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를 보내며.】《길들여진다는 것의 기쁨과 아픔.》〔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또르가 큰아이 집으로 가는 날이다.
보내기 전, 반려견 케어센터에서 정성스레 목욕을 시키고 단정하게 미용을 마쳤다.
뽀얗게 피어오른 털만큼이나 녀석을 향한 내 마음도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미용 전에 같이 산책을 했다.
"또르야, 산책 갈까?“
이 말을 알아듣는 또르는 금세 눈이 반달이 된다.
앞발을 들썩이며 문 앞을 맴도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또르가 행복해하는 순간이 곧 나의 행복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아무래도 나는 또르가 건네는 이 설명할 수 없는 마법에 단단히 홀린 모양이다.
오늘, 큰사위가 와서 또르를 데려갔다.
그 작은 몸을 품에 안고 돌아서는 순간, 내 심장은 어김없이 찡하고 시큰해졌다.
언제나 그렇듯, 이별은 여전히 낯설고, 여전히 아프다.
또르가 반쯤 열린 차창 너머로 나를 빤히 바라본다.
그 까만 눈동자가 "아빠, 나 두고 어디 가?"라고 묻는 것만 같아 가슴 한구석이 찡해온다.
언제나 그렇듯, 떠나보내는 마음은 시리고 아프다.
아무래도 나는 이 작은 생명체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모양이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 속 여우의 말이 떠오른다.
“길들여진다는 말은 그건 서로에게 특별해진다는 뜻이지. 네가 날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야.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수만 마리의 강아지 중 또르가 내게, 그리고 내가 또르에게 특별한 이유.
그것은 우리가 서로의 시간을 나누며 깊이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특별한 존재란 없다.
관계에 의하여 특별해질 뿐이다.
지금 눈앞의 낯 모르는 사람이 피를 콸콸 쏟는다 해도
몇 분 후면 당신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어떤 계기로 그 존재를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은 달라진다.
그가 고개만 조금 숙여도 당신의 가슴은 미어질 것이며,
그의 시선이 가는 방향에 따라 당신은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할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또르의 모습을 계속 볼 수만 있다면, 갑질을 당해도 좋다.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