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부정경쟁방지법(영업비밀 등)

【성명 또는 명칭에 대한 권리(성명권, 퍼블리시티권, 인격권)침해,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침해, 성명권의 내용 및 인격권에 기한 금지청구권의 인정요건】《비법인사단이 동일한 명..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10. 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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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또는 명칭에 대한 권리(성명권, 퍼블리시티권, 인격권)침해,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침해, 성명권의 내용 및 인격권에 기한 금지청구권의 인정요건】《비법인사단이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타인에게 명칭에 관한 권리를 근거로 사용금지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249995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성명 또는 명칭에 대한 권리(성명권, 퍼블리시티권)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박태일 P.2794-28009 참조]

 

. 성명권

 

대법원판례에 의하여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서 인정되고 있다(대법원 2005. 11. 16.200526 결정 등 참조).

 대법원 2005. 11. 16. 200526 결정 : 이름(성명)은 특정한 개인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식별하는 표지가 됨과 동시에 이를 기초로 사회적 관계와 신뢰가 형성되는 등 고도의 사회성을 가지는 일방, 다른 한편 인격의 주체인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기 스스로를 표시하는 인격의 상징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나아가 이름에서 연유되는 이익들을 침해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관리와 처분아래 둘 수 있는 권리인 성명권의 기초가 되는 것이며, 이러한 성명권은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

 

. 주지된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가 된 경우 부정경쟁행위에 의한 보호 대상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 또는 ()목에 예시된 성명에는 성, , 아호, 예명이 모두 포함된다.

 

 이들이 상품표지로서 또는 영업표지로서 주지성을 갖추게 되면 상품주체혼동 또는 영업주체혼동에 의한 부정경쟁행위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 퍼블리시티권

 

 퍼블리시티권은 미국의 판례법 또는 성문법상 형성되어온 것으로서 사람이 자신의 성명, 초상, 목소리, 서명, 이미지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그 이용을 허락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에 대하여 명시적인 입법이나 대법원판례가 있지는 않은 상태였으나,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이 신설되어 이른바 유명인의 성명 등은 부정경쟁행위에 의한 보호가 가능하게 되었다(2021. 12. 7. 법률 제18548호 개정, 2022. 6. 8. 시행).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 최근의 입법노력

 

 민법 개정안 : 2022. 12. 26. 입법예고된 사람이 성명초상음성 등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인격표지영리권’)를 신설하는 민법 개정안

 

 3조의3(인격표지영리권)

 사람은 자신의 성명, 초상, 음성 그 밖의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가진다.

 1항의 인격표지영리권은 양도할 수 없다.

 인격표지영리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격표지의 영리적 이용을 허락할 수 있다. 다만, 신념에 반하는 등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허락을 철회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인격표지 이용에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은 인격표지영리권자의 허락 없이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1항의 권리는 본인이 사망한 후 상속되어 30년 동안 존속한다.

 3조의2 2, 3항의 규정은 인격표지영리권에 준용한다.

 

* <법무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개정안 주요 내용 설명>

사람이 자신의 성명초상음성 등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 명문화

-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격표지의 영리적 이용을 허락할 수 있도록 함

- 인격표지영리권자 사망 후에도 인격표지영리권은 상속되어 30년간 존속

- 인격표지영리권 침해 시 침해제거예방 청구권을 인정함

 

* <법무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개정안 취지 설명>

기본법인 민법에 유명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개인들의 보편적 권리로서 인격표지영리권을 명문화하고,상속 여부, 상속 후 존속기간 및 침해 시 구제수단을 명확히 규정하여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분쟁을 예방하고자 함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 2021. 1. 15. 도종환 의원 대표발의

 

 2(정의)

22 초상등이란 사람의 성명ㆍ초상ㆍ목소리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 그 사람을 특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5장 초상등의 보호

123(보호받는 초상등)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의 초상등에 대한 재산적 권리는 이 법에 따른 보호를 받는다.

1. 대한민국 국민의 초상등

2. 대한민국이 초상등의 재산적 권리에 대한 보호와 관련하여 가입 또는 체결한 조약에 따라 보호되는 외국인의 초상등

3. 2호에 따라 보호되는 외국인의 초상등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외국인의 국가가 초상등의 재산적 권리를 이 법 또는 대한민국이 가입 또는 체결한 조약에 상응하게 보호하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의 초상등의 재산적 권리에 대한 보호를 부인하지 아니하는 경우로 대한민국 내에 상시 거주하는 외국인(무국적자를 포함한다)의 초상등

 1항제2호 및 제3호에 따라 보호되는 외국인의 초상등이라 하더라도 그 외국인의 국가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초상등의 재산적 권리를 보호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게 조약 및 이 법에 따른 보호를 제한할 수 있다.

 124(저작권 등과의 관계)

이 장 각 조의 규정은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

 125(다른 법률과의 관계)

초상등의 재산적 권리의 보호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

 126(초상등재산권)

초상등이 특정하는 사람은 자신의 초상등을 상업적 목적을 위하여 일반 공중에게 널리 인식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127(초상등재산권의 제한)

초상등의 이용에 관하여는 제25조부터 제27조까지, 28조제1항부터 제5항까지, 29조부터 제33조까지, 34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 및 제8, 36조부터 제38조까지, 40조 및 제41, 43, 47, 48조를 준용한다. 이 경우 저작물 초상등으로 본다.

 128(초상등재산권의 일신전속성)

 초상등재산권은 초상등재산권자의 일신에 전속한다.

 초상등재산권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129(초상등재산권의 행사 등)

 초상등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제126조에 따른 이용을 허락할 수 있다.

 1항에 따라 허락을 받은 사람은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초상등을 이용할 수 있다.

 1항에 따른 허락에 의하여 초상등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초상등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이를 양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다시 그 이용을 허락할 수 없다.

 2항에 따른 허락을 받은 사람이라도 해당 이용행위에 대한 초상등재산권자의 개별적이고 명시적인 동의가 없는 경우 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그 초상등을 이용할 수 없다.

 

* <발의안의 초상등재산권 도입에 관한 취지 설명(안 제2조 및 제123조부터 제129조까지)>

 연예인 또는 스포츠 선수 등의 초상ㆍ성명ㆍ목소리 등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매체의 발달로 창작물 뿐만 아니라 창작자 자신이 유명해지고 창작물과 함께 창작자의 모습 등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여 충분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

 이러한 초상ㆍ성명ㆍ목소리 등은 표현의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저작물과 일부 유사한 특성도 있으며 대부분 저작물과 함께 이용된다는 점에서 저작권법에 이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여 보호함으로써 저작물 이용과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적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함.

 

.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에 대한 법리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249995 판결은 비법인사단이 인격권의 주체로서 명칭에 관한 권리를 가질 수 있음을 법리로서 명확하게 인정하였다.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249995 판결 : 성명권은 개인을 표시하는 인격의 상징인 이름에서 연유되는 이익을 침해받지 않고 자신의 관리와 처분 아래 둘 수 있는 권리로서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룬다(대법원 2005. 11. 16.  200526 결정 등 참조). 비법인사단도 인격권의 주체가 되므로 명칭에 관한 권리를 가질 수 있고, 자신의 명칭이 타인에 의해 함부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받을 수 있다.

