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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소멸시효중단사유로서의 청구(민법 제168조 제1호), 확인의 소>】《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조세징수권의 소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4. 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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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소멸시효중단사유로서의 청구(민법 제168조 제1호), 확인의 소>】《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조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대법원 2020. 3. 2 선고 20174177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판시사항

 

[1] 민법 제168조 제1호에서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청구가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에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는 경우

 

[3] 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의 법적 성질(=공법상 당사자소송)

 

판결요지

 

[1] 구 국세기본법(2013. 1. 1. 법률 제11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27조 제2항은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국세기본법 또는 세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28조 제1항은 납세고지(1), 독촉 또는 납부최고(2), 교부청구(3), 압류(4)를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납세고지, 독촉 또는 납부최고, 교부청구, 압류는 국세징수를 위해 국세징수법에 규정된 특유한 절차들로서 국세기본법이 규정한 특별한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구 국세기본법은 민법에 따른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준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조세채권도 민사상 채권과 비교하여 볼 때 성질상 민법에 정한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준용을 배제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구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 각호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제한적·열거적 규정으로 보아 구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 각호가 규정한 사유들만이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체계와 문언 내용 등에 비추어, 민법 제168조 제1호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청구도 그것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면 구 국세기본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조세는 국가존립의 기초인 재정의 근간으로서, 세법은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과세관청에 부과권이나 우선권 및 자력집행권 등 세액의 납부와 징수를 위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여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채권자는 세법이 부여한 부과권 및 자력집행권 등에 기하여 조세채권을 실현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체납처분 등의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구 국세기본법(2013. 1. 1. 법률 제116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8조 제1항이 규정한 사유들에 의해서는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채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취하여 왔음에도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2. 사안의 요지

 

. 사실관계

 

용인세무서장은 2011. 3. 2. 피고에게 법인세 22,338,248,920(2006년 귀속 13,643,072,950+ 2007년 귀속 8,695,175,970)을 납부기한을 2011. 3. 31.로 지정하여 부과고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주사무소가 일본국 카나가와현에 있는 외국법인으로 국내에 아무런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용인세무서장은 2011. 4. 8. 피고에게 위 법인세와 가산금(이하 이 사건 조세채권이라 한다)에 대한 독촉장을 발송하여 그 독촉장이 2011. 4. 11.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중부지방국세청장은 2014. 6.경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30조 및 다자간 조세행정공조협약 제11조에 따라 국세청장을 통하여 일본국에 이 사건 조세채권에 대한 징수위탁을 요청하였으나, 위 협약 발효 전의 과세기간에 부과된 조세에 관하여 일본국과 상호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징수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그 후 중부지방국세청 소속 국세조사관이 2014. 12.경 일본국 소재 피고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피고에게 납부최고기한을 2014. 12. 31.로 지정한 납부최고서를 교부하고자 하였으나 피고가 그 수령을 거부하였고, 중부지방국세청장은 2014. 12. 24. 국제등기우편으로 위 납부최고서를 피고에게 발송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5. 5. 26. 이 사건 조세채권의 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과세주체가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조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조세채권 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소멸시효의 중단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313-1317 참조]

 

가.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

 

 권리 위에 잠자는 자(권리 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

 증거의 산일(散逸)(증명곤란의 구제)

 

위 두 취지가 소멸시효에 관한 각종 법리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 분석적 방법

 

판례는 소멸시효의 판단에 있어 분석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왔다.

 

 그 권리가 소멸시효에 걸리는지 여부

 

물권적 청구권은 해당없고, 채권적 청구권은 해당된다.

권리의 성질에 관한 것이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함(민법 제166)

 

권리 행사에 법률상의 장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15865 판결).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할 수 있으면 진행한다.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민법 제168)

 

 권리 행사는 시효의 진행이 아닌 중단에 관한 것이다. , 권리를 행사하면 시효가 중단된다.

 

 중단 사유는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승인 3가지이다.

 

판례는 위 세 가지 사유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할 때에만 시효중단사유로 인정해 왔다(제한적 열거)(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226629 판결).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226629 판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서 정한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는 특정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 집행행위나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과 달리 어디까지나 주택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한다. 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에 대한 재판절차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 등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상 가압류에 관한 절차규정을 일부 준용하고 있지만, 이는 일방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심리·결정한 다음 등기를 촉탁하는 일련의 절차가 서로 비슷한 데서 비롯된 것일 뿐 이를 이유로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본래의 담보적 기능을 넘어서 채무자의 일반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의 성질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에는 민법 제168조 제2호에서 정하는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채권자가 시효중단 사유에 대하여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

 

. 관련 법리

 

 동시이행관계에 있어도 소멸시효는 진행함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매매대금채권과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더라도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가 없으면 시효가 진행하므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권리 중 매매대금채권만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도 있다(대법원 1991. 3. 22. 선고 909797 판결).

 대법원 1991. 3. 22. 선고 909797 판결 : 부동산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할지라도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지급기일 이후 언제라도 그 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며, 다만 매수인은 매도인으로부터 그 이전등기에 관한 이행의 제공을 받기까지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매매대금 청구권은 그 지급기일 이후 시효의 진행에 걸린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채권적 청구권이므로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리지만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인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는 이상 매매대금의 지급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아니한다.

 

 일반적으로 점유는 시효의 진행을 방해하지 아니함

 

 임대차 청약이 거절되어 임대인의 점포명도청구권과 임차인의 청약금반환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더라도 청약금반환채권은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27314 판결).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27314 판결 : 점포임대차 청약금반환채권이 점포명도의무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청약금반환의무자는 청약자로부터 점포명도의무의 이행제공을 받을 때까지 청약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청약금반환채권은 청약에 대한 거절이 확정된 때 이후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유치권의 행사(= 점유)는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민법 제326).

 

 임차권등기를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음

 

임차권등기도 보증금 반환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겠지만, 판례는 임차권등기가 압류, 가압류, 가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226629 판결).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226629 판결 :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에는 민법 제168조 제2호에서 정하는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 판례는 채권자의 채권회수 노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시효중단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민법상 시효중단 사유(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시효중단을 판단하여 왔다.

