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불가분채무와 분할채무와의 구별, 연대채무와 부진정연대채무의 구별, 부진정연대채무와 일반채무의 구별>】《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상속한 상속인들이 부담하는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성질(불가분채무)(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한정승인, 상속채무의 성질>》〔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상속한 상속인들에 대하여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한 사건]
【판시사항】
[1] 상속에 따라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서 정한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불가분채무인지 여부(적극)
[2] 민법 제101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의 의미 및 이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상속인)
[3] 민법 제1026조 제3호에서 정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의 의미
【판결요지】
[1]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는 ‘대항력 등’이라는 표제로 제1항에서 대항력의 요건을 정하고, 제2항에서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임차인이 취득하는 대항력의 내용을 정한 것으로,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 임차건물의 양도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에는 양수인 등 새로운 소유자(이하 ‘양수인’이라 한다)가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는 의미이다. 소유권 변동의 원인이 매매 등 법률행위든 상속ㆍ경매 등 법률의 규정이든 상관없이 이 규정이 적용되므로, 상속에 따라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도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한다.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
[2] 민법 제101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다.’ 함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뜻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
[3] 민법 제1026조 제3호는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은 때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란 한정승인을 할 때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가. 사실관계
⑴ 원심은 공동상속인인 피고들의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분할채무로 판단하였다.
⑵ 대법원은 불가분채무라고 판단하고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나. 쟁점
⑴ 이 사건의 쟁점은, 임대인 지위를 공동상속한 상속인들이 임차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성질(=불가분채무)이다.
⑵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1. 12. 29. 법률 제6542호로 제정되어 2002. 11. 1. 시행된 것, 이하 ‘구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이 적용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임대차계약 기간 종료 후 임대인이 사망하자 임차인인 원고가 임대인의 공동상속인들(피고1, 피고2, 甲, 乙)에 대하여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한 사안이다.
⑶ 대법원은, 피고들은 甲, 乙과 함께 상속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로서 구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하고,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건물의 공동임대인인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甲, 乙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원심이 이 사건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분할되는 가분채무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판단한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⑷ 한편,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는 존속하는 것으로 보므로(구 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기간 종료 여부는 피고들 및 甲, 乙의 공동임대인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아울러 밝혀두었다.
3. 다수당사자의 채권·채무관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672-674 참조]
가. 분할채권관계 원칙
⑴ 의의 및 한계
① 분할채권관계란 하나의 가분 급부에 관하여 채권자 또는 채무자가 수인인 경우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그 채권 또는 채무가 수인의 채권자나 채무자 사이에서 분할되어 각각 독립된 채권을 가지거나 채무를 지는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를 의미한다.
민법 제408조는 다수당사자 채권관계의 총칙적 규정으로서, 분할채권관계가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의 원칙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② 그러나 분할채권관계는 민법상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에 있어서 원칙적인 모습으로 되어있다는 점에 주요한 의의가 있는 것이고, 특수한 제도로서 사회적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분할채권관계 원칙은 법률관계 특히 소송관계를 간명하게 한다는 데에 장점이 있는 반면,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을 각기 따로 해야한다는 불편이 있고, 특히 채무자가 여럿인 경우 그중 무자력자가 있으면 채권의 실효성을 약화시켜 거래 실정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③ 따라서 각국의 입법과 해석은 분할채권관계 원칙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려는 것이 경향이라고 설명된다.
⑵ 분할주의 원칙에 대한 제한
민법과 상법에서 명문으로 제한하고 있는 예로는, ① 사용대차․임대차에서 공동차주의 연대의무(민법 제616조, 제654조), ② 공동불법행위자의 부진정연대채무(민법 제760조), ③ 무자력 조합원의 조합채무에 대한 타조합원의 연대채무(민법 제713조), ④ 일상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민법 제832조), ⑤ 수인의 채무자 또는 주채무자와 보증인이 상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의 연대책임(상법 제57조) 등을 들 수 있다.
나. 불가분채무
⑴ 관련 규정(민법 제409조, 411조)
민법 제409, 411조는 불가분채권, 채무에 관하여 ‘채권의 목적이 성질 또는 당사자 의사표 시에 의하여 불가분인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무적으로 당사자의 의사로 불가분으로 약정하였다고 하여 불가분채무로 인정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주석서에도 당사자의 의사로 불가분채무로 하는 경우는 사실상 연대채무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성질에 의하여 불가분채무로 인정되는 경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⑵ 의의
민법 제409조 내지 제412조에서 정하고 있는 불가분채권관계는 불가분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불가분채권관계는 그 주체와 동수(同數)의 다수의 채권 또는 채무로 된 복수의 채권․채무관계를 이룬다.
각 채권 또는 채무는 별개․독립된 것이고, 다만 그 목적이 불가분이기 때문에 서로 제약을 받는 데 지나지 않는다.
민법 제409조에서는 불가분급부를 ‘성질상의 불가분급부’와 ‘의사표시에 의한 불가분급부’로 나누어 인정하고 있다.
⑶ 의사표시에 의한 불가분급부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불가분채권관계로 되는지 여부는 개별 법률행위의 해석 문제로 귀결된다.
다만 묵시의 의사표시에 의한 불가분채권관계와 성질상 불가분채권관계는 구별이 쉽지 않다.
⑷ 성질상 불가분급부 및 그 판단 기준
본래 의미의 성질상의 불가분급부란, 급부의 성질상 급부의 본질 또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수 개의 급부로 분할하여 이행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통설은 어떠한 급부가 그 성질상 가분이냐 불가분이냐 하는 것은, 문제 된 급부에 관하여 성립한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를 분할 또는 비분할 가운데 어떻게 취급하는 것이 타당․적절한가라는 목적론적 견지로부터 도출되는 문제이므로, 단순히 급부의 물리적․자연적 성질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고 급부의 고유 성질, 거래관념, 당사자의 의사 및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가 지니는 채권담보라는 기능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본다.
즉, 불가분채권관계의 목적으로서의 불가분급부는 물리적․자연적 성상만이 아니라 법적평가, 계약목적, 이익형량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그 결과 본래 가분급부의 성질을 가진 급부, 예컨대 금전 급부도 사안에 따라서는 성질상 불가분채권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가 있다.
⑸ 성질상 불가분채무로 인정되는 경우
① 공동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채무(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② 공동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을 점유, 사용하는 경우의 부당이득반환채무(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판결)
③ 매도인들 상호간에 밀접한 신분관계를 가지고 있어 계약이행에 관하여 전원의 의사나 능력이 일체로서 고려된 경우(대법원 1997. 5. 16. 선고 97다7356 판결)
부동산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매도인들끼리 상호 인적관계가 없고, 매매협상이 따로 진행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분할채무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일부 지분에 대하여만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경우는 예상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고, 매수인은 매도인들의 자력, 신용을 일체로 보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불가분채무로 보아야 할 사안이 다수일 것이다.
다. 분할채무인지 불가분채무인지와 판단하는 기준에 관한 판례의 태도
⑴ 다수당사자의 채무가 분할채무인지 불가분채무인지와 판단하는 기준과 관련하여, 판례는 분할채무가 원칙임을 밝히면서도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불가분채무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도 있음을 밝히고 있다.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26521 판결 : 민법상 다수당사자가 함께 채무자가 되는 경우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그 다수의 채무자는 분할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의해 채권관계가 발생할 경우 그 급부의 성질․거래의 관행․당사자들의 의사․당사자들의 관계․거래경위 등에 비추어 복수의 채무자가 불가분적인 채무를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한 경우도 있으므로, 법원으로서는 다수당사자가 계약에 의해 함께 채무자가 되는 구체적 사건의 해석에 있어서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살펴서 그 다수의 채무자가 분할하여 채무를 부담하기로 한 것인지 혹은 불가분적인 채무로서 채무전액에 대하여 중첩적으로 책임을 지기로 한 것인지를 구별하여야 할 것이며, (이하 생략).
⑵ 수인이 계약에 의하여 가분급부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판례는 수인이 공동으로 금전을 차용한 경우 차용금 반환채무(대법원 1985. 4. 23. 선고 84다카2159 판결), 수인이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 보수금지급채무(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2941 판결) 등의 사안에서 원칙적으로 분할채무가 성립한다는 입장이다.
