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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위에 의한 미성년자약취죄, 부작위범, 면접교섭권, 단독양육, 공동양육>】《이혼소송 중 비양육친인 피고인이 면접교섭권 행사로 한국으로 데려온 피해아동을 면접교섭 기간 종료 후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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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위에 의한 미성년자약취죄, 부작위범, 면접교섭권, 단독양육, 공동양육>】《이혼소송 중 비양육친인 피고인이 면접교섭권 행사로 한국으로 데려온 피해아동을 면접교섭 기간 종료 후 프랑스로 돌려보내지 않은 경우 부작위에 의한 미성년자약취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1642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약취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0, 전아람 P.463-478 참조]

 

. 보호법익

 

형법 제287조는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보호법익에 대하여 통설은 미성년자의 자유권을 주된 보호법익으로 보되,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을 부차적 보호법익으로 보는 절충설을 취하고 있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7115 판결은, 미성년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도 범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미성년자약취죄는 심신의 발육이 불충분하고 지려와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미성년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 그를 약취하는 행위를 처벌하려는 데 그 입법의 취지가 있으며, 미성년자의 자유 외에 보호감독자의 감호권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공범들이 피해자(14)를 보호감독하고 있던 아버지의 감호권을 침해하여 그녀를 자신들의 사실상 지배하로 옮긴 이상 미성년자약취죄가 성립하고, 약취행위에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본죄의 성립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설시하여 절충설과 같은 입장이다.

 

. 법적 성격

 

보호의 정도에 대하여는 침해범으로, 범인이 피인취자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둘 때에 기수가 되며, 결과의 발생을 요한다는 점에서 결과범이다.

상태범인지 계속범인지에 대해서는, 피인취자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두고 있는 동안 범죄가 계속되고 피인취자의 자유가 회복되었을 때 종료한다는 계속범설이 다수설이다.

 

. 약취행위의 의미와 판단 방법

 

형법 제288조에 규정된 약취행위는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범인이나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그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는 상대방을 실력적 지배하에 둘 수 있을 정도이면 족하고 반드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는 아니하고, 뿐만 아니라 약취에는 폭행 또는 협박 이외의 사실상의 힘에 의한 경우도 포함되며, 어떤 행위가 위와 같은 약취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의 의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3816 판결).

 

여기서 말하는 사실상의 힘은 미성년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자신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둘 수 있는 정도의 일체의 수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1432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사실상의 힘 앞에 불법적인이라는 수식어를 추가하여 설시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약취의 수단으로서의 사실상의 힘은 폭행 또는 협박에 준하여 형법의 규율 대상이 될 만한 불법성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시하였다.

 

. 장소적 이전의 요부

 

피인취자에 대한 장소적 이전 없이 보호자의 실력적 지배를 제거함으로써 자기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하에 둘 수도 있으므로 장소적 이전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 판례도 물론 여기에는 미성년자를 장소적으로 이전시키는 경우뿐만 아니라 장소적 이전 없이 기존의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부모와의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범인이나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두는 경우도 포함된다.”라고 하여 같은 입장이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8485 판결).

 

마. 보호양육자가 주체인 경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0, 전아람 P.463-478 참조]

 

 보호양육자도 미성년자약취죄의 주체가 될 수 있음(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8011 판결)

 

 단독양육 사안과 공동양육 사안의 구별

 

부모의 일방이 자녀를 상대방 배우자의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의 지배 아래로 이전하는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자녀의 기존 양육 상황을 두 유형으로 나눠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 “부모가 이혼하였거나 별거하는 상황에서 미성년의 자녀를 부모의 일방이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하여 그 보호양육 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탈취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 그와 같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미성년의 자녀를 부모가 함께 동거하면서 보호양육하여 오던 중 부모의 일방이 상대방 부모나 그 자녀에게 어떠한 폭행, 협박이나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함이 없이 그 자녀를 데리고 종전의 거소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옮겨 자녀에 대한 보호양육을 계속하였다면, 그 행위가 보호양육권의 남용에 해당한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설령 이에 관하여 법원의 결정이나 상대방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에 대하여 곧바로 형법상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14328 전원합의체 판결).