 

 또한 비법인사단의 명칭이 지리적 명칭이나 보편적 성질을 가리키는 용어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명칭에 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경우가 어떠한 경우인지를 법리로서 밝혔다.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249995 판결 : 비법인사단의 명칭이 지리적 명칭이나 보편적 성질을 가리키는 용어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특정 비법인사단이 그 명칭을 상당한 기간 사용하여 활동해 옴으로써 그 명칭이 해당 비법인사단을 표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면 비법인사단은 그 명칭에 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

 

 나아가 다른 비법인사단 등이 특정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행위가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을 법리로서 설시하였다.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249995 판결 : 다만 특정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 보호는 다른 비법인사단 등(이하 타인이라고 한다)이 명칭을 선택하고 사용할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타인이 특정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행위가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는 특정 비법인사단과 그 명칭을 사용하려는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의 침해 여부는 타인이 사용한 명칭이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하다는 사정과 그 유사성 정도, 비법인사단이 명칭을 사용한 기간, 비법인사단이 사회 일반이나 그의 주된 활동 영역에서 명칭의 주체로 알려진 정도, 타인이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사회 일반 또는 비법인사단과 교류하거나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이 타인을 비법인사단으로 오인·혼동할 가능성, 또는 오인·혼동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의 내용, 비법인사단과 명칭을 사용하려는 타인 사이의 관계, 타인이 비법인사단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게 된 동기나 경위 또는 그 필요성, 외부 사람에게 타인을 비법인사단으로 오인 또는 혼동하게 하거나 비법인사단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시킬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인격권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금지청구를 인정하는 법리에 따라 비법인사단이 자신의 명칭을 사용하여 권리를 침해한 다른 비법인사단 등을 상대로 명칭 사용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요건에 관하여도 법리로서 설시하였다.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249995 판결 : 인격권은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의 구제수단(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 등)만으로는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나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인격권의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340614, 40621 판결, 대법원 2021. 9. 30.  20207677 결정 등 참조). 따라서 타인이 비법인사단의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였음이 인정될 경우, 그러한 침해행위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비법인사단의 권리 구제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침해행위 금지로 보호되는 비법인사단의 이익과 그로 인한 타인의 불이익을 비교·형량할 때 비법인사단의 이익이 더 크다고 인정되면 비법인사단은 자신의 명칭을 사용하여 권리를 침해한 타인을 상대로 명칭 사용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31225 판결 등 참조).

 

.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다249995 판결의 요지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인정하되 그 침해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함을 법리로서 밝혔다.

 

 특히 비법인사단의 명칭이 지리적 명칭이나 보편적 성질을 가리키는 용어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진 경우 명칭에 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을 명시하였다.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금지청구가 인용될 수 있는 요건을 인격권 침해에 대한 금지청구 인정 법리를 원용하여 설시하였다.

 

 지리적 명칭이나 보편적 성질을 가리키는 용어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진 명칭이기는 하나 원고를 표상하는 명칭으로 오랜 기간 널리 알려져 온 명칭과 동일한 명칭을 피고 단체가 사용함으로써 외부 사람으로 하여금 원고와 피고 단체를 오인 또는 혼동할 수 있게 하였고 피고 단체에게 그러한 의도도 있었다고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본 사례이다(성명이나 명칭에 대한 권리보호 논의가 심화되고 부정경쟁방지법 조문 신설, 민법 및 저작권법 개정 추진으로 보호를 강화하고자 하는 최근의 추세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됨).

 

사. 비법인사단이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타인에게 명칭에 관한 권리를 근거로 사용금지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다249995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비법인사단이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타인에게 명칭에 관한 권리를 근거로 사용금지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이다.

 

 성명권은 개인을 표시하는 인격의 상징인 이름에서 연유되는 이익을 침해받지 않고 자신의 관리와 처분 아래 둘 수 있는 권리로서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룬다(대법원 2005. 11. 16.  200526 결정 등 참조). 비법인사단도 인격권의 주체가 되므로 명칭에 관한 권리를 가질 수 있고, 자신의 명칭이 타인에 의해 함부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받을 수 있다. 또한 비법인사단의 명칭이 지리적 명칭이나 보편적 성질을 가리키는 용어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특정 비법인사단이 그 명칭을 상당한 기간 사용하여 활동해 옴으로써 그 명칭이 해당 비법인사단을 표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면 비법인사단은 그 명칭에 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특정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 보호는 다른 비법인사단 등(이하 타인이라고 한다)이 명칭을 선택하고 사용할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타인이 특정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행위가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는 특정 비법인사단과 그 명칭을 사용하려는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의 침해 여부는 타인이 사용한 명칭이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하다는 사정과 그 유사성 정도, 비법인사단이 명칭을 사용한 기간, 비법인사단이 사회 일반이나 그의 주된 활동 영역에서 명칭의 주체로 알려진 정도, 타인이 비법인사단의 명칭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사회 일반 또는 비법인사단과 교류하거나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이 타인을 비법인사단으로 오인혼동할 가능성, 또는 오인혼동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의 내용, 비법인사단과 명칭을 사용하려는 타인 사이의 관계, 타인이 비법인사단과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게 된 동기나 경위 또는 그 필요성, 외부 사람에게 타인을 비법인사단으로 오인 또는 혼동하게 하거나 비법인사단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시킬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인격권은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의 구제수단(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 등)만으로는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나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인격권의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340614, 40621 판결, 대법원 2021. 9. 30. 20207677 결정 등 참조). 따라서 타인이 비법인사단의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였음이 인정될 경우, 그러한 침해행위가 계속되어 금전배상을 명하는 것만으로는 비법인사단의 권리 구제에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침해행위 금지로 보호되는 비법인사단의 이익과 그로 인한 타인의 불이익을 비교형량할 때 비법인사단의 이익이 더 크다고 인정되면 비법인사단은 자신의 명칭을 사용하여 권리를 침해한 타인을 상대로 명칭 사용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31225 판결 등 참조).

 

 원고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으로 약 10여 년을 활동하였음. 원고의 회장 선출에 직선제를 도입할 것인지를 두고 회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고 직선제 도입을 주장하던 회원들이 원고를 탈퇴하여 원고와 동일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으로 새로운 단체를 설립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명칭사용의 금지를 구하였으나, 원심은 원고와 피고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구별이 가능하므로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는 신중하게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면서도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원고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명칭사용금지 청구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파기하였다.

 

 

인격권과 방송의 자유, 시청자권리 등의 인격권 침해 여부, 언론방송보도손해배상청구, 사법(私法)관계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규정의 적용,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 침해와 면책사유로서의 동의, 초상권침해의 구제수단, 동의의 철회, 퍼블리시티권, 사생활비밀의 침해>】《방송보도에서 특정되지 않거나 방송보도와 개별적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청자의 방송보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인격권과 방송의 자유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91호, 고홍석 P.204-241 참조]

 

. 인격권

 

 의의 및 특성

 

인격권이란 신체건강정신자유명예 등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보장과 인격적 속성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하여 그에 대한 침해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모든 권리와 이익들의 총체를 의미한다.

민법에서 인격적 이익이 명문으로 규정된 것은 생명(752), 신체자유명예(751, 764)이다. 대법원판례에서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의 정확한 개념을 정의한 경우는 찾을 수 없으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등에 관한 법률(이하 언론중재법’)에서는 인격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5 (언론 등에 의한 피해구제의 원칙)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이하 언론 등이라 한다)은 타인의 생명, 자유, 신체, 건강, 명예,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초상(肖像), 성명, 음성, 대화, 저작물 및 사적(史籍) 문서, 그 밖의 인격적 가치 등에 관한 권리(이하 인격권이라 한다)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언론 등이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이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그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여야 한다.

 

 민사법에서 인격권의 권리성 인정 여부

 

통설은 민사법에서 인격권이라는 개념 및 그 권리성을 인정하고 있고, 대법원판례도 인격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39533 판결).

 

 헌법상 인격권 규정과 사법상의 인격권의 관계[= 사법(私法)관계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 규정의 적용]

 

 대법원판례는 인격권의 근거를 헌법 제10조에서 찾고 있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39533 판결). 그런데 헌법은 제10조에서 인격권에 관한 기본규정을 두면서, 17(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18(통신의 비밀), 19(양심의 자유), 20(종교의 자유), 21(언론출판의 자유) 등 인격에 관련된 각종 자유권 보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에서 헌법상 인정된 기본권이 바로 사인 간에도 효력을 발생하는지가 문제된다.

 

 헌법상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관하여는 효력부인설, 직접효력설, 간접효력설이 있으나, 헌법의 기본권 규정은 사법상의 일반조항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간접효력설이 다수설의 입장이고, 대법원도 종교의 자유에 관하여 간접효력설을 채택한 바 있다(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3828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38288 전원합의체 판결 : “헌법상의 기본권은 제1차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영역을 공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권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헌법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법을 포함한 모든 법 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 간의 사적인 법률관계도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에 적합하게 규율되어야 한다. 다만 기본권 규정은 그 성질상 사법관계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 103, 750, 751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 기준이 되어 간접적으로 사법관계에 효력을 미치게 된다.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침해와 관련한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도 위와 같은 일반규정을 통하여 사법상으로 보호되는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익침해 등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논하여져야 한다.

