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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남녀의 차별’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 및 상위법령을 위반한 행정규칙의 효력(대법원..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1. 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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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남녀의 차별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 및 상위법령을 위반한 행정규칙의 효력(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32001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국가정보원 소속 계약직공무원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원고들에 대한 퇴직처리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지 여부 등이 문제된 사건]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 다) 11조 제1,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남녀의 차별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주나 사용자가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대우를 하도록 정한 규정은, 규정의 형식을 불문하고 강행규정인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과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나 국가기관 또는 국가조직의 일부는 기본권의 수범자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는 점,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 점 등을 고려하면, 공무원 관련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고용관계에서 양성평등을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과 근로 기준법 제6조는 국가기관과 공무원 간의 공법상 근무관계에도 적용된다.

 

. 여성 근로자들이 전부 또는 다수를 차지하는 분야의 정년을 다른 분야의 정년보다 낮게 정한 것이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규정한 평등의 원칙외에도 헌법 제32조 제4항에서 규정한 여성근로에 대한 부당한 차별 금지라는 헌법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해당 분야 근로자의 근로 내용, 그들이 갖추어야 하는 능력, 근로시간, 해당 분야에서 특별한 복무규율이 필요한지 여부나 인력수급사정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상급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세부적인 업무처리절차나 법령의 해석적용기준을 정해 주는 행정규칙은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이 있지 않는 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 다만 행정규칙이 이를 정한 행정기관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인 때에는 그 규정 내용이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행정규칙의 내용이 상위법령에 반하는 것이라면 법치국가원리에서 파생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모순금지 원칙에 따라 그것은 법질서상 당연무효이고, 행정내부적 효력도 인정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해당 행정규칙이 법질서상 부존재하는 것으로 취급하여 행정기관이 한 조치의 당부를 상위법령의 규정과 입법목적 등에 따라서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⑴ 이 사건의 쟁점은,  여성 근로자들이 전부 또는 다수를 차지하는 분야의 정년을 다른 분야의 정년보다 낮게 정한 것이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상위법령에 위반되는 행정규칙의 효력,  원고들에 대한 퇴직조치의 근거가 된 국가정보원의 내부 규정을 행정내부 준칙으로 삼아 재계약 당시 계약기간 또는 계약기간 만료 이후 갱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이다.

 

국가정보원 계약직직원규정20조 제2호 및 국가정보원직원법 시행령 등 개정 관련 후속처리지침에서는 원고들이 근무한 전산사식 분야의 근무상한연령을 만 43세로 정하거나 만 45세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하였는데, 원고들이 위 각 규정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성별 차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공무원지위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국가정보원의 위 각 규정을 행정내부 준칙으로 삼아 재계약 당시 계약기간 또는 계약기간 만료 이후 갱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에 따라 이루어진 국가정보원장의 퇴직조치가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이다.

 

3.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법리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1, 홍득관 P.638-668 참조]

 

.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32조 제4항은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평등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헌법의 최고원리로서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인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이다.

 

이처럼 고용관계에서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따라, 남녀의 고용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1987. 12. 4. 법률 제3989호로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어 1988. 4. 1.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남녀고용평등법은 2007. 12. 21. 법률 제8781호로 개정되면서 제명이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 등이 규정한 남녀의 차별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

 

 판례의 태도

 

정년 또는 승진제한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별금지 여부가 문제된 사례는 아래와 같은바, 이는 모두 남녀고용평등법 또는 그 이전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가 문제된 사안들이다.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5다카657 판결 : 피고공사의 인사규정은 교환직렬 직종의 정년을 다른 일반직 직렬의 정년보다 12년이 낮은 43세로 규정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위 규정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근로자들로 하여금 조기퇴직하도록 부당하게 낮은 정년을 정한 것이라면 상위법령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법리를 선언하면서 성별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 1993. 4. 9. 선고 9215765 판결 : 위 판결은 2001. 8. 14. 법률 제6508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이에 위반되는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무효라는 원심을 수긍한 사안이다.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13589 판결 : 위 사건의 원고는 위 대법원 85다카657 사건의 피고와 같다. 위 각 사건의 일방 당사자인 한국전기통신공사의 교환직렬 정년은 55(1982. 1. 1. 설립 당시), 43(1982. 5.), 50(1984. 6.), 53(1987. 9.)로 각 조정되었다. 위 대법원 85다카 657 사건은 교환직렬의 정년이 43세였을 무렵이었고, 위 대법원 9413598 사건은 교환직 렬의 정년이 53세였을 무렵이었다.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3476 판결(미간행)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 등의 성격

 

대법원은 정년퇴직 등에서 남녀 차별을 금지하는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보고 있고, 이에 위반되는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등을 무효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사업주나 사용자가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대우를 하도록 정한 규정은, 규정의 형식을 불문하고 강행규정인 남녀고용 평등법 제11조 제1항과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정년퇴직 등에서 남녀 차별의 판단 기준

 

여성근로자들이 전부 또는 다수를 차지하는 분야의 정년을 다른 분야의 정년보다 낮게 정한 것이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규정한 평등의 원칙외에도 헌법 제32조 제4항에서 규정한 여성근로에 대한 부당한 차별 금지라는 헌법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해당 분야 근로자의 근로 내용, 그들이 갖추어야 하는 능력, 근로시간, 해당 분야에서 특별한 복무규율이 필요한지 여부나 인력수급사정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상위법령을 위반한 행정규칙의 효력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1, 홍득관 P.638-668 참조]

 

. 행정규칙의 효력

 

행정규칙은 행정조직 내부에서의 행정의 사무처리기준으로서 제정된 일반적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실무에서의 훈령통첩예규 등이 행정규칙에 해당한다.

 

행정규칙은 통상 법적 근거 없이 제정되고 법규가 아닌 점에서 법규명령과 구별된다.

행정규칙은 원칙적으로 직접 대외적인 구속력(행정행위의 상대방인 국민 또는 법 원에 대한 구속력)은 없지만 행정조직 내부에서는 구속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행정의 실제에서는 사실상 구속력 있는 규범으로 적용되고 있다.

 

. 상위법령에 위반된 행정규칙의 효력 유무

 

행정규칙의 내용이 상위법령에 반하는 것이라면 법치국가원리에서 파생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모순금지 원칙에 따라 그것은 법질서상 당연무효이고, 행정 내부적 효력도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16328 판결,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72076 판결).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일반행정규칙이나 규정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 경 우의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 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 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484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13474 판결 등 참조).

 

5. 대상판결의 검토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1, 홍득관 P.638-668 참조]

 

남녀고용평등법 제30조에 의하면 남녀고용평등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 있어 사업주에게 입증책임을 지우고 있으므로, 이 사건 연령 규정이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국가정보원장)에게 입증책임이 있다.

 

피고(국가정보원장)가 사실상 여성 전용 직렬로 운영되어 온 전산사식 분야의 근무상한연령을 사실상 남성 전용 직렬로 운영되어 온 다른 분야의 근무상한연령보다 낮게 정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 사건 연령 규정은 강행규정인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과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되어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원심으로서는 사실상 여성 전용 직렬로 운영되어 온 전산사식 분야의 근무상한연령을 사실상 남성 전용 직렬로 운영되어 온 다른 분야의 근무상한연령보다 낮게 정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6.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남녀고용평등법의 규정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전지원 P.1287-1299 참조]

 

. 직장 내 성희롱의 정의

 

 교수의 조교에 대한 성희롱을 불법행위로 인정한 대법원 1998. 2. 10. 선고 9539533 판결을 계기로 1999. 2. 8. 법률 제5933호로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 2조의2 2항에서 직장 내 성희롱이 최초 규정되었다.

 

 이후 2007. 12. 21. 법률 제8781호로 개정된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이라 약칭) 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아래 제2조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2(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전문개정 2007. 12. 21.]

