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크리스마스 이브】《‘House’에서 ‘Home’으로, 이젠 집에서 할 수 없는 것은 없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라는 구호는 말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 사태로 전 국민이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집의 기능과 공간의 미래를 바꾸었다.
환금성 높은 자산으로서 욕망의 대상인 ‘House’의 의미가 삶을 영위하는 공간인 ‘Home’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우리는 집에서 먹고, 자고, 소비하고, 놀고, 일하고, 휴식하고, 운동하는 등의 모든 활동을 하면서, 집이 다기능성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집은 ‘떠나고 싶은 공간’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집콕족들은 홈인테리어 열풍을 일으키면서 프리미엄 가구, 소파, 침대, 안마의자, AI 조명기기, 전동커튼 등으로 내부를 호텔처럼 럭셔리하게 꾸미기 시작한다.
이들은 불필요한 접촉을 선택적으로 최소화하고, 혼자만의 온전한 휴식을 즐기며, 고독마저도 긍정적인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홈인테리어 시장의 매출규모는 엄청난 속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갤러리 같은 집, 호텔 같은 집, 리조트 같은 집을 소망하는 추세다.
여행을 하면서 체험한 호텔이나 리조트를 집안으로 들여오고자 하는 것이다
“오래 살아온 공간에는 상처가 있다”는 말처럼 사람들이 호캉스를 즐기는 이유는 호텔에서는 일상의 근심이 없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대신 친구들을 초대해 집에서 티타임이나 저녁식사모임을 갖는 것도 일상화 될 것이다.
집에서 쇼핑을 즐기고 운동을 하고 원격근무를 한다.
이젠 집에서 할 수 없는 것은 없다.
미래의 집은 단순히 집 이상의 역할을 하며, 이렇듯 변화하는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역시 점차 변할 것이다.
근데 여전히 난 여행을 꿈꾸며 낯선 곳을 찾아 떠나고 싶다.
숲길을 걷고 싶다.
상상력과 오감을 동원해서 타오르는 일몰의 순간을 보고, 싱싱한 나뭇잎의 신선한 향기를 맡고, 시원한 계곡물의 감촉을 최대한 느끼고, 곤충과 새들의 다양한 소리를 음미하고 싶다.
자연과 사랑에 빠지면, 몸과 마음이 신선해진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마치 정화되고 치유되는 느낌, 소위 힐링(healing)의 감정들이다.
화창한 햇살, 신선한 공기, 청명한 하늘 속에서도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휴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일상에서 이런 풍부한 감정을 찾아내고 감동을 느끼는데 익숙해진다면, 모르긴 해도 우린 아주 행복할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집 안에만 갇혀 있는 우울한 크리스마스 이브다.
그래도 사랑스런 또르가 옆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