 

 헌법상 기본권은 제1차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영역을 공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권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헌법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법을 포함한 모든 법 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간의 사적인 법률관계도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에 적합하게 규율되어야 한다. 다만 기본권 규정은 그 성질상 사법관계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 103, 750, 751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 기준이 되어 간접적으로 사법관계에 효력을 미치게 된다.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38288 전원합의체 판결 : 종립학교가 고등학교 평준화정책에 따라 강제배정된 학생들을 상대로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파하는 종파적인 종교행사와 종교과목 수업을 실시하면서 참가 거부가 사실상 불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체과목을 개설하지 않는 등 신앙을 갖지 않거나 학교와 다른 신앙을 가진 학생의 기본권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학생의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그로 인하여 인격적 법익을 침해받는 학생이 있을 것임이 충분히 예견가능하고 그 침해가 회피가능하므로 과실 역시 인정된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19864 판결 : 서울YMCA가 남성 회원에게는 별다른 심사 없이 총회의결권 등을 가지는 총회원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여성 회원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천적으로 총회원 자격심사에서 배제하여 온 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여성 회원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38560 판결 : 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가 턱수염을 기르고 근무하던 소속 기장 을에게 수염을 길러서는 안 된다고 정한 취업규칙 임직원 근무복장 및 용모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비행업무를 일시 정지시킨 데 대하여, 갑 회사가 헌법상 영업의 자유 등에 근거하여 제정한 위 취업규칙 조항은 을의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서 무효라고 한 사례.

 

 예컨대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평등의 원칙을 선언함과 동시에 모든 국민에게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사적 단체를 포함하여 사회공동체 내에서 개인이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희망과 소양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영위하는 것은 그 인격권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평등권이라는 기본권의 침해도 민법 제750조의 일반규정을 통하여 사법상 보호되는 인격적 법익침해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논하여질 수 있고, 그 위법성 인정을 위하여 반드시 사인간의 평등권 보호에 관한 별개의 입법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19864 판결 참조).

 

 인격권의 종류

 

인격권은 일반적 인격권 개별적 인격권으로 구분된다. 개별적 인격권은 명예권성명권초상권 등 한정된 구성요건을 가진 개개의 권리를 말한다. 일반적 인격권은 그러한 개별적 인격권의 총체이고 또 충분히 한정되기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보호되어야만 할 인격권을 포괄하는 개념인 동시에 그러한 개별적 인격권의 모체이다.

 

개별적 인격권을 성질에 따라 분류하면  생명신체건강 등 신체적 자유권에 관한 권리,  사상양심 등 정신적 자유권을 주로 한 포괄적 자유에 관한 권리,  명예에 관한 권리,  성명권초상권 등 동일성에 관한 권리,  저작물과 공연 등 지적 소유물과 관계된 권리,  사적인 문서와 대화를 보존할 권리, 가정가족애정성관계 등 사생활에 관한 권리(이른바 프라이버시 권리),  알 권리와 읽을 권리 등 인격형성권으로 나눌 수 있다.

 

 인격권의 성질

 

인격권은 모든 사람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절대권성과 사람에게 전속하여 양도 또는 상속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일신전속성을 가진다.

인격권은 절대권성을 갖고 있어 소유권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실제로 는 인격권은 표현의 자유 등 타인의 다양한 권리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격권의 침해 여부를 결정할 때 법익 및 이익형량을 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소유권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판례상 인정된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의 보호범위

 

대법원판례를 통해 개별적으로 인격권 또는 인격적 법익 또는 이익의 보호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시된 인격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

 

 인격권 :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개인의 명예(대법원 1998. 7. 14. 선고 9617257 판결), 성적인 언동에 의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대법원 1998. 2. 10. 선고 9539533 판결), 환자의 자기 결정권(대법원 1998. 2. 13. 선고 967854 판결), 개인정보통제권(대법원 2011. 9. 2. 선고 200842430 전원합의체 판결) 

 

 인격적 법익 또는 인격적 이익: 고문치사 사실을 은폐하거나 범인을 축소 조작함으로써 침해된 유족들의 법익(대법원 1995. 11. 7. 선고 9341587 판결), 근로제공의 기회(대법원 1996. 4. 23. 선고 956823 판결), 사회적 신용과 명성(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53059 판결), 헌법소원에서 본안판단을 받을 기대(대법원 2003. 7. 11. 선고 9924218 판결), 공직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선거권자들에 의하여 평가 받음에 대하여 가지는 기대(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52227 판결), 초상권(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대학교수의 강의 및 연구활동(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30730 판결), 종교적 자유(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38288 전원합의체 판결), 평등권(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19864 판결) .

 

대법원판례를 통해 나타난 인격권의 보호범위를 살펴보면, 2000년대 이전까지 다수의 대법원판례에서 인격권으로 확고히 인정된 것은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 개인의 명예, 환자의 자기결정권 등이었다. 2000년대 이후 대법원판례는 시대의 변화와 발전 등에 따라 개인정보통제권, 대학교수의 강의 및 연구 활동, 종교적 자유, 평등권 등으로 사법상 보호되는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의 외연을 확대하여 인격권의 보호영역을 넓히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원고들이 주장하는 시청자권리 등 인격권은 종래 대법원판례상 보호되어 왔던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 주장의 시청자권리 등 인격권이 사법상 보호되는 새로운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격권과 다른 권리, 이익과의 갈등과 조화

 

인격권과 다른 권리, 이익과의 충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격권과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와의 충돌이다. 일반적으로 인격권과 언론의 자유 내지 국민의 알 권리는 모두 기본권에 속하는 것으로서, 양자 상호 간의 우열관계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결국 양자가 충돌하는 경우 추상적인 해결원칙이 존재할 수 없고, 구체적 사안에서의 양자의 갈등관계에 관련된 모든 이익과 상황을 고려하고 비교형량한 결과에 따라 인격권의 범위와 한계가 결정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10215, 10222 판결 : 신문보도에 의한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권리라고 할지라도 그로 인하여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이라는 또 다른 법익이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과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비교형량하여 그 위법성의 조각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하면 아니 되고, 이러한 이익을 비교형량함에 있어서는 보도 목적의 공익성과 보도 내용의 공공성, 보도 매체의 성격과 보도내용이 신속한 보도를 요하는 것인가의 여부, 보도의 근거가 된 정보원(情報源)의 신빙성, 보도 내용의 진실성과 공정성 및 그 표현 방법, 보도로 인하여 피해자 등이 입게 될 피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 야 한다.

 

. 방송의 자유

 

 언론의 자유

 

헌법상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방송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되는 언론의 자유 중 하나이다(헌법재판소 1993. 5. 13. 선고 91헌바17 전원재판부 결정).

 

 법적 성격

 

 방송의 자유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는 주관적 권리설 제도적 권리설로 견해가 나뉜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 권리로서의 성격과 함께 자유로운 의견형성이나 여론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기능을 행하는 객관적 규범질서로서 제도적 보장의 성격을 함께 가진다.”고 판시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03. 12. 18. 선고 2002헌바49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도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언론출판의 자유에는 방송의 자유가 포함되고,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특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존립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는 언론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13101 판결).

 

 그러나 객관적 규범질서의 성질도 함께 갖는다고 하여 방송의 자유가 원래 가지는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이 몰각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소송에서 언론기관의 표현에 대한 위법성 조각의 법리를 전개하면서 방송, 신문 등 매체의 구분 없이 언론출판의 자유와 인격권 사이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35199 판결 등).

이는 방송표현에 대하여 명예훼손을 이유로 민형사적 제재를 가할 때 방송의 자유의 자유권적 측면(표현의 자유)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주체

 

 방송의 자유는 우선 방송사업자, 방송종사원(기자, 프로듀서등)에게 인정된다.

 

 일반 시청자의 경우, 일정한 방송 내용의 방영과 전파, 또는 방송시간의 요구와 같은 시청자의 고유한 기본권은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방송법 규정의 준수, 예컨대 프로그램의 원칙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기본권적으로 보호되는 시청자의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 시청자는 언론의 자유의 일종으로서, 방송서비스의 소비자이면서 또는 수용자로서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情報源)인 방송으로부터 정보를 획득할 권리(정보의 자유)만을 향유한다고 한다.

 

 내용

 

 방송의 자유는 방송프로그램의 자유(취재의 자유, 편성의 자유, 보도의 자유)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방송프로그램의 자유는 국가권력은 물론이고 사회 제 세력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언론적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그 중 보도의 자유란 전파매체에 의해 의사를 표현하고 사실을 전달함으로써 여론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 즉 방송방영의 자유를 말한다. 이는 의사표현의 자유와 달리 평가적인 의사표현뿐만 아니라 사실의 전달을 내포하고 있고, 그 수단으로서 전파매체가 이용된다.

