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문제가 있다는 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상처는 그저 아픔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품을 수 있는 가장 깊은 향기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4. 2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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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다는 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상처는 그저 아픔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품을 수 있는 가장 깊은 향기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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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요?”

그저 스쳐가는 인사일 뿐인데,

때때로 어떤 질문은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절망에 빠진 청년에게 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청년은,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마치 오래 참고 있다가 터뜨리듯 한참 동안 쏟아냈습니다.

 

노인은 조용히 들었고,

말끝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와 같은 사람들에게 어울릴만한 아주 평화로운 곳이 하나 있네.

아무 문제도 없고,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 곳이지.”

 

청년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런 곳이 있다면 지금 당장 데려가 주세요.”

 

노인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곳은 바로 공동묘지일세.

내가 아는 한, 문제 없는 사람은 거기 있는 사람들뿐이니까.”

 

살면서 아무 문제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죽은 사람들뿐입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문제와 함께 살아갑니다.

 

진주도 처음엔 상처였습니다.

조개는 몸속에 들어온 날카로운 모래알을

참아내지 못해 그 위에 체액을 덧씌웁니다.

그렇게 견디고, 품고, 감싸며

오랜 시간 끝에 만들어낸 것이 바로 그 영롱한 진주입니다.

 

소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에 상처가 나야 비로소 송진의 향을 뿜습니다.

 

그리고 모과도 그렇습니다.

상처는 모과에게 아픔이지만, 동시에 감미로운 향기입니다.

온전한 모과보다

상처 입은 모과에서 더 짙고 은은한 향기가 퍼집니다.

상처는 그저 아픔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품을 수 있는 가장 깊은 향기이기도 합니다.

 

문제가 있다는 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슬픔도, 눈물도, 그 모든 감정은

무덤으로 향하지 않고 있다는 고맙고도 분명한 신호입니다.

 

그러니 상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건 결국,

당신만의 향기로 다시 돌아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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