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공제약정의 유효요건으로서 공제의 대상으로 하는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도 요구하는지 여부/ 공제약정을 한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허용한 약정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임대차보증금에서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을 공제하기로 약정한 임차인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임대인이 회생채권으로 주장할 수 있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범위가 다투어진 사건]
【판시사항】
[1] 강행법규에 반하지 않는 공제약정의 효력(유효) 및 이때 공제의 대상으로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 공제약정을 한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허용한 약정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소극)
[2] 손해배상 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
[3] 甲 주식회사가 乙 은행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하면서 임대차계약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에 근거하여 임차인의 관리인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임차인은 위약벌 및 손해배상 예정액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임대인은 이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였는데, 그 후 甲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甲 회사의 관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사안에서, 관련 판결에서 10%로 감액된 손해배상 예정액은 공제약정에 따라 공제할 수 있으나, 위약벌은 임대차보증금과 견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甲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상 공제약정에 기하여 위약벌까지 공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는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공제에 관한 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 공제 요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공제 기준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공제의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한지 등을 자유롭게 정하여 당사자 사이에 그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때 당사자가 공제의 대상으로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반드시 어떠한 견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 제145조는,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제한 없이 상계권을 행사함에 따라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 채무자로부터 우선하여 변제를 받음으로써 회생채권자 등 상호 간의 공평을 해하고 또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회생채권자 등의 상계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규정으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원칙적으로 공제에는 상계 금지를 정한 채무자회생법 제145조를 비롯하여 상계적상, 상계의 기판력 등 상계에 관한 법률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이로써 상계보다 강한 담보적 효력을 가진다. 상계와 공제가 복수 채권⋅채무의 상호 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소멸의 원인이라는 유사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공제에 관하여 채무자회생법 제14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는, 공제의 대상이 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있다면 공제를 허용하더라도 회생채권자 등 상호 간의 공평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공제에 관한 회생채권자 등의 정당한 기대를 보호하는 한편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에 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사자가 공제하기로 약정한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없더라도 그 약정 자체는 유효하지만, 어느 일방에 대하여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라면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제한 없이 허용하여 채권자 상호 간의 공평을 해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약정은 더 이상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
[2]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서,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함과 함께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경고를 함으로써 채무이행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기능이나 목적이 있다.
이러한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은 국가가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불평등을 제거하고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계약의 체결 또는 그 내용에 간섭하는, 사적 자치의 원칙에 대한 제한의 한 가지 형태이다. 법원은 위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와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할 때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그사이에 발생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때 손해배상 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면,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으로서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손해배상액 예정의 경위와 거래관행뿐 아니라, 기록상 알 수 있는 채권자의 실제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의 크기와 이에 대한 손해배상 예정액의 비율을 충분히 고려함으로써, 손해배상 예정을 약정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다른 회생채권자들 사이의 공평을 해하지 않고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3] 甲 주식회사가 乙 은행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하면서 임대차계약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에 근거하여 임차인의 관리인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임차인은 위약벌 및 손해배상 예정액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임대인은 이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였는데, 그 후 甲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甲 