 

 한계

 

헌법 제21조 제4(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아니 된다)에 의해 방송의 자유의 한계가 인정된다. 언론이 절대적인 자유로서 보장되는 것은 그것이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에 있어서만 가능한 것이며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보도 또는 정당하지 못한 동기와 방법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또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의 한계 밖이다.

언론이 내재적 한계를 벗어난 전형적인 경우로는  타인의 명예훼손(비방, 개인적 모욕 포함),  타인의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 침해,  공중도덕 또는 사회윤리에 위배,  선동(범죄나 공공질서의 교란 또는 국가질서 파괴의 선동) 등을 들 수 있다.

 

2. 시청자권리 등의 인격권 침해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91호, 고홍석 P.204-241 참조]

 

. 문제제기

 

원고들은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해 공공적인 방송을 보장받을 권리이자 반공공적인 방송으로부터 고통과 불쾌감을 느끼지 아니하고 자유로울 권리 시청자권리 등의 인격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불법행위의 성립요건과 정신적 손해

 

 불법행위의 성립요건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 권리침해를 규정했던 구민법과는 달리 권리성 판단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에 관한 민법 제751조는 민법 제750조의 해석상 의문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즉 민법 제750조의 손해 가운데에는 정신적 손해도 포함된다고 하는 것을 주의적으로 둔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설명된다.

 

구체적으로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가해행위,  가해행위의 위법성,  손해,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로 나누어진다.

 

이 사건 방송 당시 시행되던 구 언론중재법 제30조 제1항에서도 언론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인격권 침해 그 밖에 정신적 고통을 받은 자는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언론사에 청구할 수 있다.”고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었다. 현행 언론중재법 제30조 제1항에서도 언론 등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인격권 침해 또는 그 밖의 정신적 고통을 받은 자는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언론사 등에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신적 손해

 

위자료 청구권의 발생요건인 정신적 손해란 정신적 고통을 의미한다.

한편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손해가 현실로 발생하여야 한다. 여기에서의 손해란 피해자가 누리고 있던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를 말한 다. 이러한 침해는 그것이 보호법익에 관한 침해인 경우에만 불법행위책임이 발생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시청자권리 등의 인격권이 사법상 보호받는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에 해당하는지의 문제는 결국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해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 ‘시청자권리를 포함한 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 발생 여부

 

 관련 법령상 일반 시청자의 지위

 

 방송법

 

방송법은 제1조에서 시청자의 권익보호를 방송법의 목적 중 하나로 명시하고, 3조에서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시청자가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또는 제작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방송의 결과가 시청자의 이익에 합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시청자권익보호를 위한 구체적 수단으로 제35조에서 방송통신위원회에 시청자권익보호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8788조에서 종합편성보도전문편성 방송사업자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시청자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목적 규정이나 시청자위원회 등을 통한 활동 이외에 일반시청자에게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일정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규정은 없다.

 

 언론중재법

 

이 사건 방송 당시 시행되던 구 언론중재법 제32조 제2, 1항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자도 언론의 보도내용에 의한 국가적 법익이나 사회적 법익 또는 타인의 법익 침해사항에 대하여 언론중재위원회에 시정권고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9. 2. 6. 법률 개정으로 위 규정은 삭제되었고, 현재는 달리 일반 시청자에 관한 규정은 없다. 그런데 구 언론중재법상 피해자 아닌 자의 시정권고 신청 역시 언론중재위원회에 대한 것이어서 이로 인해 일반 시청자에게 방송사업자 등에 대해 언론보도와 관련한 일정 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 언론중재법상 정정 및 반론보도청구는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및 위법성이 필요 없고, 그 행사기간도 매우 짧다는 점에서 민법 제764조의 그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청구권인데, 대법원판례의 정정 및 반론보도청구를 할 수 있는 피해자의 범위에 관한 판시에 따르면 일반 시청자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50747 판결 : 구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이 규정한 반론보도청구요건인 정기간행물에 공표된 사실적 주장에 의하여 피해를 받은 자라 함은 원보도에서 지명되거나 그 보도 내용과 개별적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는 사람으로서 자기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그 보도 내용에 대한 반론 내지 반박을 제기할 이익이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결국 언론중재법상으로도 일반 시청자에게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일정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언론중재법 제14 (정정보도 청구의 요건)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 등이 진실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이하 피해자라 한다)는 해당 언론보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언론사,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이하 언론사 등이라 한다)에게 그 언론보도 등의 내용에 관한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언론보도 등이 있은 후 6개월이 지났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항의 청구에는 언론사 등의 고의ㆍ과실이나 위법성을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

 언론중재법 제16 (반론보도청구권)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 등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자는 그 보도 내용에 관한 반론보도를 언론사 등에 청구할 수 있다.

 1항의 청구에는 언론사 등의 고의ㆍ과실이나 위법성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보도 내용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 청구를 할 수 있다

 

 일반 시청자의 사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인격권 등에 관한 기존 논의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일반 시청자에게 사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나 법적 이익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대법원판례는 찾을 수 없고, 학설에서도 일부 견해만이 이를 인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종래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의 보호법익으로 논의된 것은 명예, 초상권, 성명권, 퍼블리시티권, 음성권, 프라이버시권, 신용권, 업무에 관한 법익(어떠한 목적이나 사업의 성패), 저작권 등이고, 일반 시청자의 지위에서의 보호법익이 논의된 바는 거의 없었다.

 

라. 방송보도에서 특정되지 않거나 방송보도와 개별적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청자의 방송보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부(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15660 판결)

 

 MBC 방송국은 2008. 4.경 밤 11시부터 60분 동안 한 프로그램에서, ‘2008. 4. 18. 미국과 새로 합의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수입될 수 있고 이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을 하였다.

 

이를 시청한 A 씨 등은 방송사가 의도적으로 왜곡된 방송을 내보내 먹거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이 생기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MBC 방송국과 담당 PD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방송보도에서 직간접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거나 방송보도 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없는 일반 시청자가 방송보도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경우, 인격권 등이 침해되었다며 방송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지 여부이다.

 

⑵ 대상판결(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15660 판결), 일반 시청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방송보도로 인격권 등 법익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언론 등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인격권 침해 또는 그 밖의 정신적 고통을 받은 자는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언론사 등에 청구할 수 있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손해의 배상)].

 

A 씨 등이 방송으로 불안감, 공포감, 불신감, 분노감 등을 느꼈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견해대립으로 불화와 갈등을 겪었거나 재산적 불이익을 입는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방송사와 제작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달리 농림수산식품부가 같은 방송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 대하여 정정보도청구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대법원은, 위 방송의 전체적인 취지는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쇠고기가 개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으로 국내에 수입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인데, 방송의 전체적인 취지, 내용, 구조, 당사자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보도내용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주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조건에 관한 비판의 근거로 삼기 위하여 광우병의 위험성에 관한 사실적 주장을 한 것이 명백하므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위 방송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인정되어, 보도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할 경우 정정보도를 청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0952649 전원합의체 판결).

 

3. 초상권 보호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9호, 송미경 P.3-33 참조]

 

. 초상권의 의의

 

 촬영ㆍ작성거절권, 공표거절권, 초상영리권

 

초상권은 자기의 초상을 권한 없이 타인이 회화, 조각, 사진 등으로 작성ㆍ공표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는 권리이고, 초상권의 내용으로  자신의 초상이 함부로 촬영ㆍ작성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이른바 촬영ㆍ작성거절권,  촬영ㆍ작성된 초상이 함부로 공표ㆍ복제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공표거절권,  자신의 초상이 함부로 영리목적에 사용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초상영리권이 있다.

 

 손해배상청구건, 금지청구권

 

 초상권이 침해된 경우 불법행위를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

초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침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고통이 수반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39277 판결 참조).

 

 나아가 금지청구권도 인정되다.

 

 초상권보호규정 (저작권법 제35조 제4)

 

저작권법 제35조 제4항은 위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는 위탁자의 동의가 없는 때에는 이를 이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사에게 위탁하여 사진을 찍은 경우에 그 사진저작물의 저작권은 촬영자인 사진사에게 귀속되나, 사진사 마음대로 그 사진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게 되면 그 사진의 모델이 된 위탁자의 인격적 이익을 해치게 되므로, 초상화나 이와 유사한 초상사진 등의 저작물에 대하여 피초상자 또는 피촬영자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저작자의 저작재산권을 제한한 것이다.

