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Win-Win Game】《상대방의 결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수록 협상에 실패하고, 오히려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한 태도로 여유있게 웃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윤경 변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 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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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Win Game상대방의 결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수록 협상에 실패하고, 오히려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한 태도로 여유있게 웃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처분문서의 효력을 뒤집는 방법>

 

몇 년전 사업을 하는 친구가 법률상담을 구해온 적이 있다.

상대방이 처분문서인 계약서에 기하여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내용이다.

아무리 검토해도 친구쪽이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여 이 점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몇 달 뒤 그 친구를 만났을 때 뜻밖의 답을 들었다.

잘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아니 이길 수 없는 소송을 어떻게 풀었다는 것인가.

 

답인즉, 술 한잔 걸치면서 절반만 나누어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강력한 효력을 지닌 처분문서의 효력을 뒤집는 방법은 존재하였던 것이다.

 

나에게 협상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에피소드이다.

풀어야 할 일이 발생하면, 언제나 협상 및 그 기술(skill)을 염두에 둔다.

 

<서로가 이기는 협상 - ‘Win-Win’ 게임>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론이 있다.

이는 두 사람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여 취한 행동이 오히려 두 사람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을 말한다.

함께 죄를 짓고 잡혀 온 두 사람의 용의자가 있을 때, 두 사람 모두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면 둘 다 무죄로 석방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두 사람 모두 자백을 하고 실형을 선고받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을 동안 공범자가 자백을 하고 풀려나면 자신만 혼자 죄를 뒤집어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백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해가 상반되는 자 상호간에는 대립과 불신이 작용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일방이 패배자가 되거나 죄수의 딜레마 이론처럼 쌍방이 패배자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Win-Win할 수 있는 전략은 언제나 존재한다.

 

백전백승의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폴레옹은 수백 번의 전투에서 승리한 뛰어난 지략가였지만, 워털루 전투에서 보수적 성향의 웰링톤 장군에게 단 한번 패배한 이유로 권좌에서 물러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되어 최후를 마쳤다.

전투에서 이길 확률은 2분의 1이다.

50%의 승률을 최대로 올리는 최선의 전략이 있을 뿐이다.

 

우리 몸 속에는 엄청난 수의 세균과 미생물이 살고 있다.

성인의 경우 그 무게가 2-3kg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처럼 엄청난 수가 이르는 해로운 미생물이나 세균이 우리 몸속에서 번식하고 있음에도 우리가 여전히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믿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에 기생하는 미생물 등으로서는 우리 몸이 생존하여야만 자신들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몸으로부터 영양분을 빼앗아가되, 우리 몸에 큰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만 가져간다.

만일 많은 양을 가져감으로써 우리 몸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면 자신들의 생존 확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생물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끼치는 피해가 치명적일수록, 우리는 강력한 항생제나 기타 동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하여 해로운 바이러스나 미생물을 죽이려 할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70-80%의 치사율을 보이는 치명적인 병균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너무 치명적이므로, 사람들이 이에 경계심을 가지고 대항하고, 감염자를 격리시키는 방법을 통하여 그 확산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장 내에 있는 각종 잡균들은 숙주에 대한 피해가 경미할 뿐 아니라 오히려 숙주에게 좋은 물질까지 분비함으로써 숙주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숙주를 오랜 기간 동안 생존시켜 여유로운 번식을 하고 있다.

즉 강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약한 전략의 구사가 최선의 전략도 아니다.

생텍쥐페리가 지은 어린 왕자란 동화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어린왕자는 여우를 만났다.

어린왕자는 여우에게서 길들인다는게 무엇인지를 들었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꺼야."

어린왕자는 여우를 통해 그의 장미꽃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게 되는거지."

 

어떤 특정대상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잘 대해주면 그 상대방은 당신에게 유일하고도 특별한 존재가 되며, 당신은 그 상대방에게 일정한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이 위 내용의 요지이다.

 

그런데 이런 특별한 상대방도 당신에게 마찬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 대답은 ‘No’이다.

당신이 애인을 위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희생을 하였다면, 당신으로서는 지금의 애인과 헤어져 새로운 애인을 사귀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금의 애인을 위하여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였는데, 새로운 애인을 사귄다면 그 동안의 투자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애인으로서는 헌신적인 당신을 차버려도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는다.

현명한 당신이라면 애인에게 더 이상의 투자를 하기 전에 결혼이라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투자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초강경 전략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주유소 습격사건´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대사 중 인질로 잡힌 아르바이트생이 유호성에게 "싸움을 잘 하는 비결이 뭐냐?" 란 질문에 유호성은 ", 상대가 백 명이든 천 명이든 난 한 놈만 패 "란 대답을 하였고, 이 대사는 한동안 유행어가 되기도 하였다.

강경한 전략으로는 부족하고 무모할 정도의 초강경 전략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이러한 초강력 전략은 어쩌다 한번 정도 써야만 효과가 있다.

 

협상이란 항상 필요하다.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는 자는 자신의 주장을 큰 목소리로 떠들며 상대방의 양보를 주장하는 자가 아니다.

상대방의 결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수록 협상에 실패하고, 오히려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한 태도로 여유있게 웃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