 

 ,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아니함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1976. 11. 6. 선고 7614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76. 11. 6. 선고 76148 전원합의체 판결 : 매도인 명의로 잔존하고 있는 등기를 보호하기 보다는 매수인의 사용수익 상태를 더욱 보호하여야 할 것이며 만일 이러한 경우의 등기청구권도 다른 일반채권과 동일하게 소멸시효에 걸린다면 매도인의 등기이전의무가 소멸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매도하여 기히 매수인에게 인도까지 완료한 매매목적물이 매도인에게 환원되어야 하는 결과가 되어 비록 그 책임이 매수인의 등기청구권 행사의 태만에 있다고는 할지라도 우리나라 부동산 거래의 현 실정에 비추어 심히 불합리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을 매수한 자가 그 목적물을 인도받은 경우에는 그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다른 채권과는 달리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의용민법은 의사주의를 취하고 등기를 대항요건으로 보았는데, 민법이 독일법을 따라 형식주의(등기가 소유권의 성립요건임)로 제도를 변경하였다.

 

그런데 민법 시행 이후에도 등기를 하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위 전합판결은 앞서 본 판단기준 중 에 따라 점유하고 있는 매수인의 이전등기청구권이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라. 소멸시효의 중단

 

 법률이 정하는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때까지 진행한 시효기간을 소멸하게 하고 그때부터 다시 소멸시효의 기간을 진행하게 하는 제도이다. 이는 일단 진행된 시효기간을 그대로 인정하는 소멸시효의 정지와는 구별된다.

 

 소멸시효 제도는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 즉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의무자의 법적 안정을 위하여 그 권리를 소멸시켜 버리는 제도이다. 그런데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자가 그의 의무를 인정하는 등 계속되는 권리불행사 상태와 상용할 수 없는 다른 사정이 발생한 때에는 더는 그 사실상태를 존중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미 진행한 시효기간의 효력을 아예 상실케 하는 것이 타당하다. 소멸시효의 중단은 바로 이러한 근거에서 마련된 제도이다.

 

 소멸시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증명하면, 소멸시효 완성을 저지하려는 자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변론주의 원칙상 시효중단의 효과를 원하는 당사자로서는 시효중단의 명시적 주장 내지 적어도 그러한 취지의 주장은 하여야 하고, 시효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에 관한 당사자 주장의 의사해석상 시효중단의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시효중단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고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그 주장책임의 정도에 있어서는 묵시적 주장이나 간접적 주장을 폭넓게 인정하고 석명권의 적절한 행사로 구체적 타당성을 꾀함이 타당하다.

 

4. 소멸시효중단사유로서의 청구(민법 168조 제1)’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320-340 참조]

 

. 재판상 청구(민법 170)

 

 재판상 청구를 소멸시효 중단의 사유로 규정한 이유는 권리자가 재판을 통해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소멸시효 진행의 기초가 되었던 권리불행사 상태가 분명하게 해소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효중단 사유로서 재판상 청구에는 소멸시효 대상인 권리 그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뿐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를 하는 경우 또는 그 권리를 기초로 하거나 그것을 포함하여 형성된 후속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로써 권리 실행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32053 전원합의체 판결 : 과세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청구의 소가 조세환급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19737 판결 :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 만료 전에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건축주명의변경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던 사안에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매매계약을 기초로 하여 건축주명의변경을 구하는 소도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재판상 청구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25140 판결 : 기존 채권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이를 포함하는 새로운 약정을 하고 그에 따른 권리를 재판상 청구의 방법으로 행사한 경우에는 기존 채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뜻까지 포함하여 객관적으로 표명한 것이므로, 새로운 약정이 무효로 되는 등의 사정으로 그에 근거한 권리행사가 저지됨에 따라 다시 기존 채권을 행사하게 되었다면, 기존 채권의 소멸시효는 새로운 약정에 의한 권리를 행사한 때에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를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와 일치하여 고찰할 필요가 없다. 예컨대 취득시효의 경우 소유자가 점유자에게 그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뿐만 아니라 점유자를 상대로 불법점유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취득시효가 중단된다. 왜냐하면 후자의 경우에도 소유자가 점유자에게 재판을 통해 그 부동산에 관한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자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채권을 갖고 있는 경우, 채권자로서는 그 선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되, 그 중 어느 하나의 청구를 한 것만으로는 다른 채권 그 자체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다른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없다.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16145 판결 :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원고의 사무관리로 인한 비용상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 없다.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11441 판결 :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상법 제399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일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는 없다.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81285 판결 : 갑이 을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갑의 을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안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제기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이다.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45716 판결 : 보험자대위청구와 채권양수금청구가 동일한 소송물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보험자대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더라도 이로써 원고가 지멘스사로부터 양수한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는 없다.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221867 판결 : 원고는 그 주장의 5억 원 상당 채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과 예금청구권 중 선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나,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예금채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 청구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는 없다.

 

. 소의 제기

 

 이행의 소, 확인의 소, 형성의 소

 

 재심의 소 (대법원 1996. 9. 24. 선고 9611334 판결)

 

 반소

 

 지급명령 신청

 

 지급명령이란 금전 그 밖에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대하여 법원이 보통의 소송절차에 의함이 없이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간이, 신속하게 발하는 이행에 관한 명령으로 지급명령에 관한 절차는 종국판결을 받기 위한 소의 제기는 아니지만, 채권자로 하여금 간이, 신속하게 집행권원을 취득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행의 소를 대신하여 법이 마련한 특별소송절차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재판상 청구에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는 근거는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하고 이로써 시효제도의 기초인 영속되는 사실상태와 상용할 수 없는 다른 사정이 발생하였다는 점에 기인하는 것인데, 그와 같은 점에서 보면 지급명령의 신청은 권리자가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재판상 그 실현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소의 제기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제170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판상의 청구라 함은 종국판결을 받기 위한 소의 제기에 한정되지 않고, 권리자가 이행의 소를 대신하여 재판기관의 공권적인 법률판단을 구하는 지급명령의 신청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제170조의 재판상 청구에 지급명령의 신청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급명령의 신청이 각하된 경우라도 6개월 이내 다시 소를 제기한 경우라면 제170조 제2항에 의하여 그 시효는 당초 지급명령의 신청이 있었던 때에 중단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54686 판결).

 

 지급명령 사건이 채무자의 이의신청으로 소송으로 이행되는 경우에 그 지급명령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과는 소송으로 이행된 때가 아니라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발생한다()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228440 판결).

