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판례<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치사죄 및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죄>】《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의 구분기준(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인천항 갑문 보수공사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에서, 도급인 및 그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성립 여부가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건설공사 현장에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관계수급인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 중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는 ‘도급인’에 해당하여 그 근로자의 사망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자는 ‘건설공사발주자’로서 위와 같은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는지 여부(적극) /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도급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을 해석할 때 고려하여야 할 점 /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가 사업주에 대하여 각종 의무를 규정한 취지 및 같은 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에서 위 규정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취지 /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 등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그 자체로 같은 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9조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와 관련하여, 사업의 일부 또는 전문 분야 공사 전부를 도급 주는 사업주 중 그 사업주의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도급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제29조 제1항), 그 위반행위를 벌금형으로 처벌하되(제70조), 추락, 토사 붕괴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이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도급 사업주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제29조 제3항, 제68조 제3호). 반면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은 “도급”의 의미를 “명칭에 관계없이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말한다(제2조 제6호).”라고 정의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도급인에 해당하는 사업주로 하여금 도급인의 사업장(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장소를 포함한다)에서 작업을 하는 자신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서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함으로써(제63조),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였다. 또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기존의 규정을 유지하면서 그 법정형을 상향하는 한편(제169조 제1호), 의무위반의 결과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수급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형사처벌하고, 사망사고가 반복될 경우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여(제167조) 도급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였다. 한편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건설공사발주자’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제2조 제7호 단서),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다시 도급하는 자는 제외한다.”라고 정의하는 한편(제2조 제10호),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하여 별도의 조항에서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부과하고(제67조) 그 위반행위를 과태료 부과의 대상으로 정하였다(제175조 제4항 제3호). 이에 따르면 건설공사 현장에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관계수급인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 중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는 도급인에 해당하여 그 근로자의 사망에 관하여 개정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자는 건설공사발주자로서 위와 같은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도급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의 해석에서는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 체계나 입법 경위와 함께, 개정법상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 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도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라는 점, 다만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공사의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에 한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위와 같은 사항과 함께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가 사업주에 대하여 각종 의무를 규정한 취지는 산업재해나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업주에게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구체적 안전작업지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을 시행할 의무를 부과하려는 데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38조 제4항 및 제39조 제2항은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제정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22. 10. 18. 고용노동부령 제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43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며, 덮개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뒤집히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6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밀폐공간에서 근로자에게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경우 사업장 내 밀폐공간의 위치 파악 및 관리 방안 등 내용이 포함된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625조에서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 사다리 및 섬유로프 등 비상시에 근로자를 피난시키거나 구출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구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73조, 제168조 제1호에서 제38조, 제39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 등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관계 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9조 위반죄가 성립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황성욱 P.615-648 참조]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2 공사(이하 ‘피고인 공사’라 한다)는 항만시설 신설, 개축, 유지, 보수 및 준 설 등에 관한 공사의 시행 및 항만의 경비, 보안, 화물관리, 여객터미널 등 항만의 관리, 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사업주이고, 피고인 1은 피고인 공사의 대표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과 관계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이다.
피고인 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인천항 갑문의 보수공사 과정에서 수급인 회사의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인 공사의 대표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 자인 피고인 1이 도급인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상 부담하는 안전보건조치의무에 위반 하여 사고가 발생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로 기소되었으며, 위 사고와 관련하여 중대재해 이후 실시된 근로감독관의 정기감독 과정에서 사고의 원인이 된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 사실이 시정되지 않은 것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로 각각 기소되었다.
나. 제1심과 원심의 판단
⑴ 제1심은, 피고인 공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가 아니라 「사업주」에 해당하며, 피고인 공사의 사장인 피고인 1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으므로,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져 근로자 사망 결과가 발생한 이상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에 관한 책임을 부담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피고인들의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정기감독 시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또한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 공사에 대하여 벌금 1억 원,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징역 1년 6월을 각 선고하면서 피고인 1을 법정구속하였다.
⑵ 이에 반하여 원심은, 피고인 공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한 고의가 있다거나 책임 을 묻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 파기환송)
⑴ 위 판결의 쟁점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의 구분기준이다.