⑶ 판례가 금전채무에 대하여 성질상 불가분채무로 본 사례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수인이 공동으로 타인의 재산을 사용한 경우의 부당이득반환채무(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 판결 등)
② 공유자가 공유물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제3자에게 손해를 얻게 한 경우에 그 부당이득반환의무(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649 판결 등).
③ 채권적 전세계약에서 전세목적물 소유자의 전세금 반환의무(대법원 1967. 4. 25. 선고 67다328 판결 등)
④ 임대차계약에서 공동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채무(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258 판결 등).
⑤ 여러 명의 당사자 상호 간에 밀접한 신분관계를 가지고 있는 등으로 계약의 이행에 관하여 전원의 의사나 능력이 일체로서 고려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계약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채무 또는 계약의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으로서의 대금반환채무(대법원 1997. 5. 16. 선고 97다7356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99다24980 판결 등)
라. 연대채무와 부진정연대채무의 구별방법
⑴ 연대의 의사(간주 포함)의 유무 : 연대의 의사가 간주되는 경우로는 ‘상행위인 조합관계에서 돈을 대여(상법 제57조 1항)’하는 경우가 있다.
⑵ 병존적 채무인수는, ① 채무자의 부탁이 있으면 연대의사가 있는 것이므로 연대채무이고, ② 채무자의 부탁이 없으면 부진정연대채무이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32409 판결)
마. 부진정연대채무와 일반채무의 구별기준 (= 과잉지급 여부)
㈎ 양쪽에서 모두 받았을 때 과잉지급에 해당하면 부진정연대채무이다.
채권의 발생원인과 무관하다.
㈏ 부진정연대채무 성립 가능한 경우로는, ① 불법행위책임 상호간, ② 甲은 채무불이행책임, 乙은 불법행위책임, ③ 甲은 A 계약에 따른 책임, 乙은 구상금 등 별도 계약에 의한 책임인 경우 등이다.
A채무자와 B채무자 간의 채권액이 다른 경우도 중복되는 범위에서 부진정연대채무이다.
바. 판례에 나타난 연대채무, 불가분채무, 부진정연대채무, 합동채무의 차이점
⑴ 불가분채무(민법 제411조)
① 공유물에 타인의 소유물이 부합됨으로써 공유자가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채무(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649 판결), ②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타인의 소유물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채무(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3901 판결;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 판결), ③ 건물의 공유자가 공동으로 건물을 임대하고 보증금을 수령한 경우에 그 보증금의 반환채무(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 등
⑵ 연대채무
① 연대채무자의 채무(민법 제413조), ②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의 채무(민법 제437조 단서), ③ 사용대차·임대차에 있어서 공동차주의 채무(민법 제616조, 제654조), ④ 일상가사로 인한 부부의 채무(민법 제832조) 등
⑶ 부진정연대채무
① 공동불법행위자의 채무(민법 제760조)[대법원 1998. 9. 22. 선고 97다42502, 42519 판결; 1998. 11. 10. 선고 98다20059 판결;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2000. 4. 11. 선고 99다41749 판결; 2001. 9. 7. 선고 99다70365 판결. 다만, 국가배상사건에서 공동불법행위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 예로서, 대법원 2001. 2. 15. 선고 96다42420 (全)판결 참조.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하여 별개로 소를 제기한 경우에 관하여는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60227 판결 참조], ② 피용자와 사용자의 각 손해배상채무(민법 제756조) 등
⑷ 합동채무
여러 사람의 어음․수표채무자의 채무(어음법 제47조, 수표법 제43조)
⑸ 기타 여러 사람이 각자 전액의 책임을 지는 경우 : 주채무자와 단순보증인 1인의 각 채무, 신원본인과 신원보증인(비연대)의 각 채무 등
⑹ 중첩관계의 표시
위 각 경우에는 주문에서 각 피고의 의무 사이에 중첩관계가 있음을 반드시 표시하여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위 ⑵의 연대채무 등에 있어서는 「연대하여」, 위 ⑷의 합동채무에 있어서는 「합동하여」, 그 밖에 위 ⑴, ⑶, ⑸의 경우에는 「각자」( 「각자」라는 표현 대신 「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점을 주의하여야 한다. 「각」은 원래 중첩관계를 표시하는 말이 아니라 독립적 관계를 표시하는 말로 관용되어 왔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를 부가하는 것이 실무상의 관례이다
부진정연대채무 중 공동불법행위자의 채무에 대하여 민법 제760조에서 「연대하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자」라는 표현 대신 「연대하여」라는 표현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위 ⑵의 연대채무나 ⑷의 합동채무에 대하여도 주문의 무색투명성을 고려할 때 「연대하여」나 「합동하여」라는 표현보다는 위 ⑴, ⑶, ⑸의 경우와 구별 없이 「각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있다. 「연대하여」나 「합동하여」 또는 「각자」 중 어떠한 표현을 사용하건 채권자는 각 피고에 대하여 채권 전액을 집행할 수 있고 그 중 한 사람의 피고로부터 만족을 얻으면 그 한도 내에서 다른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채권이 소멸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고 실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으나(대법원 1968. 4. 2. 선고 68다112 판결), 이행의무의 성질을 명확히 하여 준다는 관점에서 실무의 관행도 타당한 면이 있다 할 것이다.
원고가 「연대하여」 또는 「합동하여」로 청구하였는데 법원이 「각자」의 주문을 내는 경우, 또는 그 반대의 경우 모두 위법이 아니고, 이 경우 「나머지 청구 기각」의 주문을 덧붙일 필요도 없다. 만약 원고는 피고들이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연대하여」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는데, 법원의 심리결과 피고들을 주채무자와 단순보증인으로 인정하여 「각자」 전액을 지급하라는 主文을 내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異論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경우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처리하면 될 것이다. 청구원인과 법원의 인정사실을 비교하면 원고에게 불리한 사실이 인정되었다고도 할 수 있으나, 청구취지와 주문을 비교하여 보면 결국 원고의 청구대로 전액이 인용되었기 때문이다.
「피고들은 연대하여(합동하여, 각자) 원고에게 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
중첩관계가 있는 여러 사람의 채무임에도 불구하고 만약 위와 같은 방식에 따른 중첩관계의 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각 피고별 의무액을 독립적으로 표시한다면 결국 그 각 의무액의 산술적 단순합산액의 지급을 명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위법하다(대법원 1977. 11. 8. 선고 77다1558 판결; 1984. 6. 26. 선고 84다카88, 89 판결).
또한, 아무런 附加語 없이 「피고들은 원고에게 금 1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주문을 낸다면, 이는 분할채무의 원칙(민법 제408조)에 따라 피고별로 균분액의 지급을 명하는 표현이 된다.
따라서 이때에는 차라리 그 균분액을 명시하여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금 5,000,000원을 지급하라」라고 기재하는 편이 옳다.
4. 공동상속과 재산의 공유 (채무의 상속 및 한정승인)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3호, 김정훈 P.255-271 참조]
가. 공동상속과 재산의 공유
⑴ 민법 제1006조에서는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상속재산은 그 공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⑵ 민법 제1006조에 규정된 ‘공유’의 의미와 관련하여 공유설과 합유설의 대립이 있다.
판례는 공동상속재산은 공동상속인들의 공유라고 보고, 그에 관한 소송은 필수적 공동소송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29801 판결 등 다수).
⑶ 나아가 민법 제1006조의 공유가 민법 제262조의 공유임을 전제로 한 판례가 다수 있다(대법원 1982. 12. 28. 선고 81다454 판결, 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다카961 판결, 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61649 판결, 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5146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49425 판결 등).
나. 가분채무의 공동상속 (= 공동상속인에게 분할되어 귀속)
⑴ 분할채무설은 금전채무와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무가 공동상속된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분할되어 귀속한다는 견해이다.
⑵ 공동상속재산은 상속인들의 공유이고, 민법 제408조에서 다수당사자 채권관계의 원칙을 분할채권관계로 정하고 있으므로, 채무의 당연분할은 상속재산에 대한 공유설의 필연적 결론임을 주된 논거로 한다.
⑶ 판례의 입장도 이와 같다(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
다. 불가분채무의 공동상속
⑴ 상속채무가 불가분채무인 때에는 공동상속인도 불가분채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이다.
불가분채무가 상속으로 인하여 승계될 때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승계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본래의 불가분적 성격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보아 불가분채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보아야 함을 주된 논거로 한다.