 

 형사소송여기의 소 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

 

일반적으로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 변경을 구하는 행정소송은 사권(私權)을 행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사권에 대한 시효중단사유가 되지 못하는 것이나, 판례는 비록 행정소송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통해 관련된 사권을 재판상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과세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의 소는 그 소송물이 객관적인 조세채무의 존부확인으로서 실질적으로 민사소송인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와 유사할 뿐 아니라, 과세처분의 유효 여부는 그 과세처분으로 납부한 조세에 대한 환급청구권의 존부와 표리관계에 있어 실질적으로 동일 당사자인 조세부과권자와 납세의무자 사이의 양면적 법률관계라고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는 과세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청구의 소가 비록 행정소송이라고 할지라도 조세환급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32053 전원합의체 판결 : 시효중단 사유로서의 재판상의 청구에는 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가 이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도 이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과세처분은 당연무효의 처분이어서 원고회사가 납부한 세금은 법률상 원인 없는 오납금이 되어 원고회사에게 환급청구권, 즉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한 것인데, 원고들은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실행하기 위하여 먼저 그 권리의 기본적 법률관계인 위 각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무효선언으로서의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음이 명백한바, 이러한 과세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은 그 과세처분으로 오납한 조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로서 그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해고를 당한 경우, 근로자로서는 민사소송으로 해고의 무효확인 및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마련된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33조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85조 제5항 제외)의 행정상 구제절차를 이용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에서 다투는 방법으로 임금청구권 등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권리의 회복을 구할 수도 있으므로, 근로자가 위 관계 법령에 따른 구제신청을 한 후 이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그 권리관계를 다투는 것 역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20034 판결 :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 회사로부터 해고된 후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2003. 3. 31.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각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중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받은 사실, 피고는 위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당하자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들은 위 행정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위하여 보조참가하는 방식으로 피고 회사의 주장을 다툰 사실, 피고 회사는 위 행정소송의 제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그 판결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위와 같이 제기된 행정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위하여 보조참가하여 피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다투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것은 재판상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행정소송과 관련한 재판상의 청구로써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조세채권의 경우

 

조세는 국가존립의 기초인 재정의 근간으로서, 세법은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과세관청에 부과권이나 우선권 및 자력집행권 등 세액의 납부와 징수를 위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여 그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채권자는 세법이 부여한부과권 및 자력집행권 등에 기하여 조세채권을 실현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체납처분 등의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이 규정한 사유들에 의해서는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채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취하여 왔음에도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대법원 2020. 3. 2. 선고 201741771 판결).

 

. 흠 있는 소제기의 경우

 

 대법원 1992. 9. 8. 선고 9218184 판결: 논지는 원고 종중의 적법한 대표자가 아닌 위 이OO가 이 사건 소장을 제출한 상태에서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할 수 없고, 그 후에 위 리OO이 원고 종중의 적법한 대표자가 선임되어 그때까지의 소송행위를 추인하였다고 하여도 그 추인의 효력은 소송행위에 관하여만 소급효가 있을 뿐 실체법상의 효력인 시효중단의 효력발생일자가 소제기시까지 소급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나, 가사 소제기 당시에 그 대표자의 자격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소가 각하되지 아니하고 소급하여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이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도 유효하다고 볼 것이지, 소송행위가 추인될 때에 시효가 중단된다고 볼 것이 아니므로 이유 없다.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41818 판결 : 채권양도는 구 채권자인 양도인과 신 채권자인 양수인 사이에 채권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전자로부터 후자에게로 이전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할 것이고, 채권양도에 의하여 채권은 그 동일성을 잃지 않고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이전되며, 이러한 법리는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 점, 민법 제149조의 "조건의 성취가 미정한 권리의무는 일반규정에 의하여 처분, 상속, 보존 또는 담보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은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양도에 의하여 채권을 이전받은 양수인의 경우에도 그대로 준용될 수 있는 점, 채무자를 상대로 재판상의 청구를 한 채권의 양수인을 '권리 위에 잠자는 자'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의 양수인이 채무자를 상대로 재판상의 청구를 하였다면 이는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948312 전원합의체 판결 : 백지 약속어음(이하 백지어음이라고 한다)은 백지에 대한 보충권과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한 어음상의 청구권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으로서(대법원 1998. 9. 4. 선고 9757573 판결 등 참조), 후일 어음요건이 보충되어야 비로소 완전한 어음이 되고 그 보충이 있기까지는 미완성어음에 지나지 아니한다. 그렇지만 어음법 제77조 제1항 제8, 70조 제1, 78조 제1항은 약속어음의 발행인에 대한 어음상의 청구권은 만기의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만기가 기재된 백지어음은 일반적인 조건부 권리와는 달리 그 백지 부분이 보충되지 않은 미완성어음인 상태에서도 만기의 날로부터 어음상의 청구권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따라서 만기는 기재되어 있으나 지급지, 지급을 받을 자 등과 같은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은 그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효가 진행함에 대응하여 발행인을 상대로 어음상의 청구권에 대한 시효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백지어음상의 백지보충을 조건으로 하는 어음상의 청구권은 그 소지인이 언제라도 백지 부분을 보충하기만 하면 어음이 완성되어 완전한 어음상의 청구권으로 성립하게 되고,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의 어음금청구라도 그 백지어음의 발행인이 어음금채무를 승인하고 어음금을 지급하여 어음에 관한 법률관계를 소멸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백지어음의 소지인이 어음요건의 일부를 오해하거나 그 흠결을 알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아니한 채 어음금을 청구하더라도, 이는 완성될 어음에 기한 어음금청구와 동일한 경제적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로서 어음상의 청구권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만기는 기재되어 있으나 지급지, 지급을 받을 자 등과 같은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그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음금을 청구하는 것은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하여 잠자는 자가 아님을 객관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청구로써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62. 1. 31. 4294민상 110,111 판결 참조). 이 경우 백지에 대한 보충권은 그 행사에 의하여 어음상의 청구권을 완성시키는 것에 불과하여 그 보충권이 어음상의 청구권과 별개로 독립하여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고 볼 것은 아니므로 어음상의 청구권이 시효중단에 의하여 소멸하지 않고 존속하고 있는 한 이를 행사할 수 있다(위 대법원판결 참조). 이와 달리 지급을 받을 자 부분이 백지로 된 약속어음의 소지인은 그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음상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그 백지어음 소지인의 권리행사에 의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는 전혀 생길 여지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1962. 12. 20. 선고 62680 판결은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한다.” (원심이 원고가 지급지 및 지급을 받을 자 부분이 각 백지로 된 액면 490,000,000원의 약속어음을 소지하고 있다가 그 지급기일인 2004. 10. 1.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08. 6. 23.경에 이르러 위 각 백지 부분을 보충하여 2008. 7. 8.경 발행인인 피고에게 지급제시를 하였으나, 원고가 위 약속어음의 지급기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완성되기 전인 2007. 9. 7. 그 어음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이로써 위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

