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자신의 약점을 공개하는 것은 유리한 전략일까](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3. 4. 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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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약점을 공개하는 것은 유리한 전략일까](윤경변호사)

 

<약점의 공개는 ‘동질감’과 ‘신뢰감’을 부여한다>

 

논리적이고 확신에 차 있는 사람을 동경할 지언정 별다른 매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펙 면에서 완벽하거나 뛰어난 능력을 지닌 허점이 없는 사람에게는 호감이 잘 가지 않는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 역시 존경을 할지언정 함께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절대 아니다.

 

반면, 커다란 성취를 이룬 사람이나 똑똑하고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자신의 고민과 갈등을 공개하거나 허점을 드러내고 고민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들은 친해지고 싶고 더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

 

왜 그럴까.

 

-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주거나, 그 사람도 나와 다를 것이 없는 같은 종류의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주거나, 경우에 따라 ‘동정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 약점을 감추고 싶은 곳이 본능인데, 공개하기 어려운 약점을 내보인 자체가 ‘진실성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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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투명 마케팅(transparenting marketing)>

 

기업들이 약점을 공개하는 '투명 마케팅(transparenting marketing)'을 쓰는 이유도 동일하다.

 

화제를 모은 TV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프로 가수들이 계급장을 떼고 경쟁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치열하게 연습하는 과정뿐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였다. 프로들도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제품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장점이든 단점이든 솔직히 드러내는 기업을 더 선호한다.

우월성만을 강조하는 일방적 메시지보다 약점을 인정하는 투명한 메시지는 경쟁사의 주장에 대해 면역이 생기는 '예방접종 효과(inoculation effect)'도 기대할 수 있다.

즉 약점을 미리 공개함으로써 ‘약점의 지적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그 결과 약점 이외의 다른 내용에 신뢰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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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기업 ‘AVIS’의 승리 -Avis No.2 광고>

 

미국 렌트카 회사의 1위는 Hertz였다.

2위는 에이비스(Avis)였는데 늘 적자라는 게 문제였다.

에이비스는 2등을 인정하고 No.2 광고(2등 마켓팅 광고)를 하기로 했다. 2등을 인정하자는 것이었다. 마켓팅이란 자신의 제품이 얼마나 좋고 뛰어난 일인지를 알리는 일인데, 누가 스스로를 2등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결국 에이비스의 No.2 캠페인은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고, AVIS는 결국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때 에이비스가 한 캠페인의 키워드는 이런 것이었다.

We're No.2 in a rent cars. So why go with us?(우리는 렌트카 회사에서 2위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를 이용할까요?)

 

에이비스는 2위이기에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하였다.

이때 그들이 가슴에 단 슬로건은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합니다.(We are number two, Therefore we try harder)"였다.

 

2위라는 불리한 포지션을 소비자에게 솔직하게 고백함으로써 “정직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덤으로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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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은 그 약점 공개가 '진정성(authenticity)'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짓으로 약점을 공개할 경우 치명적이다.

 

게다가 너무 자주 약점을 공개하면, ‘결함이 상존하고 나약하며 문제가 많은 인간’이나 ‘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약점을 습관적으로 공개하면 ‘자기 암시’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