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계사회가 도래한 것으로 난 착각하고 있었다.]【윤경 변호사】
이제 새해가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금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가족모임’을 가졌다.
짐바브웨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큰처남부부가 잠시 귀국해 있어 온 가족이 모두 모였다.
손주들이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모두 모여 장모님의 입이 귀에 걸리셨다.
난 친가에선 7남매 중 귀염둥이 막내인데, 처가에선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 맏사위다.
가족모임이란 ‘처가모임’을 말한다.
아이들은 부르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지칭하는 것이고, 친가쪽은 할아버지 앞에 ‘친’자를 붙여 ‘친할아버지’라고 호칭한다.
내 생일을 비롯한 우리 가족생일이나 아이들 졸업, 입학 등도 모두 처가에서 챙긴다.
장모님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시어 냉장고에 밑반찬을 넣어주고 가신다.
해외여행도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7-8번 다녀왔다.
세계사 수업시간에는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가면서 여성들의 세계사적 패배가 이루어졌다고 배웠다.
그런데 내가 어른이 된 지금 순식간에 부계사회가 무너지고 모계사회가 도래했다.
새해 첫날인 내일도 아이들을 데리고 처갓집에 간다.
식사를 함께 하고 스튜디오(studio)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을 것이다.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은 서운해 하실지 모르겠다.
그래도 모계사회의 도래를 미리 예견하고 여자들 틈에서 잘 적응해 살고 있는 막내 아들을 대견해 하시리라 믿는다.
또르가 NO.1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것만 잘 견제하면 된다.
몇 년 후 아들만 가진 사람들은 날 부러워 할 것이다.
난 딸만 둘이지 않던가?
그런데 잠깐만!
내 입장에서는 분명 모계사회가 맞는데, 처남들 입장에서는 너무도 완벽한 부계사회다.
내가 너무 앞서 갔나?
아니면 잘못 예측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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