⑵ 이 경우 공동상속인 각자가 그 불가분채무 전부에 대하여 이행의 책임을 지고, 채권자는 공동상속인 가운데의 한 사람에 대하여 또는 모든 공동상속인에 대하여 동시나 순차로 전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라. 한정승인
⑴ 관련규정
● 민법 제1019조(승인, 포기의 기간)
①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연장할 수 있다. <개정 1990.1.13.>
② 상속인은 제1항의 승인 또는 포기를 하기 전에 상속재산을 조사할 수 있다. <개정 2002.1.14.>
③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없이 제1항의 기간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제1026조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신설 2002.1.14.>
⑵ 위 규정의 취지 및 위 제3항의 입증책임
① 과거에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없어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 기간 안에 한정승인을 하지 않으면, 채무를 상속하는 것이 판례였으나, 이러한 불합리함을 시정하기 위하여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신설되었다.
② 민법 제101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이 없이 몰랐다는 점에 관한 그 입증책임은 당연히 그 조항을 주장하는 상속인에게 있다.
마. 공동상속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에 관한 판례의 태도
⑴ 공동으로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에 근거하여 불가분채무로 설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⑵ 공동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보는 위 법리는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다205073 판결에서도 유지되었다.
⑶ 또한, 대법원은 채권적 전세계약을 체결한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안에서 공동상속 인이 부담하는 전세금 반환채무가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67. 4. 25. 선고 67다328 판결).
나. 성립
⑴ ‘법률행위에 의한 성립’과 ‘법률에 의한 성립’이 있다.
‘법률에 의한 성립’으로는, 공동차주 또는 공동임차인의 연대채무(제616조, 제654조), 부부의 일상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제832조),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의 연대책임(상법 제57조 제1항) 등이 있다.
⑵ 판례에 나타난 연대채무의 예
판례에 나타난 연대채무의 예로는, ① 책임보험에서 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와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3754 판결), ② 중첩적 채무인수에서 채무자와 인수인의 채무(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32409 판결), ③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조합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조합원들의 책임(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30405 판결) 등이 있다.
◎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3754 판결 :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결과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게 된 손해배상청구권이고, 중첩적 채무인수에서 인수인이 채무자의 부탁으로 인수한 경우 채무자와 인수인은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는 연대채무관계에 있다 할 것인바, 보험자의 채무인수는 피보험자의 부탁(보험계약이나 공제계약)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와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는 연대채무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32409 판결 : 중첩적 채무인수에서 인수인이 채무자의 부탁 없이 채권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므로 채무자와 인수인은 원칙적으로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는 연대채무관계에 있고, 인수인이 채무자의 부탁을 받지 아니하여 주관적 공동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30405 판결 : 조합의 채무는 조합원의 채무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채권자는 각 조합원에 대하여 지분의 비율에 따라 또는 균일적으로 변제의 청구를 할 수 있을 뿐임은 소론과 같으나, 조합채무가 특히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것이라면 그 채무에 관하여 조합원들에 대하여 상법 제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연대책임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7. 연대채무의 효력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642-645 참조]
가. 대외적 효력
각 채무자는 채무 전부를 각자 이행할 의무가 있고(제413조), 채권자는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또는 동시나 순차로 모든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의 전부나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제414조).
나. 연대채무자 1인에 대하여 생긴 사유의 효력
⑴ 절대적 효력이 있는 사유
㈎ 일체형
① 채권에 만족을 주는 사유(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85281 판결) : 변제·대물변제·공탁(제413조), 상계(제418조 제1항)
◎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85281 판결 : 연대채무자 또는 연대보증인 중 1인이 채무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그 변제된 금액은 민법 제479조의 법정충당 순서에 따라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충당되어야 하므로 지연손해금 채무가 원본채무보다 먼저 충당된다. 한편 여러 명의 연대채무자 또는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따로따로 소송이 제기되는 등으로 그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무원본이나 지연손해금의 금액과 이율 등이 서로 달라지게 되어 원금이나 지연손해금에 채무자들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과 공동으로 부담하지 않는 부분이 생긴 경우에 어느 채무자가 채무 일부를 변제한 때에는 그 변제자가 부담하는 채무 중 공동으로 부담하지 않는 부분의 채무 변제에 우선 충당되고 그 다음 공동 부담 부분의 채무 변제에 충당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연대채무자 또는 연대보증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을 가지므로 어느 채무자의 변제 등으로 다른 채무자와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의 채무가 소멸되면 그 채무소멸의 효과는 다른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미친다.
② 변제제공 및 이에 따른 수령지체의 효과(제413조, 제422조)
③ 이행청구(제416조) : 이에 따른 이행지체 및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
이행지체의 경우 모든 채무가 이미 이행기에 도달하였음을 전제하는 것이므로, 연대채무의 이행기가 각기 다른 경우 아직 이행기에 도래하지 않은 채무에 대해서는 이행지체의 절대적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소멸시효 중단의 경우 ‘압류·가압류’나 ‘승인’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상대적이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2840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다234177 판결). 다만 경매신청은 ‘최고’의 효력을 갖기 때문에 다른 연대채무자에 대하여도 최고의 효력이 미친다. 따라서 6개월 내에 다른 연대채무자를 상대로 재판상
청구를 하면 경매신청 시점에 소급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2840 판결). 한편 연대채무자 중 1인에 대하여 ‘재판상 청구’를 하면 다른 연대채무자에 대하여도 재판상 청구를 한 것으로 간주되어 소제기를 한 때부터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다른 연대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시효가 중단된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32409 판결은 이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④ 경개(제417조)
㈏ 부담부분형(당해 채무자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절대적 효력)
① 면제 : 제419조는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한 채무면제는 그 채무자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다른 연대채무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라고 정하여 면제의 절대적 효력을 인정한다.
예컨대 B, C가 A에 대하여 1,000만 원의 연대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데(부담부분은 균등), A가 B에 대해 그 채무를 전부 면제해 준 경우, C의 채무는 500만 원 만큼 소멸한다. 이를 ‘부담부분의 절대적 면제’라고 한다. 한편 제419조는 임의규정이기 때문에 A가 B에 대해 그 채무를 전부 면제해 주면서도 C에 대해서는 채무 전액인 1,000만 원을 청구할 것을 유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부담부분의 상대적 면제’라고 한다.
이는 당사자들 사이에 구상의 순환을 피하여 구상에 관한 법률관계를 간략히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는바, 채권자가 연대채무자 중 1인에 대하여 채무를 일부 면제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연대채무자 중 1인에 대한 채무의 일부 면제에 상대적 효력만 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일부 면제의 경우에도 면제된 부담부분에 한하여 면제의 절대적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연대채무자 중 1인이 채무 일부를 면제받는 경우에 그 연대채무자가 지급해야 할 잔존 채무액이 그 부담부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연대채무자의 부담부
분이 감소한 것은 아니므로 다른 연대채무자의 채무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다른 연대채무자는 채무 전액을 부담하여야 한다. 반대로 일부 면제에 의한 피면제자의 잔존 채무액이 그 부담부분보다 적은 경우에는 그 차액(부담부분 - 잔존 채무액)만큼 피면제자의 부담부분이 감소하였으므로, 그 차액의 범위에서 면제의 절대적 효력이 발생하여 다른 연대채무자의 채무도 그 차액만큼 감소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9다216435 판결).
② 혼동(제420조)
③ 소멸시효의 완성(제421조)
④ 다른 연대채무자에 의한 상계(제418조 제2항)
㈐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연대채무자 중 1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채권자가 연대채무자 전원에게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면(제547조 제1항) 그 효과 역시 전원에게 미친다.
⑵ 상대적 효력이 있는 사유(제423조)
다. 대내적 효력 (= 연대채무자 사이의 구상관계)
⑴ 구상권의 성립요건 및 범위
① 어느 연대채무자가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공동면책이 된 때에는 다른 연대채무자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425조 제1항). 부담부분은 우선 당사자의 합의 또는 연대채무를 부담함으로써 얻는 이익의 비율에 의하되, 이러한 기준을 통하여도 부담부분이 결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균등한 것으로 추정한다(제424조).