이 규정을 초상권 보호의 직접적 근거규정으로 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하여도 저작권법 제35조 제4항이 초상권 보호에 관한 개별 법률상의 규정이라고 볼 수는 있다.

 

. 초상권보호에 관한 판례의 태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다()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참조).

따라서 타인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나타나는 사진을 촬영하거나 공표하고자 하는 사람은 피촬영자로부터 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고 사진을 촬영하여야 하고,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사진촬영에 동의하게 된 동기 및 경위, 사진의 공표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당사자의 지식, 경험 및 경제적 지위, 수수된 급부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사진촬영 당시 당해 공표방법이 예견 가능하였는지 및 그러한 공표방법을 알았더라면 당사자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 다른 내용의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상 허용하였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 이를 공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관하여도 피촬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 피촬영자로부터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이나, 촬영된 사진의 공표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허용한 범위 내의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촬영자나 공표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103185 판결 참조).

 

.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의 관계

 

퍼블리시티권은 미국의 판례법 또는 성문법상 형성되어온 것으로서 사람이 자신의 성명, 초상, 목소리, 서명, 이미지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그 이용을 허락할 수 있는 권리이다.

초상권의 권능 가운데 이른바 초상영리권은 강학상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과 겹칠 수 있다.

이미 초상권의 권능으로 초상영리권까지 인정하고 있으므로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권리자 스스로 초상권 침해를 주장하는 사안에서는 특별히 퍼블리시티권이라는 개념을 논하지 않더라도 대체로 권리 구제가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재산권적인 성격으로서 양도ㆍ상속성을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 저작재산권에 준하여 권리자 사후에도 일정한 기간 권리가 존속된다고 볼 것인지의 여부, 손해배상액 산정을 저작재산권 침해의 경우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의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법 또는 대법원판결의 법리에 의한 퍼블리시티권 정립이 필요하다.

 

4.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 침해와 면책사유로서의 동의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9호, 송미경 P.3-33 참조]

 

. 초상권

 

초상권은 일반적으로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의 구성요소로 인정되는 일반적 인격권으로부터 파생되는 개별적 인격권의 하나로서,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이다(대법원 200416280 판결, 헌법재판소 2000헌바36 전원재판부 결정).

초상권의 보호대상인 초상 사진이나 영상, 그림 등으로 특정인임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가시적인 특징들을 지칭한다.

얼굴을 포함해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바로 특정인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식 별가능성)의 외관은 초상의 범위에 포함된다. 특정인의 신체 혹은 외관의 일부분 역시 초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신체의 일부분만으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어야 하고, 신체의 일부분만 공표된 상태에서 그 사진이 누구에 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다면 초상권 침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 초상권의 구체적인 내용

 

 촬영작성 거절권: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알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을 함부로 촬영 또는 작성되지 아니할 권리

 

 공표거절권: 촬영된 사진 또는 작성된 초상이 함부로 공표복제되지 아니할 권리.

 

 초상영리권: 초상이 초상주체의 동의 없이 영리 목적에 이용되지 아니할 권리.

 

. 면책사유로서의 동의

 

 초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8. 9. 4. 선고 9611327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39277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31628 판결 등 참조).

 

 초상권 제한의 대표적인 위법성조각 또는 면책사유로 동의를 들 수 있다.

 

* 형법 제24(피해자의 승낙)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

* 저작권법 제35(미술저작물 등의 전시 또는 복제)

 위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는 위탁자의 동의가 없는 때에는 이를 이용할 수 없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언론 등에 의한 피해구제의 원칙)

 언론, 인터넷 뉴스서비스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이하 언론 등이라 한다)은 타인의 생명, 자유, 신체, 건강, 명예,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초상, 성명, 음성, 대화, 저작물 및 사적 문서, 그 밖의 인격적 가치 등에 관한 권리(이하 인격권이라 한다)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언론 등이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이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그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여야 한다.

 인격권 침해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언론 등은 그 보도 내용과 관련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1.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 이루어진 경우

2. 언론 등의 보도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진실한 것이거나 진실하다고 믿 는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인격권은 자신의 인격적 이익에 관한 권리이므로 포기할 수 있다. 본인이 동의하면 인격권 침해가 인정되기 어렵다. 동의를 받고 동의의 범위 내에서 사적 사항을 공개할 경우 위법하지 않다(대법원 1998. 9. 4. 선고 9611327 판결).

 

 다만 동의는 그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고 하는 동의여야 한다. 동의는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묵시의 동의를 인정하기 위한 전제로 촬영과 공표의 범위, 사용 목적을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일 것이 요구된다.

스스로 포즈를 취하거나, 대가를 받은 경우에는 초상의 촬영과 공표에 관해 묵시 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나, 다만 대가를 받았더라도 동 의 범위를 넘어 초상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가 문제 된다.

 

 초상권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수여한 동의의 범위 내에서만 미치는바, 동의가 유효하게 성립한 경우에 동의의 내용과 효력 범위는 의사표시의 해석에 따라 결정된다. 동의의 해석은 계약이 있으면 계약조항이, 계약이 없으면 거래계 관행이나 사회구성원이 통상 생각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초상의 사용 범위가 해석기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초상이 표시된 목적 범위, 또는 통상 생각할 수 있는 예상 범위를 벗어나 다른 형태로 공표된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가 성립된다. 동의가 있는 것으로 착오한 경우라도 초상권자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초 상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동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촬영자나 공표자에게 있다.

 

. 판례의 태도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103185 판결은, 피고가 누드촬영회에서 원고(전문모델)의 동의(모델료 60만 원)에 따라 누드사진을 촬영하고 저작권을 보유하였더라도, 누드사진을 불특정 다수가 열람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하는 것은 촬영동의 당시 허용한 범위를 초과하므로 초상권 침해가 인정된 사례이다.

대법원 2018287928 판결(소액 상고 기각), 피고 회사의 차장으로 근무하였던 원고의 어머니 소 개로 원고가 촬영을 하게 된 점, 원고가 피고로부터 10만 원 및 100만 원을 각 수 령하였고, 그중 10만 원 수령 당시 원고의 어머니가 광고용 모델 촬영 비용건이 라고 기재된 피고 내부 결의서에 결재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고는 위 사진, 동영상이 광고에 사용된다는 등의 사용 범위 등에 관하여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아 초상권 침해를 부정한 위 원심을 인정한 사례이다.

 

. 동의철회

 

동의가 계약에 의한 경우, 계약 취소, 무효 또는 실효 사유가 존재 하지 않는 한, 일방적인 동의철회가 불가하다고 봄이 타당해 보인다.

초상주체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 착오가 중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취소권을 행사하여 당해 계약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나아가 계약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계약의 유지가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대법원 2016249557 판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2018. 11.경 촬영계약을 해지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진의 사용에 관한 허락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허락철회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사진사용이 곧바로 위법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 사용기간의 정함이 없는 촬영계약상 사진의 사용기간(=거래상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다219116 판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다. 따라서 타인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나타나는 사진을 촬영하거나 공표하고자 하는 사람은 피촬영자로부터 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고 사진을 촬영하여야 하고,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사진촬영에 동의하게 된 동기 및 경위, 사진의 공표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 관행, 당사자의 지식, 경험 및 경제적 지위, 수수된 급부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사진촬영 당시 당해 공표방법이 예견가능하였는지 및 그러한 공표방법을 알았더라면 당사자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 다른 내용의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상 허용하였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 이를 공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관하여도 피촬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 피촬영자로 부터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이나, 촬영된 사진의 공표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허용한 범위 내의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촬영자나 공표자에게 있다.