 

. 직장 내 성희롱의 예시

 

 법 시행규칙 제2조에서는 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를 별표 1에서 규정하고 있고, 별표 1에서는 . 언어적 행위의 예시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1]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2조 관련)

1. 성적인 언동의 예시

. 언어적 행위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전화통화를 포함한다)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

 성적인 관계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행위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 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와 사전예방 및 사후조치

 

 법 제12조는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12(직장 내 성희롱의 금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법 제13조에서는 사업주의 성희롱 예방 의무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13(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을 위한 교육(이하 성희롱 예방 교육이라 한다)을 매년 실시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금지를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법 제14조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14(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받거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가 조사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2.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3.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4.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5.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6.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치하는 행위

7. 그 밖에 신고를 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

 2항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사업주에게 보고하거나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직ㆍ간접적 강제수단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

 

 사업주가 법 제14조 제6항을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법제37조 제2항 제2)에 처한다.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법 제37조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하되,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법 제38, 양벌규정).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함(39조 제3) * 법 제1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지 아니한 경우

* 법 제13조 제3항을 위반하여 성희롱 예방 교육의 내용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지 아니한 경우

* 법 제14조 제2항 전단을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아니한 경우

* 법 제14조 제4항을 위반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 법 제14조 제5항 전단을 위반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 법 제14조 제7항을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한 경우

* 법 제14조의2 2항을 위반하여 근로자가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한 경우

 

 법과 관련한 분쟁에서 입증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법 제30).

 

7. 직장 내 성희롱의 성립요건 및 판단기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전지원 P.1287-1299 참조]

 

. 주체 및 객체

 

 주체 (= 사업주, 상급자, 근로자)

 

 직장 내 성희롱은 자연인만 할 수 있는 행위이므로, 그 주체로서의 사업주는 그 사업의 경영담당자를 말한다.

 

 상급자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근로자는 성희롱 피해자와 동급 또는 하급의 근로자를 의미한다.

 

 객체 (= 다른 근로자)

 

여기서 근로자는 사업주에게 고용된 사람뿐만 아니라 취업할 의사를 가진 자, 즉 모집ㆍ채용 과정에 있는 구직자도 포함한다(법 제2조 제4).

 

. 성적 언동

 

 성희롱 행위로 해고된 행위자가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22498 판결)

 

 판시내용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22498 판결

[1]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2]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위 판결의 취지

 

 대상판결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법리를 설시하고 있다.

 

 특기할 점으로,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징계권 남용 여부의 판단 요소 중 하나로 설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리 자체는 이에 앞서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6461 판결이 같은 취지로 먼저 천명한 바 있고,  200722498도 위 20056461을 인용하였으나, 대상판결에서는 위 20056461을 인용하지 않았다.

 

 20056461 판결에서는 원고(초등학교 교감)가 단지 여자교사들에 대하여 교장에게 술을 따라 줄 것을 두 차례 권한 언행은 여자교사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던바, 대상판결에 인용되기에는 사안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수의 학생들에 대한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및 그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74702 판결)

 

 판시내용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74702 판결 :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위 판결의 의미

 

 위 판결에서 언급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불가피하게 피해를 계속 감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 제14조에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의 조치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판단기준을 보다 구체화하였다.

직장 내 성희롱의 성립요건 및 판단기준과 관련하여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법 시행규칙에서도 언어적 행위의 예시 중 하나로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를 들고 있다.

 

. 업무 관련성

 

 도지사가 도지사실에서 업무시간 중에 직능단체장을 면담하는 도중 행한 성적 언동의 업무관련성이 문제된 사건(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13414 판결)

 

 판시내용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13414 판결 : ‘성희롱을 정의한 구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2003. 5. 29. 법률 제6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조 제2호에서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

되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의 성적 언동은 도지사로서의 원고가 직능단체장인 참가인을 면담하는 업무수행의 기회에 또는 그와 같은 업무를 빙자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

 

 판결의 취지

 

 위 사건은 원고가 이미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으로서 도지사실에서 직능단체장을 면담하면서 한 행위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것이라고 하여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후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으로, (공직선거법에서의)‘공무원 지위의 이용은 인정되지 않더라도 (구 남녀차별금지법에서의) 업무관련성은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하여 그 인정 범위를 폭넓게 보았다.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성적 언동에 대해서까지 위 법의 적용범위를 확대해서는 곤란하지만,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업무관련성을 최대한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 직장 내에서의 우위성 (= 기타 판단요소)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사업주나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에 성립될 수 있는데, 직장 내의 우위는 지위상 우위와 관계상 우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고, 널리 직급체계상의 우위, 즉 지위상 우위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동료나 부하로부터의 집단에 의한 행위와 같은 수적 우위의 관계 등의 경우 등과 같이 관계상 우위가 인정되었을 때에도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대상판결 사안의 경우 버스회사에서 수적 우위의 관계가 있는 남성 근로자 다수가 소수의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간접적인 방법으로 행한 성적 언동이 문제된 사안으로, 위와 같은 판단요소 역시 직장 내 성희롱 성립 여부의 종국적 판단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보이고, 그 경우 업무관련성 요건이 넓게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 이와 같은 상황 하에서라면 직장이라는 공간적 범위나 근무시간이라는 시간적 범위에 국한되지 않고 업무수행과의 연관성을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같은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책임에서의 직무관련성 판단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8.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과 사용자책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전지원 P.1287-1299 참조]

 

. 직장 내 성희롱 (= 인격권에 대한 위법한 침해로서 불법행위)

 

 직장 내 성희롱은 인격권에 대한 위법한 침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직장 내 성희롱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며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이므로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교수의 조교에 대한 성희롱 사건(대법원 1998. 2. 10. 선고 9539533 판결)’에서와 같이, 법이 규정되기 전에도 대법원은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 사용자책임 (= 인정됨)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하였을 때 사용자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용자가 한 성희롱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사용자책임의 직무관련성에 대하여, 판례는 외형이론을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47297 판결).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47297 판결 :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으로(대법원 1992. 9. 22. 선고 9225939 판결, 1994. 3. 22. 선고 9345886 판결, 1997. 10. 10. 선고 9716572 판결 참조), 피용자가 고의에 기하여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사용자가 위험발생 및 방지조치를 결여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경우 가해자의 사용자는 피해자에게 사용자책임을 진다.

 

 직장 내 근무시간, 회사가 그 비용을 지원한 공식적 회식이나 야유회, 체육대회, 객관적으로 이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회사 임원 등 간부들이 공식적으로 주재하는 회식 자리 등에서 이루어진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가해자의 성희롱 행위에 직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추행 또는 성희롱하는 등 고의적인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가해행위가 객관적으로 업무의 수행에 수반되거나 업무수행과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계속고용, 승진 근무평정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하여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경우 등과 같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

 

9. 사업주의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ㆍ방지 의무 및 사후조치의무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전지원 P.1287-1299 참조]

 

. 근로계약상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사업주의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ㆍ방지 의무는 근로계약상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의 하나이다.

사업주로서는 피용자가 직장 내 근무시간은 물론 사용자의 지배ㆍ관리권이 미치는 출장지 등에서 부당한 성적 언동을 당함으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직장 내 분위기를 점검하고 관리자들로 하여금 주의하도록 할 의무가 있고, 법 제13조 등 관련 규정의 취지도 이와 마찬가지이므로, 사용자인 회사는 적절한 예방교육이나 철저한 관리를 통하여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희롱하는 행위를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개인사업자인 사업주가 이를 위반하는 경우 선택적으로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가해자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

 

 법인의 경우 경영담당자인 사업주는 물론 사용자인 법인까지 가해자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고, 이때 법인은 선택적으로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을 진다.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업주 또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업무관련성과 예측가능성이 요구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56734 판결).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56734 판결 :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12082 판결, 2000. 5. 16. 선고 9947129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성희롱 사건에서의 예측가능성 판단은 피해자의 신고여부에 제한되어서는 안 되고, 사업주 또는 사용자인 회사가 성희롱 발생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희롱 예방 및 고충처리 절차가 실질적으로 운영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종전에는 예측가능성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그 후 법의 제ㆍ개정으로 입증책임이 전환되고 예방조치의무가 명문으로 규정되면서 예방조치가 미흡한 경우에는 폭넓게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례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사용자책임의 성립요건으로서 예측가능성 여부를 판단함에는 예방조치의 실시 여부 및 강도를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 2차 피해의 방지 및 사후조치의무

 

 사업주는 법 제14조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발생에 따른 사후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사업주가 피용자의 문제제기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행위의 발생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위 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신속하고도 적절한 개선책을 실시하지 아니한 채 이를 방치하고, 나아가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을 가까이에서 도와 준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 그 조치의 내용이 부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 등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면 피해근로자 등은 조치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더라도 사업주에게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러한 손해는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관계에서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므로, 사업주는 민법 제763, 393조에 따라 이러한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이 경우에도 사용자인 법인까지 민법 제756조 또는 상법 제210, 389조 제3항 등에 따라 가해근로자(사후조치 단계에서 2차 피해를 야기한 자)와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법 제14조 제2항 후단, 6항 등의 규정은 2017. 11. 28. 개정으로 비로소 도입된 것이지만, 그와 같은 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또는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것이다.