회사의 관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사안에서, 위 손해배상 예정액은 본질적으로 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甲 회사가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乙 은행은 임대차계약의 해지로 인하여 향후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였던 차임 상당액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건물을 다시 임대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등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었음이 명백하고, 이는 미지급 차임, 관리비 등과는 구별되는 손해이며, 원래 약 24개월분의 차임 상당액으로 약정되었던 손해배상 예정액은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통해 그중 10%로 감액되었는데, 이는 임대차계약 체결 전후의 사정과 공제약정이 규정된 경위, 甲 회사와 乙 은행의 경제적 지위 등의 사정뿐 아니라 위와 같은 乙 은행의 실제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까지 모두 고려된 결과로 정당하고, 乙 은행의 손해와 임대차보증금 사이에 견련성도 인정되므로, 그와 같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라면 공제약정에 따라 공제가 허용되어야 하고, 그러한 결과가 甲 회사의 다른 채권자들 상호 간 공평을 해하거나 甲 회사의 회생에 지장을 가져온다고 할 수도 없으나, 위 위약벌은 임대차계약에 기한 甲 회사의 손해배상의무와 상관없는 甲 회사의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벌에 해당할 뿐이어서 甲 회사가 반환받을 임대차보증금과 어떠한 견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甲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상 공제약정에 기하여 임대차보증금에서 위약벌까지 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는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9. 15.자 공보, 정문경 P.31-37]
가. 사안의 개요
⑴ 원고는 2013. 11. 29. 피고로부터 원고의 본사 사옥으로 사용할 이 사건 건물을 10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함
- 계약 내용 중에는 만약 원고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등에 근거하여 원고의 관리인이 임대차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임차인인 원고는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을 지급해야 하고 임대인인 피고는 이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는 약정이 있었음
⑵ 이후 원고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원고의 관리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으며, 피고는 원고의 회생절차에서 위약벌과 손해배상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함. 원고의 관리인이 전부 이의하여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이 있었는데, 위약벌은 그대로 인정하되 손해배상 예정액은 10%로 감액한 금액으로 피고의 회생채권을 확정하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됨
⑶ 이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가 공제 항변을 하였는데, 위와 같은 위약벌과 손해배상예정액을 공제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됨
⑷ 원심은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에서 확정된 손해배상예정액과 위약벌 전부를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보았고, 이를 공제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할 임대차보증금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함
⑸ 그러나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은, 원심이 10%로 감액된 손해배상예정액을 공제한 것은 정당하지만, 위약벌을 공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나.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⑴ 위 판결의 쟁점은, ① 당사자 사이에서 공제약정을 체결할 때에 그 대상이 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요구되는지 여부(소극), ② 공제약정을 한 당사자 중 일방에 대하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견련성이 없는 채권을 공제하기로 한 약정이 계속 유효한지 여부(소극), ③ 손해배상예정액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요소이다.
⑵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는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공제에 관한 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 공제 요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공제 기준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공제의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한지 등을 자유롭게 정하여 당사자 사이에 그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다227699 판결 참조). 이때 당사자가 공제의 대상으로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반드시 어떠한 견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⑶ 채무자회생법 제145조는,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제한없이 상계권을 행사함에 따라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 채무자로부터 우선하여 변제를 받음으로써 회생채권자 등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고 또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회생채권자 등의 상계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규정으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원칙적으로 공제에는 상계 금지를 정한 채무자회생법 제145조를 비롯하여 상계적상, 상계의 기판력 등 상계에 관한 법률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이로써 상계보다 강한 담보적 효력을 가진다. 상계와 공제가 복수 채권·채무의 상호 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소멸의 원인이라는 유사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공제에 관하여 채무자회생법 제14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는, 공제의 대상이 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있다면 공제를 허용하더라도 회생채권자 등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공제에 관한 회생채권자 등의 정당한 기대를 보호하는 한편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에 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사자가 공제하기로 약정한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없더라도 그 약정 자체는 유효하지만, 어느 일방에 대하여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라면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제한없이 허용하여 채권자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약정은 더 이상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