 

 모델 甲이 장신구의 온라인 판매업을 영위하는 乙 주식회사와 ‘촬영한 사진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乙 회사에 있고 乙 회사는 촬영본을 인터넷에 게시 및 출판할 수 있으나, 사진의 초상권은 甲에게 있다. 촬영본의 제3자에 대한 상업적인 제공 및 2차 가공은 불가능하며, 상업적 활용 및 제3자에 대한 제공이 필요할 경우 甲과 乙 회사가 상호 협의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촬영계약을 체결하면서 촬영한 사진의 사용기간에 대하여는 정하지 않았는데, 乙 회사가 자신이 판매하는 장신구를 착용한 甲의 사진을 촬영한 후 위 사진을 제3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 게재하여 사용한 사안에서, 위 촬영계약 문언의 내용과 체계, 거래 관행 등을 고려하면, 甲이 乙 회사에 위 사진을 乙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을 광고하는 목적을 위하여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위 촬영계약의 내용이 기간의 제한 없이 乙 회사에 사진의 사용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사진의 광범위한 유포가능성에 비추어 甲의 사진에 관한 초상권을 사실상 박탈하여 중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인 점, 촬영 동기 및 경위, 경제적 지위, 원고의 식별 정도, 사진의 내용과 양 등까지 고려하면, 사용기간에 대한 명백한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위 사진의 사용기간은 거래상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진의 촬영자이자 공표자인 乙 회사가 甲으로부터 사진에 포함된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이면 기간의 제한 없이 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이다.

 

⑶ 위 판결의 사안을 보면, 피고는 원고의 초상이 포함된 이 사건 사진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였으므로,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동의에 따른 면책항변을 하고, 원고는 위 동의에는 상업적 목적의 사용에 관한 동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주장을 한다. 결국 본건의 쟁점은 원고가 한 동의의 범위에 관한 해석 문제이다.
이 사건 촬영계약 문언의 내용과 체계,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피고가 영위하는 사업, 원고와 피고가 계약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촬영된 이 사건 사진의 내용과 구도, 원고가 피고로부터 대가를 수령한 점과 그 대가의 규모 및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진을 피고가 판매하는 상품을 광고하는 목적을 위하여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사진의 촬영자이자 공표자인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사진에 포함된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이면 기간의 제한 없이 이 사건 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점에 관한 피고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진의 사용을 허용하였다고 볼 수 있는 합리적인 기간을 심리․판단하여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사진사용이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피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이라면 기간의 제한 없이 이 사건 사진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사진사용의 전부가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초상권 및 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였다.

 

5. 초상권침해의 구제수단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9호, 송미경 P.3-33 참조]

 

. 금지청구권 및 간접강제

 

대법원은 인격권 침해에 대한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금지청구 및 간접강제를 허용한다(대법원 9340614, 40621 판결, 대법원 20031477 결정 등).

현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30조 제3, 4항은 침해의 정지 및 예방청구에 관한 명문의 근거를 두었다.

언론보도 외의 다른 원인에 기한 인격권 침해에 대하여는 위 판례의 법리가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된다.

 

. 손해배상청구권

 

판례는 초상권 침해의 경우 침해의 정도가 심각한지를 묻지 않고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인격권 침해에 의한 재산상의 손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입증이 쉽지 않 으므로 대체로 정신적인 손해에 대한 위자료가 문제 되고, 초상권 침해의 경우에도 재산상 손해가 인정된 판결례는 많지 않다.

 

6. 초상권 침해행위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9호, 송미경 P.3-33 참조]

 

. 초상권 침해

 

 초상권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으로부터 도출되는 권리로서, 공개된 장소에서 또는 증거수집 목적으로 이루어졌어도 초상권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

 

 초상권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익형량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바,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에서 구체적으로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 데, 이러한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다.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는데, 위 침해는 그것 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유만으 로는 정당화되지 아니한다. (중략) 초상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 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하여 위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이 가려진다.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 첫째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이하 침해법익’)의 내용 및 그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이 있고, 둘째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및 침해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이 있다. 그리고 일단 권리의 보호영역을 침범함으로써 불법행위를 구성 한다고 평가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여야 한다.

 

. 판례의 태도(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된 사례)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보험회사 직원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장해 정도에 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의 일상생활을 촬영한 행위가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이다.

 

보험회사가 피해자들의 장해 정도가 거짓이라고 의심하여 촬영에 나아갔는데, 피해자들의 장해가 실제로 있었던 사안이었다.

 

만약 피해자들의 장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를 확인하고 증거로 사용하기 위한 촬영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31628 판결

 

 언론사가 , 의 동의 없이  등의 양가 상견례, 데이트 장면 등을 상세히 묘사하고,  등을 무단으로 촬영한 사진을 싣는 보도를 하여,  등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촬영을 당한  등이 재벌 2세였던 사안인데, 재벌 2세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뿐이지 공인의 지위에 있는 자가 아니라는 점도 판단의 근거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 위법성 조각에 대한 입증책임

 

 일단 초상권 침해행위로 인정되더라도, 만약 가해자가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점을 입증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위 대법원 200416280 판결).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청구함에 있어 가해행위의 위법성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초상권 침해행위를 비롯한 인격권 침해에 관하여는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을 가해자가 부담한다.

 

형법 제310조에 따른 명예훼손죄의 위법성조각사유(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입증해야 한다.

 

이러한 입증책임의 전환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판단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위 행위에 위법성이 없으며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7. 사생활 비밀의 침해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320-1328 참조]

 

. 사생활권의 의의

 

 헌법 제10조 제1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316, 317조에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한 개인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여러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사람은 자신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을 함부로 타인에게 공개당하지 아니할 법적 이익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은 그것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이 아닌 한, 비밀로서 보호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31628 판결 : 갑 주식회사 등이 을, 병의 동의 없이 을 등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양가 상견례, 데이트 장면 등을 상세히 묘사하고, 을 등을 무단으로 촬영한 사진을 함께 싣는 보도를 한 사안이다. 참고로, 사생활 비밀에 대한 부당한 침해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점은 국군보안사령부의 노무현 등에 대한 민간인 사찰에 관한 대법원 1998. 7. 24. 선고 9642789 판결에서 이미 선언된 바 있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그 밖에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되거나 그림으로 묘사되지 않고 공표되지 않으며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 이러한 초상권은 헌법 제10조 제1문에 따라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31628 판결).

 

 헌법 제10조는 헌법 제17조와 함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는데, 개인은 사생활이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않을 소극적인 권리뿐만 아니라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도 가진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642789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227455 판결).

 

 그러므로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위 침해는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않는다(대법원 1998. 9. 4. 선고 9611327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39277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227455 판결).

 

. 사생활 비밀 침해의 유형

 

 신체·장소적 사적 영역에 대한 침입 또는 그 사적 사항에 대한 침투(예컨대 주거 안을 들여다 본 경우,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데이트 장면에 대한 몰래카메라 촬영, 전화나 사적인 대화의 도청 또는 비밀녹음, 불법계좌추적 등)

 

 사생활의 공개(예컨대 가슴성형수술 사실의 공개, 성행위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의 공개, 범죄자의 실명 공개 등):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의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공표된 사항이 일반인의 감수성을 기준으로 하여 그 개인의 입장에 섰을 때 공개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에 해당하고 아울러 일반인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서 그것이 공개됨으로써 그 개인이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가질 사항 등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15922 판결 등 참조).

 

. 명예훼손과의 차이점

 

상당히 많은 경우에 같은 행위에 의하여 명예훼손 및 사생활 비밀 침해가 함께 행하여지지만(예컨대 사생활을 침해하여 이를 공개한 경우), 이론적으로 양자는 구별되어야 한다.

 

 명예훼손은 사회적 평가에 대한 침해인 데 비하여 사생활 비밀 침해는 사회적 평

가와 관계없이 그것으로 인하여 정신이나 감정에 고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면 인정된다.

 

 법인이나 死者는 명예의 주체는 될 수 있지만 사생활 비밀의 주체는 되기 어렵다.

 

 원상회복에 관한 제764조는 명예훼손의 경우에만 적용되고(감소된 사회적 평가의 회복을 위하여) 사생활 비밀 침해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8. 사생활 비밀 침해와 위법성

 

. 이익형량에 의한 위법성 조각

 

 총설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의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더라도,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해당하고, 공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초상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하여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이 가려진다.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 첫째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이 있고, 둘째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이 있다.

 

 그리고 일단 권리의 보호영역을 침범함으로써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평가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여야 한다.