 

. 판례의 태도

 

 교수의 조교에 대한 성희롱 사건(대법원 1998. 2. 10. 선고 9539533 판결)에서 대법원은 대학 총장이나 사용자인 국가에 대한 사용자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L호텔 성희롱 사건의 제1(서울지방법원 2002. 11. 26. 선고 2000가합57462 판결) 29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직장 내 성희롱이 사사로운 모임 내지 비공식적 회식 등의 자리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이유로 사용자에게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9명의 여성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만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였다.

 

 직장상사의 성희롱 및 이후 사업주의 피해근로자 등 및 그를 가까이에서 도와준 동료 근로자에 대한 각 불리한 조치, 조사참여자의 언동으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에게 발생한 2차 피해 등이 문제된 사안(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202947 판결)에서는 사업주의 피해근로자 등 및 동료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와 조사참여자의 2차 가해가 모두 법 제14조의 개정규정의 시행 후는 물론 시행 전에도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천명하면서 피용자와 조사참여자의 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인 피고 회사에게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은 동료 근로자가 아니라 피해근로자가 원고가 된 사건으로, 특별손해에 관련된 논의가 일반론으로 판시되었다.

 

라. 남녀고용평등법상 ‘성적 언동’의 판단기준과 직장내 성희롱 및 사전예방교육미이행·사후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사용자책임(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⑴ 이 사건의 쟁점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의 ‘직장 내 성희롱’ 해당 여부 및 그에 대한 사용자책임 성립 여부 판단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하나로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를 들고 있고,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A 등의 발언은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에서 말하는 성적인 언동에 해당하고, 원고 1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A 등의 발언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 사이에서 동료 근로자인 원고1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포하거나 성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원고1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근로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로서 업무관련성도 인정된다. A 등의 발언은 대부분 원고1 앞에서 직접 행해진 것이 아니라 근로자 사이에 원고1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유포하는 간접적인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위와 같이 유포된 성적인 정보의 구체적 내용, 유포 대상과 범위, 그 효과 등에 비추어 업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나아가 A 등의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되는 행위로서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불법행위이고,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피고 회사에 이러한 가해행위(직장 내 성희롱)가 발생할 위험을 방지할 책임이 있다는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A 등의 발언으로 원고1이 입은 손해는 A 등이 피고 회사의 사무집행에 관하여 원고1에게 가한 손해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에서 버스기사로 근무하고 있던 여성인 원고1이, 동료 버스기사들인 A 등이 원고1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근로자들 사이에 퍼뜨리거나 원고1에게 성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되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은 사안이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A 등의 발언은 원고1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근로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로서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어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가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고,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불법행위이므로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되어 피고 회사가 이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여, 피고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⑼ 위 판결은 원심판단을 수긍하면서, 성적 언동 등에는 피해자에게 직접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매체 등을 통해 전파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함으로써 그 판단기준을 보다 구체화하였다.

 

⑽ 위 판결은 그 중 가해근로자들의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과 이에 대한 회사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한편, 그와 별개로 사업주인 대표이사의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의무의 불이행 등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과 이에 대한 회사의 연대책임을 인정하였다.

또한 회사의 대표이사인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하여 법 제13조를 위반한 것과 가해근로자 등에 의한 직장 내 성희롱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10. 추행과 성희롱의 구별

 

. 추행의 개념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구별개념(성희롱)

 

구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조 제5호에서는 성희롱이라 함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 밖의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성희롱 행위는 보통 직장이라는 장소적인 측면, 행위의 수단이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지 않더라도 사회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적 도발 또는 성역할에 대한 편견 등에서 발생하는 굴욕감 또는 혐오감도 포함된다는 측면, 피해자의 주관적인 감정을 침해할 뿐인 사소한 성적 침해까지도 포함하는 측면 등에서 형법상의 추행행위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성희롱 행위가 모두 강제추행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행위, 예컨대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기 등의 신체적 접촉,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도 성희롱의 유형에 포함된다.

 

남녀차별금지법 상의 성희롱이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지 아니하는 성적 의미가 내포된 육체적·언어적·시각적 행위인 성적 언동 등을 하고(객관적 요건),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여야 할 것이다(주관적 요건). 이때 상대방이 원하지 아니하는이란 당해 성희롱의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일반인 특히 상대방이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예상되는이라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6461 판결).

 

 추행의 판단기준

 

대법원은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5856 판결)라고 판시하여 객관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 추행행위의 구체적 판단기준

 

 판례의 일반적 기준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2417 판결).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5항에서 규정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추행죄는 ‘13세 미만의 아동이 외부로부터의 부적절한 성적 자극이나 물리력의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 장애 없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할 권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 죄에 있어서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2576 판결).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52 판결).

 

 구체적 사례

 

판례에 나타난 사례로는,  직장상사가 등 뒤에서 여성 피해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여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위 대법원 200452 판결),  골프장 여종업원들이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골프장 사장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함께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협박하여 이른바 러브샷의 방법으로 술을 마시게 한 행위(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10050 판결),  여성 피해자를 팔로 힘껏 껴안고 강제로 입을 맞추는 행위(대법원 1983. 6. 28. 선고 83399 판결),  여성 피해자의 상의를 걷어 올려서 유방을 만지고 하의를 끄집어 내리는 행위(대법원 1994. 8. 23. 선고 94630 판결),  여성 피해자의 치마 위로 음부를 쓰다듬거나 옷 위로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는 행위(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2860 판결),  찜질방 수면실에서 옆에 누워 있던 피해자의 가슴 등을 손으로 만진 행위(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5704 판결),  피해자를 뒤에서 껴안고 블루스를 추면서 옷 위로 순간적으로 피해자의 유방을 만진 행위(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2417 판결),  함께 술을 마시던 술집 종업원인 여성 피해자를 차에 태워 가다가 장난삼아 피해자의 유방을 만지고 피해자가 이를 뿌리치자 발을 앞으로 뻗어 치마를 위로 걷어 올리고 구둣발로 피해자의 허벅지를 문지르는 등의 행위(대법원 1988. 4. 12. 선고 88178 판결),  초등학교교사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학생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배와 가슴 등의 신체 부위를 만진 행위(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2576 판결) 등이 있다.

 

11.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에 관한 규제와 남녀고용평등법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3, 임혜원 P.96-134 참조]

 

. 남녀고용평등법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과 피해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 및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금지 등 의무를 부과하기 위하여 1999. 2. 8. 법률 제5933호로 개정된 이래 수차례 개정을 거쳐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2017. 11. 28. 개정된 내용은 2018. 5. 29. 시행이고,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더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2조 제2).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안 된다(12).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근로자가 안전한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13조 제1).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 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 14조 제1).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안된다(14조 제2). 남녀고용평등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증명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30). 사업주가 제14조 제2항을 위반하여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37조 제2항 제2).

 

.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경우에 관한 형사 판결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18138 판결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를 한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위반과 불법행위 책임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임을 명확히 하고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사전예방의무와 사후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뿐만 아니라 성희롱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도 불리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되고, 그 위반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다면 위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남녀고용평등법은 관련 분쟁의 해결에서 사업주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30), 이는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분쟁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과 관련성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 사업주가 증명을 하여야 한다.

 

라.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 등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 회사의 손해배상책임(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 등’이라 한다)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과 관련성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 사업주가 증명을 하여야 한다.