◎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97420, 97437 판결 : 연대채무자가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공동면책을 얻은 때에는 다른 연대채무자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때 부담부분은 균등한 것으로 추정되나 연대채무자 사이에 부담부분에 관한 특약이 있거나 특약이 없더라도 채무의 부담과 관련하여 각 채무자의 수익비율이 다르다면 그 특약 또는 비율에 따라 부담분이 결정된다. 시공사가 시행사의 대출금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여 대출금 전액을 변제한 뒤 시행사에게 그 전액에 관하여 구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시행사와 시공사는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는 연대채무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고, 둘 사이에 시행사가 대출금채무를 최종적으로 부담하기로 약정하였거나 적어도 대출금채무 전액을 시행사가 자신을 수익자로 한 사업비로 사용함으로써 그 내부관계에서 시행사가 채무 전액을 부담하기로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이다.
② 연대보증인들 사이의 내부관계에서는 연대보증인 각자가 자신의 분담금액을 한도로 일부 보증을 한 것과 같이 볼 수 있어서 그 분담금액 범위 내의 출재에 관한 구상관계는 주채무자만을 상대로 해결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반면, 연대채무자들 사이에서는 연대채무자 각자가 행한 모든 출재에 관하여 다른 연대채무자의 공동부담을 기대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하여 민법은 연대보증인 중의 한 사람이 공동면책을 이유로 다른 연대보증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려면 ‘자기의 부담부분을 넘은’ 변제를 하였을 것을 그 요건으로 규정하였으나(제448조 제2항), 연대채무자 중의 한 사람이 공동면책을 이유로 다른 연대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는 그러한 제한 없이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제425조 제1항). 따라서 연대채무자 사이의 구상권 행사에 있어서 ‘부담부분’이란 연대채무자가 그 내부관계에서 출재를 분담하기로 한 비율을 말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 결과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일부 공동면책되게 한 연대채무자는 역시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일부 공동면책되게 한 다른 연대채무자를 상대로 하여서도 자신의 공동면책액 중 다른 연대채무자의 분담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 다른 연대채무자의 공동면책액 중 자신의 분담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한다면 그 범위에서 여전히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다46023 판결 : 피고가 이 사건 소송비용으로 지급한 금원이 원고 등 연대채무자와의 내부관계에서 피고가 출재를 분담하기로 한 일정 액수, 즉 이 사건 소송비용 전액에 피고의 분담비율을 적용하여 산출된 금액을 초과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이 사건 소송비용 출재액에 피고의 분담비율을 적용하여 산출된 금액과 피고의 이 사건 소송비용 출재액에 원고의 분담비율을 적용하여 산출된 금액의 차액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③ 구상권은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 및 피할 수 없는 비용 기타의 손해배상을 포함한다(제425조 제2항). 주채무가 불가분이거나 각 보증인이 상호연대로 또는 주채무자와 연대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어느 보증인이 자기의 부담부분을 넘은 변제를 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제448조 제2항). 이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인 공동불법행위자 간의 구상관계에도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7085 판결 등).
④ 법문상 ‘이후’라 되어 있고, ‘이후’는 ‘당일’을 포함하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공동면책 금원에 대하여 면책일 당일부터 최소한 민사법정이율에 따른 법정이자가 가산된다(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다29968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7085 판결).
⑤ 공동 면책에 소요된 자금을 자신의 보유자금으로 충당하지 아니하고 다른 데에서 차용·조달하였다 하더라도 실제의 차용이자가 법정이자를 상회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그 법정이자 상당의 금원만을 구상할 수 있을 뿐이고, 법정이자와 별도로 실제의 차용 이자 전액 또는 그 중 법정이자를 초과하는 부분만을 다시 이른바 '피할 수 없는 비용 또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하여 구상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29325 판결).
⑵ 구상권의 제한(제426조)
⑶ 상환무자력자가 있는 경우 구상권자의 보호(제427조)
⑷ 변제자대위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고(제481조), 채권자를 대위한 자는 자기의 권리에 의하여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제482조 제1항). 이는 연대채무자 사이의 구상관계에도 적용된다.
판례는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 구성원인 A와 B가 연대하여 하자보수의무를 부담하는데[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는 민법상 조합의 성질을 가지는데, 조합의 채무는 조합원의 채무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채권자는 각 조합원에 대하여 지분의 비율에 따라 또는 균일적으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만, 조합채무가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것이라면 상법 제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조합원들의 연대책임을 인정함이 상당하므로(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30405 판결 등 참조),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이 상인인 경우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를 이행할 의무는 그 구성원 전원의 상행위에 의하여 부담한 채무로서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은 연대하여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2다57590 판결 등 참조)], A가 단독으로 이를 전부 이행한 후 B와 출자비율에 따른 하자보수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를 상대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안에서, “보증보험은 형식적으로는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증의 성격을 가지고 보증계약과 같은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민법의 보증에 관한 규정이 준용될 뿐만 아니라, 구상권의 범위에서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되는 채권자의 담보에 관한 권리에는 질권, 저당권이나 보증인에 대한 권리 등과 같이 전형적인 물적·인적 담보는 물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특약이 있는 경우에 그 특약에 기하여 채권자가 가지는 권리도 포함되므로, 면책행위를 한 다른 공동수급체 구성원은 하자보수를 요구받은 보험계약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민법 제481조에 따라 채권자인 도급인의 담보에 관한 권리인 하자보수보증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25432 판결).
가. 의의
부진정연대채무란 여러 명의 채무자가 동일한 내용의 급부에 대하여 각자 독립하여 전부를 급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다수당사자의 법률관계를 말한다.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이지만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할 경우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다. 반드시 양 채무의 발생원인, 채무의 액수 등이 서로 동일할 필요는 없다.
나. 연대채무와의 차이점
⑴ 하나의 동일한 급부에 관하여 여러 명의 채무자가 각자 독립해서 그 전부를 급부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서 연대채무와 같으나, ①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 간에는 주관적 공동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② 채무자 1인과 채권자 사이에 생긴 사유의 절대적 효력의 범위가 좁으며, ③ 원칙적으로 각자의 채무자 사이에 구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⑵ 특히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 생긴 사유 중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 등과 같은 사유 이외에는 다른 채무자에게 그 효력을 미치지 않음으로 인하여 채권자는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점에서 부진정연대채무는 연대채무와 비교하여 채권자의 지위를 강화하는 의미를 가진다.
다. 발생원인
⑴ 부진정연대채무 관계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라 하더라도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고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할 경우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으면 성립할 수 있고, 반드시 양 채무의 발생원인, 채무의 액수 등이 서로 동일할 것을 요한다고 할 수는 없다.
⑵ 그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타인의 주택을 燒失시킨 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화재보험회사의 보험계약에 의한 보험금지급채무
② 임치물을 도난당한 경우 수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절취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③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
④ 공동불법행위에서 가해자들의 손해배상채무 : 민간인과 직무집행중인 군인이 공동으로 전투·훈련 직무집행중인 다른 군인에게 불법행위를 가한 경우, 가해자인 민간인과 국가의 손해배상채무가 부진정연대채무인지 문제 된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이러한 경우에 국가는 피해 군인에게 손해배상채무를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의 채무를 법률상 면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종전의 대법원 판례는 가해자인 민간인은 부진정연대채무자로서 피해 군인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해야 하고, 이 경우 국가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가해자인 민간인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간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해석이었고, 이에 헌법재판소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가 가해 민간인의 국가에 대한 구상권까지 제한하는 취지라면 이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한정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그 이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써 종전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면서, 민간인과 직무집행중인 군인이 공동으로 전투·훈련 직무집행중인 다른 군인에게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민간인은 자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만큼만 피해군인에게 손해를 배상하면 된다고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대법원 2001. 2. 15. 선고 96다42420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피해 군인은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고, 가해 민간인에게 그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원적 절차를 통해 자신의 피해를 구제받게 된다.
