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연차휴가사용촉진제도, 연차휴가수당, 구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미사용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면제요건>】《사용자가 ‘연차휴가사용촉진제도’를 도입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61조 각호에 따른 조치를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위와 같은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사건]
【판시사항】
[1] 사용자가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하여 구 근로기준법 제61조 각호에 따른 조치를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위와 같은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갑 주식회사가 을의 연차휴가 사용 기간의 말일부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을에게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휴가 일수가 21일임을 알려주면서 휴가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해 줄 것을 서면으로 촉구하였으나 을은 그중 11일에 대하여만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였고, 그 후 을이 연차휴가 사용 기간의 말일부터 1개월 전에 다시 미사용 연차휴가 20일에 대하여 연차휴가사용(변경)계획서를 제출하였으나 실제로는 지정된 휴가일에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오거나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갑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사안에서, 구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갑 회사는 을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에서 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한 경우 사용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날부터 1년의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1호). 이러한 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아니하면 사용자는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근로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중 일부의 사용 시기만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나머지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호).
사용자가 위와 같은 조치를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연차휴가가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다(구 근로기준법 제61조). 다만 위와 같은 휴가 미사용은 근로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휴가일에 근로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어 사용자는 근로자가 이러한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여전히 보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2] 갑 주식회사가 을의 연차휴가 사용 기간의 말일부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을에게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휴가 일수가 21일임을 알려주면서 휴가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해 줄 것을 서면으로 촉구하였으나 을은 그중 11일에 대하여만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였고, 그 후 을이 연차휴가 사용 기간의 말일부터 1개월 전에 다시 미사용 연차휴가 20일에 대하여 연차휴가사용(변경)계획서를 제출하였으나 실제로는 지정된 휴가일에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오거나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갑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사안에서, 을이 미사용 연차휴가 21일 중 10일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지 않았음에도 갑 회사가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을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은 점, 을이 지정된 휴가일 중 갑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왔고, 나머지 지정된 휴가일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갑 회사가 별다른 이의 없이 을의 노무제공을 수령한 점, 위 연차휴가사용(변경)계획서는 연차휴가수당의 지급을 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한 점에 비추어, 갑 회사는 미사용 연차휴가 중 10일에 대하여는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에서 정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나머지 지정된 날짜에 대하여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을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도 볼 수 없어 구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갑 회사는 을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가. 사실관계
⑴ 피고는 연차휴가 사용 기간의 말일로부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인 날에 원고에게 사용하지 아니한 연차휴가 일수가 21일임을 알려주면서 휴가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해 줄 것을 서면으로 촉구하였다.
⑵ 원고는 피고에게 11일을 특정하여 해당 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겠다고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였고, 그로부터 약 4개월 후에 피고에게 20일을 특정하여 해당 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연차휴가사용(변경)계획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이를 결재하였다.
⑶ 원고는 1~2일을 제외한 나머지 연차휴가일에는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도 별다른 이의 없이 원고의 노무제공을 수령하였다.
나. 쟁점
⑴ 위 판결의 쟁점은,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에서 정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휴가일에 근로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사용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소극)이다.
⑵ 사용자가 연차휴가 21일을 사용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근로자는 그 중 11일에 대하여만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였을 뿐 나머지 10일에 대하여는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지 않았는데, 사용자는 위 10일에 대하여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고, 나아가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사용자가 별다른 이의 없이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수령한 사안이다.
⑶ 대법원은, 사용자는 위 10일에 대하여는 구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도 볼 수 없어 사용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3. 연차휴가의 산정기준 (= 통상임금)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417-419 참조]
가. 임금의 체계
⑴ 관련규정
*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①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 금액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1.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2.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
③ 사용자는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⑵ 통상임금 : 수당 계산의 자료(수당의 지급기준)
① 통상임금은 휴일 근로 수당 등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주중에 지급하여야 할 임금을 의미한다.
단순히 한 달 동안 지급받은 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안딘다.
주말에 일한 대가는 모두 제외하여야 한다.
② 근로의 대가로 준 것만 산입하여야 한다(생일축하금 등은 제외).
근로기준법에는 통상임금에 관한 규정이 없고, 근로기준법 시행령(제6조)에 있기는 하나 다소 불완전하다.
③ 취업규칙 등에서 연차휴가수당의 산정 기준을 정하지 않은 경우, 연차휴가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통상임금’이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판례는 오래전부터 통상임금의 명확한 판단기준을 설시하고 있다.