 

 판례의 태도

 

 대법원 1998. 9. 4. 선고 9611327 판결 : 실리콘 백을 이용한 유방성형수술의 현황과 문제점을 방영한 PD수첩 프로그램에서 유방확대수술로 인한 부작용 사례로 원고의 사례를 방영하였는데, 방영 당시 원고의 모습이 그림자 처리되기는 하였으나, 그림자에 원고의 옆모습 윤곽이 그대로 나타나고 음성이 변조되지 아니한 관계로 방송을 시청한 원고의 친척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은 그 당사자가 원고임을 알 수 있었고 이로 인하여 그들에게 원고가 유방확대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게 된 사안에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프로그램을 방송한 것은 일반 국민들에게 실리콘 백을 이용한 유방확대수술의 위험성을 알리고 그로 인한 보상 방법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서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공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할 것이나, 그러한 수술을 받고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례로 위 방송에서 소개된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점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에 속한 사항이지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위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위와 같은 의학적, 법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제작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위하여 위 방송에서 소개된 사람이 원고임을 밝힐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원고의 신분노출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원고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원고가 위 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은 원고의 사생활의 비밀을 무단 공개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16280 판결 : 피고 A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의 직원들인 피고 2, 3이 원고들이 피고 A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1, 2의 후유장해 정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원고들 몰래 원고들의 사진을 촬영하여 법원에 제출하였는데, 그 사진의 내용은 원고들이 일상생활에서 장해부위를 사용하는 모습으로서 원고들의 아파트 주차장, 직장의 주차장, 차량수리업소의 마당, 원고 3의 어린이집 주변 도로 등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된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한 것이며, 위 피고들은 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원고들을 몰래 지켜보거나 미행하고 때에 따라서는 차량으로 뒤따라가 사진을 촬영한 사안에서, “위와 같은 위 피고들의 행위는 특정의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계속적으로 주시하고 미행하면서 사진을 촬영함으로써 원고들에 관한 정보를 임의로 수집한 것이어서, 비록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보호영역을 침범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이 부분에 관하여 같은 결론에 이른 판단은 정당하다. 한편, 피고들에게는 위 침해행위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이익, 즉 위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여 얻는 재산상 이익, 허위 또는 과장된 청구를 밝혀내어야 할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이익, 부당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함으로써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보험가입자들의 공동이익 등이 있고, 이는 원고들의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 충돌하는 이익이 된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판단하건대, 피고들의 침해법익의 하나인 보험가입자들의 공동이익이나,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이익도 구체적인 사실에 관하여서 허위주장을 하지 않는 경우에까지 이러한 이익들이 원고들의 인격적 이익보다 더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양 법익 내용의 비교), 원고들의 피해영역 또한 일반적으로 공개가 허용되는 가장 바깥 테두리의 영역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그 중간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피해법익의 중대성), 촬영한 사진의 내용 역시 타인에게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사진촬영과정에서 미행·감시당함으로써 자신들의 일상생활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은 결코 피해정도가 작다고 할 수 없다(피해 정도). 뿐더러, 위 손해배상소송에서 피고들이 촬영한 위 사진이 법원에 제출된 다음 원고 1에 대하여 실시된 재감정 결과에 의하더라도 기왕증 고려 전의 후유장해는 요추부 24%, 경추부 23%로서 피고들이 잘못 감정되었다고 주장하는 1차 감정 결과와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고, 다만 요추부에 대한 기왕증의 고려 여부 및 장해기간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이러한 차이는 사진촬영으로 밝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사진촬영을 할 필요성이나 효과성은 인정하기 어렵고, 한편 원고들이 주장하는 장해 정도가 허위라거나 과장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피해이익의 보호가치는 인정된다(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더 나아가 소송당사자는 먼저 자신의 법테두리 안에서 증거를 수집하여야 함은 물론, 이를 넘어서는 증거수집은 법적인 절차에 따라 하여야 하며 스스로 타인의 법영역을 무단으로 침범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는바, 감정 결과에 불복이 있을 경우 그 감정과정이나 장해 정도의 평가에 의학적, 논리적, 경험칙상 발견되는 객관적인 잘못이나 의문점을 지적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송절차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아니하고 무단히 타인의 법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보충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위 사진촬영에 특별히 긴급한 사정이 있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며(침해행위의 보충성, 긴급성), 또한 피고 측에서 8일이라는 상당기간에 걸쳐 미행을 하거나 차량으로 추적을 하여 몰래 숨어서 촬영함으로써 피고들이 원치 않는 사생활의 일면까지 침해함으로써 그 침해방법 역시 합리적이라고도 보여지지 아니한다(침해방법의 상당성). 이러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측이 원고들에 대하여 저지른 침해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여지지는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와 달리 피고들의 행위가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였으면서도 그 판시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는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관한 법리와 위법성조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라고 판시.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3990 판결 : 피고인들 사이의 간통 범행을 고소한 피고인 1의 남편인 A가 피고인 1의 주거에 침입하여 수집한 후 수사기관에 제출한 혈흔이 묻은 휴지들 및 침대시트를 목적물로 하여 이루어진 감정의뢰회보의 증거능력이 문제 된 사안에서,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국민의 사생활 영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감정의뢰회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 공소외인이 피고인1의 주거에 침입한 시점은 피고인 1이 그 주거에서의 실제상 거주를 종료한 이후이고, 위 감정의뢰회보는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증거라 할 것이므로 공익의 실현을 위해서 위 감정의뢰회보를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 1의 주거의 자유나 사생활의 비밀이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1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앞서 본 법리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라고 판시.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31628 판결: 언론사가 유명 재벌가 사람의 결혼 상견례, 데이트 장면 등을 몰래 촬영하여 보도한 사안에서,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들은 원고들의 동의 없이 원고들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양가 상견례, 데이트 장면 등을 상세히 묘사하고, 원고들을 무단으로 촬영한 사진을 함께 싣는 이 사건 보도를 함으로써 원고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였고, 또 원고 2의 동의 없이 그녀의 얼굴을 무단으로 촬영하고 그 사진을 게재하여 이 사건 보도를 함으로써 그 초상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이 사건 제2, 5기사 중 원고 2의 초상과 원고 1의 세부적인 사생활 장면이 나타나는 사진을 제외한 부분의 보도는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된 원고들의 사생활 영역에 관한 사항을 상당한 방법으로 공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비록 이로 인하여 원고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더라도 그 위법성이 조각되고, 피고들이 이 사건 제1, 3, 4, 6기사를 공표하고 이 사건 제2, 5기사 중 위에서 본 사진 부분을 공표한 행위는 원고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원고 2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관련 법리들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언론의 취재 및 보도의 자유, 초상권, 취재방법의 위법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라고 판시.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227455 판결 : 아파트 입주자 이 아파트 단지 내에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다른 입주자 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에게 욕설을 하였는데, 위 아파트의 부녀회장 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의 동영상을 촬영하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에게 전송하였고, 이 다시 이를 아파트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 전송한 사안에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입주자는 공동주택에 광고물·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하였던 점, 이 게시한 현수막의 내용은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에 대한 동영상이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송된 점을 고려하면 의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초상권 침해행위이지만,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이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 사례.

 

. 승낙에 의한 위법성 조각

 