⑤ 원채무자의 부탁이 없는 중첩적 채무인수에서 원채무자의 채무와 인수인의 채무
⑥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로 인하여 목적물이 멸실·훼손된 경우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이행보조자의 불법행위(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⑦ 상법 제24조에 의한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의 책임(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다91886 판결)
⑧ 회사분할의 당사회사가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의하여 각자 분할계획서나 분할합병계약서에 본래 부담하기로 정한 채무 이외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지는 경우(대법원 2010. 8. 26. 선고 2009다95769 판결. 이는 회사분할로 인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변동이 생기게 되어 채권 회수에 불이익한 영향을 받는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부과된 법정책임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정 연대책임의 부담에 관하여 분할당사회사 사이에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라. 부진정연대채무의 대외적 효력
채권자는 채무자들 가운데 누구에게라도 그 책임범위에서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모든 채무자에 대하여 동시에 또는 순차로 채무의 전부나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9. 부진정연대채무의 채무자 중 1인에 관하여 생긴 사유의 효력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645-661 참조]
가. 변제, 대물변제, 공탁
⑴ 절대적 효력
변제, 대물변제, 공탁과 같이 채권을 만족시키는 사유는 다른 채무자에 대해서 절대적 효력이 있다.
⑵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에 채무의 액수가 다른 경우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에 과실상계 등의 이유로 채무의 액수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그 중 적은 액수의 채무를 부담하는 자가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많은 액수의 채무를 부담하는 자의 채무는 그만큼 소멸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데(대법원 2012. 2. 9. 선고 2009다72094 판결), 그 중 많은 액수의 채무를 부담하는 자가 채무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적은 액수의 채무를 부담하는 자의 채무는 얼마만큼 소멸하는지가 문제 된다.
◎ 대법원 2012. 2. 9. 선고 2009다72094 판결 :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소액의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 중 일부를 변제한 경우, 변제된 금액은 소액채무자가 다액채무자와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에 관하여 민법의 변제충당의 일반원칙에 따라 지연손해금,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되고 이로써 공동 부담 부분의 채무 중 지연손해금과 일부 원금채무가 변제로 소멸하게 된다. 그리고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 간에 있어서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을 발생하므로, 이로써 다액 채무자의 채무도 지연손해금과 원금이 같은 범위에서 소멸하게 된다. 원심은 현대증권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는 원금 192,941,507,200원 및 이에 대한 2000. 7. 21.부터의 지연손해금이고, 피고의 이 사건 약정금 지급채무는 원금 241,176,884,000원 및 이에 대한 2000. 7. 21.부터의 지연손해금인데, 두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으므로, 원고가 현대증권으로부터 변제받은 금액은 피고의 이 사건 약정금 지급채무 중 현대증권과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에 충당되고,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어서 변제와 같은 채권을 만족시키는 사유는 절대적 효력이 있으므로 원고가 현대증권으로부터 변제받은 금액은 피고의 이 사건 약정금채무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변제액이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정당한 금원인 원본 및 지연손해금 합계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금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의 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지연손해금,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되므로, 이러한 법리에 따라 현대증권이 지급한 금원을 변제에 충당하면, 현대증권의 2002. 4. 17. 자 가지급금 97,256,111,600원은 현대증권의 채무에 관하여 발생한 지연손해금인 16,809,698,435원[= 원금 192,941,507,200원에 대하여 2000. 7. 21.부터 2002. 4. 17.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192,941,507,200원 × 0.05 × 636/365, 원 미만 버림)]에 먼저 충당되고, 나머지 80,446,413,165원(97,256,111,600원 - 16,809,698,435원)이 현대증권의 원금채무에 충당되어 2002. 4. 17. 기준 현대증권의 원금 잔액은 112,495,094,035원(192,941,507,200원 - 80,446,413,165원)이 되었으며, 위 변제로 인해 피고의 채무도 같은 범위에서 소멸하여 피고의 원금 241,176,884,000원과 이에 대한 2000. 7. 21.부터 2002. 4. 17.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25,214,547,653원 중 현대증권의 가지급금으로 충당된 지연손해금 16,809,698,435원을 공제한 지연손해금 잔액 8,404,849,218원과 현대증권의 가지급금으로 충당된 원금 80,446,413,165원을 공제한 잔액 160,730,470,835원이 남는다고 보았다. 그리고 현대증권의 2006. 7. 31. 자 가지급금 1,916,349,149원은 현대증권의 원금 잔액 112,495,094,035원에 대하여 2002. 4.
18.부터 2006. 7. 31.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에 일부 변제충당되고, 그 결과 동일한 기간 동안 발생한 피고의 지연손해금채무 중 위 변제충당된 지연손해금과 같은 금액의 지연손해금채무가 소멸되는 효과가 발생하여 피고의 2002. 4. 17. 기준 지연손해금 잔액은 6,488,500,069원(8,404,849,218원 - 1,916,349,149원)이 남게 되었다고 보았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부진정연대채무의 채무소멸의 효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
다.
⑶ 종래의 판례
① 다액채무자의 일부 변제금은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먼저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외측설)를 취한 사례
㉠ 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50521 판결은 제3자의 대출금채무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가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고 대출금채무자로서 다액채무자인 제3자가 일부 상계한 사안에서,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다액채무자의 상계로 인하여 소멸하는 부분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와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 부분이 아니라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이라고 판시하였다.
㉡ 그리고 제3자의 약정금채무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가 문제 된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았다. 즉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다49748 판결은 금융기관에 예탁된 고객의 금원을 횡령하여 구속된 피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을 피용자의 처가 지불각서를 작성하여 배상해 주기로 약정한 후 그 일부를 변제한 사안에서, 변제로 인하여 소멸하는 부분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와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 부분이 아니라 다액채무자인 약정금채무자가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이라고 판시하였다.
㉢ 예를 들어 C의 A에 대한 채무를 보증하기 위하여 B회사의 피용자가 서류를 위조하여 B회사 명의로 보증계약을 체결한 경우, C의 A에 대한 차용금채무(100)와 B의 A에 대한 사용자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70:A의 과실 30%)는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고, 이 때 C가 차용금 채무의 일부인 40을 변제한 경우 먼저 C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30)에 충당되고, 따라서 B의 A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는 10만큼만 소멸한다.
◎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다67376 판결: 원심은, 피고의 재무과장으로서 자금 입출금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정지웅이 판시와 같은 경위로 피고 명의의 근보증서와 이사회입보결의서 및 약속어음 배서를 위조하여 쌍성레미콘 주식회사를 통하여 원고에게 제출함으로써 원고는 위 서류들이 적법하게 작성된 것으로 믿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쌍성레미콘과 금전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쌍성레미콘에게 1993. 3. 27.부터 같은 해 12월 28일까지 합계 금 4,500,000,000원의 대출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정지웅의 사용자로서 그의 사무집행과 관련한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 … 원심이, 원고도 대출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으로서 대출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아니하였고, 보증계약의 진위 여부를 피고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은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하여 30%의 과실상계를 한 것도 수긍이 가고, 그 비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 … 원심이, 원고는 정지웅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쌍성레미콘에 지급한 대출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거기에 원고의 과실 30%를 참작하면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은 금 3,150,000,000원(금 4,500,000,000원×0.7)이 되나, 한편 원고와 쌍성레미콘 사이의 이 사건 금전 소비대차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쌍성레미콘은 피고의 위 손해배상채무와는 별도로 원고에 대하여 대출원금 4,500,000,000원과 이에 대한 약정이율에 의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 가압류 비용 등의 채무를 부담하는데, 원고는 대출 후 1994. 3. 27. 쌍성레미콘으로부터 대출원금 중 금 222,240,000원을 변제받았고, 1994. 9. 7. 그 때까지의 이자 및 지연손해금과 원금 중 금 184,510,978원을 쌍성레미콘의 원고에 대한 예금채권과 상계 …피고의 사용자책임으로 인한 위 손해배상채무와 쌍성레미콘의 위 대출금채무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이나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고, 위와 같이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을 때 금액이 많은 채무의 일부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는 경우 그 중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이 아니라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외측설). 이 사건에서 쌍성레미콘의 대출금채무 금 4,500,000,000원 중 피고의 손해배상채무와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어 피고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은 금 3,150,000,000원뿐이고, 나머지 금 1,350,000,000원 부분은 쌍성레미콘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이므로 쌍성레미콘의 위 대출금채무 중 위와 같이 금 222,240,000원은 변제로, 금 184,510,978원은 상계로 소멸하였다면 그 합계액이 쌍성레미콘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액을 넘지 않은 이상 쌍성레미콘의 채무 중 소멸하는 부분은 쌍성레미콘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이지 피고와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은 아니다. 따라서 위 변제 및 상계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손해배상채무는 소멸함이 없이 그대로 남는다.
