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몸 움직이기 싫어지는 순간】《씨앗을 심고, 기다리지 못한 원숭이처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0.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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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ThxIxQRQ0A

 


【몸 움직이기 싫어지는 순간*】《씨앗을 심고, 기다리지 못한 원숭이처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아침 햇살이 커튼 틈새로 스며드는 시간, 눈을 떴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이 있다.
마음이 아니라 몸이 먼저 말한다.
“오늘은 그냥… 누워 있어.”
 
나이 들어 근육이 줄어들고, 그 빈틈으로 노쇠가 스며든다.
한 번 무너진 하루는 다시 세우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나는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킨다.
그 순간의 선택이 오늘 하루를 살릴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이 들수록 루틴이 필요하다.
매주 세 번씩 하던 운동이 더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 나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움직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렇지만 매일 문을 열고 휘트니스 센터로 나가는 건, 나에겐 고행과도 같다.
 
원숭이 이야기가 있다.
망고 시즌이 오면, 세상 모든 우울이 단숨에 녹아내린다.
햇살을 머금은 황금빛 과일이 시장에 넘쳐나는 그때, 사람들의 표정엔 설렘이 묻어난다.
어느 마을에도 망고 과수원이 있었고, 여름이면 그곳은 빛나는 보물창고가 되었다.
 
하지만 그 망고를 바라보는 건 과수원 주인만이 아니었다.
건너편 밀림의 원숭이들도 매일같이 목을 길게 빼고 기다렸다.
드디어 첫 망고가 가지 끝에서 황금빛을 발하자, 원숭이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과수원으로 몰려갔다.
그리고… 돌멩이가 날아들었다.
누군가는 머리에 피를 흘렸고, 누군가는 망고를 움켜쥔 채 맞아 떨어졌다.
망고 나무가 있는 곳이면 4천 년 동안 반복되어 온 풍경이었다.
 
그해 여름, 4천 년 만에 처음으로 원숭이들의 회의가 열렸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우리는 하누만의 후예다.
옛날엔 인간의 상처를 치료해준 은인인데, 이제는 망고 몇 개 때문에 돌팔매질을 당한다니.”
 
머리 좋은 한 원숭이가 제안했다.
“우리만의 망고 나무를 심자. 씨앗은 망고 안에 있다. 과수원에서 하나 훔쳐다가 심으면,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모두 박수를 쳤고, 젊고 날쌘 원숭이가 파견됐다.
그는 망고 하나를 번개처럼 따 와, 의식처럼 땅에 씨앗을 묻었다.
 
그날부터 기다림이 시작됐다.
반나절이 지나도, 하루가 지나도… 흙 위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이틀, 사흘, 나흘… 기대는 점점 지루함에 밀려났다.
다섯째 날, 원숭이들은 결국 땅을 파헤쳤다.
씨앗은 그저 씨앗이었다.
 
우두머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봐라, 인내심이 없으니 이 모양이다. 적어도 열흘은 기다렸어야지.”
 
그러나 그 말을 끝까지 들은 원숭이는 없었다.
모두 다시, 돌멩이가 빗발치는 과수원으로 향했다.
 
인내심이 부족한 내 자신에게 들려주는 우화이자, 죽비이다.
씨앗이 나무로 자라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씨앗의 잘못이 아니라 내 인내심이 시험받는 기간이다.
 

 

1759371817147.mp4
1.20MB

 



https://youtu.be/xW5OxKtZw1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