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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보험수익자 변경>】《상법 제733조 제1항에 따른 보험수익자 변경의 법적 성질(=상대방 없는 단독행위) 및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경우, 그 의사표시가 보험..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2. 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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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보험수익자 변경>】《상법 제733조 제1항에 따른 보험수익자 변경의 법적 성질(=상대방 없는 단독행위) 및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경우, 그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게 도달되지 않더라도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과가 발생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204869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신규 보험수익자가 종전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보험금채권의 양도 등을 청구하는 사건]

 

판시사항

 

상법 제733조 제1항에 따른 보험수익자 변경의 법적 성질(=상대방 없는 단독행위) 및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경우, 그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게 도달되지 않더라도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과가 발생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권리가 있다(상법 제733조 제1). 이러한 보험수익자 변경권은 형성권으로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고 그 행사에 의해 변경의 효력이 즉시 발생한다. 다만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한 후 보험자에 대하여 이를 통지하지 않으면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상법 제734조 제1). 이와 같은 보험수익자 변경권의 법적 성질과 상법 규정의 해석에 비추어 보면, 보험수익자 변경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이상 그러한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게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과는 발생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사실관계

 

망인은 생전에 보험회사와 사이에 사망시 수익자를 동거인인 피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망인은 피고와 동거관계를 청산한 다음, 피고에게 보험수익자 변경을 위해 보험회사 사무실에 함께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도 위 요청을 수락하였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보험회사를 방문하지 못하였고, 보험회사에 보험수익자변경 통지를 하지 않았다.

 

이후 망인이 사망하자, 단독상속인인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 채권 양도 및 통지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대법원은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파기자판 소각하하였다.

 

. 쟁점

 

⑴ 위 판결의 쟁점은, 보험계약자의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지 여부(적극)이다.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권리가 있다(상법 제733조 제1). 이러한 보험수익자 변경권은 형성권으로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고, 그 행사에 의해 변경의 효력이 즉시 발생한다. 다만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한 후 보험자에 대하여 이를 통지하지 않으면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상법 제734조 제1). 이와 같은 보험수익자 변경권의 법적 성질과 상법 규정의 해석에 비추어 보면, 보험수익자 변경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이상 그러한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과는 발생한다.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는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바, 보험계약자인 망인의 보험수익자 변경권 행사로 인해 보험수익자가 피고에서 망인의 단독상속인인 원고로 변경되었고, 그 후 망인이 사망하여 원고가 보험금채권을 취득하게 된 이상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채권의 양도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다만 원고로서는 보험자에게 보험수익자가 원고로 변경된 사실을 통지하면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음),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소를 각하한 사례이다.

 

3. 보험수익자 변경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98-301 참조]

 

. 관련 규정

 

상법 제733(보험수익자의 지정 또는 변경의 권리)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권리가 있다.

734(보험수익자지정권 등의 통지)

보험계약자가 계약체결후에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때에는 보험자에 대하여 그 통지를 하지 아니하면 이로써 보험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731조제1항의 규정은 제1항의 지정 또는 변경에 준용한다.

 

. 보험수익자 변경권은 형성권임

 

보험사고 발생 전까지 행사할 수 있다.

보험자에 대한 통지는 대항요건이고, 보험사고 발생 후에 하여도 됨. 이 규정은 보험자의 이중변제를 막기 위하여 둔 규정이다.

 

그런데 변경방법에 관하여는 규정이 없고,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라는 설과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라는 설이 대립하고 있다.

 

. 견해의 대립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설 (예로는 상계, 해제, 취소 등이 있음)

 

위 설은 보험자를 상대방으로 보는데, 이러한 해석은 보험자에 대한 통지를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조문의 문언과 충돌한다.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설 [예로는 유언, 재단법인 설립, 권리의 포기, 공유지분의 포기(물권의 포기) 등이 있음]

 

위 설은 상법 7341항의 문언에는 부합하나, 아래와 같이 의사표시의 유무를 판단하기가 어렵고 효력을 발생하는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204869 판결)의 태도 : [=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설을 취함]

 

망인이 피고에게 보험수익자를 변경하겠다는 요청을 한 순간 보험수익자는 변경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보험수익자가 변경되었다.

 

단독상속인인 원고는 포괄승계인으로서 보험자에게 보험수익자 변경통지를 할 수 있다.

 

4.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 [= 상법 제733조 제1항에 따른 보험수익자 변경의 법적 성질과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게 도달해야 하는지 여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98-301 참조]

 

.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설을 취할 때의 문제점 [=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설을 취하면 의사표시의 유무 또는 효력 발생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움]

 

의사표시는 명확성과 확정성을 그 요건으로 하는데, 그 중 확정성이 굉장히 중요한다.

예컨대, 매도인과 매수인이 부동산 매매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구두로 완벽하게 합의하였으나, 매도인만 계약서에 날인을 한 상태에서 매수인이 날인 직전에 남편과 상의한 후 날인하겠다고 돌아갔다가 매수합의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계약이 성립하였을까?