② 다액채무자의 일부 변제금 중 소액채무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소액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안분설
또는 과실비율설)를 취한 사례
㉠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53696 판결은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책임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에 관한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한 결과 피용자와 사용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와 같이 과실상계를 허용하는 취지는 궁극적으로 피용자 본인이 손해를 배상할 자력이 없는 경우 피해자와 사용자 사이에 그로 인한 손해를 공평타당하게 분담하도록 하려는 데 있다는 이유로, 피용자 본인이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는 그 변제금 중 사용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사용자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일부로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피용자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의 불법행위를 하였는데 손해의 발생 및 확대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30%의 과실이 있는 경우,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100:이 경우에는 피용자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신의칙상 피용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피해자의 과실은 고려되지 않는다)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70:피해자의 과실 30%)는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데, 가령 이 때 피용자가 손해배상채무의 일부인 40을 변제한 경우 이는 피용자가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과 사용자와 중첩하여 부담하는 부분에 안분되어 충당되고, 따라서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는 28만큼 소멸한다.
㉡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5731 판결은 사용자책임 뿐만 아니라 공동불법행위책임의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즉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피해자에 대한 과실비율이 달라 배상할 손해액의 범위가 달라지는 경우에 다액채무자가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하였다면 그중 소액채무자의 채무는 그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부분만큼 소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나아가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73765 판결은 피용자 또는 피용자와 공동불법행위 관계에 있는 다른 불법행위자가 불법행위 성립 후에 피해자에게 변제약정을 체결한 다음 그에 따라 일부 돈을 지급한 경우에도 자신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거나 기망하려는 수단으로 변제약정을 한 것이라면 사용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도 소멸한다고 판시하여 그 적용범위를 확대하였다.
◎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73765 판결 : 甲 주식회사의 피용자 乙이 업무상 보관하던 甲 회사의 업무용 인감을 이용하여 독점판매계약서 등을 위조한 다음 丙 주식회사에 보여주어 丙 회사로 하여금 丁 주식회사에 돈을 대여하도록 하였는데, 그 후 자신의 불법행위를 은폐할 목적으로 丙 회사와 변제 약정을 체결하여 일부 돈을 지급한 사안에서, 변제약정에 따른 乙의 채무가 甲 회사의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와 별개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변제금 중 甲 회사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甲 회사의 손해배상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도, 乙이 지급한 돈이 변제약정 이행이라는 형태를 취한 사정에만 근거하여 乙이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먼저 충당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피용자 본인이 손해액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사용자가 배상할 책임이 있는 손해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⑷ 판례의 변경 (= 외측설로 통일)
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다74236 전원합의체 판결은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
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로 인하여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액이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한 결과 타인에게 직접 손해를 가한 피용자 자신의 손해배상액과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피용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적용되고,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피해자에 대한 과실비율이 달라 손해배상액이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공동불법행위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또한 중개보조원을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이 과실상계를 한 결과 거래당사자에게 직접 손해를 가한 중개보조원 자신의 손해배상액과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중개보조원이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하면서, 이와 달리 사용자책임 또는 공동불법행위책임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다액채무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하는 경우 소액채무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소액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도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들을 변경하였다(중개보조인의 횡령행위와 관련하여 개업공인중개사인 피고가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되 과실상계로 피해자의 손해 중 50%에 한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사안에서 중개보조인이 일부 변제를 하였다. 원심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어서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하는 경우 소액채무자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도 소액채무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소멸한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부터 먼저 소멸한다고 판단하면서 이에 배치되는 기존 대법원 판결을 변경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과실비율설에 따라 다액채무자의 무자력에 대한 위험의 일부를 채권자인 피해자에게 전가한다면 이는 채권자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부진정연대채무의 성질에
반하는 점, ⓑ 과실비율설에 의하면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 후 무자력이 되는 경우에 피해자가 누구로부터 먼저 변제를 받느냐에 따라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발생하는 점, ⓒ 사용자책임은 피해자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에서 인정된 것인데, 다액채무자인 피용자의 무자력으로 인한 손해까지 피해자에게 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사용자책임의 제도적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점, ⓓ 공동불법행위자들 사이에서는 구상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공동불법행위자의 무자력에 대한 위험은 그들 내부관계의 문제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를 피해자에게 전가할 수는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하였다.
나. 상계
⑴ 학설
① 긍정설 : 상계에는 채권을 만족시키는 기능이 있다. 채권자에게 이중의 이득을 주어서는 안 된다.
② 부정설 : 상계에 의하여 채권이 소멸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인 출연에 의한 채권의 만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우리 민법에서는 과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가 허용되므로 만약 상계의 절대적 효력을 긍정하게 되면 특히 공동불법행위의 경우에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
⑵ 종전의 판례
종래 대법원은 부진정연대채무의 발생원인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①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한 상계의 효력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미치지 않고(= 피해자 보호), ② 책임보험에서 피해자에 대하여 직접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책임보험자가 한 상계의 효력은 가해자인 피보험자에게 미치며(대법원 1996. 12. 10. 선고 95다24364 판결 :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 간에 있어서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을 발생하나, 그 밖의 사유는 상대적 효력을 발생하는 데에 그치는 것으로서 연대채무에 관한 민법 제418조 제1항은 부진정연대채무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부진정연대채무자 중의 1인이 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채무를 대등액에서 상계하더라도 그 상계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은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 미치지 않는다. 책임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와 가해자인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 사이의 관계를 연대채무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으나, 종래의 통설과 판례는 ‘책임보험자의 채무가 가해자의 채무에 의존하는’ 형태의 부진정연대채무로 해석하였다. 그래서 가해자의 채무가 혼동으로 소멸하면 책임보험자의 채무도 혼동으로 소멸한다), ③ 부진정연대채무가 실질적으로 보증의 성격을 갖는 경우 실질적 주채무자가 한 상계의 효력은 실질적 보증인에게 미친다고 하였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34499 판결).
⑶ 판례의 변경
대법원 2010. 9. 16. 선고 2008다97218 전원합의체 판결은, B건설회사의 임원 C가 분식회계 행위에 의하여 A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으로 인하여 A은행에 대하여 B건설회사는 대출금반환채무를, C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각자 부담한 상태에서(위 양 채무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5다65579 판결은, 금융기관이 회사 임직원의 대규모 분식회계로 인하여 회사의 재무구조를 잘못 파악하고 회사에 대출을 해 준 경우, 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채무와 회사 임직원의 분식회계 행위로 인한 금융기관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서로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고 하였다), 기업개선작업절차에 들어간 B건설회사가 A은행과 ‘상계계약’ 방식에 의하여 이른바 출자전환을 한 경우(채무자인 기업과 채권자인 금융기관 사이에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주식을 발행하여 주고 채권자의 신주인수대금 채무와 채무자의 기존 채무를 같은 금액만큼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 즉 A은행이 발행받는 주식에 대한 신주인수대금채무와 B건설회사가 부담하는 대출금반환채무를 ‘상계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그 효과가 C의 손해배상채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문제 된 사안에서,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를 한 경우에도 채권은 변제, 대물변제, 또는 공탁이 행하여진 경우와 동일하게 현실적으로 만족을 얻어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므로, 그 상계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은 소멸한 채무 전액에 관하여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채권자와 상계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상계 내지 상계계약이 이루어질 당시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좌우되지 아니한다.”라고 판시하여 이와 배치되는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5다24364 판결 등의 견해를 변경한 다음, 이에 따라 C의 손해배상채무도 같은 금액만큼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상계의 절대적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다. 첫째 채무자 중의 1인이 상계를 하게 되면 채권자의 수동채권과 아울러 채무자의 자동채권도 소멸하기때문에 그러한 채권의 상실 역시 ‘현실적인 출연’에 해당하며, 둘째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그 채권의 한도 내에서 보호해 주면 족한 것이지 그 채권의 원래의 내용 이상으로 보호해 줄 필요는 없는데, 절대적 효력을 부정하게 되면 피해자인 채권자는 이중의 이득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적 효력을 긍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⑷ 민법 제418조 제2항의 유추적용 여부
● 제418조(상계의 절대적 효력)
① 어느 연대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권이 있는 경우에 그 채무자가 상계한 때에는 채권은 모든 연대채무자의 이익을 위하여 소멸한다.
② 상계할 채권이 있는 연대채무자가 상계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채무자의 부담부분에 한하여 다른 연대채무자가 상계할 수 있다.