 

.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

 

 이행소송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그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前訴)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그 후소(後訴)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761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74764 판결 등). 이러한 법리는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다. 다른 시효중단사유인 압류·가압류나 승인 등의 경우 이를 1회로 제한하고 있지 않음에도 유독 재판상 청구의 경우만 1회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또한 확정판결에 의한 채무라 하더라도 채무자가 파산이나 회생제도를 통해 이로부터 전부 또는 일부 벗어날 수 있는 이상, 채권자에게는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허용하는 것이 균형에 맞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22008 전원합의체 판결).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관한 종래 판례와 실무의 주된 모습은 다음과 같다.

 

 후소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도 후소 판결은 이미 확정된 전소 판결의 내용에 저촉되어서는 아니되므로, 후소 법원으로서는 그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청구원인인 요건사실을 부인할 수 없고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이전의 사유를 들어 항변할 수 없으며, 후소 법원도 이와 같은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후소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61557 판결,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293858 판결( 유한회사가  은행으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다음 채무자인 을 상대로 양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고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그 후 채권을 전전 양도받은  주식회사가 소멸시효 완성을 차단하기 위해 을 상대로 양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전소에서  회사의 에 대한 채권이 확정된 이상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제기된 후소에서는  은행이 에 대하여  회사에 채권을 양도한 사실을 통지하였는지 등 채권양도 대항요건의 구비 여부에 관하여 다시 심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반면, 후소 판결의 기판력은 후소의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전소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변제, 상계, 면제 등과 같은 채권소멸사유는 후소의 심리대상이 된다. 따라서 채무자인 피고는 후소 절차에서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항변할 수 있고 심리 결과 그 주장이 인정되면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이는 채권의 소멸사유 중 하나인 소멸시효 완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판결이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권리보호이익을 달리 보는 취지와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이 갖는 효과 등을 고려해 보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를 심리하는 법원으로서는 전소 판결이 확정된 후 소멸시효가 중단된 적이 있어 그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된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지 않아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소가 전소 판결이 확정된 후 10년이 지나 제기되었다 하더라도 곧바로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하여 소를 각하해서는 아니 되고, 채무자인 피고의 항변에 따라 원고의 채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는지에 관한 본안판단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24349 판결).

 

그러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와 같은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로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한 이행소송이 제기되면서 채권자가 실제로 의도하지도 않은 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실체 심리를 진행하는 데에 있다. 채무자는 그와 같은 후소에서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조기에 제출하도록 강요되고 법원은 불필요한 심리를 해야 한다. 채무자는 이중집행의 위험에 노출되고, 실질적인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며 그 금액도 매우 많은 편이다. 채권자 또한 자신이 제기한 후소의 적법성이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는지 여부라는 불명확한 기준에 의해 좌우되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청구권의 존재에 관한 확인소송

 

채권자가 굳이 전소 판결 외에 별도의 집행권원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채권 자체를 대상으로 그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허용된다. 이행소송의 소의 이익을 인정하는 이상, 동일한 청구권에 대해 중복되어 집행권원을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제거한 위와 같은 형태의 소송을 불허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확인소송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232316 전원합의체 판결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허용된다고 하였다. 예컨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지방법원 ****. **. **. 선고 ****가합**** 대여금 사건의 판결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이 사건 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확인한다.”와 같은 판결을 구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실체관계에 관한 다툼이 있어 채권자가 특별히 이행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채권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을 제기하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보다 손쉽게 시효중단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형태의 확인소송은 이행소송에 의한 후소제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래 판례가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 인정하여 온 다양한 유형의 소송 또는 소송행위에 더하여 재판상의 청구의 유형을 추가하는 것으로서, 권리자가 재판상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널리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그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다르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전소의 소송물이 실체법상 구체적 청구권의 존부임에 반하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의 소송물은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 및 범위는 배제된 채 판결이 확정된 구체적 청구권에 관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를 통한 시효중단의 법률관계에 한정된다.

 

 그 판결은 전소 판결로 확정된 청구권의 시효중단 외에 다른 실체법상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그 소송에서는 소멸시효 완성 등을 포함한 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와 같은 실체적 법률관계에 관한 심리를 할 필요가 없다.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과 그 청구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 주장하고 전소 판결의 사본과 확정증명서 등으로 이를 증명하면 되며 법원도 이 점만 심리하면 된다. 채무자는 설사 전소 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청구이의사유가 있더라도 이를 주장할 필요가 없고, 법원은 채무자가 이를 주장하더라도 심리할 필요가 없다.

 

 채무자 입장에서 굳이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가 있다는 점을 다툴 필요나 실익이 없으므로 후소 판결은 제1심에서 자백간주 등에 의한 무변론판결 등으로 종결되고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법원은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된 사실과 그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된 사실만 심리하여 인정하면 된다.

 

 채권자는 전소 판결이 확정되고 적당한 시점에 이와 같은 후소를 제기할 수 있고, 그 시기에 관하여 판결이 확정된 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다. 단지 불필요하게 단기간 내에 소제기를 반복하는 경우 소권 남용의 일반론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후소는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로서 역할을 하므로, 후소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전소 판결에 의해 확정된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후소의 제기로 중단되었다가 후소 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한다.