⑷ 한편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서,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함과 함께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경고를 함으로써 채무이행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기능이나 목적이 있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은 국가가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불평등을 제거하고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계약의 체결 또는 그 내용에 간섭하는, 사적 자치의 원칙에 대한 제한의 한 가지 형태이다. 법원은 위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여부와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할 때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그 사이에 발생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209347 판결,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209347 판결 등 참조). 이때 손해배상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면,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으로서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손해배상액 예정의 경위와 거래관행 뿐 아니라, 기록상 알 수 있는 채권자의 실제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의 크기와 이에 대한 손해배상예정액의 비율을 충분히 고려함으로써, 손해배상예정을 약정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다른 회생채권자들 사이의 공평을 해하지 않고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⑸ 원고는 임차인, 피고는 임대인으로 기간을 10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만약 임차인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등에 근거하여 임차인의 관리인이 본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임차인은 일정 액수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을 지급해야 하고 임대인은 이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약정하였는데, 이후 원고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원고의 관리인이 피고와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자, 피고가 원고의 회생절차에서 위 조항에 근거한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다음, 원고가 반환을 구하는 임대차보증금에서 이를 각각 공제할 것을 주장한 사안임
⑹ 원심은, 원ㆍ피고 사이의 공제약정은 채무자회생법 또는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고, 선행 조사확정재판이 진행된 결과 10%로 감액된 손해배상예정액 및 위약벌 채권의 존재가 확정되었음을 전제로, 위 손해배상예정액과 위약벌 전부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음
⑺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10%로 감액된 ‘손해배상예정액’을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한 것은 정당하지만, ② ‘위약벌’은 원고의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벌에 해당할 뿐 원고가 반환받을 임대차보증금과 어떠한 견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상 이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ㆍ환송함
3. 공제약정의 유효요건으로서 공제의 대상으로 하는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도 요구하는지 여부/ 공제약정을 한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허용한 약정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2025. 9. 15.자 공보, 정문경 P.31-37]
가.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의 판시 대상 주요 쟁점
⑴ 공제약정의 유효요건으로서 공제의 대상으로 하는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도 요구하는 지 여부[쟁점1] 및 공제약정을 한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허용한 약정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쟁점2]
⑵ 손해배상 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쟁점3]
나. [쟁점1] 공제약정의 유효요건으로서 공제의 대상으로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을 요하는 지 ☞ 견련성 불요
⑴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은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다227669 판결의 판시를 원용하여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는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공제에 관한 약정(공제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 공제 기준시점, 공제의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한지 등을 자유롭게 정하여 당사자 사이에 그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확인함
◎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다227699 판결 : 공제는 복수 채권·채무의 상호 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소멸 원인이라는 점에서 상계와 유사하다. 그러나 공제에는 원칙적으로 상계적상, 상계 금지나 제한, 상계의 기판력 등 상계에 관한 법률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부동산임대차관계 등 특정 법률관계에서는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공제의 의사표시 없이도 당연히 공제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점 등에서 공제는 상계와 구별된다. 또한 공제는 상계 금지나 제한과 무관하게 제3자에 우선하여 채권의 실질적 만족을 얻게 한다는 점에서 상계보다 강한 담보적 효력을 가진다. 한편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는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공제나 상계에 관한 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 공제나 상계적상 요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공제 기준시점이나 상계적상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공제나 상계의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한지 등을 자유롭게 정하여 당사자 사이에 그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공제와 상계 중 무엇에 관한 약정인지는 약정의 문언과 체계, 약정의 경위와 목적, 채 권들의 상호관계, 제3자의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⑶ 나아가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에서는 기존 선례를 토대로 공제약정이 효력을 발생하기 위해 공제의 대상으로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반드시 어떠한 견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없음을 부가하여 명시하여 판시함
