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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의 배신】《믿었던 대상에게 배반 당했을 때의 고통은 견디기 힘들다. 그래도 또르가 여전히 귀엽고 예쁜 걸 보면, 내가 여전히 ‘짝사랑’하고 있음이 분명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또르가 변절을 했다.
사랑을 받기 위해 사랑을 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 아프다.
또르 부르기 내기를 할 때마다 다른 가족들에게 먼저 달려 간다.
남자들끼리 뭉쳐야 사는데, 이놈이 여자들을 더 좋아한다.
사내 녀석이 겁쟁이다.
모르는 택배 아저씨가 오면 겁 먹고 쏜살같이 도망쳐 커튼 구석에 머리를 처박고 숨는다.
근데도 내가 혼내면 가늘고 조그만 목소리로 앵앵거리면서 악착같이 나에게 덤벼든다.
‘NO.1’의 자리를 노리나 보다.
나쁜 녀석!
믿었던 대상에게 배반 당했을 때의 고통은 견디기 힘들다.
은혜를 원수로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과 믿음에 대한 상실감과 절망감 때문이다.
배반은 어쩌면 자신의 진실하지 못한 삶의 결과이며, 부족하고 성실하지 못한 사랑의 대가일지 모른다.
그래도 또르가 귀엽고 예쁜 걸 보면, 내가 여전히 ‘짝사랑’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다른 식구들이 없을 때는 내게도 눈길을 주고, 내 품 안으로 달려 온다.
오늘은 처음으로 손수 목욕을 시켰다.
배반의 상처가 쉽게 가라앉지 않지만,
예수님에게도 ‘유다’라는 배반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어야 겠다.
에구, 까칠하지만 귀여운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