부진정연대채무에 대하여는 제418조 제2항이 적용 내지 유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어느 부진정연대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상계할 채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계를 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는 그 채권을 가지고 상계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5다65579 판결은, 금융기관이 회사 임직원의 대규모 분식회계로 인하여 회사의 재무구조를 잘못 파악하고 회사에 대출을 해 준 경우, 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채무와 회사 임직원의 분식회계 행위로 인한 금융기관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서로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고 하였다).
한편, 채무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갖는 상계권도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있지만,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채권의 존재 및 보전의 필요성, 기한의 도래 등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함에 비추어, 어느 부진정연대채무자가 현실적으로 자신의 부담부분을 초과하는 출재를 하여 채무를 소멸시킴으로써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 상태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지 장래에 출재를 할 경우 취득할 수 있는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갖는 상계권을 대위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09다95769 판결).
다. 그 밖의 사유 (= 상대적 효력만 있음)
⑴ 면제
피해자가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채무자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다50896 판결).
이러한 법리는 채무자들 사이의 내부관계에 있어 1인이 피해자로부터 합의에 의하여 손해배상채무의 일부를 면제받고도 사후에 면제받은 채무액을 자신의 출재로 변제한 다른 채무자에 대하여 다시 그 부담부분에 따라 구상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 경비용역회사의 과실로 도난사고가 생긴 뒤(경비용역회사와 절도범의 부담부분 비율은 20:80, 피해자의 손해는 100) 절도범이 피해자에게 50을 변제하고 나머지 50을 면제받았는데, 경비용역회사가 추가로 50을 변제한 경우, 경비용역회사는 절도범에게 30만큼{50-(100*20/100)} 구상할 수 있다고 하였다].
⑵ 소멸시효의 완성
공동불법행위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은 피해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는 그 발생원인 및 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권리이고, 연대채무에 있어서 소멸시효의 절대적 효력에 관한 민법 제421조의 규정은 공동불법행위자 상호 간의 부진정연대채무에 대하여는 그 적용이 없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의 손해배상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후에 다른 공동불법행위자 1인이 피해자에게 자기의 부담부분을 넘는 손해를 배상하였을 경우에도, 그 공동불법행위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2830 판결).
⑶ 호의동승으로 인한 신의칙상 감액
자동차가 충돌하여 승객이 피해를 입은 경우 각 가해 차량의 운행자들은 피해자에 대하여 부진정연대채무를 부담하나, 그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각 운전자의 과실의 정도에 따라 부담 부분이 정하여지고, 운행자 중 일방이 자기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함으로써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운행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부담 부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구상할 수 있는바, 이 경우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이 발생하지만 그 밖의 사유는 상대적 효력을 발생하는 데 그치는 것이므로, 가해 운행자 중 일방이 피해자와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을 어느 정도 공유하여 그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액이 감액되어야 한다는 사정은 운행자성을 가지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주장할 수 있는 것으로서, 자신과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는 다른 채무자와의 구상관계에서 감액된 금액을 기준으로 면책범위를 정하거나 자기의 부담 부분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0. 12. 26. 선고 2000다38275 판결). 이 판결은 상대방 자동차 운행자 측에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후 동승 자동차 운행자 측에 과실비율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하자 동승 자동차 운행자 측에서 호의동승에 의해 감액되어야 하는 손해배상액을 기준으로 구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다툰 사안이다.
그런데 최근 판례는 “2인 이상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호의동승한 사람이 피해를 입은 경우, 공동불법행위자 상호 간의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으나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부진정연대책임을 지므로, 동승자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먼저 호의동승으로 인한 감액 비율을 참작하여 공동불법행위자들이 동승자에 대하여 배상하여야 할 수액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87263 판결), 상대방 자동차 운행자 측도 처음부터 호의동승으로 인한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따르면 위 2000다38275 판결에서 제기된 문제는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다87263 판결: 원심은, ① 소외 1이 운전하던 차량과 소외 2가 운전하던 차량이 두 운전자의 공동 과실로 서로 충돌하였고, 그로 인하여 위 소외 2 운전의 차량에 타고 있던 소외 3이 사망한 사실, ② 원고는 망인의 어머니로서 단독 상속인이고, 피고는 위 소외 1 운전 차량에 관한 보험자인 사실, ③ 망인과 소외 2는 사고 당시 연인 사이로서 벚꽃구경을 가자는 망인의 요구에 따라 함께 벚꽃구경을 가던 중 위와 같은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소외 2 차량의 운행목적, 망인과 소외 2의 인적 관계, 망인의 동승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소외 2에게 망인의 사망과 관련한 전적인 책임을 지우는 것은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상 불합리하므로 소외 2 측에게는 호의동승으로 인한 책임제한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호의동승에 의한 책임제한은 망인과 소외 2 사이의 인적, 내부적 관계에 기한 것인 만큼 원칙적으로 상대적 효력만이 있을 뿐이어서 상대방 차량 운전자인 소외 1이나 그 보험자인 피고에게까지 호의동승으로 인한 책임제한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본문과 같이 판시한 다음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에서 망인의 사망과 관련한 공동불법행위자들인 소외 2와 소외 1이 부담할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먼저 망인의 호의동승으로 인한 감액 비율을 고려하여 두 사람이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연대하여 부담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하고, 그 당연한 귀결로서 위와 같은 책임제한은 동승 차량 운전자인 소외 2뿐만 아니라 상대방 차량 운전자인 소외 1 및 그 보험자인 피고에게도 적용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이 호의동승으로 인한 책임제한이 소외 2에게만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호의동승의 책임제한과 관련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라고 판단하였다.
⑷ 채권의 양도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채무를 인수할 것을 광고한 때에는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는바(상법 제44조), 이 경우 영업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채무와 영업양수인의 상법 제44조에 따른 채무는 같은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다른 일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지만, 채권자의 영업양도인에 대한 채권과 영업양수인에 대한 채권은 어디까지나 법률적으로 발생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채권으로서 그 성질상 영업양수인에 대한 채권이 영업양도인에 대한 채권의 처분에 당연히 종속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가 영업양도인에 대한 채권을 타인에게 양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영업양수인에 대한 채권까지 당연히 함께 양도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함께 양도된 경우라도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은 채무자별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696 판결).
10. 부진정연대채무의 대내적 효력(구상관계)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645-661 참조]
가. 구상관계의 인정 여부
⑴ 부진정연대채무에 있어서는 연대채무와는 달리 채무자 사이의 부담부분을 당연한 속성으로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부진정연대채무에 있어서는 구상관계가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⑵ 다만 채무자들 사이의 특별한 내부적 법률관계나 형평의 원칙에 의하여 구상관계가 인정되기도 한다.
⑶ 구상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을 위하여 보증인이 된 자가 피보증인을 위하여 그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는 그 보증인은 피보증인이 아닌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들에 대하여는 그 부담 부분에 한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그와 같은 구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한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구상권의 범위에서 행사할 수도 있다.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85861 판결 : 수급인을 위하여 도급계약상 채무를 보증한 자가 하수급인의 시공상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하자에 관해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비용을 지급한 뒤 하수급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수급인은 도급인에게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 전체에 대하여 시공상 잘못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데 이는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계약책임이며, 하수급인인 피고는 구「건설업법」제25조 제1항 및「건설산업기본법」제32조 제1항에 따라 하도급받은 철근콘크리트 공사에 대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과 동일한 채무를 부담하는데, 이는 법률에 의하여 특별히 인정되는 책임이므로, 수급인과 피고의 채무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이기는 하지만, 어느 것이나 도급인에 대하여 시공상 잘못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를 배상하려는 것으로서 서로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어, 원고(수급인의 보
증인)가 도급인에게 이 사건 공사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무를 이행함으로써 그와 중첩되는 부분인, 피고의 도급인에 대한 이 사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무도 함께 소멸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양 채무는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다. 따라서 원고는 수급인의 연대보증인으로서 도급인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로 인한 손해를 변제함으로써 수급인과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는 피고에 대하여 그 부담 부분에 한하여 직접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피고의 이 사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무는 수급인과 피고 사이의 내부 관계에서는 피고가 수급인에게 하도급계약상 부담하여야 하는 피고의 채무이므로 그 손해배상채무가 소멸함에 따른 구상의무는 피고가 전부 부담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였다.
