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진정한 부자는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6. 7. 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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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부자는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다.]【윤경변호사】

 

<SBS 교양프로그램 “인생게임-상속자”를 보고> *스포일러 있음.

 

우연히 SBS에서 방영한 “인생게임-상속자”를 시청했다.

마치 우리가 속해있는 자본주의의 본질과 속성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내용도 놀랍고, 결말도 뜻밖이다.

 

시청자들 대부분은 ‘샤샤샤’가 우승할 것이라 예상했고, 나 역시 그녀가 우승하기를 바랬다.

 

여대생 샤샤샤는 현실에서 지독한 가난과 맞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

학자금 대출 1,500만 원 중 천만 원만 갚아도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샤샤샤는 악착같이 우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런데 그녀는 탐욕의 무리수를 두었다.

상속자가 된 후 돈을 빼돌리기 위해 뒷거래를 하고, 사람을 이용하는 등 부정직함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동맹약속을 깨뜨면서도 별다른 죄책감 없이 그것을 남의 탓(후임 상속자)으로 돌리는 비열함도 보였다.

 

그래도 난 마음 한구석으로는 그녀가 우승하길 바랬다.

얼마나 그 비참한 현실을 탈피하고 싶었으면, 그토록 악착같이 행동했을까 하는 이해와 공감, 동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비정규직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을 쟁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준재벌상속자(강남베이글)의 승리였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1등 욕망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운 채 진심으로 동료 참가자들을 대했고, 그것이 다른 참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기 욕심만을 위해 담합을 하고 음모를 꾸몄던 사람들은 모두 순위에서 탈락했다.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준재벌상속자가 승리한 결과에 대해 사람들은 씁쓸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달리 보면 이 결과야 말로 가장 정직하다.

스스로 똥손과 흙수저라고 자신을 지칭했던 그녀(샤샤샤) 역시 끊임없는 노력의 대가로 결국 2등을 차지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별다른 죄책감 없이 약속을 깨는 등 신의를 저버리고, 돈을 빼돌리거나, 상속자가 된 후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약자들을 괴롭히는 등의 부정과 불법행위를 저질렀던 점은 여전히 가슴 아프다.

포기할 줄 모르는 불굴의 의지를 지닌 그녀가 정직하게만 행동한다면, 현실에서도 언제든지 1등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위 프로그램은 자본주의에 따른 계급화와 인간의 추한 욕망을 잘 그리고 있다.

오히려 이런 점이 더 씁쓸하다.

 

그럼에도 자본주의가 실상은 ‘가장 신분계급의 변화(계층간의 이동)가 심한 제도’란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큰 위안’이다.

 

영원한 부자, 영속적인 권력은 없다.

아무 것도 안 가진 사람이 왕이 되고, 대장군이 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100대 부자를 조사해 보면, 자수성가한 부자들(83%)이 상속부자들(17%)보다 훨씬 많다.

 

위 프로그램을 한 번 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돈이 아니다.

진정한 부자란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