 

⑵ 위 판결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관련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그 불리한 조치가 성희롱과 무관하거나 그 불리한 조치에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피해 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가 위법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그 불리한 조치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은 사업주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하였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 등을 도와준 제3자에 대해서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도 피해근로자 등의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거나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조사참여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밀을 엄격하게 지키고 공정성을 잃지 않아야 하고, 조사참여자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사업주는 사용자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12. 성희롱 피해근로자 등을 도와준 제3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 인한 불법행위책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3, 임혜원 P.96-134 참조]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은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이 아니라 그에게 도움을 준 동료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직접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을 가까이에서 도와준 동료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 그 조치의 내용이 부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 등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면, 피해근로자 등은 불리한 조치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더라도 사업주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

 

. 민법 제750조와 가해행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의 손해배상청구권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함으로써 불법행위에 관한 일반조항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 규정은 손해배상청구권자를 가해행위의 직접 상대방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가해행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도 그 가해행위로 말미암아 자신의 법익이 침해되는 등의 손해를 입었다면 가해자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민법 제752조는 생명침해의 경우 위자료 청구권자를 정하고 있는데, 이는 예시적 열거 규정이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4137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생명침해가 아닌 다른 유형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그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가 위법행위로 생긴 자신의 법익 침해나 정신적 고통을 증명하여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민법 제750, 752조의 문언과 체계에 맞는다.

 

 이때 제3자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이 무한정 확대되지 않도록 일정한 범위로 제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제한배상주의를 정한 민법 제763, 393조가 적용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제3자가 가해행위의 직접 상대방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가해자도 자신의 행위로 말미암아 그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45472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78777 판결 등 참조).

 

 판례는 민법 제752조를 증명책임을 경감하는 규정으로 보아, 피해자의 신체침해, 불법감금의 경우에도 제3자의 위자료청구권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사실혼 배우자, 누나, 시어머니, 며느리 등에게도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41377 판결).

수사상의 위법 등으로 진상규명 기회가 상실된 경우에도 유족에게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하고 있고(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14932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73957 판결 등), 가해행위의 직접적 대상이 아닌 사람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한 판례 중에는 피해자 아닌 개호한 근친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한 대법원 1982. 4. 13. 선고 81다카737 판결이 있다.

 

. 피해근로자 등의 인격적 이익의 침해와 사업주의 보호의무 위반

 

 인격적 이익의 침해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절차나 권리행사와 관련하여 동료 근로자의 조언 등 도움을 받는 경우에 사업주가 도움을 주는 근로자에게 적극적으로 차별적인 대우를 하거나 부당한 징계처분 등을 한다면, 피해근로자 등도 인격적 이익을 침해받거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판례의 태도

 

 판례는 교사에 대한 차별취급의 경우에도 인격권 침해로서 불법행위가 된다고 보았고(대법원 1980. 1. 15. 선고 791883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19864 판결),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익을 침해한 경우에도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하며(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38288 전원합의체 판결), 공단 주변 주민들의 생활환경 침해 및 장차 발병가능한 만성적인 신체건강상의 장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공장주들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카26607 판결).

 

 그 외에 불법행위로 기본권을 침해한 예로 알몸 신체검사(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151466 판결), 브래지어 탈의요구(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200438 판결), 구 국군보안사령부의 민간인 사찰(대법원 1998. 7. 24. 선고 9642789 판결) 등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과 무형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도 인정하고,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50184 판결은 금치 기간 중의 접견허가 여부가 교도소장의 재량행위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교도소장이 금치기간 중에 있는 피징벌자와 변호사와의 접견을 불허한 조치는 피징벌자의 접견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위법하고, 위자료 지급의무가 있다 고판단하였다. 보험회사 직원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장해 정도에 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의 일상생활을 촬영한 행위가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도 있다.

 

 사업주의 보호의무 위반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47129 판결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ㆍ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보았다.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남녀고용평등법령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한 근로환경 개선책을 실시하고, 피해근로자 등이 후속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정한 근로여건을 조성하여 근로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을 도와준 동료 근로자에게 부당한 징계처분 등을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사업주가 조력자에 대한 징계처분 등으로 피해근로자 등에게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피해근로자 등을 도와준 동료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 등으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 등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러한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사업주는 민법 제763, 393조에 따라 이러한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예견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사업주가 도움을 준 동료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 등을 한 경위와 동기, 피해근로자 등이 성희롱 피해에 대한 이의제기나 권리를 구제받기 위한 행위를 한 시점과 사업주가 징계처분 등을 한 시점 사이의 근접성, 사업주의 행위로 피해근로자 등에게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불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

 

13. 직장 내 성희롱을 조사하는 직원의 의무위반으로 인한 사용자책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3, 임혜원 P.96-134 참조]

 

. 조사참여자의 의무 내용과 근거

 

 헌법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10)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17)고 정하고 있다. 형법은 개인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한 개인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316, 317).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7항 본문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이하 조사참여자라 한다)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해서는 안된다고 정하여 조사참여자의 비밀누설 금지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조사참여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밀을 엄격하게 지키고 공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조사참여자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언동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언동으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 등에게 추가적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결국 피해근로자 등으로 하여금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하는 것조차 단념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조사참여자에게 위와 같은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 조사참여자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언동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언동으로 말미암아 피해근로자 등에게 추가적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결국 피해근로자 등으로 하여금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하는 것조차 단념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조사참여자에게 위와 같은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피용자가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 등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ㆍ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ㆍ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 이때 사용자가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 사용자책임과 사무집행 관련성

 

피용자가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 등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ㆍ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ㆍ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 이때 사용자가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44457 판결 등 참조).

 

14.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서 사용관계와 사무집행관련성    [이하 법학연구 제52집, 박규용 P.111-130 참조]

 

. 사용자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756조 제1항 본문), 이러한 사용자책임의 근거는 보상책임의 원리에 기초한 것이다. 특히 기업책임의 근거로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 조문의 의미를 찾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기업은 다수의 피용자를 고용하여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피용자가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해서는 기업으로 하여금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할 뿐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자력이 부족한 피용자를 상대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기보다는 기업을 상대로 하는 것이 보다 충분한 배상을 받는데 유리할 수 있다(대법원 1985.8.13, 선고 84다카979 판결).

 대법원 1985.8.13, 선고 84다카979 판결 : 민법이 사용자의 책임을 규정한 것은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스스로의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추구함에 있어서는 피용자의 행위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게 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많아질 것이므로 이러한 손해를 이익귀속자인 사용자로 하여금 부담케 하는 것이 공평의 이상에 합치된다는 보상책임의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판례는 사용자책임의 근거를 보상책임의 원리에서 찾고 있다).

 

 판례는 사무집행에 관하여의 의미를 상당히 넓게 해석함과 아울러 사용관계를 넓게 인정하고 있으며, 실무상으로도 선임·감독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는 사용자의 면책의 항변을 거의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기업책임을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결국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 위반이라는 사용자의 과실책임을 규정하고 있는 제756조는 실질적으로는 무과실책임에 가깝게 운용되고 있다.

 

.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사용관계

 

 사용관계의 의의 및 판단기준

 

 민법 제756조가 규정하는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는, 우선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다는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 사용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사무는 법률적·계속적인 것에 한하지 않고 사실적이고 일시적인 것이라도 무방하다. 사용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를 선임하고 감독하는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고용관계나 근로계약관계보다 넓은 개념이다. 그 원인관계의 유무와 유효여부를 묻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하에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하는 관계에 있을 때에도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3.12.26. 선고 200349542 판결).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 선임 및 지휘·감독관계가 모두 있어야 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는데, 사용자에 의해 선임되지 않은 자에 대해서도 사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지만(대법원 1996.10.11. 선고 9630182 판결이삿짐센터와 고용관계에 있지는 않았으나, 오랫동안 그 이삿짐센터의 이삿짐 운반에 종사해 온 작업원들을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에서 피용자라고 본 판례), 이 경우에도 사용자가 불법행위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판례는 명의대여관계의 경우 민법 제756조가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서 사용관계가 있느냐 여부는 실제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였느냐의 여부에 관계없이 객관적·규범적으로 보아 사용자가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느냐의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대법원 1999.10.12. 선고 9862671 판결; 대법원 2001.8.21. 선고 20013658 판결). 위임인이 수임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지기 위한 요건과 관련하여 위임의 경우에도 위임인과 수임인 사이에 지휘·감독관계가 있고 수임인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위임인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경우, 위임인은 수임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진다고 하여(대법원 1998.4.28. 선고 9625500 판결), 상속재산등의 사무를 수임한 변호사가 당해 부동산을 처분하여 매각대금을 편취한 경우에 위임인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 이처럼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사용관계, 즉 사용자가 피용자를 선임 및 지휘·감독하는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일방이 타방에게 사무처리를 위탁하고 이를 사실상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으면 이들 사이에 사용관계를 긍정하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이러한 태도와는 달리, 당사자들 사이에 사무처리의 위탁이 있더라도 일방의 타방에 대한 지휘·감독의 관계가 없으면 제756조의 사용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른바 독립계약자는 사용자책임에서의 피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항공화물운송에서 통상 항공화물이 입고될 영업용 보세창고의 지정에 운송인은 관여하지 않고, 세관이나 실수입업자에 의하여 보세창고가 지정되며, 각 영업용 보세창고는 독립적인 사업자로서의 지위에서 자신의 책임과 판단에 따라 화물을 보관하고 인도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일반적으로는 운송인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아 그와 같은 화물의 보관 및 인도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항공화물인도절차상 운송인은 영업용 보세창고업자에 대하여 민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하였고(대법원 2004.7.22. 선고 200167164판결), 또한 국립대학교 소속 체조코치가 시체육회로부터 체조선수들에 대한 코치로 선발·위촉되어 체육회가 시행한 합동훈련을 지도하다가 학생들이 훈련 중에 사고를 당한 경우, 그 사고는 코치가 시체육회로부터 위촉받은 직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는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서는 대학교측이 그를 지휘·감독할 어떠한 권한이 있다거나 그러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사고에서 국가는 체조코치의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9.10.12. 선고 9862671 판결).