㈎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 사안은 원고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전에 피고와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서 제19조 제1, 2항에 ‘「채무자 회생 및 관리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119조 또는 제355조에 근거하여 임차인(원고)의 관리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임대차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에서 위약벌과 손해배상예정액을 공제할 수 있고, 임차인은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 없이 동의한다’는 내용의 당사자 간 공제약정(이 사건 공제약정)이 있었던 사안임. 이 사건 공제약정이 유효하려면 대상인 양 채권(원고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 피고의 손해배상예정액 채권, 위약벌채권) 사이에 어떠한 견련성이나 견련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음
㈏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은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는 공제에 관한 약정을 할 수 있다는 위 선례의 연장선에서, 위 선례에서 열거한 사항인 공제요건, 공제 기준시점, 공제 의사표시 요부 외에 ‘어떠한 채권을 공제의 대상으로 정할 것인지도 자유롭게 정하여 그 효력을 정할 수 있음’을 전제로, 공제의 대상인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을 요하는 것도 아니라고 판시한 것으로 볼 수 있음
다. [쟁점2] 회생절차에서의 공제 허용 범위: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회생절차에서는 그 공제약정의 유효요건을 달리 보아야 하는지(견련성 불필요 vs. 회생절차에서는 견련성 필요) ☞ 견련성 필요
⑴ 회생절차에서의 상계 제한
㈎ 채무자회생법상 회생절차에서는 원칙적으로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 채권과 채무의 쌍방이 신고기간만료 전에 상계할 수 있는 때에는 그 기간 안에 한하여 상계가 가능함. 회생절차개시 후에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경우는 상계가 금지되고, 채무자가 지급의 정지 등 위기상태에 있음을 알고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상계가 금지됨
111-1,2
㈏ 판례는 회생절차에서의 이러한 상계 금지의 취지에 관하여 그 상계를 허용할 경우 ‘회생채권자 상호 간의 공평을 해칠 수 있고, 회생절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되는 등 회생채무자의 회생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시하면서 다만 상계의 담보적 작용에 대한 회생채권자의 기대를 보호해 줄 필요가 있는 경우에 상계 금지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판시해 옴[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5다1802 판결(제145조 제2호 상계금지 관련),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5다252501 판결(제145조 제4호 상계금지 관련) 등]
㈐ 아울러 파산절차에서의 상계금지 규정[제422조, 개인회생절차에도 준용됨(제587조)]에 관하여도 ‘파산채권자 사이의 공평을 해지는 결과를 막기 위함’이라는 취지로 판시해 옴[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5다202598 판결(제422조 제2호 단서 (가)목 상계금지 예외 관련),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5다24001 판결(제422조 제2호 단서 (나)목 상계금지 예외 관련) 등]
㈑ 문헌에서는 상계금지에 관한 채무자회생법 제145조, 제422조가 강행규정으로 보아 상계금지 규정에 위반한 상계는 그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음.
㈒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에서는 아래와 같이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를 판시하면서 위 규정이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함
◎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대상판결) : 채무자회생법 제145조는,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가 제한없이 상계권을 행사함에 따라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 채무자로부터 우선하여 변제를 받음으로써 회생채권자 등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고 또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회생채권자 등의 상계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규정으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⑵ 회생절차에서의 공제와 상계의 구별
㈎ 공제는 복수의 채권·채무의 상호 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소멸 원인이라는 점에서 상계와 유사하지만, 상계 금지나 제한과 무관하게 제3자에 우선하여 실질적인 만족을 얻게 한다는 점에서 상계보다 강한 담보적 효력을 가짐(대법원 2024다227699 판결 참조)
㈏ 공제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도산절차에서의 상계에 관한 제한이 적용되지 않음(대법원 2005다1559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공제의 상계보다 강한 담보적 효력은 상계를 더욱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도산절차에서 더욱 강해짐
◎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5다15598 전원합의체 판결 : 생명보험계약의 약관에 보험계약자는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의 범위 내에서 보험회사가 정한 방법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대출이 된 경우에 보험계약자는 그 대출 원리금을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으며, 만약 상환하지 아니한 동안에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위 대출 원리금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면, 그와 같은 약관에 따른 대출계약은 약관상의 의무의 이행으로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보험계약과 별개의 독립된 계약이 아니라 보험계약과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계약이라고 보아야 하고, 보험약 관대출금의 경제적 실질은 보험회사가 장차 지급하여야 할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을 미리 지급하는 선급금과 같은 성격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약관에서 비록 ‘대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이는 일반적인 대출과는 달리 소비대차로서의 법적 성격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에서 대출 원리금을 공제하고 지급한다는 것은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의 선급금의 성격을 가지는 위 대출 원리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한다는 의미이므로 민 법상의 상계와는 성격이 다르다. 결국, 생명보험계약의 해지로 인한 해약환급금과 보험약관대출금 사이에서는 상계의 법리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생명보험회사는 생명보험계약 해지 당시의 보험약관대출 원리금 상당의 선급금을 뺀 나머지 금액에 한하여 해약환급금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생명보험계약이 해지되기 전에 보험회사에 관하여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에 의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어 정리채권신고기간이 만료 하였다고 하더라도 같은 법 제162조 제1항의 상계제한 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