⑵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와 관련하여, 사업의 일부 또는 전문 분야 공사 전부를 도급 주는 사업주 중 그 사업주의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도급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제29조 제1항), 그 위반행위를 벌금형으로 처벌하되(제70조), 추락, 토사 붕괴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이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도급 사업주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제29조 제3항, 제68조 제3호). 반면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은 “도급”의 의미를 “명칭에 관계없이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말한다(제2조 제6호).”라고 정의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도급인에 해당하는 사업주로 하여금 도급인의 사업장(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장소를 포함한다)에서 작업을 하는 자신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서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함으로써(제63조),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였다. 또한 개정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기존의 규정을 유지하면서 그 법정형을 상향하는 한편(제169조 제1호), 의무위반의 결과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수급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형사처벌하고, 사망사고가 반복될 경우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여(제167조) 도급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였다. 한편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건설공사발주자’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제2조 제7호 단서),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다시 도급하는 자는 제외한다.”라고 정의하는 한편(제2조 제10호),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하여 별도의 조항에서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부과하고(제67조) 그 위반행위를 과태료 부과의 대상으로 정하였다(제175조 제4항 제3호). 이에 따르면 건설공사 현장에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관계수급인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 중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는 도급인에 해당하여 그 근로자의 사망에 관하여 개정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자는 건설공사발주자로서 위와 같은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도급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의 해석에서는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 체계나 입법 경위와 함께, 개정법상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 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도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라는 점, 다만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공사의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에 한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위와 같은 사항과 함께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⑶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가 사업주에 대하여 각종 의무를 규정한 취지는 산업재해나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업주에게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구체적 안전작업지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을 시행할 의무를 부과하려는 데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38조 제4항 및 제39조 제2항은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제정된「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 제3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안전보건기준규칙(2022. 10. 18. 고용노동부령 제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43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 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며, 덮개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뒤집히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6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밀폐공간에서 근로자에게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경우 사업장 내 밀폐공간의 위치 파악 및 관리 방안 등 내용이 포함된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625조에서는 “사업주는 근로자가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 사다리 및 섬유로프 등 비상시에 근로자를 피난시키거나 구출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구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73조, 제168조 제1호에서 제38조, 제39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 등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관계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9조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도7733 판결 등 참조).
⑷ 인천항 갑문 정기보수공사의 도급을 받은 업체 소속 직원이 갑문 상부 난간에서 H빔을 하강시키는 작업을 하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에서, 공사를 도급 준 법인인 피고인 1과 그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인 피고인 2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임
⑸ 원심은, 건설공사의 시공을 직접 수행할 자격이나 능력이 없이 건설공사를 다른 사업주에게 도급할 수밖에 없는 자인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임의로 이러한 외관을 야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법상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할 뿐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도급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는데, 피고인 1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할 뿐이므로 피고인 1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성립할 여지가 없고, 설령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법 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거나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음
⑹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고인 1은 항만 핵심시설인 갑문의 유지․보수에 관한 전담부서를 두고 있으면서, 피고인 1의 사업장에서 진행된 갑문 정기보수공사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산업재해의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 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갑문 정기보수공사에 관한 높은 전문성을 지닌 도급 사업주로서 수급인에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 1은 건설공사 시공자격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단순한 건설공사발주자를 넘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② 피고인 2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로서 안전보건기준규칙이 정한 중량물 취급시의 사고 위험이나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등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험 방지에 필요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러한 의무 위반과 직원의 추락,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③ 피고인 1은 위 사망사고 발생 후 약 1주일이 지나고도 사고현장에서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안전․보건조치를 다하지 않았으므로, 원심의 무죄 판단에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와 도급인의 구분,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 및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함
3.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의 구분기준(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2호 황성욱 P.615-648 참조]
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치사죄 및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 일반론
⑴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관계수급인) 근로자치사죄
㈎ 사업주 또는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도급사업주의 경우 관계수급인 근로자)치사죄(이하 ‘근로자치사죄’라 한다)는 ① 사업주(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9조) 또는 도급사업주(제63조)가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였고, ② 그 위반으로 인하여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를 처벌하는 범죄이다.
㈏ 근로자치사죄는 가벌적 고의의 범죄행위가 본래 구성요건적 결과를 넘어 행위자가 예견가능했던 중한 결과를 야기한 경우 중한 형벌에 처하도록 규정된 범죄구성요건으로 진정 결과적 가중범에 해당한다.
㈐ 결과적 가중범은 고의범과 과실범의 단순한 결합이 아닌 특별한 결합이며, 결과적 가중범을 단순 과실범보다 가중처벌하는 것은 중한 결과가 ‘고의의 기본범죄 안에 전형적으로 내포된 위험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한 과실범의 결과야기보다 행위반가치가 크다는 데에 있다.