⑶ 평균임금 : 퇴직금 산정 기준
⑷ 최저임금 : 미지급시 형사처벌
나. 통상임금의 의의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은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그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것이 아니다’라는 기본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통상임금이란 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⑵ 정기적, ⑶ 일률적, ⑷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소정근로의 대가’라는 실체적 요건과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라는 형태적 요건을 요구하는 점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지급주기의 장단’은 원칙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⑴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 (=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금품)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자의 근로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소정근로의 대가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한 금품을 의미하는 바, 따라서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가 아닌 특별한 근로를 제공하고 추가로 지급받은 금품은 당연히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또한 소정근로의 대가는 통상임금의 기능과 필요성에 비추어 실제로 초과근로를 제공하기 전에 미리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당연히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의 가치를 금전적으로 평가한 것이어야 하고, 또한 근로자가 실제로 연장근로 등을 제공하기 전에 미리 확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⑵ 정기적 (=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
‘정기성’이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1년에 한 번만 받아도 매년 받는다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임금이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이 되더라도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이는 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19501 판결이후 일관된 판시 내용이다.
⑶ 일률적 (= 모든 근로자 또는 일정한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
일률성이란 어떤 임금이 모든 근로자 또는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0316 판결 이후 일관된 판시 내용이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이란 시시때때로 변동되지 않는 고정적 조건이어야 하고 ‘소정근로의 가치와 관련된 조건’이어야 한다.
따라서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진정 가족수당은 당연히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지급되는 부진정 가족수당(모든 근로자에게 가족수당 명목으로 기본금액을 지급하면서 실제로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에게는 일정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 기본금액은 통상임금에 해당된다)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휴직자나 복직자 또는 징계대상자 등에 대하여 특정한 임금의 지급이 제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근로자의 개인적인 특수성을 고려한 것일 뿐이므로 일률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⑷ 고정적 (= 성과 등의 추가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당연히 지급)
고정성이란 초과근로를 제공할 당시에 그 지급여부가 업적, 성과 기타 추가적인 조건(추가적인 조건이란 초과근무를 하는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불분명한 조건을 의미한다)과 관계없이 사전에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적인 임금’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의미한다.
본 요건과 관련하여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판결에서는 “이 요건은 통상임금을 다른 일반적인 임금이나 평균임금과 확연히 구분 짓는 요소로서 통상임금이 연장ㆍ야간ㆍ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임금으로 기능하기 위하여서는 그것이 미리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요청에서 도출되는 본질적인 성질이다”라고 설시하고 있다[“매 근무일마다 일정액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함으로써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하여 임금이 지급되는 경우에는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그 지급액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에 대하여 일정액을 지급받을 것이 확정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임금은 고정적 임금에 해당한다.” “지급 대상기간에 이루어진 근로자의 근무실적을 평가하여 이를 토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정해지는 임금은 일반적으로 고정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무실적에 관하여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을 지급하는 경우와 같이 최소한도의 지급이 확정되어 있다면, 그 최소한도의 임금은 고정적 임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대법원 판결에서 고정성의 유무를 ‘실제 근무성적에 따라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달라지는지의 여부’(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19501 판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106426 판결 등 참조)에 따라 판단한 것에 비하여 훨씬 진일보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위 판결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근무일수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액의 변동이 있게 제도가 설계되어 있더라도 고정성이 인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정기상여금의 경우 이미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 고정성이 인정됨은 당연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지급일이나 기타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진 임금과 관련하여 기존의 입장과 달리 색다른 해석론을 개진하고 있다.
이러한 재직요건은, 특정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이미 확정되어 있는 근속연수요건 등과 달리, 그 성취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소정 근로의 대가로 보기 힘들고 비고정적이라는 것이다.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 특정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를 지급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조건은 임금청구권의 발생을 위한 일종의 ‘자격요건’으로 파악하여야 하고 자격의 발생이 장래의 불확실에 사실에 의존하기 때문에 비고정적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복리후생비 판결에서 명절상여금을 고정상여금과 달리 비고정적인 임금으로 판단한 이유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향후 복리후생비의 대부분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1 임금 지급기를 초과해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의 경우 중도에 퇴사하면 그 지급을 청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기 때문이다.
다. 통상임금 판단기준 (= 근로의 가치를 평가)
통상임금 여부 판단에서 유의할 점은 “근로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의 해당 여부에 집중하다보면, 통상임금의 기본 개념을 놓치기 쉽다.
통상임금은 통상적인 근로(휴일, 시간외 근로가 아닌 근로)에 대한 대가여야 하고,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려면 그것이 근로의 가치를 평가하여 지급한 것이어야 한다.
라. 통상임금 해당 여부 예시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와 요건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야간 휴일 연장근무 등 초과근로수당 산정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이 되기 위해서는 초과근무를 하는 시점에서 판단해 보았을 때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될 어떤 항목의 임금이 일정한 주기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이 되고(정기성), ‘모든 근로자’나 ‘근로와 관련된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며(일률성), 그 지급 여부가 업적이나 성과 기타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사전에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고정성)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요건을 갖추면 그 명칭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함.”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수당별로 구체적으로 판단하면 다음과 같다.