 

 채무자는 위와 같은 후소 판결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전소 판결의 변

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에 기초하여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그 청구이의 사유의 존재 여부는 여기서 비로소 심리된다.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 보전을 위하여 소를 제기한 것이므로 그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실무를 운용함으로써 채무자가 상당한 정도의 액수에 달하는 채권자의 채권관리·보전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피고)의 무익한 주장·증명과 불복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로 하여금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시킬 여지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었다는 확인을 구하는 극히 단순한 형태의 소송으로서, 별다른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소송의 실질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형태의 소송에 대해 소송목적의 값을 특히 낮게 책정함으로써 그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

 

.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응소행위

 

 문제 제기

 

 170조 제1항의 재판상 청구에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에서 응소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포함되는가? 예컨대 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또는 이를 이유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채권자가 적극적으로 응소하여 자신의 채권을 주장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진 경우에도 재판상 청구로서 시효중단 사유에 해당하는지 문제 된다.

 

 현재의 통설은 이를 긍정한다. 대법원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민법 제168조 제1, 170조 제1항에서 시효중단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재판상의 청구라 함은, 통상적으로는 권리자가 원고로서 시효를 주장하는 자를 피고로 하여 소송물인 권리를 소의 형식으로 주장하는 경우를 가리키지만, 이와 반대로 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원고가 되어 소를 제기한 데 대하여 피고로서 응소하여 그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진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여 이를 긍정하였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47861 전원합의체 판결).

 

 응소행위가 시효중단 사유가 되기 위한 요건

 

 채무자에 대한 권리 행사일 것

 

채무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채권자가 응소하여 적극적으로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물상보증인이나 제3취득자 등 제3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채권자가 응소하여 채무자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더라도 이는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는 권리의 의무자인 채무자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채무자가 부담하는 채무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기의 물건에 담보권을 설정한 물상보증인은 채권자에 대하여 물적 유한책임을 지고 있어 그 피담보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지만, 채권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채무도 부담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물상보증인이 그 피담보채무의 부존재 또는 소멸을 이유로 제기한 저당권설정등기 말소등기절차이행청구소송에서 채권자 겸 저당권자가 청구기각의 판결을 구하고 피담보채권의 존재를 주장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직접 채무자에 대하여 재판상 청구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규정한 민법 제168조 제1호 소정의 '청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30890 판결).

 

 시효를 주장하는 자의 소제기에 대한 응소행위가 민법상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준하는 행위로 인정되려면 의무 있는 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권리자가 의무 있는 자를 상대로 응소하여야 할 것이므로, 담보가등기가 설정된 후에 그 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취득자나 물상보증인 등 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나 직접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자가 제기한 소송에서의 응소행위는 권리자의 의무자에 대한 재판상 청구에 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33364 판결).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할 것

 

채무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채권자가 응소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다른 주장을 하여 채무자의 청구가 기각된 경우에는 권리행사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로써 시효가 중단되지 아니한다. 대법원도 취득시효 중단이 문제 된 사안에서 점유자가 소유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취득시효 완성'이 아닌 '매매'를 주장함에 대하여, 소유자가 이에 응소하여 원고 청구기각의 판결을 구하면서 원고의 주장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는 원고 주장의 매매 사실을 부인하여 원고에게 그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없음을 주장함에 불과한 것이고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시효중단 사유의 하나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30288 판결).

 

 응소의 효과

 

 응소한 피고가 승소한 경우

 

 시효중단 시기

 

대법원은 응소행위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피고가 현실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여 응소한 때에 발생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59383 판결: 이와는 달리 피고의 응소행위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판시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소를 제기한 때로 소급하여 발생한다는 취지인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답변서 또는 준비서면을 법원에 제출하여 법원이 상대방에게 송달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답변서 또는 준비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때 시효가 중단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소제기에 의한 시효중단의 경우 중단 시기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265조 참조).

 

 새로운 시효의 진행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다시 10667)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178조 제2, 165).

 

 응소한 피고가 패소한 경우

 

 권리자가 소를 제기하였으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기각의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고의 응소에도 불구하고 그 주장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피고 패소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시효가 중단될 여지가 없다.

 

 그런데 피고가 주장하는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 이외의 다른 사유로 피

고가 패소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어떠한지가 문제된다. 이 경우에는 제170조 제2항을 준용하여 소송종료 후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등을 한 때에는 응소한 때에 소급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원고가 제기한 소가 각하 또는 취하된 경우

 

 권리자인 피고가 응소하여 권리를 주장하였으나 그 소가 각하되거나 취하되는 등의 사유로 본안에서 그 권리 주장에 관한 판단 없이 소송이 종료된 경우에도 제170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그때부터 6개월 이내에 재판상의 청구 등 다른 시효중단 조치를 취하면 응소 시에 소급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된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0842416, 42423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78606 판결 :  에 대한 소가 소취하로 종료된 때부터 6월 내에 주채무인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재산상 청구 등 다른 시효중단조치를 취하지 않아 의 응소행위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됨으로써 주채무인  에 대한 구상금채무는 이미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주채무인  에 대한 구상금 채무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된 이상  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도 그 채무 자체의 시효중단에 불구하고 부종성에 따라 당연히 소멸한다고 한 사례).

 

 그런데 제174조가 시효중단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최고를 여러 번 거듭하다가 재판상 청구 등을 한 경우에 시효중단의 효력은 항상 최초의 최고 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상 청구 등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이로부터 소급하여 6개월 이내에 한 최고 시에 발생하므로(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다카437 판결 등 참조),

1차 응소 후 본소가 각하되고 그때부터 6개월 내에 2차 응소를 하였으나 다시 본소가 각하되고 그때부터 6개월 내에 3차 응소를 하였는데 2차 응소 전에 소멸시효기간이 지난 경우에는, 1차 응소에 의한 최고의 효력이 상실되어 결국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56435 판결 참조).

 

 주장책임

 

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원고가 되어 소를 제기한 경우, 피고가 응소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바로 시효중단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변론주의 원칙상 시효중단의 효과를 원하는 피고로서는 당해 소송 또는 다른 소송에서의 응소행위로서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으면 아니 되고, 피고가 변론에서 시효중단의 주장 또는 이러한 취지가 포함되었다고 볼 만한 주장을 하지 아니하는 한, 위와 같은 피고의 응소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2. 28. 선고 9626190 판결).

하지만 시효중단의 주장을 반드시 응소행위를 한 때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소멸시효기간이 만료된 후라도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0842416, 42423 판결).

 

. 시효중단의 물적 범위

 

 채권자대위소송의 경우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의 제기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 역시 채무자에게 생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80930 판결).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로써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 즉 피보전권리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취소의 소 : 피보전채권의 시효중단이 되지 않는다.