㈑ 근로자치사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행위반가치 및 위험 실현의 양상이 유사한 다른 법률의 결과적 가중범에 비하여 높은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
㈒ 따라서 근로자치사죄 성립을 위해서는 기본범죄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이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라 한다)에 대한 고의와 근로자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의 발생과 함께 구성요건적 행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⑵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
㈎ 이 사건 범죄사실 중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피해 근로자 사망 이후 실시된 정기감독 시 발견된 사업장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에 관한 것으로(피해자 사망의 원인이 된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죄는 근로자치사죄의 기본범죄로 결과적 가중범이 인정되는 이상 별도로 성립하지 않음), 그 기본구조는 근로자치사죄의 기본범죄와 동일하다.
㈏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는 사업주 또는 도급사업주에게 부과된 안전조치의무, 보건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로, 진정부작위범이자 거동범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근로자 상해나 사망과 같은 결과가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의무 위반의 상태가 있으면 곧바로 성립한다.
㈐ 판례는 덤프트럭 상차작업 중 트럭이 밀려 내려가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사망한 사안에서,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으로서는 현장작업 운전자들이 스스로 앞서 본 바와 같은 위험발생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 작업에 임할 것으로 믿기만 하여서는 안 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위험발생의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 등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하면서,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는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등에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관계 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71조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도7733 판결.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이전의 사안이다)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
㈑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가 고의범인지 과실범을 포함하는 개념인지에 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형법 이론상 결과적 가중범의 기본범죄는 고의범에 한하므로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 역시 고의범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판례도 구 산업안전보건법(2016. 1. 27. 법률 제139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67조 제1호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하여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라고 판시(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8도10845 판결)하여 같은 태도로 볼 수 있다.
㈒ 또한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는 부작위범의 일종으로, 범죄 성립을 위한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로 구성요건적 상황, 명령된 행위의 부작위 및 개별적 행위가능성을 필요로 한다. 부작위범의 구성요건적 상황은 행위자가 부작위에 머물러 있음으로 인하 여 당벌성을 근거지울 수 있게 된 상황을 의미하는바,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에서 는 「사업주」, 「도급인 사업주」와 같은 행위자표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 다음으로 명령된 행위의 부작위는 행위자가 구체적 상황하에서 구성요건실현을 회피하도록 명령 또는 요구된 행위를 하지 않은 것을 말하는바,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그 하위법령에서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각종 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개별적인 행위 가능성과 관련하여, 행위자가 객관적인 위급 상황에서 명령․요구된 행위를 개인적으로 할 수 있었음을 의미하는데, 명령․요구된 행위를 수행하기 위한 외적 조건이나 행위자의 신체적 능력 등이 존재할 것을 요하나, 산업안전보건법이 사업주(또는 도급인 사업주)에게 요구하고 있는 안전보건조치는 이행능력 범위 밖의 무제한적인 포괄적 안전보건조치 또는 결과방지의무라고 보기는 어렵고, 법령상 요구되는 안전보건조치 이외의 안전보건조치 미이행의 경우에 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이므로, 실제 형사사건에서 개별적 행위 가능성이 문제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 그 밖에 부진정부작위범에 있어서는 결과발생 및 부작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문제되나, 결과발생을 요하지 않는 단순거동범인 대부분의 진정부작위범의 경우 결과발생이나 인과관계 자체가 문제 되지 않으므로,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 역시 이러한 요건이 문제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한편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죄 역시 고의범이므로, 본죄 성립을 위해서는 구성요건적 불법실현(단순거동범이므로 살인죄의 사망, 절도죄의 점유배제와 같은 「결과발생에 관한 고의」 개념을 상정할 수는 없다고 본다)에 관한 고의가 필요하다. 부작위범에서의 고의는 부작위범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즉 구성요건적 상황의 존재, 명령된 행위의 부작위 및 개별적 행위가능성의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작위범과 마찬가지로 확정적 고의에 한하지 않으므로, 고의의 인식 대상에 대한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므로, 사업주(혹은 도급인 사업주)에 해당할 수 있다는 미필적 인식으로도 본죄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
나.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 책임인정 구조
⑴ 2019년 전부 개정 전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 사업주의 책임인정 구조
㈎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어 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이하 ‘신법’이라 하고, 전부 개정 전 구 산업안전보건법을 ‘구법’이라 한다)은 정의규 정에서 「“도급”이란 명칭에 관계없이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말한다.」(제2조 제6호)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법은 도급이나 도급인의 개념에 관한 명확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
㈏ 도급인 사업주는 수급인 사업주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이므로 형사처벌 규정을 포함한 구법의 각종 규정을 바로 적용할 수 없으며, 직접 고용을 전제로 한 제23조(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제24조(사업주의 보건조치의무) 규정 및 이를 바탕으로 한 다른 규정(위 각 의무 위반으로 사망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 규정인 제66조의2 등) 또한 바로 적용될 수 없다.