그렇지 않다.

매매계약은 낙성계약이므로, 일반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계약의 성립은 가능하다.

그러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계약에서는 서면을 완성하였을 때 의사표시가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 양 당사자가 날인을 마치기 전까지는 누구나 의사를 철회할 수 있음. 위 사례에서 매수인의 의사표시는 확정되지 아니한 것이므로, 매매계약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의사표시의 확정성의 측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망인의 의사표시가 확정성을 갖춘 것인지 의문이든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회사에 같이 가자고 했다가 일정이 안 맞아 그만 두었다는 것이다.

보험계약자는 이후 수익자변경을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 전혀 없었는데, 묵시적으로 수익자변경 의사를 철회하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도 이 사안에서 보험수익자 변경이 완료된 것으로는 인식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더욱이 보험수익자를 딸인 원고로 바꾼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음에도, 단독상속인인 딸로 보험수익자를 변경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지 의문이 든다.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로 보게 되면, 이 사건과 같이 처분문서가 없는 경우 항상 의사표시의 존부와 내용이 문제될 수 있다.

 

. 소의 이익이 없다는 판단에 대한 문제점 제기

 

소의 이익이 없다는 판단에도 의문이 있다.

 

소의 이익

 

일반적으로 소의 이익이란 재판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으로서 본안의 심리에 앞서서 당사자의 주장과 상관없이 판단하여야 할 사항이다.

소의 이익은 대개 아래 3가지를 말한다.

 

권리보호자격 : 법률적 쟁송이 아닌 것, 예컨대 호적에서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소는 권리보호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된다.

권리보호이익

당사자적격 : 예컨대,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에서 피고가 등기명의자가 아닌 경우에는 피고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소가 각하된다.

 

이 사건에서 문제될 수 있는 것은 권리보호의 이익이다.

 

이행의 소에서 권리보호의 이익

 

이행의 소에서는 이행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된다는 것이 판례다.

판례가 이행의 소에서 권리보호의 이익을 부정한 사례는 아래의 두 가지 경우가 발견된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에서 이미 원고 앞으로 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

 

대법원 1996. 10. 15. 선고 9611785 판결 : 국유지에 대한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소송의 사실심 심리 도중 국가가 소 제기자에게 대상 토지에 관하여 상환완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경우, 이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소 제기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더 이상 소유권이전을 구하는 소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임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준 국가로서도 소 제기자의 소유권이전청구권의 존부에 대하여 다툴 이익을 상실하게 되었으므로, 그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을 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게 된다(동지 :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85157 판결).

 

형식주주를 상대로 명의개서를 청구하는 경우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16386 판결 : 원고들이 주권발행 전의 주식에 관한 주주명의를 피고들에게 신탁하였다가 회사성립 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 후 6월이 경과한 다음에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증명하여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를 청구하지 아니하고 수탁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명의개서절차의 이행을 소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실질주주는 회사를 상대로는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를 청구해야 하고, 형식주주를 상대로는 주주확인청구를 해야 하는데, 형식주주를 상대로 명의개서절차의 이행을 구하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어서 각하된다.

 

위 두 사건의 공통점은, 공적장부(등기부, 주주명부)를 관리하는 자가 따로 있고, 이행청구의 상대방에 대하여 판결을 받더라도 공적 장부 기재를 변경할 수 없어 말 그대로 소송을 할 이익이 없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는 본안심리까지 할 필요도 없다는 이유에서 소 각하를 하는 것이다.

 

대상판결의 경우

 

이 사건은 피고가 보험금채권을 취득하였는데 그것이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이라는 이유로 그 반환을 구하는 소송이고, 대법원은 보험금채권을 취득한 자는 원고라는 이유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았다.

 

우선 이러한 판단은 본안심리에 의하여 피고가 보험금채권을 취득한 바 없다는 것이 확정되어야만 가능한 판단으로서 본안에 앞서 소의 이익을 요구하는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만일 보험수익자 변경이 없었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원고의 주장이 인정될 경우에는 소의 이익이 없고, 원고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소의 이익이 있다는 것인데, 소의 이익이 본안에 앞서 판단된다는 일반원칙과 모순된다.

 

또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가 이미 원고에게 있거나, 변론종결 전에 원고의 청구가 이행되는 경우는 실무상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그 경우에 소의 이익을 부정하지는 아니한다.

 

예컨대 건물 인도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인도를 완료하였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내부에 쓰레기가 많아서 아직 인도가 안 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심리결과 인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채권양도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고 스스로 변론종결 전에 채권을 양도한 경우에서, 의 경우에 이미 인도를 완료하였다는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지, 원고가 이미 점유하고 있어 인도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 각하를 하지는 않는다.

의 경우에도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보아 피고가 채권양도의무를 이행하였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고(소송비용은 피고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임), 소를 각하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음에도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판결이유에서 기각사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법적 구제절차를 안내하면 오해는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