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포탄이 한 번 떨어진 자리에는 다시 포탄이 떨어지지 않을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 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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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포탄이 한 번 떨어진 자리에는 다시 포탄이 떨어지지 않을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1차 세계 대전 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적군의 포탄이 한 번 떨어진 자리에는 다시 포탄이 떨어지지 않으니 그 지점으로 피하라고 병사들을 교육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터에서 속설로 굳어져 많은 병사들이 이를 강하게 믿는 경향을 보였으며 꽤 오래 동안 고집스럽게 믿어졌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전장에서 같은 자리에 포탄이 두 번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관찰하면서 더더욱 믿을 만한 사실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대포 전문가나 수학자들은 이를 전혀 근거가 없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포탄이 어떤 자리에든 떨어지면 그 다음 포탄이 어디에 떨어지느냐는 완전히 새로 출발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물론 포탄이 떨어져 움푹 파인 곳에 몸을 조금이라도 더 낮게 숨길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그런데도 왜 위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까?

코넬대 심리학 교수인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동전 던지기를 10번 한다.

그런데 9번 연속 앞면이 나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9번 연속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그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10번째 앞면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50%이다.

 

10번째 동전을 던질때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지 여부는 앞에서 9번 던진 동전들이 앞면이 나올지, 뒷면이 나올 지와 전혀 상관이 없다. 무심한 동전은 지난 9번 동전던지기 결과가 어땠는지 기억할 리 없기 때문이다.

 

도박사의 오류는 서로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확률적 사건이 서로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착각에서 기인한 논리적 오류로, 도박사들이 성격의 특성상 앞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 뒤에 일어날 사건이 서로 독립되어 있다는 확률 이론의 가정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도박사의 오류라고 한다.

 

딸만 계속해서 갖게 된 부부가 다음에 아이를 갖게 된다면 꼭 아들일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 성공할 확률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가 그동안 9명에게 이 수술을 했지만 실패했으니 이번엔 꼭 성공할 것이다라며 환자를 안심시키는 경우도 도박사의 오류에 해당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우리가 도박사의 오류뿐 아니라 이와 반대되는 오류도 범한다는 사실이다.

, ‘A가 많이 일어났으니 다음번에는 B가 일어날 거야.’라고 추측하는 것과 반대로, ‘A가 많이 일어났으니 다음번에도 A겠지.’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뜨거운 손 오류(Hot-Hand Fallacy)’라고 하는데, 뜨거운 손(hot-hand)은 행운의 연속이라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미국 농구에서 쓰는 말이다.

농구 경기 중 선수들은 슛을 연달아 성공시킨 선수, 즉 뜨거운 손에게 집중적으로 패스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뜨거운 손은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라서 패스를 많이 받는다는 게 선수나 감독의 주장이지만, 관련 학자들은 이 또한 우연히 일어난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오류일 뿐이다.

실제 통계 자료에서도 선수들이 평균 이상으로 많은 슛을 성공시킨 시기는 없었고, 자유투 실험에서도 첫 번째 슛이 두 번째 슛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 뜨거운 손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