 

 기본적 법률관계 존부 확인의 소 : 파생적 청구권의 시효중단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차계약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그 임대차계약에 따른 차임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어음채권의 행사 : 원인채권의 시효중단이 인정된다.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16378 판결 :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음이 수수된 경우에 원인채권과 어음채권은 별개로서 채권자는 그 선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원인채권에 기초하여 청구를 한 것만으로는 어음채권 그 자체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어음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지 못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 이러한 어음은 경제적으로 동일한 급부를 위하여 원인채권의 지급수단으로 수수된 것으로서 그 어음채권의 행사는 원인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는 어음금청구소송에 있어서 채무자의 인적항변 사유에 해당하는 관계로 채권자가 어음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여 두어도 채무자의 인적항변에 따라 그 권리를 실현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되므로, 채권자가 어음채권에 기초하여 청구를 하는 반대의 경우에는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가압류함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668902 판결 :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는 그 채권이 소멸되고 시효중단을 인정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미 시효로 소멸된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가압류 결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음채권 내지는 원인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적법한 권리행사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더 이상 원인채권에 관한 시효 중단 여부가 어음채권의 권리 실현에 영향을 주지 못하여 어떠한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점을 함께 참작하여 보면, 가압류 결정 이전에 이미 피보전권리인 어음채권의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된 경우에는 그 가압류 결정에 의하여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6345 판결 :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어음채권을 원인으로 하여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채무자의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그 절차에서 채무자의 유체동산 매각대금이 채권자에게 교부되어 그 채무의 일부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진술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강제집행 절차의 진행을 채무자가 알지 못하였다는 등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는 어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때부터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 기간도 다시 진행하지만, 이렇게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유체동산 매각대금이 채권자에게 교부되어 그 채무의 일부변제가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어야 한다.

 

 원인채권의 행사 : 어음채권의 시효중단이 인정되지 않는다.

 

 일부청구의 경우 : 잔부채권의 시효중단 여부

 

 하나의 채권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소 제기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1975. 2. 25. 선고 74155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해당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는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해석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4369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청구가 장차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청구금액을 확장할 것을 전제로 우선 재산상 및 정신상 손해배상액 가운데 일부를 청구한다는 뜻이라면, 채권의 일부에 대해서만 판결을 구하는 취지의 일부청구는 분명히 아니므로 소제기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장에서 주장한 손해배상채권의 동일성의 범위에서 채권 전부에 대하여 미친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9972521 판결).

 

 이러한 법리는 추후 청구취지를 확장할 것을 유보하면서 일부청구를 한 경우뿐 아니라 사실관계나 법률적용에 오해가 있어서 처음에는 일부청구인 것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잔부청구를 위해 청구취지를 확장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60017 판결 : 피고와 그 부모는 그들 모두가 보험수익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오인하여 이 사건 반소로 원고는 피고와 그 부모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청구를 하였다가,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후에 피고만이 보험수익자에 해당한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청구를 변경한 이 사건에서, 피고는 반소장 제출 당시부터 이 사건 보험금 전부의 지급을 구한다는 뜻을 객관적으로 명백히 표시하였다고 보아 반소장 제출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도 이 사건 보험금 중 1/3에 대하여만 아니라 이 사건 보험금 전부에 대하여 발생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한편,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였으나 당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송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223723 판결. 일부청구를 한 원고가 특별한 이유 없이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청구를 확장하지 아니한 것은 결국 그 부분에 대하여 소를 제기조차 안한 것으로서 제170조 제1항이 소의 취하의 경우 시효중단의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 취지를 고려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청구를 확장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소를 제기하면서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한 채권자로서는 장래에 나머지 부분을 청구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소송이 계속 중인 동안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가 표명되어 최고에 의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이른바 재판상 최고), 채권자는 당해 소송이 종료된 때부터 6개월 내에 제174조에서 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머지 부분에 대한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223723 판결).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였더라도 그 후 채권의 특정 부분을 청구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였다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애초부터 소의 제기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844114 판결).

 

 한편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소를 제기하면서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한 채권자는 장래에 나머지 부분을 청구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소송이 계속 중인 동안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가 표명되어 최고에 의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채권자는 당해 소송이 종료된 때부터 6개월 내에 민법 제174조에서 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머지 부분에 대한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0206625 판결).

 

사. 명시적 일부 청구와 묵시적 일부 청구(명시하지 않은 일부 청구)와 시효중단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79-281 참조]

 

 문제 제기

 

하나의 채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권리를 소송상 그 일부만 행사한 경우, 소송물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이론상으로는 소송물이 1개이나 실무상으로 소송물의 분리를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원고가 일부 금액만 시범소송으로 청구하는 경우도 많고, 청구취지를 확장하겠다고 소를 제기하였는데 피고가 불출석하는 바람에 의제자백으로 승소판결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다(예컨대, 피해금액이 1,000억인데 우선 500만 원만 청구하는 경우).

이론상 하나의 권리는 소송물이 1개이고, 채권의 일부청구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는 전체 채권이 1개의 소송물이다.

 

 명시적 일부청구

 

그러나 명시적 일부청구의 경우에는 원고가 특정한 부분에 한하여 소송물의 분리를 인정하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

, 명시적 일부청구에서는 원고가 특정한 부분을 1개의 소송물로 본다(소송물의 분리).

 

그러므로 아래 표에서 보는 것처럼 특정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을 별소(후소)로 제기하더라도 중복제소가 되지 않고 기판력이 미치지도 아니한다. 기판력이 명시한 일부 청구에만 미치므로, 원고는 나머지 부분을 후소로 구할 수 있다. 원고가 다른 법원에 나머지 금액을 후소로 제기하더라도 중복제소가 아니다(대법원 1985. 4. 9. 선고 84552 판결).

 

시효중단의 효력 역시 원칙적으로는 분리된 일부 소송물에 대하여만 발생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별소를 제기하거나 청구취지를 확장한 시점에 비로소 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할 것이나, 아래와 같이 달라지는 경우들이 있다.

 

 묵시적 일부청구(명시하지 않은 일부청구)

 

묵시적 일부청구(명시하지 않은 일부청구)에서는 권리 전체를 1개의 소송물로 본다.

기판력이 권리 전부에 미치므로, 원고는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후소를 제기하면 기판력의 효력(모순금지)에 따라 기각판결을 받거나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된다.