 

. 면접교섭권(837조의2, 843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847-1852 참조]

 

 면접교섭권의 인정

 

 ()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과 자()는 상호 면접교섭권을 가진다(837조의2 1). 기존에는 부모에게만 면접교섭권을 인정하고 있어 자녀는 면접교섭권의 객체로 인식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2007. 12. 21. 법률 제8720호로 개정된 민법은 자녀에게도 면접교섭권을 인정하였다.

 

 부모와 자녀의 친밀한 관계는 부모가 혼인 중일 때뿐만 아니라 부모의 이혼 등으로 자녀가 부모 중 일방의 양육 아래 놓인 경우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는바, 면접교섭권은 이를 뒷받침하여 자녀의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이는 자녀의 권리임과 동시에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다.

 

 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 일방이 사망하였거나 질병, 외국거주, 그 밖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를 면접교섭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에 자와의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정법원은 자의 의사, 면접교섭을 청구한 사람과 자의 관계, 청구의 동기,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한다(837조의2 2). 이는 민법이 2016. 12. 2. 법률 제14278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조항이다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사망하거나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중환자실 입원, 군복무, 교도소 수감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녀가 오로지 친가나 외가 중 한쪽 집안과 교류하게 되어 양쪽 집안간의 균형 있는 유대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는 자녀의 심리적 안정과 건전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바, 이러한 경우에는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여 최소한의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사망하거나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 그 부모의 직계존속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손자녀와 면접교섭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면접교섭권의 제한, 배제, 변경

 

 민법 제837조의2 3항은 가정법원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가정법원이 면접교섭의 허용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되, 부모에게도 면접교섭을 통해 자녀와 관계를 유지할 기본적인 이익이 있으므로 이를 아울러 살펴야 한다. 따라서 가정법원은 원칙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면접교섭을 허용하되,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배제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부모의 이혼 등에 따른 갈등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일부 발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면접교섭이 이루어질 때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등을 깊이 고려하여, 가정법원은 개별 사건에서 합목적적인 재량에 따라 면접교섭의 시기, 장소, 방법 등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능한 한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면접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이러한 고려 없이 막연한 우려를 내세워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하여야 한다. 이때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는 자녀의 연령, 건강상태, 면접교섭에 대한 의사와 함께 면접교섭을 청구하는 부모 일방과 자녀 사이의 유대관계나 친밀도, 면접교섭을 청구하는 의도나 목적, 자녀의 현재 양육환경에 비추어 면접교섭이 양육자인 부모 일방과 자녀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거나 자녀가 새로운 양육환경에 적응하는 데 장애가 되는지, 면접교섭 청구인에게 양육자인 부모 일방 또는 자녀에 대한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등의 전력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에 단기적·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2. 16.  2017628 결정).

 

사.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던 중의 사안

 

한국 남성인 피고인이 미국에서 이혼소송 중 임시 양육권을 갖고 있던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면접교섭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피해아동들(6, 4)을 인도받은 직후 양육권자인 상대방 배우자의 동의 없이 면접교섭 조건을 위반하고 피해아동들을 대한민국으로 데려온 사안에서 대법원은 미성년자약취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510032 판결).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상황에서 면접교섭권만을 행사하는 부모는 법원의 명령에 의하여 보호양육권자로 지정된 상대방 부모에 대한 관계에서는 적법한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호양육권자가 아니라고 보아야 하므로, 면접교섭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남용하여 보호양육권을 갖고 있는 상대방 부모의 보호양육 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자기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에는 약취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 이혼소송 중 비양육친인 피고인이 면접교섭권 행사로 한국으로 데려온 피해아동을 면접교섭 기간 종료 후 프랑스로 돌려보내지 않은 경우 부작위에 의한 미성년자약취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도16421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약취죄의 약취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약취죄의 구성요건요소로서 약취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의미하고, 구체적 사건에서 어떤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3816 판결 등 참조).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거나 자신의 보호․양육권을 남용하여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때에는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의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011 판결 등 참조), 부모가 이혼하였거나 별거하는 상황에서 미성년의 자녀를 부모의 일방이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하여 그 보호․양육 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 그와 같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5도10032 판결 참조).