㈐ 반면 구법은 도급인 사업주에 적용되는 별도의 조문(제29조)을 두고 있었는데, 제29조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그 위반에 따른 형사책임(제68조 제3호)을 부과하고 있었으며, 대법원은 도급인 사업주에게는 원칙적으로 수급인 사업주의 업무와 관련한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⑵ 구법상 도급인 안전보건조치 규정의 구조와 작동방식
㈎ 도급인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규정은 구법 제68조 제3호인 데, 위 조항은 구법 제29조 제3항 위반행위를 처벌하고 있었다. 구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 중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도급인 사업장 내 위험장소(22개) 내에서의 작업에 한하여 도급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규정으로, 구법 제29조 제1항은 이러한 안전보건조치의무의 발생 요건과 관련하여, 같은 장소에서 도급인 사업주와 수급인 사업주의 근로자가 작업을 하여야 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도급의 대상이 된 업무가 사업 전체 중 일부에 해당하거나(제1호), 전문분야 공사의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 전부를 도급 준 경우(제2호)일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 결국 구법상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도급인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사업의 일부 또는 전문 분야 공사 전부를 도급하면서 도급인 근로자와 수급인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해야 하며(구법 제29조 제1항의 요건), 작업장소가 추락, 토사 붕괴 등 22개 위험발생 장소인 경우(구법 제29조 제3항의 추가요건)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이었다.
⑶ 신법상 도급인 책임규정에 관한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 신법의 입법 취지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의 소관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발간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20. 1. 16.)에 따른 도급시 산업재해예방 운영지침”(이하 ‘운영지침’이라 한다)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건설공사발주자 개념을 규정한 배경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도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와 건설공사발주자의 안전조치 및 보건 조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었으나,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 규정 이 없어 일부 혼란 발생”을 이유로 들고 있다.
㈏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 정의 규정 관련
운영지침은 도급 개념과 관련하여, 「구법상 도급인에 대한 별도 정의가 없으나, 사 업 장소, 사업 목적 및 사업수행과정의 관련성 등을 기준으로 도급인 여부를 판단하였다.」라고 하면서, 구법은 도급인의 사업장소에서 도급인의 사업목적 달성에 본질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업의 생산․제조 등 일련의 과정 중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는 경우에 한하여 도급인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건설공사발주자와 관련, 구법에는 별도 건설공사발주자에 관한 정의규정이 없었으나, 「발주자」 개념은 구법 제18조의2의 안전보건조정자 선임의무 규정에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0호에 따라 건설공사를 건설사업자에게 도급하는 자’로, 구법 제30조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의무 규정에서는 건설공사를 타인에게 도급하는 자로 사용되었다고 적고 있다.
㈐ 도급 여부 판단 기준에 관련
운영지침은 신법이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폭넓은 보호를 위해 도급의 정의를 일의 완성 또는 대가의 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으로’ 확대하고 있으므로, 계약의 명칭(용역, 위탁 등)에 관계없이 자신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도급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도급인의 업무에 해당한다면 사업목적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경우에도 도급에 포함된다면서, 관련성이 없는 경우 의 예시로 ① 기계장치, 전기․전산설비 등 생산설비에 대한 정기적․일상적인 정비․유지․보수 등, ② 경비․조경․청소 등 용역서비스, 통근버스․구내식당 등 복리후생시설 운영 등을 들고 있다.
한편 신법의 도급은 수급인(또는 도급인)이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사업주임을 전제(도급인 및 수급인과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3자 관계)로 한 것이므로 사업주가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개인사업자에게 자신의 업무를 맡기는 계약의 경우는 제외된다고 해석하고 있기도 하다.