본인의 승낙을 받고 승낙의 범위에서 그의 사생활에 관한 사항을 공개할 경우 이는 위법한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본인의 승낙을 받은 경우에도 승낙의 범위를 초과하여 승낙 당시의 예상과는 다른 목적이나 방법으로 이러한 사항을 공개할 경우 이는 위법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9. 4. 선고 9611327 판결(유방확대수술 부작용 보도 사건) : 피고1이 원고로부터 아무도 원고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하여 달라는 조건하에 취재 및 방영을 승낙 받은 이상 영상을 모자이크 무늬로 가리고 음성을 변조하는 등 원고 주변 사람들을 포함한 일반인들이 피촬영자가 원고임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한 다음 이를 방영하여야 하고, 그러한 방법에 의하여 원고의 신분노출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편으로 이러한 방법을 취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육성을 그대로 방송하는 등 앞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방송함으로써 원고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피촬영자가 원고임을 알 수 있도록 한 이상 이는 원고의 승낙 범위를 초과하여 승낙 당시의 예상과는 다른 방법으로 부당하게 원고의 사생활을 공개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 회사가 종전 뉴스데스크 프로그램에서 원고의 뒷모습을 방영하고 육성을 그대로 방송함에 대하여 원고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든가 원고가 피고 1의 전화 인터뷰에 응하여 주고 나아가 방송 출연을 승낙하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 하여 이 사건 방송에 있어 원고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도록 방영하는 것에 대한 승낙까지 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103185 판결 : 타인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나타나는 사진을 촬영하거나 공표하고자 하는 사람은 피촬영자로부터 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고 사진을 촬영하여야 하고,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사진촬영에 동의하게 된 동기 및 경위, 사진의 공표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당사자의 지식, 경험 및 경제적 지위, 수수된 급부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사진촬영 당시 당해 공표방법이 예견 가능하였는지 및 그러한 공표방법을 알았더라면 당사자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 다른 내용의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상 허용하였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 이를 공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관하여도 피촬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 피촬영자로부터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이나, 촬영된 사진의 공표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허용한 범위 내의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촬영자나 공표자에게 있다.  이 한국누드사진가협회의 지회가 실시한 누드촬영회에서 모델 의 음부 부위와 음모가 노출되고 얼굴까지 나타나는 2장의 사진을 촬영한 후 그 중 1장은 회원가입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사진을 열람할 수 있는 위 협회 인터넷사이트에 게시하고, 다른 1장은 협회와 무관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게시하여 해당 사이트 회원이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사안에서, 위 사진들이 의 동의하에 촬영되어 에게 저작권이 있다 하더라도, 의 음모뿐만 아니라 음부까지 노출된 사진들을 불특정 다수가 자유로이 열람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하는 것은 이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 허용하였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고, 이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사진들의 공표에 관하여 의 동의를 받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음은 물론 로부터 위 사진들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삭제해 달라는 명시적 요구를 받고도 거절하였으며, 이 받은 모델료가 60만 원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219116 판결 : 모델 이 장신구의 온라인 판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와 촬영한 사진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회사에 있고  회사는 촬영본을 인터넷에 게시 및 출판할 수 있으나, 사진의 초상권은 에게 있다. 촬영본의 제3자에 대한 상업적인 제공 및 2차 가공은 불가능하며, 상업적 활용 및 제3자에 대한 제공이 필요할 경우   회사가 상호 협의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촬영계약을 체결하면서 촬영한 사진의 사용 기간에 대하여는 정하지 않았는데,  회사가 자신이 판매하는 장신구를 착용한 의 사진을 촬영한 후 위 사진을 제3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 게재하여 사용한 사안에서,   회사에 위 사진을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을 광고하는 목적을 위하여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회사가 으로부터 사진에 포함된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이면 기간의 제한 없이 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 범죄사실 보도 관련

 

 일반 국민들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제반 범죄에 관하여 알권리를 가지고 있고(대법원 1999. 1. 26. 선고 9710215, 10222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대중 매체의 범죄사건 보도는 범죄 행태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사회적 규범이 어떠한 내용이고 그것을 위반하는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제재가 어떻게, 어떠한 내용으로 실현되는가를 알리고, 나아가 범죄의 사회·문화적 여건을 밝히고 그에 대한 사회적 대책을 강구하는 등 여론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따라서 대중 매체의 범죄사건 보도는 일반적으로 공공성이 있는 것으로 취급할 수 있으며(대법원 1998. 7. 14. 선고 9617257 판결 등 참조),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범인에 관한 정보 역시 범죄사건 보도에 필요한 요소가 되어 범죄사실과 함께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가 될 수 있는 경우가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한편, 보도 내용이 범죄사실, 특히 수사가 진행 중인 피의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언론 보도가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사후 정정보도나 반박보도 등의 조치에 의한 피해구제만으로는 사실상 충분한 명예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의자나 피해자 또는 그 주변 인물들이 입게 되는 피해의 심각성을 아울러 고려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10215, 1022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언론기관이 피의자를 특정하여 그에 대한 범죄사실을 보도하기 위해서는, 그 보도 목적의 공익성과 보도 내용의 공공성을 갖추어야 하고 그 보도에 앞서 범죄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하며, 기사의 작성 및 보도시에도 당해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인하여 일반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보도의 내용 및 그 표현방법 또한 객관적이고도 공정하여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50213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2937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언론기관이 범죄사실을 보도하면서 피의자를 가명이나 두문자 내지 이니셜 등으로 특정하는 경우에는 그 보도 대상자의 주변 사람들만이 제한적 범위에서 피의자의 범죄사실을 알게 될 것이지만,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범죄사실을 보도하는 경우에는 피의자의 범죄사실을 알게 되는 사람들의 범위가 훨씬 확대되고 피의자를 더 쉽게 기억하게 되어 그에 따라 피의자에 대한 법익침해의 정도 역시 훨씬 커질 것이므로, 범죄사실의 보도와 함께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피의자의 실명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공공의 정보에 대한 이익과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을 비교형량한 후 전자의 이익이 후자의 이익보다 더 우월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전자의 이익이 더 우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그 보도의 내용이 진실과 다를 경우 실명이 보도된 피의자에 대한 법익침해의 정도는 그렇지 아니한 경우보다 더욱 커지므로, 언론기관이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범죄사실을 보도할 경우에는 그 보도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주의의무는 더 높아진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71 판결).

 

 여기서, 어떠한 경우에 피의자의 실명보도를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더 우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범죄사실의 내용 및 태양, 범죄 발생 당시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배경과 그 범죄가 정치·사회·경제·문화에 미치는 영향력, 피의자의 직업, 사회적 지위·활동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여부, 범죄사건 보도에 피의자의 특정이 필요한 정도, 개별 법률에 피의자의 실명 공개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지 여부,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침해되는 이익 및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의 광협 등을 종합·참작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에 관한 것이거나 사안의 중대성이 그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갖고 있어 공공에게 중요성을 가지거나 공공의 이익과 연관성을 갖는 경우 또는 피의자가 갖는 공적 인물로서의 특성과 그 업무 내지 활동과의 연관성 때문에 일반 범죄로서의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서 공공에 중요성을 갖게 되는 등 시사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에는, 개별 법률에 달리 정함이 있다거나 그 밖에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더 우월하다고 보아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보도하는 것도 허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71 판결).

 

 그리고 개인은 자신의 성명의 표시 여부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지나, 성명의 표시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과 밀접불가분한 관계에 있고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한도에 있으며 그 표현내용·방법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그 성명의 표시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범죄사실에 관한 보도 과정에서 대상자의 실명 공개에 대한 공공의 이익이 대상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인정되어 실명에 의한 보도가 허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실명이 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의 성명권이 위법하게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71 판결).

 

라. 원고의 무단현수막게시행위, 폭행 장면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전송한 피고들의 행위가 초상권침해와 관련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27455 판결)

 

 원고는 층간소음에 항의하러 온 피고 2와 다툼을 벌이다가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고, 피고 2는 원고의 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였다.

원고는 위 행위에 대해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또한 아파트 단지 내에 관리사무소에 신고하지 않은 현수막을 게시하다 피고 3으로 부터 제지를 당하자 욕설을 하였고, 피고 2는 원고의 이러한 행동도 휴대전화로 촬영하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피고 1에게 전송하였다.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은 폭행 장면 촬영 부분은 형사절차상 증거 수집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되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고, ‘현수막 게시 촬영 부분은 공적 논의의 장에 스스로 나선 원고가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한다는 이유로, 각 촬영 부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무단 현수막 게시 행위, 폭행 장면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전송한 피고들의 행위가 초상권 침해와 관련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이다.

 

⑶ 원고의 무단 현수막 게시 행위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전송한 피고들의 행위가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에서, 초상권 침해와 관련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 사례이다.

 

아파트 입주자 갑이 아파트 단지 내에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다른 입주자 을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을에게 욕설을 하였는데, 위 아파트의 부녀회장 병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갑의 동영상을 촬영하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정에게 전송하였고, 정이 다시 이를 아파트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 전송한 사안에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입주자는 공동주택에 광고물ㆍ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갑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하였던 점, 갑이 게시한 현수막의 내용은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갑에 대한 동영상이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송된 점을 고려하면 갑의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초상권 침해행위이지만,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ㆍ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갑이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았다.

 

9. 위법한 사생활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금전배상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또는 초상권의 침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고통이 수반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43165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39277 판결 등 참조).

 

 원상회복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764조를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데, 적어도 진실이라도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아니한 사실이 함부로 공개된 전형적인 사생활 침해의 사안유형에 관한 한, 이를 허용하여서는 안 된다.

 

. 금지청구권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되고 있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인격권에 기한 방해배제 또는 방해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언론보도나 예술작품 등의 표현물에 의한 사생활 비밀의 침해를 이유로 그 침해의 배제, 특히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려면 표현의 자유와의 관계에서 보다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