 

 이혼소송 중 비양육친인 피고인(, 한국인)이 면접교섭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프랑에서 양육친(, 프랑스인)과 함께 생활하던 피해아동( 5)을 대한민국으로 데려온 후 면접교섭 기간이 종료하였음에도 프랑스에 있는 양육친에게 데려다 주지 않고 양육친과 연락을 두절한 후 가정법원의 유아인도명령 등에도 불응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그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과 피해자의 상태, 결과적으로 피해아동의 자유와 복리를 침해한 점, 법원의 확정된 심판 등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도록 만든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피해아동을 그 의사와 복리에 반하여 자유로운 생활 및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적극적 행위와 형법적으로 같은 정도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약취죄의 약취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2. 부작위범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0, 전아람 P.463-478 참조]

 

. 부작위범의 의의

 

형법은 특정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 자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 예컨대 다중불해산죄(116), 퇴거불응죄(319조 제2), 횡령죄의 반환 거부(355조 제1) 등을 개별적으로 규정하는 한편(진정부작위범), 18조에서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라고 규정하여 작위범을 전제로 하는 통상의 구성요건에 대하여 그 구성요건적 결과에 대한 위험발생의 방지의무 있는 자가 방지를 위한 작위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부작위범으로 처벌된다는 일반조항을 두고 있다(부진정부작위범).

 

. 부진정부작위범의 성립요건

 

부작위범의 경우 객관적 구성요건으로  구성요건적 상황,  구성요건적 부작위,  개별적인 작위가능성이 필요하고,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위 요건들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부진정부작위범의 경우에는 이에 더하여 작위와의 동가치성(同價値性)이 요구된다. 이는 구체적으로  구성요건적 결과를 방지하지 않은 자가 결과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는 자일 것(보증인 지위),  그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구성요건의 실행과 같이 평가될 수 있는 요소를 갖출 것(행위태양의 동가치성)을 의미한다.

 

 보증인 지위

 

작위의무는 법적인 의무이어야 하므로 단순한 도덕상 또는 종교상의 의무는 포함되지 않으나 작위의무가 법적인 의무인 한 성문법이건 불문법이건 상관이 없고 또 공법이건 사법이건 불문하므로, 법령, 법률행위, 선행행위로 인한 경우는 물론이고 기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 혹은 조리상 작위의무가 기대되는 경우에도 법적인 작위의무는 있다.

 

 행위태양의 동가치성

 

살인죄, 상해죄 등과 같이 결과 발생을 위하여 특정한 행위방법이 구성요건화되어 있지 않는 단순결과범에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으나, 결과범 중 사기죄의 기망이나 강제추행죄의 추행 등과 같이 구성요건에 특정된 행위태양을 요구하는 범죄유형의 경우에 특별히 요구된다.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이어서 그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만한 것이어야 한다.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6809 전원합의체 판결은 세월호 사건에서 선박침몰 등과 같은 조난사고로 승객이나 다른 승무원들이 스스로 생명에 대한 위협에 대처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선박의 운항을 지배하고 있는 선장이나 갑판 또는 선내에서 구체적인 구조행위를 지배하고 있는 선원들은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통해 보호능력이 없는 승객이나 다른 승무원의 사망 결과를 방지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으므로, 법익침해의 태양과 정도 등에 따라 요구되는 개별적구체적인 구호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사망의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음에도 그에 이르는 사태의 핵심적 경과를 그대로 방관하여 사망의 결과를 초래하였다면, 부작위는 작위에 의한 살인행위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를 가지고,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될 경우에는 작위를 하지 않은 부작위와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라고 설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