㈑ 건설공사발주자와 도급인의 구별 관련
운영지침은 신법하에서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경우 도급을 준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 여 총괄․관리한다면(자기공사자) 도급인 책임을, 그렇지 않다면 건설공사발주자 책임 을 지게 되는데,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지 여부는 당해 건설공사가 사업의 유지 또는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인지, 상시적으로 발생하거나 이를 관리하는 부서 등 조직을 갖췄는지, 예측 가능한 업무인지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제조업 등에서 기계․설비의 정비, 수리 및 유지관리 등을 도급하는 경우 건설공사발주자가 아닌 도급인 책임을 지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도급 대상 업무가 건설공사에 해당할 경우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도급인 책임 또는 건설공사발주자 책임을 지게 된다고만 설명하여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⑷ 신법에 따른 도급인 책임인정 구조
㈎ 구법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하여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인정하고, 그 위반행위만을 처벌하며,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별도의 가중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음에 반하여, 신법은 수급인 또는 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책임범위를 확대하여 도급인의 사업장 내 모든 장소(22개 장소에 국한되지 않음) 및 도급인의 사업장 밖이라도 도급인이 지정․제공한 경우로서 지배․관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21개 위험장소)에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도급인으로 볼 수 있는 사업주가 그 책임장소에서 관계수급인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직접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와 마찬가지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고, 그 위반 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며, 위반행위가 원인이 되어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치사죄 이외에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형사책임을 지게 되지만, 도급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도급을 준 사업주가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할 경우 안전보건조치의무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신법도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하여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기는 하나[제67조(건설공사발주자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그러나 건설공사발주자의 산재예방조치의무 위반에 대하여는 행정벌인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의 제재만이 규정되어 있어(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 제4항 제3호), 의무 위반행위나 이로 인한 산재 발생 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 ‘건설공사발주자’ 규정의 해석 기준
⑴ 문제의 소재
㈎ 신법은 기업이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으나 산재 발생 예방을 위한 조치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업무를 도급, 위임 등으로 제3자에게 전가하는 소위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하여, 도급 사업주에 대하여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폭넓게 인정하기는 하였으나, 구법에 없던 개념인 건설공사발주자 개념을 도입하여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하여는 이러한 일반적 안전보건조치의무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는 건설공사의 의미는 “토목, 건축과 관련된 자재, 노동력, 각종 기계 설비를 투입하여 조직적으로 하는 생산 업무”로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건설공사의 의미와 일치한다. 그런데 신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설공사」는 다섯 가지 법률에 의한 건설공사(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전기공사업법 제2조, 정보통신공사업법 제2조, 소방시설공사업법 제2조,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바, 신법이 정의하고 있는 건설공사 의 범위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건설공사’의 용례보다 지나치게 넓어 영세 제조업을 제외하고는 기업이 행하는 대부분의 생산관련 활동이 건설공사로 포섭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 그러나 법문 해석상 도급인 중 ‘위 건설공사’에 관한 도급인 전부가 건설공사발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중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한 도급인은 여전히 도급인으로서 형사처벌 규정의 수범자에 해당한다. 「건설공사」, 「도급」, 「발주」의 개념은 법문에 이미 정의되어 있거나, 해석상 이론의 여지가 있기 어려우므로 결국 건설공사 발주자 해석 기준에 관한 모든 견해는 모두 「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였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에 관한 견해 대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⑵ 검토 (종합적 고려설)
도급계약의 체결 양태, 공사현장에서 업무수행의 방식이나 도급인의 수급인 업무 개입의 정도는 사안별로 천차만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를 명확한 선을 그어 구분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다음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 등이 신설된 경위, 도급인의 안 전보건조치의무가 직접사용자의 그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된 점에 비추어 보면 신법은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한 반성적 고려가 작용하여 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건설공사발주자 개념은 구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신법을 체계적으로 해석해 보면 건설공사발주자에 포섭될 경우 형사처벌 면제의 결과로 이어지므로, 이를 확장해석할 경우 도급현장 사고에 대한 도급주의 책임 강화라는 사회적 합의에 역행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도급인의 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 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 관계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일부 하급심판결이, ‘도급인이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않고서는 수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보건조치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고 도급인의 총괄․관리가 필수적인 경우에 한하여 건설공사발주자가 아닌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신법의 도급인 의무의 중첩적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 도급주의 책임 강화라는 입법 취지와 상충된다고 보아야 한다.