 

 현대 경제생활의 고용관계에서는 사용자가 노무자에 대해 사무처리에 관련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노무자가 자신의 전문성과 독자성에 기초해서 사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이는 노무자가 의사·변호사·회계사·건축사 등 전문성을 보유하는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판례는 여전히 지휘·감독에 기초하는 기준에 따라 판단을 하면서 노무자가 사무처리에 전문성과 독자성을 보유한 경우에도 대체로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사용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차량의 임대차

 

 회사명의로 등록된 차량을 운전사와 함께 일시 임차한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사에 대한 회사의 사용자로서의 지위는 여전히 유지되고, 차량의 임차인으로서는 운전사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차량대여자인 회사에 대신하여 그 운전업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바, 그 임대기간 중 운전사를 지휘·감독하여 차량운행에 종사하게 한 이상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1992.3.31. 선고 9139849 판결).

 

 이와 마찬가지로 지입된 중기(페이로다)를 그 조종자와 함께 임대차한 경우에 임대인과 임차인의 사용자책임을 다툰 사안에서, 피고 갑회사가 피고 을회사로부터 중기를 조종자 A와 함께 임차하여 갑회사의 현장감독의 감독하에 작업을 하게 하다가 A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현장감독은 그 대여자에 갈음하여 A를 감독하는 자의 위치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감독불충분으로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갑회사는 현장감독의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고, 을회사는 명의대여자로서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A를 지휘감독할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A에 대한 관계에서는 여전히 사용자의 위치에 있다고 한다(대법원 1980.8.19. 선고 80708 판결). 결국 운전사와 함께 차량을 일시적으로 대여했다가 운전사의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 갈음하여 운전사를 감독할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756 2), 임대인은 객관적으로 운전사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명의대여

 

 일반적으로 명의대여는 사업의 성질상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위험이 높아 일정한 기준에 달하지 않으면 면허를 얻을 수 없는 경우에 행하여지고, 이러한 사업의 성질이나 면허를 요하는 취지를 고려한다면 명의대여자는 명의사용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지휘·감독할 의무를 진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지휘·감독이 사실상 내지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요하는 것인지, 아니면 객관적으로 보아 그러한 지위에 있으면 족한 것인가 하는 점인데, 판례는 민법 제756조에 있어서의 사용자관계라는 것은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를 의미하고, 식당의 경영주로서 종업원들의 사용자인가의 여부를 따지려면 형식적인 식당의 영업허가 등 명의만에 의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실질적으로 이를 파악하여야 한다라고 한다[대법원 1976.4.27. 선고 75137 판결. 이와 유사한 사례로서 영업허가 명의자와 실질적인 경영자가 다른 경우, “민법 제756조에서 말하는 사용자관계라는 것은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를 의미하므로, 영업허가 명의자가 아닌 자가 그 사업의 실질적인 경영주라면 그 종업원의 사무집행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는 그 실질적인 경영주가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이 있다고 한다(대법원 1981.7.28. 선고 81281 판결)].

 

 명의대여자의 사용자책임은 명의대여라는 사실만으로 바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책임의 성립을 위한 일반법리에 따라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일정한 사안에서는 사용관계의 기준이 되는 선임·감독관계의 유무를 사실상 지휘·감독을 하였느냐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타인에 대하여 어떤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경우에 그 사업이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타인의 사업이고 명의자의 고용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부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사업이 명의자의 사업이고 또 그 타인은 명의자의 종업원임을 표명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명의사용을 허가 받은 사람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명의사용을 허락한 사람은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69.1.28. 선고 672522 판결; 대법원 2001.8.21. 선고 20013658 판결)고 하여, 어느 사업에 관하여 자기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자에게 그 명의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이는 자동차영업, 건설, 의료 등과 같이 어떠한 사업이 그 성질상 공중에 대한 위험과 결부되어 있어서 국가나 공공단체의 면허 또는 허가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명의를 대여한 사실 자체에 의해 대여자에게 감독의무가 발생하므로, 명의사용자를 실제로 지휘·감독하였느냐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었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 명의대여자의 사용자성을 판단한 것이며, 허가나 면허의 경우에 명의대여라는 사실 자체로부터 지휘·감독의무가 발생하고 그러한 의무의 행사가능성이 있는 이상 명의대여자는 사용자로서 사용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이와 같은 판례의 법리는 특히 차량이나 중기가 지입된 영업과 관련하여 불법행위가 발생한 경우에 적용되는 예가 많다. 이른바 지입제에 있어 지입차주가 지입차량을 직접 운행·관리하면서 그 명의로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경우, 대외적인 법률효과의 귀속주체는 지입회사가 된다고 하면서, 지입차량의 운전자가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회사에게 사용자책임을 적용하였다.  지입제로 운영되는 운송사업형태에 있어서, 그 지입차주가 지입된 차량을 직접 운행·관리하면서 그 명의로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지입차주가 지입회사를 대리한 행위로서 그 법률효과는 지입회사에 귀속되며, 지입회사는 명의대여자로서 제3자에 대하여 지입차량이 자기의 사업에 속하는 것을 표시하였을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지입차주를 지휘·감독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 할 것이므로, 지입차량의 차주 또는 그가 고용한 운전자의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는 지입회사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0.10.13. 선고 200020069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입료를 지불하는 운송사업형태에서 위 법리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문제되는 불법행위가 명의대여된 면허 또는 허가의 규범목적과 관련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예를 들어 지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석탄회사 운반차량들의 출입질서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용자책임의 일반원칙에 따라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지휘·감독이 있었는가를 기준으로 사용관계가 결정된다고 한다(대법원 1977.7.12. 선고 7791 판결). 마찬가지로 피해자에 대한 구제 등을 감안하여 허가명의자에 중점을 두어 그 허가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자동차운수사업의 경우와 달리, 공중위생법상 숙박업의 허가기준과 관련해서는 공중위생법상 숙박업의 허가는 시설물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허가명의를 양도하는 경우 등에도 양수인이 별다른 제한 없이 지위를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숙박업허가명의대여자에 대하여는 명의사용자에 대한 지휘·감독의무를 시인하기 어렵다고 하여 숙박업 명의대여자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대법원 1993.3.26. 선고 9210081 판결).

 

 결과적으로 명의대여관계의 경우, 사용자책임이 보상책임에 근거하는 점을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지휘·감독이 사실상 내지 실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좁게 해석하면 사용자책임의 존재의의와 거래안전의 보호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느냐에 따라 사용관계의 유무를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반적인 태도임을 알 수 있다.

