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난 오늘도 아무 생각이 없이 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새벽에 일어나 산책길에 나섰다.
어두컴컴하다.
1시간 40분 동안 걷고 나니 어느새 먼동이 튼다.
걸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오로지 원초적 감각만 느껴진다.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치는 감촉,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어디선가 나뭇잎 타는 냄새 말이다.
걷고 있는데도 조용히 편안하게 앉아서 명상을 하는 것 같다.
요즘은 아무 생각 없이 벤치에 앉아 있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음악을 듣다보면 1-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엄청난 사색에 잠겨 있는 줄 아는데, 정작 난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그 멍 때리는 시간이 너무 좋고 편할 뿐이다.
성취욕에 사로 잡혀 있었던 젊은 시절에는 빈둥거리는 시간에 대해 죄책감이 느껴졌는데 말이다.
사무실에서도 정말 가끔 아무 생각 없이 의자에 깊숙이 파묻혀 먼 산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이 모습을 본 누군가 불쑥 다가와 묻는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또 새로운 전략을 구상 중인가?”
내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아무 생각도 안 해!”라고 대답하면, 제발 부탁드린다.
그 말 좀 믿어 주면 좋겠다.
'변호사 윤경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발효음식의 중독성, 보리굴비]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0) | 2018.09.14 |
---|---|
[내 사주팔자에 역마살은 없는데...]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0) | 2018.09.13 |
[와인(Wine) 안주로 카레를 먹는 미친 녀석이 여기 있다.]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0) | 2018.09.12 |
[또르는 어디 가고 웬 토깽이가?]【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0) | 2018.09.11 |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0) | 2018.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