㈐ 따라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 도급과 관련한 안전․보건조치의무 및 그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의 해석에서는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 체계나 입법 경위와 함께, 개정법상 도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 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 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 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도급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라는 점, 다만 개 정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공사의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에 한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 이러한 측면에서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위와 같은 사항과 함께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 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라.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의 검토
⑴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의 사실관계를 검토해 보면,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갑문 유지 및 관리를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는 피고인 공사는 항만 핵심시설인 갑문의 유지․보수에 관한 전담부서를 두고 있으면서, 피고인 공사의 사업장에서 진행된 갑문 정기보수공사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산업재해의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 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갑문 정기보수공사에 관한 높은 전문성을 지닌 도급 사업주로서 수급인에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고인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공사 시공자격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갑문 정기보수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자로서 단순한 건설공사발주자를 넘어 수급 사업주와 동일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중첩적으로 부담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피고인 1은 사고 당시 피고인 공사의 대표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관계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로서 갑문 정기보수공사가 시행되던 장소에 중량물을 취급할 수 있는 하역운반기계 등 설비를 갖추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 등 안전보건기준규칙이 정한 중량물 취급 시의 사고 위험이나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등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험 방지에 필요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 등이 H빔을 내리는 작업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추락,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또한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공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에 불과하다거나,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 보건법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발주자와 도급인의 구분,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⑵ 피고인 공사는 항만공사법에 의하여 항만시설의 개발 및 관리․운영에 관한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항만을 경쟁력 있는 해운물류의 중심기지로 육성하기 위하여 2005년에 설립되었고, 항만 핵심시설인 갑문의 유지 및 관리는 피고인 공사의 주된 설립 목적 중 하나로, 피고인 공사는 갑문 보수공사의 설계, 시공, 감리 등 준공까지의 전 과정을 기획하고, 설계도면도 직접 작성하였으며, 수급업체의 보수공사 공정률을 매주 점검하면서 수급인의 공정상황을 고려하여 설계도면을 직접 변경하기도 하였다.
⑶ 피고인 공사는 갑문 유지보수공사의 시공에 필요한 철강구조물공사업 등록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그 산하에 갑문 운영․관리 및 갑문시설물 유지보수를 주업무로 하는 전담부서인 ‘갑문운영팀’을 두고 있었고, 갑문운영팀의 갑문설비파트 직 원 6명은 갑문의 일상점검, 주간점검, 분기별 점검, 반기별 점검을 수행하였다. 피고인 공사가 국유재산인 이 사건 갑문에 관하여 대한민국과 체결한 관리위탁 계약에는 갑문시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유지보수가 위탁계약의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고, 갑문시설은 항만 내 핵심시설로 피고인 공사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개년 사업으로 매년 갑문시설의 정비․보수 계획을 수립․시행하여 왔다. 피고인 공사는 위와 같이 계획한 갑문시설 정비․보수 사업의 일부를 시행하고자 수급인 회사 등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업장인 인천항 갑문에서 보수공사를 하도록 갑문 정기보수공사를 도급한 것이었다.
⑷ 다. 피고인 공사는 자본금이 5조 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인 반면, 피해자가 속한 △△△△은 자본금 10억 원, 상시 근로자수 약 10명에 불과한 소규모 기업이다.
⑸ 피고인 공사의 위험성평가표에는 사고 이전부터 중량물 취급과 관련된 사고 위험이 지적되어 있었으며, 피고인 공사의 현장감독관인 강○○은 사고가 발생하기 일 주일 전쯤 이미 현장에 H빔 내리는 작업에 사용된 윈치 프레임이 놓여 있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⑹ 피고인 공사는 피해자가 작업하던 사고지점 인근 갑문 상부에 단부와 약 1.9m 거리를 두고 철제 안전난간을 설치하였으나, 이 안전난간은 피해자의 작업장소인 맨 홀이 위치한 구간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피해자는 사고 당시 안전모, 안전화, 안전그네 및 안전대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피해자가 착용하였던 안전그네에 연결된 안전대는 최대한 펼쳐질 경우 1.8m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기는 하나 평소 길이는 1m 정도에 불과하였으며, 사고 당시 위 안전난간에 고정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⑺ 피해자는 위와 같이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안전대를 고정하지 않 은채 윈치 프레임을 사용하여 중량물인 H빔을 내리는 작업을 하던 중, 윈치 프레임이 넘어지면서 폭 1.7m 남짓인 갑문 아래로 추락하자, 윈치 프레임 컨트롤러 및 H빔에 연결된 가이드 줄을 잡고 있던 피해자도 함께 18m 아래 갑문 바닥으로 추락하여 그 자리에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였다.
⑻ 대상판결(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은 신법에 도입된 건설공사발주자의 개념과 관련하여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의 구분 기준을 최초로 제시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