 

 도급

 

 도급에 있어서 수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해진 일을 자신의 판단에 따라 독립하여 완성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도급인이 수급인을 선임·감독하는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가 아닌 한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제756조에서의 사용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제757조 본문이 도급인은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한 것은, 도급인은 수급인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고(대법원 2006.4.27. 선고 20064564 판결), 그 단서의 규정에 따라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도급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수급인이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이 그 배상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이 조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민법 제757조는 수급인이 독립계약자로 되는 통상의 도급관계를 전제로 한 규정으로서, 당사자들 사이에 사무위탁 및 사무처리의 관계가 있더라도 지휘·감독이라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으면 제756조의 요건인 사용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이 반영된 예시규정이라고 볼 수 있으나, 다양한 형태의 도급계약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실무에서는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지휘·감독의 관계가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여기서 수급인이 도급인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다면, 수급인은 피용자에 해당하고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제756조에 따른 사용관계가 인정되어 사용자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건설공사의 경우, 판례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감독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며, 단순히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데에 불과한 이른바 감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89.8.8. 선고 88다카27249 판결; 대법원 1988.6.14. 선고 88다카102 판결; 대법원 1987.10.28. 선고 87다카1185 판결)고 하여, 도급인이 수급인의 공사에 대하여 단지 감리적인 감독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양자의 관계를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시공자체를 관리하는 건설공사의 경우,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가 있다고 보고 수급인의 불법행위에 대해 도급인이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지휘·감독에 관한 약정내용과 그 약정에 따라 도급인이 현장감독관을 공사현장에 상주시키면서 수급인이 행하는 구체적인 공사를 직접 지휘·감독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하수급인이나 노무수급인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도급인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1992.6.23. 선고 922615 판결). 그 외에도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노무도급의 경우에도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사용관계를 인정하였고(대법원 1998.6.26. 선고 9758170 판결), 건축공사의 도급인이 현장소장을 상주시켜 작업원들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케 한 경우에 수급인으로부터 일부 작업을 노무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의 피용자의 업무집행상의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피고 도급인은 현장소장을 통하여 노무하도급 받은 하수급인과 그 작업원들을 직접 지시·감독하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이들에 대한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다(대법원 1990.10.30. 선고90다카23592 판결).

 

 하지만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그러한 사용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때에는 제756조의 적용이 어렵고, 오히려 제757조에 따라 도급이나 지시에 도급인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도급인의 사용자책임이 발생하게 된다.

 

 파견근로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사용관계 유무를 논하는 사안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에 대하여 복수의 사용자가 관여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누가 피용자를 지휘·감독할 수 있는 객관적 지위에 있는가 또는 누가 지휘·감독의무를 부담하는가 등을 살펴보아 지휘·감독관계가 보다 밀접한 사용자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판례도 대체로 이와 같은 관점에서 회사의 경리사원이 회사 대표이사의 직인과 개인의 인장을 보관하면서 회사의 지출결의나 대표이사 개인의 지시에 따라 회사의 명의나 대표이사 개인 명의로 수표와 어음을 작성하여 오던 중 대표이사의 지시 없이 대표이사 개인명의의 약속어음을 작성교부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위 경리사원은 회사의 피용자인 동시에 대표이사 개인명의의 수표나 어음을 작성하는 사무에 종사하는 범위에 있어서는 대표이사 개인의 사실상의 피용자로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하여, 대표이사 개인명의의 약속어음 작성행위를 아울러 취급하던 회사경리사원이 위조한 대표이사 개인명의의 어음에 대하여 대표이사 개인에게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82.10.26.선고 81509 판결). 또한 선장 겸 운항관리자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에 있어서, “여객선안전관리요강 제6조 제4항에 의하여 여객선의 선장으로서 운항관리자의 업무를 처리해 온 자는 그가 고용된 운송회사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한국해운조합과의 관계에서도 피용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그 선장의 과실로 발생한 여객선의 침몰사고에 대하여 한국해운조합이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다(대법원 1998.8.21.선고 9713702 판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에 대하여 복수의 사용자가 관여되는 경우로서, 노무제공자가 파견되는 이른바 파견근로에서의 사용자 인정여부가 특히 어려운 과제로 될 수 있다. 이 때 파견된 노무제공자는 파견하는 측과의 사이에서는 여전히 근로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노무제공과 관련해서는 파견 받는 측의 지휘·감독 하에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어느 편을 사용자로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앞서 차량의 임대차에서 설명된 바와 같이, 운전기사와 함께 중기나 차량이 임대된 경우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를 사용자로 인정하였다(대법원 1992.3.31. 선고 9139849 판결; 대법원 1980.8.19. 선고 80708 판결).

 

 한편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근로자 파견의 경우, 판례는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그의 지시·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사용사업주와의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반면,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로서 파견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사용사업자가 행사하는 구체적인 업무상의 지휘·명령권을 제외한 파견근로자에 대한 파견명령권과 징계권 등 근로계약에 기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파견근로자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게 되고, 따라서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관계가 인정되어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파견업무에 관련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하여(대법원 2003.10.9.선고 200124655 판결), 파견사업주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다만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아 사용사업주의 업무를 행하던 중에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선발 및 일반적 지휘·감독권의 행사에 있어서 주의를 다하였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면책된다고 함으로써, 사용사업주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여하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함과 아울러 선임·감독상의 주의를 다 한 파견사업주의 사용자책임이 부정될 여지를 남겨 두었다(대법원 2003.10.9.선고 200124655 판결).

 

. 피용자의 불법행위의 사무집행관련성

 

 사무집행관련성의 의미

 

사용자책임의 요건을 이루는 사무집행에 관하여란 본래의 사무집행 그 자체 또는 사무집행을 위하여 보다는 넓은 개념으로서 사무집행과 관련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책임의 요건과 관련하여 학설 및 판례가 사용관계를 넓게 인정하고 실무에서 사용자의 면책주장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책임의 성립 유무를 다투는 분쟁에서 피용자의 행위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행하여진 것인가의 여부는 중요한 요건으로 기능하고 있다. 판례는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 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대법원 1988.11.22. 선고 86다카1923 판결; 대법원 1998.6.26. 선고 9758170 판결; 대법원 2003.1.10. 선고 200034426 판결)고 하면서, 회사 경리계장이 위조발행한 약속어음의 취득자에 대하여 회사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

 

 사무집행관련성의 판단기준 (= 외형이론)

 

 판례는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규정의 뜻은 원칙적으로 그것이 피용자의 직무범위에 속하는 행위이어야 할 것이나, 피용자의 직무집행행위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그 행위의 외형으로 관찰하여 마치 직무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과 같이 보이는 행위도 포함하는 것으로 새겨야 한다”(대법원 1985.8.13. 선고 84다카979 판결)라고 하여 외형이론을 근거로 판단하고 있다.

 

 본래 피용자와 거래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한다는 배려에서 외형이론이 출발하였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피용자의 행위가 사무집행관련성이 없는 것임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배상책임이 부정될 것이다. 판례도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하여, 피해자에게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 124 ] 악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사용자책임의 성립을 부인하였고(대법원 2003.1.10. 선고 200034426 판결. 같은 취지에서 대법원 2005.2.25. 선고 200336133 판결은 일반적인 거래관행과 상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의사용자의 불법적 행위에 편승하여 계약을 체결한 거래의 상대방에게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중과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피해자의 중과실에 따른 사용자의 면책을 인정하였다),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용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라고 하여 사용자의 책임이 면책되는 피해자의 중과실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사무집행관련성의 구체적 판단

 

사무집행관련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피용자가 처리하는 사무가 사용자의 사무의 범위에 속하여야 하는데, 그 범위에 포함되는 한 부수적 업무이거나 부당한 사무집행이라도 관계가 없으며, 피용자의 사무는 그의 직무집행의 범위에도 속하여야 한다. 피용자의 직무집행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거래적 불법행위와 사실적 불법행위를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거래적 불법행위

 

판례는 외형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그와 관련하여 앞에 소개된 여러 사례에서와 같은 거래적 불법행위에 대해 외형이론은 거래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한다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지만, 보호할 가치가 없는 거래상대방을 위해서까지 외형이론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피용자의 거래행위가 외형에서 피용자의 사업범위 내에 속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피용자의 행위가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하여 상대방이 악의 또는 중과실로 인해 몰랐던 때에는 사용자책임에 관한 제756조를 적용하지 않게 된다(대법원 2003.1.10. 선고 200034426 판결; 대법원 2005.12.23. 선고 200330159 판결).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었을 때에는 일반적으로 과실상계가 문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기서는 피해자의 악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불법행위의 성립 자체가 부정되는 것이다.