원고가 별소를 제기할 경우 전소에서 구한 금액이 실제 피해금액보다 적은 경우에도 후소는 중복제소가 된다.

시효중단의 효력도 권리 전체에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묵시적 일부청구이면 나중에 청구를 확장하더라도 소 제기시에 권리 전체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 명시적 일부청구와 묵시적 일부청구의 비교

 명시적 일부청구

 

 소송물 : 일부임(소송물의 분리)

 시효중단(소 제기시) :  일부에 미침.  , 확장을 예정하고 실제 확장한 경우 : 전부에 미침  확장을 예정하였으나 확장 안 한 경우 : 최고의 효력(6개월)

 중복제소 : 해당 안됨

 기판력 : 안 미침

 

 묵시적 일부청구

 

 소송물 : 전체권리임

 시효중단(소 제기시) : 미침

 중복제소 : 해당됨

 기판력 : 미침

 

자. 일부 청구에서 소 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는 범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79-281 참조]

 

 청구취지의 확장을 예정하지 않은 경우 (= 특정한 권리 일부)

 

소송물이 분리된다고 보는 이상, 명시적으로 청구한 일부에 대하여만 시효중단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청구취지의 확장을 예정한 경우

 

 실제로 소송 중 확장한 경우 (= 권리 전체)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43695 판결 : 한 개의 채권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소제기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발생하지 아니하지만 비록 그중 일부만을 청구한 경우에도 그 취지로 보아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그 청구액을 소송물인 채권의 전부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경우에는 그 채권의 동일성의 범위 내에서 그 전부에 관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신체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에서는 그 손해액을 확정하기 위하여 통상 법원의 신체감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앞으로 그러한 절차를 거친 후 그 결과에 따라 청구금액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소장에 객관적으로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그 소제기에 따른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장에 기재된 일부 청구액뿐만 아니라 그 손해배상청구권 전부에 대하여 미친다고 한 사례.

 

그러나 손해배상소송에서 감정을 한 이후에 청구취지를 확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인데, 감정에 1~2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하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청구취지 확장시에 나머지 부분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위 법리는 통상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손해액에 관한 감정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감정결과를 기다리다가 나머지 부분의 시효가 완성되어 버리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이다.

 

 확장하지 않은 경우 [= 나머지 부분에는 최고의 효력만 있음(6개월)]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223723 판결 :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였으나 당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송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소를 제기하면서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한 채권자로서는 장래에 나머지 부분을 청구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소송이 계속 중인 동안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가 표명되어 최고에 의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채권자는 당해 소송이 종료된 때부터 6월 내에 민법 제174조에서 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머지 부분에 대한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다.

 

원고가 의제자백의 성립으로 청구취지를 확장하지 못하고 소송이 확정된 경우에도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보면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위 법리는 피고의 의제자백 성립 등으로 미처 청구취지를 확장하지 못한 채 소송이 종료되어 버릴 경우에 확장하지 못한 나머지 부분의 채권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다면 원고에게 지나치게 부당한 결과가 된다는 취지에서 인정되는 법리이다.

소송고지에 관한 기존 판례(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14340 판결)를 응용하여, ‘당해 소송이 종료된 때로부터 6월 내에 시효중단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으로 보았다.

 

 특정 부분을 청구범위에서 제외 [= 그 부분은 시효중단의 효력 없음]

 

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844114 판결 :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였더라도 그 후 채권의 특정 부분을 청구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였다면, 그 부분에 대하여는 애초부터 소의 제기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위 판결이 설시한 위 법리는, 청구취지 확장을 예정하였더라도 그 후 채권의 특정 부분을 청구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한 경우에는 애초부터 소의 제기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명시적으로 제외한 부분에 대하여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 이후에 다시 그 부분에 대하여 청구취지를 확장하더라도 원칙으로 돌아가 확장한 시점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길 뿐이다.

 

. 시효중단의 효과

 

 시효중단 효과의 발생 시기

 

 시효의 중단에 필요한 재판상 청구는 소를 제기한 때 또는 제260조 제2(피고의 경정), 262조 제2(청구의 변경) 또는 제264조 제2(중간확인의 소)의 규정에 따라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긴다(민사소송법 제265).

 

 피고의 경정과는 달리 당사자 표시를 정정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최초 소제기 시점에 시효중단 효과가 발생한다. 판례는, 채무자   은행에 대한 채무를 대위변제한 보증인 이 채무자 의 사망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피고로 기재하여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채무자 의 상속인이 실질적인 피고이고 다만 소장의 표시에 잘못이 있었던 것에 불과하므로, 보증인 은 채무자 의 상속인으로 피고의 표시를 정정할 수 있고, 따라서 당초 소장을 제출한 때에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99040 판결).

 

 재판상 청구가 각하, 기각 또는 취하된 경우

 

 재판상 청구는 소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170조 제1). 재판장이 명령으로 소장을 각하한 경우(민사소송법 제254)도 포함된다.

다만, 이러한 경우 재판상의 청구는 재판 외의 최고의 효력을 갖고[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다카2337 판결(취하),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56435 판결(각하)], 소가 각하 또는 취하될 때까지 계속해서 최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6개월 이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한 때에는 시효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중단된 것으로 본다(170조 제2).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20109 판결 : 채권양도 후 대항요건이 구비되기 전의 양도인은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여전히 채권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채무자를 상대로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는 재판상의 청구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양도인이 제기한 소송 중에 채무자가 채권양도의 효력을 인정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양도인의 청구가 기각됨으로써 민법 제170조 제1항에 의하여 시효중단의 효과가 소멸된다고 하더라도, 양도인의 청구가 당초부터 무권리자에 의한 청구로 되는 것은 아니므로, 양수인이 그로부터 6월 내에 채무자를 상대로 재판상의 청구 등을 하였다면, 민법 제169조 및 제170조 제2항에 의하여 양도인의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시효가 중단된다.

 

 재판상 청구가 소장각하명령으로 피고에게 송달조차 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소송물이 특정되지 않거나 인지를 보정하지 않아 소제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부정함이 타당하다.

