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좋은 점】《낯선 골목을 걸어본 사람은 알고 있다. 삶에는 다른 방식의 행복이 존재한다는 것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전에는 익숙해서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 지나던 골목길이나 이면도로가 새삼 운치 있게 느껴진다.
세탁소나 편의점, 김밥집, 철물점, 조그만 카페들이 아기자기한 게 정겹게 느껴진다.
잘 쳐다보지 않던 하늘의 뭉게구름이나 저녁노을도 문득 눈에 들어온다.
무심코 다니던 가까운 길을 버리고 가본 적이 없는 골목길을 따라 걷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달콤한 콘을 사서 쪽쪽 빨아먹는 재미도 크다.
괜히 싱거운 짓을 했나 싶어 겸연쩍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쩐지 약간 들떠서 뭔가 인생이 새롭게 변할 것 같은 즐거운 기분에 사로잡히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알려진 골목을 찾아 알려진 방법대로 걷는 것을 좋아한다.
익숙한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로는 권태롭다.
쳇바퀴 도는 듯한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이 지겹게 느껴진다.
새로움에 대한 동경이 생긴다.
먼 곳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저 그뿐,
막상 낯선 골목의 입구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사람들은 다시 익숙한 골목으로 돌아가
한 무리의 가운데를 찾아
익숙한 방식으로 한숨을 내쉰 후
편안하고 익숙한 일상에 다시 몸을 맡긴다.
변화가 없는 삶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고, 별탈 없이 흘러가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낯선 골목을 걸어본 사람은 알고 있다.
삶에는 다른 방식의 행복이 존재한다는 것을.
도전하지 않는 자는 결코 알 수 없는 또다른 방식의 흥분과 기쁨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래서 낯선 골목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오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생각보다 허술한 풍경을 만나도 실망할 필요 없다고.
또다른 낯선 골목이 기다린다고.
새로운 기회와 희망의 골목이 준비되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