 

 사실적 불법행위

 

사실적 불법행위에 있어서 외형이론에 의하여 사무집행관련성을 판단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판례는 사안마다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택시회사의 운전수가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 차 속에서 부녀를 강간한 경우에 외형이론을 적용하여 회사는 사용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인정하였으나(대법원 1991.1.11. 선고 908954 판결), 사적인 전화를 받던 레스토랑 종업원이 지배인으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한 후 주변에서 8시간 동안 배회하다가 과도를 사 가지고 들어왔는데 다시 지배인으로부터 욕설과 구타를 당하자 이에 대항하여 지배인을 과도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그 종업원은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담당하게 된 사무의 집행과는 관련이 없이 자기 개인의 인격과 신체에 대한 침해행위에 대항하여 살해행위를 저질렀고, 종업원의 위 불법행위를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도 이를 사용자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1994.11.18.선고 9434272 판결). 그러나 호텔 종업원의 손님에 대한 상해행위에 대해서는 제756조 소정의 사무집행에 관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00.2.11. 선고 9947297 판결).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거래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외형이론, 사실적 불법행위 중에서 사고형(외험물 관리형)에서는 지배영역성, 사실적 불법행위로서 폭력형에서는 밀접관련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 사용자책임의 요건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266-1274 참조]

 

. 의의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이하 사용자라고 할 때에는 이러한 감독자를 포함한다)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756조 제1, 2).

 

나 책임의 근거

 

대위책임인지 자기책임인지 논의가 있으나, 판례는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은 피용자의 배상책임에 대한 대체적 책임이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대위책임설에 따르고 있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63019 판결).

 

. 요건

 

 피용자의 불법행위(고의 · 과실, 책임능력)

 직무관련성

 사용관계 또는 대리감독관계의 존재

 

라. 직무관련성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 활동 내지 사무집행 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여기에서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와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 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할 것인데, 이 경우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용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라는 것이 확고한 판례의 태도이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34426 판결 등).

 

 그러나 실제로는 거래적 불법행위의 경우와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 즉 거래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위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으나(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41529 판결),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피용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것이 아님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는 이유로 사용자의 책임을 면하여 주지는 않고 있다. 왜냐하면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예컨대 강간, 폭행 등)에는 그것이 피용자의 직무에 관한 것이 아님을 피해자가 명백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사용자가 책임을 면하게 된다면 사실상 피해자가 사실적 불법행위에 있어 사용자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란 거의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례는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실제로는 이른바 외형이론과는 다른 기준으로 사용자책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47297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41529 판결은, 특히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있어서는 금융기관의 피용자와 거래 상대방 사이에 이루어진 금융거래의 내용, 거래의 방식, 사용된 서류의 양식 등이 건전한 금융거래의 상식에 비추어 정식의 금융거래와는 동떨어진 경우에는 거래 상대방에게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인정될 여지가 많다고 하였다.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47297 판결 :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경영하는 대전 (이하 생략) ***이라는 호텔에서 피고에게

고용되어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임**, 1996. 11. 11. 04:30경 호텔 프론트에서 근무하던 중, 위 호텔에 목욕을 하기 위하여 찾아온 원고로부터 사우나의 영업시간에 관한 질문을 받고 05:00부터 시작하니 조금 기다리라는 대답을 하였으나, 이에 원고가 심하고 상스러운 욕을 하면서 때리려고 하자 이를 피하였다가 같은 날 04:40경 다음 근무자인 최**을 불러 근무교대를 하였는데, 그 후에도 원고가 호텔 지하의 종업원 숙소까지 따라오면서 계속 상스러운 욕을 하기도 하고, 근무교대 후 프론트에서 근무하던 최**에게도 임**을 불러오라면서 소란을 피우자, 05:00경 분을 참지 못하고 숙소에서 등산용 칼을 꺼내어 이를 소지한 채 원고를 따라 현관 앞 주차장으로 가서 원고가 다시 임**을 손으로 때리려고 하자 갖고 있던 칼로 원고의 얼굴과 등 부위를 찔러 원고에게 흉부좌상 등의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으로, 피용자가 고의에 기초하여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사용자가 위험발생 및 방지조치를 결여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의 원고에 대한 상해행위는 피고의 업무처리를 하던 중 원고가 그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임**의 감정을 해하는 언동을 하자 이에 대항하여 자신의 감정을 회복하기 위하여 저지른 것으로서, 그 가해행위는 근무교대 직후에 피고의 사업장소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피고의 사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동기가 임영석의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여지며, 더욱이 접객업소 경영자인 피고로서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하는 피용자들에 대한 교육, 감독을 철저히 함으로써 그의 사업범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여야 한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의 상해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는 임**이 피고의 사무집행에 관하여 원고에게 가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의 판례는 직장 내 성희롱을 조사하는 직원의 2차 가해로 인한 사용자책임의 성립 여부가 문제 된 사안에서, “피용자가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 등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 이때 사용자가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 이를 분명히 하였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202947 판결.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8285106 판결(택시회사 소속 기사들끼리 차량관리 문제로 다투다가 폭행치사 사건이 발생한 사안에서 택시회사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같은 취지이다].

 

 한편, 법인이 피해자인 경우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인정과 관련하여, 판례는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일체의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를 할 권한이 있는 법률상 대리인이 가해자인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안 때에는 피해자인 법인이 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그 법률상 대리인이 본인인 법인에 대한 관계에서 이른바 배임적 대리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330159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443886 판결).

 

 거래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이른바 외형이론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피해자 보호

를 위하여 타당하나,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외형이론에 따라 직무관련성을 판단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외관에 대한 신뢰라는 외형이론의 전제 자체가 충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실적 불법행위의 경우에는 피용자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사용자와 피해자 중 누가 부담하는 것이 공평한가 하는 관점에서 직무관련성을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마. 사용관계 또는 대리감독관계의 존재

 

 사용자책임의 경우

 

 원칙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26128 판결 : 피용자가 퇴직한 뒤에는 퇴직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의 행위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종전의 사용자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업을 집행하는 관계에 있을 때에도 그 두 사람 사이에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가 있다[대법원 1982. 11. 23. 선고 82다카1133 판결(사표수리 후 사실상 종전과 같이 근무한 사람),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30182 판결(고용관계에 있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당해 업체의 업무에 종사해 온 작업원), 대법원 2017. 9. 26. 선고 201427425 판결(대표이사에 의하여 부사장으로 고용되어 근무한 경우 설령 회사와 사이에 유효한 고용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용관계를 인정)].

 

 타인에게 위탁하여 계속적으로 사무를 처리하여 온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그 타인의 행위가 위탁자의 지휘감독 내에 속한다고 보이는 경우는 그 타인은 제756조의 피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8. 8. 21. 선고 9713702 판결(여객선의 선장으로서 운항관리자의 업무를 처리해 온 사람과 한국해운조합의 관계),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39146 판결(증권회사의 고문으로 행세하며 투자상담업무를 수행한 사람과 증권회사의 관계),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48387 판결(분양대행용역

계약에 따른 분양대행업무 수행자와 시행사의 관계),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283834 판결(임대차 업무를 계속적으로 맡아 온 공인중개사 보조원과 임대인의 관계: 피고는 공인중개사 A의 사무실에서 중개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B의 중개로 부동산을 구입한 뒤 이후에도 B로 하여금 임차인 물색, 임대계약서 작성, 임대보증금과 월 임료의 수령, 시설물의 보수나 교체 등을 이행하도록 하거나 그와 같은 행위를 용인하여 왔는데, B는 피고 몰래 임차인 원고와 사이에 피고 명의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전세금을 자신의 계좌로 받아 소비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피고를 비롯한 다수의 임대인들에 대해 유사한 행위를 저질러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으로 징역 10년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바 있음. B에 대해 사용자책임의 사용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 임차인인 원고가 사용자책임에 기하여 편취당한 보증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청구를 받아들임)].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는 실제로 지휘·감독하고 있느냐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

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여야 할 관계에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9216312 판결 참조).