⑶ 회생절차에서 공제약정의 유효 요건으로서 공제대상인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 필요의 근거 ☞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의 판시
㈎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에 반하지 않기 때문에 회생절차에서 공제를 허용하는 것임 → 회생절차의 상계금지 취지에 반하는 공제약정은 더 이상 효력이 없음 →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제한 없이 허용하는 것은 채권자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는 것으로 제145조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어 그 공제약정은 효력 없음사안과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의 판단내용을 단순화하면 아래와 같음
◎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대상판결) : 원칙적으로 공제에는 상계 금지를 정한 채무자회생법 제145조를 비롯하여 상계적상, 상계의 기판력 등 상계에 관한 법률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이로써 상계보다 강한 담보적 효력을 가진다. 상계와 공제가 복수 채권·채무의 상호 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채권소멸의 원인이라는 유사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공제에 관하여 채무자회생법 제14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는, 공제의 대상이 되는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있다면 공제를 허용하더라도 회생채권자 등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지 않고, 오히려 공제에 관한 회생채권자 등의 정당한 기대를 보호하는 한편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에 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사자가 공제하기로 약정한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없더라도 그 약정 자체는 유효하지만, 어느 일방에 대하여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라면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제한없이 허용하여 채권자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약정은 더 이상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
㈏ 쌍방미이행쌍무계약에서 관리인이 계약의 해지를 선택함으로써 상대방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채권은 회생채권이 되는데, 이에 대하여 공제약정에 따른 공제를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해당 채권자의 채권을 공익채권과 같이 취급하여 회생계획에서 정한 권리변경의 효력을 받지 않고 우선변제를 인정하는 것과 유사한 결과가 됨
⑷ 참고로 파산절차에서 파산채권자가 파산선고 후 파산절차 진행 중에 파산관재인과 공제합의를 한 사안에서 위 공제합의는 그 금액에 대하여 다른 파산채권자들보다 우선하여 변제하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가 되어 결과적으로 파산채권자 사이의 공평을 해치는 결과가 됨을 이유로(제422조 제1호의 상계금지의 취지에 반함을 이유로)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았음(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6다223456 판결) → 채권자 사이의 공평을 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공제합의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과 그 논리가 상통함
⑸ 대상사건에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과 손해배상예정액채권, 위약벌채권 상호간의 견련성
㈎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에서는 회생절차에서 공제약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공제 대상인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필요하다는 판시 아래,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 사안에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과 손해배상예정액채권 상호간 견련성이 인정된다고 본 반면 위약벌채권의 견련성을 부정하였음
㈏ 손해배상액예정과 위약벌의 각 법적 성격 등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이 그 판단의 근거로 든 구체적인 사정들은 유사한 사안에서 채권 상호간 견련성을 판단하는 데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임
라. [쟁점3] 회생절차에서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시 고려사항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에서는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의 취지 및 그 고려사항에 대한 기존 선례를 토대로 그에 더하여 손해배상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고려할 사항으로서 앞서 공제약정의 효력 제한과 같은 취지에서 회생채권자간 공평과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함을 언급함
◎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대상판결) : 이때 손해배상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면,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으로서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손해배상액 예정의 경위와 거래관행 뿐 아니라, 기록상 알 수 있는 채권자의 실제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의 크기와 이에 대한 손해배상예정액의 비율을 충분히 고려함으로써, 손해배상예정을 약정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다른 회생채권자들 사이의 공평을 해하지 않고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채무자의 회생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은 대상사안에서 손해배상예정액을 10%로 감액한 것은 위와 같이 회생절차라는 특수성에서 고려할 사항까지 모두 고려된 결과로 정당하다고 판단함
마.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의 의의
⑴ 강행법규에 위반되지 않아 유효한 공제약정이라도 회생절차에서 무조건 유효한 것은 아니고, 회생절차에서의 강행규정인 상계금지 취지에 비추어 양 채권 사이에 견련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손해배상예정을 약정한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손해배상예정액 감액시 추가로 고려할 사항을 명시적으로 판시함
⑵ 회생절차에서의 대상판결(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의 판시는 파산절차와 개인회생절차의 다른 도산절차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