⑴ 정기상여금(연 6회 분할 지급) : 통상임금 인정(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① 정기적 지급이 확정되어 있는 상여금(정기상여금)(= 통상임금 인정)
② 기업실적에 따라 일시적, 부정기적, 사용자재량에 다른 상여금(= 통상임금 부정) : 사전미확정이라서,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⑵ 기술수당(기술이나 자격보유자에게 지급되는 수당. 자격수당, 면허수당 등) : 통상임금 인정
⑶ 근속수당(근속기간에 따라 지급여부나 지급액이 달라지는 임금) : 통상임금 인정
⑷ 가족수당, 자녀교육수당 : 통상임금 부정
① 부양가족수에 따라 달라지는 가족수당(= 통상임금 부정) : 근로의 가치와 무관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근로자의 복지차원에서 지급한 것이다.
② 부양가족수와 무관하게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가족수당(= 통상임금 인정) : 그러나 부양가족수와 무관하게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가족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명목상 가족수당일뿐 일률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⑸ 성과급(실적급)[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① 근무실적을 평가하여 지급여부나 지급액이 달라지는 임금(= 통상임금 부정) : 조건에 좌우되므로,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② 최소한도가 보장되는 성과급(= 그 최소한도만큼만 통상임금 인정) : 그 최소한도만큼은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최저등급을 받아도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면, 그 금액에 한해서 통상임금을 인정한다.
◎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 지급 대상기간에 이루어진 근로자의 근무실적을 평가하여 이를 토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정해지는 임금은 일반적으로 고정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무실적에 관하여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을 지급하는 경우와 같이 최소한도의 지급이 확정되어 있다면, 그 최소한도의 임금은 고정적 임금이라고 할 수 있다. 근로자의 전년도 근무실적에 따라 당해 연도에 특정 임금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을 정하는 경우, 당해 연도에는 그 임금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확정적이므로 당해 연도에 있어 그 임금은 고정적인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보통 전년도에 지급할 것을 그 지급 시기만 늦춘 것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고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근무실적에 관하여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을 최소한도로 보장하여 지급하기로 한 경우에는 그 한도 내에서 고정적인 임금으로 볼 수 있다.
※ (참고) 전년도에 지급할 것이 지급시기만 늦추어졌더라도 고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위와 같은 성격의 실적급은, 지급 시점을 기준하여 볼 때 전년도 근무실적 등을 반영한 당해연도 임금의 일종의 상승분과 같은 실질로 평가될 수 있고, 전년도 근무실적 등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당해연도에 실적급이 지급되는 이상 그 지급시점은 고정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이 언급한 ‘특별한 사정’은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런 견해는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7다56226 판결과도 궤를 같이 하며, 이런 견해와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있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2다10980 판결).
◎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2다10980 판결 : 업적연봉은 비록 전년도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그 인상분이 달라질 수 있기는 하지만, 일단 전년도 인사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인상분이 정해질 경우 월 기본급의 700%에 그 인상분을 더한 금액이 해당 연도의 근무실적과는 관계없이 해당 연도 근로의 대가로 액수 변동 없이 지급되는 것으로서,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 지급이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모두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업무 외의 상병으로 인한 휴직자에게는 업적연봉이 지급되지 아니하나, 이는 해당 근로자의 개인적인 특수성을 고려하여 지급 여부에 차등을 둔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업적연봉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⑹ 출근수당(출근일에 정액 지급) : 통상임금 인정(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6948 판결)
⑺ 출근장려수당(14일 이상 출근 광부, 7~14일 출근 광부 등 차등 지급) : 통상임금 부정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격려 차원에서 지급한 금액이다. 고정성 없다.
⑻ 식대(매월 정액 지급) : 통상임금 인정(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6948 판결)
⑼ 교통비 : 매월 정액 지급하면 통상임금 인정
11시 이후 퇴근할 때 지급하면 통상임금 부정 (정기성 없음)
⑽ 내부평가급(근무실적을 평가하여 다음 해 지급) : 통상임금 부정(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7다206670 판결)
근무실적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그 다음해부터 계속 지급한다면, 근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결과에 의한 것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하겠지만, 매년 근무실적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평가급을 지급한다면 이는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정성 없음).
⑾ 국내외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국제선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공인어학자격시험 취득점수 등을 기준으로 어학자격등급을 부여한 후 등급에 따라 캐빈어학수당 명목으로 매월 수당을 지급 : 통상임금 인정(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61415 판결)
⑿ 사용자가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 : 통상임금 부정(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다261084 판결)
4. 대상판결의 내용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05 참조]
가. 관련 규정
●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연차 유급휴가의 사용 촉진)
사용자가 제60조제1항·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유급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제60조 제7항 본문에 따라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고, 제60조제7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
1. 제60조제7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사용자가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할 것
2. 제1호에 따른 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아니하면 제60조 제7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용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
나. 대상판결(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의 검토
대상판결은 위 연차휴가사용(변경)계획서는 연차휴가수당의 지급을 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여, 구 근로기준법 61조에서 정한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즉, 사용자가 구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라면 사용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휴가일에 근로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어 사용자는 근로자가 이러한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여전히 보상할 의무를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