 

 예컨대 사업의 성질상 타인에게 위해를 미칠 염려가 있어서 그 사업을 업무로 하려면 국가나 공공단체의 면허 또는 허가를 필요로 하는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허가 또는 면허 명의를 대여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영업을 하게 한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가 있는 것만으로 사용관계가 인정된다.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3658 판결 원심은,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 국숙에게 민간보육시설 설치신고자 명의를 대여하여, 숙이 피고를 시설장 명의로 하여 판시 어린이집을 운영한 사실을 인정하고, 판시와 같이 판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과실로 3세 밖에 안 된 위탁아가 어린이집을 빠져나가 부근 철로 위에 올라가 있다가 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가 보육교사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에게는 위 사고로 인한 아무런 손해배상책임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타인에게 어떤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경우에 그 사업이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타인의 사업이고 명의자의 고용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부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사업이 명의자의 사업이고 또 그 타인은 명의자의 종업원임을 표명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명의사용을 허용받은 사람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명의사용을 허용한 사람은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명의대여관계의 경우 민법 제756조가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서의 사용관계가 있느냐 여부는 실제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였느냐의 여부에 관계없이 객관적·규범적으로 보아 사용자가 그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느냐의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일정한 자격과 경력을 구비하지 않고는 설치·경영할 수 없는 민간보육시설 사업의 경우 피고가 자신의 명의를 그러한 사업의 대표자 명의로 사용하도록 제1심 공동피고 국숙에게 대여하였을 때에는, 명의를 대여한 피고는 객관적·규범적으로 보아 명의차용자인 국숙 또는 그녀의 피용자가 불법행위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게 하지 않도록 지휘·감독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국숙으로 하여금 이 사건 민간보육시설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와 같은 법리에 착안하지 아니하고 명의대여자인 피고가 실제에 있어서 그 명의차용자인 국숙 등 보육교사를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단정한 데에는 명의대여관계에 있어서 사용자책임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거나 사용자가 그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한편 제35조 제1항은 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개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인에 있어서 그 대표자가 직무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제35조 제1항에 의하여, 법인의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제756조 제1항에 의하여 각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57033 판결).

 

 감독자책임의 경우

 

 민법 제756조 제2항에 정한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란 객관적으로 볼 때 사용자에 갈음하여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사업을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자를 뜻한다.

 

 따라서 법인의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불법행위를 한 경우, 대표자는 대표자라는 이유만으로 위 조항에 따라 감독자책임을 지지는 않으나(대법원 1973. 3. 13. 선고 722300 판결), 만약 대표자가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사업을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위 조항에 따라 감독자로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5. 15. 선고 9758538 판결 : 회사의 대표이사가 타인에게 회사의 사장 직함을 사용하면서 회사 명의로 고철 관련 사업을 전담하되 사업 경비는 회사가 부담하고 이익금은 서로 분배하며 타인에게 급여는 따로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그 사무를 집행하도록 하는 한편, 업무에 관하여 타인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이를 지휘한 경우, 대표이사는 회사에 갈음하여 현실적으로 타인을 선임 및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던 자라 할 것이므로,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 제2항 소정의 사용자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 소극적 요건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용자의 이러한 주장이 실제로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

 

 파견근로의 경우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아 사용사업주의 업무를 집행하므로 그 과정에서 제3자에게 불법행위를 한 경우,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의 선발 및 일반적 지휘·감독상의 주의를 다했다고 인정되는 한 면책된다고 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124655 판결).

 

사.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

 

 이는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다.

 

 한편, 피용자가 피해자의 부주의(30%)를 이용하여 고의의 불법행위를 한 경우, 피용자 자신은 신의칙상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지만, 사용자는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피용자와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액이 다르게 된다. 이때 다액의 채무(100)를 부담하고 있는 피용자가 일부 변제(40)를 한 경우 소액의 채무(70)를 부담하고 있는 사용자의 채무가 어느 범위에서 소멸하는지 문제되는데, 과거의 판례는 피용자의 과실 비율(70%)만큼(28)만 소멸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74236 전원합의체 판결은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그 변제로 인하여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당사자의 의사와 채무 전액의 지급을 확실히 확보하려는 부진정연대채무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액이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한 결과 타인에게 직접 손해를 가한 피용자 자신의 손해배상액과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피용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적용되고, 공동불법행위자들의 피해자에 대한 과실비율이 달라 손해배상액이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공동불법행위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도 적용된다.”라고 판시하여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에 따르면 위 사례에서 사용자의 손해배상채무는 10만큼 소멸하게 된다.

 

아.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구상권

 

 구상권의 인정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가 제756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의하여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경우, 그 사용자 또는 감독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756조 제3).

 

 구상권의 제한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59350 판결 등 다수. 그 근거는, 피용자는 근로조건, 작업시설, 안전장치 등 사고 방지를 위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 수 없는 반면에 사용자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영업책임보험 가입 또는 상품가격의 조정 등으로 피용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의 위험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기여도가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 자체가 허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법원 1991. 5. 10. 선고 917255 판결 : 원고 회사의 야간경비원인 소외 망 김**이 원고 소유의 렌트카를 운전하다가 원심 판시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이는 위 망인이 원심 판시 내용과 같은 원고 회사의 업무 수행을 위하여 위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발생한 사고이고, 원고 주장과 같이 위 망인이 원고의 근무 지시에 위배하여 위 차량을 무단지출하여 사사로이 운행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인정한 원심의 조치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렌트카 30대를 보유하고 그 차량의 대여를 영업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이용 고객의 희망에 따라 수시로 차량 운전을 위한 인원이 필요한 관계로 주간 근무자로서 소외 이** 등 운전기사 3명을 두는 한편, 야간에는 별도로 경비원인 위 망 김**으로 하여금 사무실 차량의 경비 관리와 차량의 대여 및 반차인수 업무 등과 함께 고객의 요청에 따른 대여 차량의 운전 등 일체의 야간 업무에 종사하게 하여온 사실, 원고가 위 망인을 채용할 당시 동인이 자동차운전면허가 없는 자임을 알면서도 회사 경영상 노무 부족 때문에 동인에게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인에 대한 근무 감독이나 위험사고 발생의 예방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강구하지 아니한 사실, 위 망인은 입사 이래 계속하여 매일 19:00부터 08:30까지 혼자 근무하면서 월 금 200,000원의 비교적 적은 보수를 받고 아무런 사고 없이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사실, 한편 원고는 위 김**이 사고 당시 렌트카를 무단 사용 운전하였다는 이유를 내세워 동인의 유족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상 내지 보험 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사실들을 인정하고 나서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에 있어 피용자인 위 망 김**의 가해행위가 지니는 책임성에 비하여 사용자인 원고의 가해행위에 대한 기여도 내지 가공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보여지는 점

등을 참작하면, 원고가 사용자로서의 위 망인의 상속인과 그 신원보증인들인 피고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신의칙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피용자가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사용자가 입은 손해 전부를 변제하기로 하는 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52611 판결).

 

 하지만 사용자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용자가 바로 그 사용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의 감액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고, 이는 사용자와 피용자가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59350 판결 : 원고가 피고에게 공인중개사 명의를 대여하여 피고가 부동산중개업을 하던 중, 피고가 부동산 매매계약을 중개하면서 매수인에게서 지급받은 돈 중 2,000만 원을 횡령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원고가 사용자(명의대여자)로서 피해자인 매도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가 피고를 제대로 관리·감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인 원고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고의로 횡령행위를 저지른 피용자인 피고에게 바로 그 사용자인 원고의 부주의를 이유로 책임의 감액을 인정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원고가 피고에게 원고의 공인중개사 자격을 빌려 주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구상권의 제한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 도급인의 불법행위책임

 

 도급인은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 그러나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도급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757).

 

 도급인의 면책을 규정한 제757조 본문은, 수급인은 도급인으로부터 독립하여 사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제756조 소정의 피용자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예외적으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가 아닌 한 도급인이 수급인의 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4564 판결).

 

 따라서 도급인이 수급인을 실질적으로 지휘, 감독한 경우에는 그들 사이에 사용관계가 존재하므로 당연히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37676 판결 : 일반적으로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는 지휘·감독의 관계가 없으므로 도급인은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이 없는 것이지만,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경우와 같은 이른바 노무도급의 경우에는 비록 도급인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이 있다).

 

 이는 하도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에서도 기본적으로 마찬가지이다. 즉 하도급인은 하수급인을 실질적으로 지휘, 감독한 경우에 한하여 하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진다. 다만 건설하도급의 경우에는 실질적인 사용관계가 요구되지 않는다. 즉 수급인은 하수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하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시공을 조잡하게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하수급인을 실질적으로 지휘, 감독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건설산업기본법 제44조 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