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끝에서 마주한 내면의 결핍.】《떠남과 돌아옴 사이에서 깨닫는 것.》〔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나는 매년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떠난다.
장소는 늘 새로운 곳이어야 한다.
아무리 좋았던 기억이 있어도 한 번 가본 곳은 피하고, 오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만을 목적지로 삼는다.
세월의 무게 때문인지, 이제는 여행의 격식도 달라졌다.
늘 비즈니스석을 예약하고, 좋은 숙소와 이름난 레스토랑을 찾는다.
근사한 요리에 곁들인 와인을 마시며 흥미로운 경험을 즐기는 순간은 분명 황홀하고 멋진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감정이 고개를 든다.
낯선 이국땅에서 문득 그리운 얼굴들이 보고 싶어지고, 우리 집 침대의 안락함이 간절해진다.
한국에서 하던 일상의 업무조차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그렇게 나는 다시 대한민국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귀여운 '또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정해진 일정이 있는 안온한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의 행복과 안락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평온함도 잠시뿐이다.
머지않아 다시 타국의 공기가 그리워지고, 그곳의 분위기가 더 활기찼으며 그곳의 음식이 더 근사했다는 착각에 빠진다.
결국 나는 다시 다음 여행을 계획하며 짐을 꾸린다.
이처럼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만족하는 존재다.
우리 삶이 겉보기에 어떤 모습이든, 그 이면에는 항상 불만족의 그림자가 따라다닌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순간조차 진정한 의미의 '완전한 만족'은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대개 행복하지 않은 원인을 외부 환경에서 찾으려 하지만, 사실 문제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
그 원인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움켜쥐려는 '집착'에 있다.
더 높은 기대, 더 많은 소유, 더 강렬한 쾌락, 그리고 나를 더 자유롭게 해줄 무언가에 집착한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믿는 대상에 끈질기게 매달리는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그것은 결국 불만족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나 역시 이 질긴 집착의 굴레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집착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방향을 바꾸어 생존의 동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여행에 대한 집착을 ‘글쓰기’로,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을 ‘배움’으로, 경험에 대한 집착을 ‘기록’으로.
우리의 삶은 자신이 바라보는 방식으로 결정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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