나.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⑴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른 구상권 인정
공동불법행위자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을 지되 공동불법행위자들 내부관계에서는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다.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이 자기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함으로써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동불법행위자 사이의 구상권 발생시점은 구상권자가 현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 공동면책이 된 때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불법행위자 간의 구상관계에도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민법 제425조 제2항이 구상권의 범위에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의 구상권에는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가 당연히 포함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7085 판결).
⑵ 부담부분의 비율 산정
부담부분의 비율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 및 손해와 관련하여 그 발생 내지 확대에 대한 각 부진정연대채무자의 주의의무의 정도에 상응한 과실의 정도를 비롯한 기여도 등 사고 내지 손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대외적 요소를 고려하여야 함은 물론 나아가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에 특별한 내부적 법률관계가 있어 그 실질적 관계를 기초로 한 요소를 참작하지 않으면 현저하게 형평에 어긋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대내적 요소도 참작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3607 판결 : 이 판결은 자동차운전학원의 피교습자가 단독으로 기능연습(S코스) 중 교통사고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자 학원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피교습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자동차운전학원에서 운전교습을 받는 피교습자는 자동차운전면허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 비하여 교습용차량을 운전함에 있어 사고발생의 위험이 매우 크고 또한 피교습자의 자그마한 실수로도 사람의 사상 등 손해의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는 것이므로, 피교습자는 비교적 안전한 시설을 갖춘 자동차운전학원에서 학원에 소속된 전문교습자로부터 안전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운전기능교육을 받아 운전면허를 취득할 목적으로 자동차운전학원에 수강료를 납부하고 등록함으로써 자동차운전학원과 자동차운전교습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 자동차운전학원 운영자는 이러한 자동차운전교습 과정에서의 피교습자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대가로 피교습자로부터 수강료를 받고 교습용 차량을 이용한 운전기능교육을 하여 사업수익을 얻는 것이므로, 자동차운전학원 운영자로서는 피교습자로부터 받은 수강료로 사고방지를 위한 인적·물적 안전시설을 갖추고 사고에 대비하여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손실을 분산시킬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러한 자동차운전학원 운영자이며 교습자인 원고와 피교습자인 피고의 지위, 자동차운전교습계약의 성격과 내용, 피고의 교습용 차량 운전의 위험성 및 운전교습계약의 대가성, 유상성등의 내부적 요소에 대하여도 좀더 심리한 후 이러한 사정들까지 참작하여 원고와 피고의 부담 부분의 비율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나아가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고 하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피고에 대한 구상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 상당한지의 여부에 대하여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여 둔다.”라고 판시하였다.
⑶ 구상권의 제한
일정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제반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제한할 수도 있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3607 판결)
⑷ 구상권 행사의 요건 (= 통지의무 여부)
민법 제426조가 연대채무에 있어서의 변제에 관하여 채무자 상호 간에 통지의무를 인정하고 있는 취지는, 연대채무에 있어서는 채무자들 상호 간에 공동목적을 위한 주관적인 연관관계가 있고 이와 같은 주관적인 연관관계의 발생 근거가 된 대내적 관계에 터 잡아 채무자 상호 간에 출연분담에 관한 관련관계가 있게 되므로, 구상관계에 있어 서도 상호 밀접한 주관적인 관련관계를 인정하고 변제에 관하여 상호 통지의무를 인정함으로써 과실 없는 변제자를 보다 보호하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출연분담에 관한 주관적인 밀접한 연관관계가 없고, 단지 채권 만족이라는 목적만을 공통으로 하고 있는 부진정연대채무에 있어서는 그 변제에 관하여 채무자 상호 간에 통지의무 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변제로 인한 공동면책이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채무자 상호 간에 어떤 대내적인 특별관계에서 또는 형평의 관점에서 손해를 분담하는 관계가 있게 되는데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부진정연대채무에 해당하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있어서도 채무자 상호 간에 구상요건으로서의 통지에 관한 민법의 위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8다5777 판결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망 서인석의 병원치료비로 합계 금 9,548,419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부진정연대채무에 해당하는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공동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에 있어서도 통지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426조의 규정이 유추적용됨을 전제로, 피고는 그 면책행위에 있어 원고에게 아무런 통지를 한 바 없어, 그의 면책행위를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공동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가 부진정 연대채무에 해당하는 이상, 그에 관하여 민법 제426조 소정의 통지의무 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피고가 망 서인석의 치료비를 먼저 지급하였다면, 그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사후통지를 하였는지, 또 그 후 원고가 다시 망 서인석의 치료비를 지급하면서 피고에게 사전통지를 하였는지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다른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그의 면책행위가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이와 다른 견지에서 피고의 사후통지 해태 등을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게 그의 면책행위로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결국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의 구상관계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언제나 먼저 변제한 것이 유효하다.
⑸ 구상권의 소멸시효
① 공동불법행위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의 소멸시효는 그 구상권이 발생한 시점, 즉 구상권자가 공동면책행위를 한 때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고, 그 기간도 일반채권과 같이 10년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 공제조합이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1인과 체결한 공제계약에 따라 그 공동불법행위자를 위하여 직접 피해자에게 배상함으로써 그 공동불법행위자의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구상권을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취득한 경우, 공제계약이 상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취득한 구상권 자체가 상사채권으로 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6다3791 판결).
② 공동불법행위자들과 각각 상행위인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들 상호 간에 있어서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1인과 사이에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액의 범위에서 지급하고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의 보험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분에 대하여 직접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 손해배상금 지급행위는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그 구상금채권은 보조적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17544 판결).
⑹ 구상의무자가 여럿인 경우 그들 상호 간의 관계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에 대하여 구상의무를 부담하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들의 구상권자에 대한 채무는 이를 부진정연대채무로 보아야 할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다수 당사자 사이의 분할채무의 원칙이 적용되어 각자의 부담 부분에 따른 분할채무로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2. 9. 27. 선고 2002다15917 판결).
그러나 구상권자인 공동불법행위자 측에 과실이 없는 경우(운전자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 에도 자동차손배법상 운행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즉 내부적인 부담부분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이와 달리 그에 대한 수인의 구상의무 사이의 관계를 부진정연대관계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3다24147 판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52727 판결(甲 주식회사 등이 시공한 도로공사구간에서 침수사고가 발생하자, 국가가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 乙에게 손해를 배상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甲 회사 등의 시공상 과실과 공사구간의 도로를 설치·관리하는 국가의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경합하여 침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국가와 甲 회사 등은 乙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고, 다만 국가와 甲 회사 등의 내부 구상관계에서 국가에 침수사고발생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국가로서는 甲 회사 등에 배상액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11.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672-674 참조]
가. 불가분채무
⑴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의 법적 성질과 관련하여, 임차인이 상속인들에 대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국면에서는 공동임대인의 지위에 들어서게 된 상속인들의 불가분채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공동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보는 것은 종전부터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태도이고, 임대인이 사망하면 그 공동상속인들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공동임대인의 지위에 들어서게 된다.
⑵ 나아가 이는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전에 사망하였는지 종료 후에 사망하였는지에 따라 달리 새길 것은 아니다.
임대차기간이 이미 종료한 후에 임대인이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임대차 종료 후의 임대인의 지위’가 포괄 적으로 공동상속인들에게 승계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⑶ 이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돌아와 검토해 보면, 소외 2의 공동상속인들은 상속개시 당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아직 목적물과 보증금이 서로 반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동상속인들은 ① 공동상속인으로서 망인의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을 뿐만 아니라 ② 이 사건 건물을 공동상속함으로써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에 의하여서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할 것이다.
⑷ 나아가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법정의제되므로(제9조 제2항), 이 사건 공동상속인들은 공동임대인의 지위에서 원고에 대하여 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한다.
한편 임의경매로 원고의 임차권이 소멸한 것은 공동상속인들이 이미 공동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이후(2011. 10. 13.)의 일이므로, 종료 이후 공동상속인들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다가 임의경매로 임차권이 소멸하고 목적물을 반환하였다는 사정을 가분채무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나. 판결의 요지
⑴ 대상판결은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상속으로 상가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공동상속인들은 임대차계약상 피상속인의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에 대하여 불가분채무로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⑵ 아울러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보므로(상가임대차법 제9조 제2항) 임대차계약의 기간 종료 여부는 공동상속인들이 승계한 공동임대인으로서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밝혀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