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다다익선(多多益善)과 토사구팽(兎死狗烹)】《1인자에게 제거 당하는 ‘불운의 2인자’ 불운의 2인자 대장군 한신의 최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 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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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多多益善)과 토사구팽(兎死狗烹)1인자에게 제거 당하는 불운의 2인자 불운의 2인자 대장군 한신의 최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정도전은 최영이 아닌 이성계를 선택해 5백 년 조선왕조를 창업했다.

루스벨트가 장애를 딛고 일어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루이 하우가 그의 곁을 지켜준 덕분이었다.

세계적인 슈퍼 재벌로 다시 태어난 삼성의 오늘은 으뜸 참모 이학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곁에는 노련한 정치 컨설턴트이자 친구인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있었다.

1인자를 만든 것은 2인자이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1인자에게 제거 당하는 불운의 2인자도 적지 않다.

세상은 1인자만 기억하기 때문인가.

비단 2인자에게만 국한된 이야기일까.

 

다다익선(多多益善)은 사기(史記)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한나라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천하를 통일한 후 왕실의 안정을 위해 개국 공신들을 차례로 숙청하였다.

 

정치의 달인 장양(張良)은 그의 그런 의심을 간파하고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속세를 버리고 숨어 버렸으므로 한시름 놓았으나, 백전백승의 명장 한신(韓信)은 초왕(楚王)으로서 위세와 영향력이 대단했다.

 

한신은 본래 항우의 수하에 있다가 유방이 촉으로 들어간 후 한나라에 귀순한 인물이었고, ()나라를 정복하였을 때는 스스로 제왕에 즉위하였으며, 초에 들어가서는 항우의 장수였던 종리매(鐘離眛)를 비호하기도 하였다.

한신의 손발을 묶어 놓지 않으면 황실의 안녕은 없다.’고 판단한 고조는 트집을 잡고자 암암리에 기회를 노렸다.

 

그러다가 마침 한신이 지난날 항우의 부하이던 종리매(鐘離昧)를 보호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옳거니!’ 혼자 무릎을 친 고조는 올가미를 마련했다. 정공법으로 추궁하면 한신이 어떤 반발로 나올지 모르므로 계략을 써서 시치미를 떼고 불러다 포박해버렸다. 그는 극구 무죄를 주장하며 선처를 구했다. 고조도 인간이기 때문에 자기 행위의 부당성을 모를 리가 없었다.

 

결국 고조가 내린 처분은 한신의 신분을 회음후(淮陰侯)로 떨어뜨리고 도읍인 장안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에는 오히려 인간 관계를 복원하여 자주 어울리며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가 되었다.

 

한번은 둘이 만취한 끝에 술안주로 여러 장수들의 등급을 매긴 적이 있었다.

그런 끝에 고조가 물었다.

그대가 보건대 짐은 어느 정도의 군병을 거느림이 적당한 장수감인가?”

 

폐하께서는 한 10만 군병 정도는 거느릴 수 있는 장재(將材)이시지요.”

 

그럼 그대는?”

 

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多多益善)’.”

 

그 말을 듣고 고조가 껄껄 웃고 나서 물었다.

군사가 많을수록 좋다는 그대가 어째서 10만 장수감에 불과한 짐에게 포로가 되었는고?”

한신의 대답이 언중유골(言中有骨)의 걸작이었다.

 

황공하오나, 그것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폐하께서는 군병들의 장수가 아니라 장수들의 장수이십니다. 그러니 신이 포로가 되지 않을 재간이 있어야지요.”

 

한신은 후일 거록(鉅鹿) 태수 진희(陳狶)와 공모하여 난을 일으켰으나, 장안을 떠나지 못하고 여후(呂后)에 의해 처형되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교활한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먹게 된다.’는 이 고사성어는 유방(劉邦)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한신(韓信)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을 통일한 유방은 일등공신 한신을 초왕(楚王)으로 봉하였으나, 그의 세력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도전하지 않을까 염려하였다.

 

그러던 차에 유방과 패권을 다투었던 항우(項羽)의 부하 종리매(鐘離眛)가 옛 친구인 한신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일찍이 전투에서 종리매에게 괴로움을 당하였던 유방은 종리매가 초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한신은 옛친구를 배반할 수 없어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이 사실을 상소한 자가 있어 유방은 진평(陳平)과 상의한 뒤 그의 책략에 따라 초나라의 운몽(雲夢)에 순행한다는 구실로 제후들을 초나라 서쪽 경계인 진()나라에 모이게 하였다.

 

한신은 자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여 자진해서 배알하려고 하였는데, 부하들이 종리매의 목을 베어 가지고 가면 황제가 기뻐할 것이라는 계책을 진언하였다.

한신이 종리매에게 이 일을 전하자, 종리매는 "유방이 초()를 침범하지 못하는 것은 자네 밑에 내가 있기 때문이네. 그런데 자네가 나를 죽여 유방에게 바친다면 자네도 얼마 안 가서 당할 것일세. 자네의 생각이 그 정도라니 내가 정말 잘못 보았네. 자네는 남의 장()이 될 그릇은 아니군. 좋아, 내가 죽어주지"하고는 스스로 목을 베어 자결하였다.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가서 유방에게 바쳤으나 유방은 한신을 포박하였으며, 모반의 진상을 조사한 뒤 혐의가 없자 초왕에서 회음후(淮陰侯)로 강등하였다.

 

이에 한신은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도다. 교활한 토끼를 다 잡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고,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추어지며, 적국이 타파되면 모신도 망한다. 천하가 평정되고 나니 나도 마땅히 '' 당하는구나(果若人言. 狡兎死良狗烹, 飛鳥盡良弓藏. 敵國破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라고 한탄하며 유방을 원망하였다고 한다.

 

이 고사는 사기(史記)’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나온다.

토사구팽은 토끼 사냥이 끝난 뒤 사냥개를 삶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필요할 때는 쓰다가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빗대어 이르는 고사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