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윤경 변호사】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20-30년 전 대한민국에서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등을 준비하는 고시생이라면 한번쯤 읽었을 책이 있다.
고시생들의 오리엔테이션 길잡이의 바이블(Bible)격인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고시 합격 수기’를 모아 놓은 것인데, 비슷한 이름의 책이 여러 권 발간되어 있었다.
1980-90년 대에 국가고시를 준비한 고시생이었다면 적어도 이 책을 읽어보았거나 이야기라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도 고시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고시합격에 대한 부푼 꿈을 키웠다.
제목이 너무 비장해서 다소 웃길 수도 있지만, 당시 고시생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 질 것이다.
고시에 합격만 하면 그야말로 대박이었지만, 실패하면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것도 감수해야만 했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고시생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온 몸을 던져 도전한 사람들이었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지금의 법조인들은 이 책 제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금 이 말을 읊조리는 변호사들의 입에서는 웃음이 나온다.
세상이 그만큼 빨리 변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주변 환경과 사회는 쉼 없이 변화하고 있다.
법조계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변화와 위기의 시점에 와있다.
전문가가 자격증 하나만으로 성공을 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고 있는 젊은 변호사들이 많이 보인다.
사람들은 대개 멀리 빛이 보일 때가 아니라 뜨거운 열기로 고통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가서야 변화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낀다.
그리고 늦은 후회를 한다.
변화된 상황에 맞게 변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런 변화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위험이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자에게 행운은 찾아오지 않는다.
행운의 여신은 이렇게 속삭인다.
‘오랜 만에 그를 만났다. 변함이 없어 좋다고 말을 했지만, 변한 게 없어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을 것 같다.’
돌궐제국의 명장 톤유쿠크의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변화 없이는 누구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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