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봄의 전령 엄나무순(개두릅)】《개두릅 한 개에 나무향, 봄내음, 흙냄새 등 자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오늘 난 봄이 되고,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4. 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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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엄나무순(개두릅)개두릅 한 개에 나무향, 봄내음, 흙냄새 등 자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오늘 난 봄이 되고,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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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순(개두릅)을 살짝 데쳤다.

입 안에 넣고 오물오물 씹으면, 입안에 봄내음이 가득 퍼져 나간다.

내 몸이 초록빛으로 물들면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어릴 적 동네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저녁 무렵 밥 먹으라는 어머니의 소리를 듣고 친구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들어갔다.

대문을 여는 순간 고소한 밥냄새가 시장기를 자극하곤 했다.

밥상 위에 놓여진 쑥 된장국이나 냉이 된장국은 언제나 봄이 왔음을 알려주었다.

 

지금 젊은 사람들에게는 스테이크, 피자, 케밥, 파스타 등 먹을 것이 넘쳐나지만, 정작 엄나무순, 쑥과 냉이가 주는 그 고향의 맛, 봄 냄새를 알지 못할 것이다.

 

엄나무순(개두릅)은 참두릅보다 더 맛있고, 더 향긋한 향이 난다.

초고추장을 찍어 먹기도 하지만, 데친 엄나무순을 그냥 먹어도 맛있다.

 

난 야채샐러드도 아무런 드레싱이나 첨가물 없이 손으로 집어 한 접시를 모두 비운다.

그래서인지 데친 개두릅을 그냥 먹어도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

파릇파릇한 봄 그 자체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연은 가장 강력한 항노화 수단이다.

웬만한 병이나 스트레스는 산 속에 들어가거나 자연과 함께 하는 순간 사라진다.

인간이 만든 음악이 아무리 감미로워도 빗소리, 나뭇잎 스치는 소리를 능가할 수 없다.

개두릅 한 개에 나무향, 봄내음, 흙냄새 등 자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오늘 난 봄이 되고,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