다만, 판례는 지급명령 정본이 송달불능된 후 채권자가 주소보정명령에 응하지 않아 지급명령신청서가 각하된 사안에서 이를 긍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54686 판결 : 원심은 원고가 2007. 9. 21. 서울서부지방법원 200713455호로 이 사건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나, 그 지급명령 정본은 피고에게 송달되지 아니하고 그 주소보정명령에도 원고가 불응하여 지급명령신청서가 2007. 11. 13. 각하되었으나 원고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인 2008. 3. 1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민법 제170조 제2항에 의하여 2000. 2. 21.자 강간 부분에 대한 시효는 최초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2007. 9. 21. 중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소멸시효완성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채권자대위의 소가 피보전권리의 부존재를 이유로 각하된 경우

 

채권자대위의 소가 피보전권리의 부존재를 이유로 각하된 경우에도 그때부터 6개월 이내에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피대위권리에 관한 재판상 청구 등을 하면 시효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중단되는지에 관하여, 판례는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의 제기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 역시 채무자에게 생긴다는 이유를 들어 제170조의 적용을 긍정하고 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80930 판결 : 채권자 이 채무자 을 대위하여 을 상대로 부동산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각하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고, 그로부터 3개월 남짓 경과한 후에 다른 채권자  을 대위하여 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과 사이에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정이 성립되었는데, 또 다른 채권자인 가 조정 성립일로부터 10여 일이 경과한 후에 을 대위하여 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소를 다시 제기한 사안에서, 채무자  에 대한 위 부동산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 , 의 순차적인 채권자대위소송에 따라 최초의 재판상 청구인 의 채권자대위소송 제기로 중단되었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한 경우

 

구 소는 취하된 것으로 보므로 구 소에 따른 시효중단의 효과도 소급적으로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나,  구청구와 신청구가 물적 범위 내에 있는 경우에는 제170조 제2항에 의해 구 소의 제기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하지 않고 유지되고,  원고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해 청구를 하다가 당해 피대위채권 자체를 양수하여 양수금청구로 소를 변경한 경우에는 당초의 채권자대위소송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17284 판결 : 원고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해 청구를 하다가 당해 피대위채권 자체를 양수하여 양수금청구로 소를 변경한 사안에서, 이는 청구원인의 교환적 변경으로서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구 청구는 취하된 것으로 보아야 하나, 그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송물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계약금반환청구권인데 위 양수금청구는 원고가 위 계약금반환청구권 자체를 양수하였다는 것이어서 양 청구는 동일한 소송물에 관한 권리의무의 특정승계가 있을 뿐 그 소송물은 동일한 점, 시효중단의 효력은 특정승계인에게도 미치는 점, 계속 중인 소송에 소송목적인 권리 또는 의무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한 특정승계인이 소송참가하거나 소송인수한 경우에는 소송이 법원에 처음 계속된 때에 소급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기는 점, 원고는 위 계약금반환채권을 채권자대위권에 기해 행사하다 다시 이를 양수받아 직접 행사한 것이어서 위 계약금반환채권과 관련하여 원고를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초의 채권자대위소송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이미 사망한 자를 피고로 하여 제기된 소

 

 이미 사망한 자를 피고로 하여 제기된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간과한 채 본안 판단에 나아간 판결은 당연무효로서 그 효력이 상속인에게 미치지 않고(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30578 판결 등 참조), 채권자의 이러한 제소는 권리자의 의무자에 대한 권리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상속인을 피고로 하는 당사자표시정정이 이루어진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기에는 애초부터 시효중단 효력이 없어 제170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법원이 이를 간과하여 본안에 나아가 판결을 내린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94312 판결).

 

 이와 반대로 소 제기 당시 이미 사망한 당사자와 그 상속인이 공동원고로 표시된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제기된 경우, 이미 사망한 당사자 명의로 제기된 소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할 것일 뿐이고, 이와 같은 소의 제기로써 그 상속인이 자기 고유의 손해배상청구권뿐만 아니라 이미 사망한 당사자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자신의 상속분에 대해서까지 함께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209002 판결).

 

 소송목적인 권리를 양도한 원고는 법원이 소송인수 결정을 한 후 피고의 승낙을 받아 소송에서 탈퇴할 수 있는데(민사소송법 제82조 제3, 80), 그 후 법원이 인수참가인의 청구의 당부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인수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거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원고가 제기한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한다.

다만 소송탈퇴는 소취하와는 그 성질이 다르며, 탈퇴 후 잔존하는 소송에서 내린 판결은 탈퇴자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친다(민사소송법 제82조 제3, 80조 단서). 따라서 인수참가인의 소송목적 양수 효력이 부정되어 인수참가인에 대한 청구기각 또는 소각하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내에 탈퇴한 원고가 다시 탈퇴 전과 같은 재판상의 청구 등을 한 때에는, 탈퇴 전에 원고가 제기한 재판상의 청구로 인하여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635789 판결 : 원고의 인수참가인에 대한 채권양도가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무효로 인정된 사안으로, 원고의 소송탈퇴를 소취하와 같이 보아, 원고가 이 사건 전소를 제기함으로써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원고가 이 사건 전소에서 탈퇴한 때 소멸하였고, 그때부터 6개월이 지난 후에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약정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함).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이는 추심채권자에게 피압류채권을 추심할 권능만을 부여하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채

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지는 채권이 추심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금전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후 채권자가 위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채무자가 권리주체의 지위에서 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집행법원의 수권에 따라 피압류채권에 대한 추심권능을 부여받아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그 채권을 추심하는 추심채권자에게도 미친다. 한편,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지만, 그 경우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한때에는 시효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중단된 것으로 본다(170). 그러므로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금전채권의 이행소송이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한 당사자적격의 상실로 각하되더라도, 위 이행소송의 계속 중에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채무자에 갈음하여 당사자적격을 취득한 추심채권자가 위 각하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하였다면, 채무자가 제기한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추심채권자의 추심소송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212945 판결 :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금전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후 채권자가 위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그로 인하여 채무자의 소송이 당사자적격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으로 확정된 경우, 추심채권자가 그로부터 6개월 내에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채무자가 제기한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추심채권자의 추심소송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본 사례).

 

 

5.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대상 판결은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 각호의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제한적·열거적 규정으로 볼 수 없고, 그 성질상 민법상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민법을 준용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민법 제168조의 시효중단 사유를 조세채권의 시효중단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조세채권자가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를 허용할 수 없고,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그 소재가 불명하여 압류의 집행에도 착수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조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조세채권 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과세주체가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확인의 소가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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