 아이들의 마음이다.

 

여기에 작은 사위가 스페인 여행에서 사온 상그리아와 스페인 와인이 곁들여지니 분위기는 금세 달달해진다.

얼음 잔 속에서 찰랑이는 붉은빛 액체가 우리의 웃음소리를 더욱 투명하게 만든다.

 

집밥이란 참 묘하다.

애정하는 얼굴들과 마주 앉아 편안한 옷차림으로 나누는 식사는 세상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깊은 포만감을 준다.

오늘 사위와 딸의 정성이 담긴 식탁 위에서, 배부른 행복을 만끽하며 기분 좋게 취해 본다.

 

문득 누군가 궁금해할 수 있다.

그럼 우리 집에서도 1년에 한 번은 모이는지?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고개를 젓는다.

아니, 전혀 그럴 생각은 없다.

이제는 아이들이 차려주는 음식을 즐겁고 기쁘게 받아먹는 게 더 좋다.

 

나를 탓하지 마라.

나이가 든다는 건, 내가 쥐고 있던 국자를 내려놓고 아이들이 건네는 따뜻한 숟가락 하나를 감사히 받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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