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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처분】《보전처분의 필요성과 특질(신속성, 잠정성, 종속성, 재량성, 밀행성), 보전처분 남용의 문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7. 2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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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처분】《보전처분의 필요성과 특질(신속성, 잠정성, 종속성, 재량성, 밀행성), 보전처분 남용의 문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보전처분의 의의>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V) P.3-8 참조]

 

1. 보전처분의 필요성

 

가. 필요성

 

우리 법제는 원칙적으로 자력구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므로 권리자가 그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절차를 거쳐서 집행권원을 얻고 다시 강제집행절차를 밟아 권리의 종국적 실현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사소송절차는 많은 시일을 소요하게 되므로 그사이에 채무자의 재산상태가 변한다든가 다툼의 대상에 관하여 멸실·처분 등 사실적 또는 법률적 변경이 생기게 되면 채권자는 많은 시일과 경비만을 소비하고 권리의 실질적 만족은 얻을 수 없게 되는 수가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판결을 받기 전에 미리 채무자의 일반재산이나 다툼의 대상의 현상을 동결시켜 두거나 임시로 잠정적인 법률관계를 형성시켜 두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중에 판결을 얻었을 때 그 판결의 집행을 쉽게 하고 그때까지 채권자가 입게될 지 모르는 손해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단은 권리의 만족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그 집행을 보전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권리의 존부에 관하여 자세한 심리를 하지 않고도 행하여질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행하여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채권자의 일방적 편의만을 위하여 이러한 보전수단을 너무 넓고 쉽게 인정한다면 반대로 채무자는 불필요하게 재산의 처분·이용에 제한을 받게되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법원으로 하여금 채권자의 신청을 받아 필요한 최소한의 심리를 거쳐 집행보전을 위한 잠정적 조치를 명하는 재판을 하게 하고 그 재판의 집행을 통하여 현상을 동결하거나 임시적 법률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제도가 필요한데, 이러한 잠정적 조치를 명하는 재판을 보전재판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처분을 얻기 위한 절차와 그 당부를 다투는 쟁송절차를 보전명령 절차라고 부르며, 그 처분의 집행절차를 가리켜 보전집행절차(또는 보전처분집행절차)라고 부른다.

 

실무상 보전명령절차와 보전집행절차를 합하여 보전소송 또는 민사보전이라고 부른다.

 

나. 민사집행법상의 보전처분

 

강제집행의 보전을 위하여 가압류, 가처분 등의 보전처분, 청구이의, 3자이의 등 강제집행에 관련한 소송에 있어서 강제집행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시일이 급박한 경우가 많고, 그 조치를 취하여 두지 아니하면 승소하더라도 집행을 못하게 될 수도 있으며, 강제집행 관련 소송에서 소송 중에 집행이 종료된 경우처럼 소의 이익이 없어져 승소할 사건을 패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본안 소송의 수행 이상으로 유념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을 목적으로 하는 담보권을 실행하기 위한 경매절차를 정지하려면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민집 제265, 268, 86조 제1)을 하고 집행정지결정(민집 제86조 제2, 16조 제2)을 받거나 그 담보권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고 집행정지결정(민집 제275, 46)을 받아 그 절차의 진행을 정지시킬 수 있을 뿐이고, 직접 경매의 불허를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43684 판결 참조). 후자의 경우 담보권의 효력을 다투는 본안의 소는 집행정지신청보다 먼저 제기되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2. 8. 14.2012173 결정).

 

실무상 집행법원은 심리기간이 짧아서 실체적인 사유를 심리하기가 곤란하므로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의 경우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보다는 담보권에 대한 말소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편 근저당권 등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에 있어서 구 민사소송법 제505조를 준용하는 채무에 대한 이의의 소란 예컨대 근저당권의 부존재, 소멸 등과 같이 담보권의 집행력을 직접 배제할 수 있는 것을 말하고, 피담보채무의 변제 등 일정한 조건 하에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하는 소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는 강제집행의 정지를 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1. 10. 18.200195 결정).

 

가압류는 우선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채무자의 자산이 적은 경우에는 다른 채권자들과 경합이 되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피보전채권 금액이 가압류 목적물의 가액에 비하여 적은 경우 가압류 자체만으로도 채무자를 압박하여 임의 변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은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신청하여야 한다.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은 채무자를 대위하여 신청할 수도 있다(대법원 1958. 5. 29. 선고 4290민상735 판결). 보전처분은 시효의 중단 등 실체법상의 효과도 있으므로 유용하다. 보전처분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보전처분의 집행보전의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되고,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소멸되지 않는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11102 판결).

 

가압류의 피보전권리는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이면 가능하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이라 함은, 특정물의 이행 그 밖의 재산상의 청구권이 채무불이행에 의하여 손해배상채권으로 변하거나, 강제집행 불능 시의 대상청구권과 같이 금전채권으로 바뀔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그러나 가압류명령을 발할 당시에 이미 금전채권으로 되어 있을 필요까지는 없다. 가압류의 피보전권리는 가압류신청 당시 확정적으로 발생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미 그 발생의 기초가 존재하는 한 조건부채권이나 장래에 발생할 채권도 가압류의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민집 제276조 제2)(대법원 1993. 2. 12. 선고 9229801 판결).

 

다툼의 대상(계쟁물)에 대한 가처분은 금전채권을 제외한 특정물에 대한 이행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다. 채무자의 유일한 자산인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처분금지가처분을 하여 두지 아니한 경우에는 소송 도중 채무자가 당해 목적물을 처분하였을 경우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먼저 가처분, 가압류,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후일 소송에서 승소하여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음은 물론, 금전적으로도 완전한 배상을 받기가 불가능하다. 반면에 처분금지가처분을 하여 둔 경우에는 다른 채권자들의 보전집행, 강제집행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완전히 실현할 수 있다.

 

다툼의 대상은 유체물에 한정되지 않고, 채권적 청구권(예컨대 채권양도를 구할 권리가 있는 자는 그 양도의무자를 상대로 채권추심 및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물권적 청구권, 지적재산권, 공법상의 규제를 받는 광업권이나 공유수면매립면허권 등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툼의 대상에 관한 이행청구권에 있어서 그 의무의 내용에는 물건의 인도나 철거, 물건에 대한 권리의 이전이나 설정과 같은 작위의무, 물건의 소유 또는 이용에 관한 부작위의무(예컨대 물건을 타에 양도하지 아니할 의무) 또는 출입을 허용하는 의무와 같은 수인(수인)의무 등이 포함된다.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도 가압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한부·조건부 청구권도 무방하며, 동시이행의 항변권이나 유치권이 부착되어 있는 청구권도 가능하다. 법원의 형성판결에 의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청구권도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 사해행위취소로 인한 원물반환청구나 부동산의 공유지분권자가 공유물분할의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그 승소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취득할 특정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피보전권리로하여 부동산전부에 대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경우(대법원 2002. 9. 27.20006135 결정)가 이에 해당한다.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그 권리 확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임시로 신청인에게 권리자로서의 지위를 주려는 것으로서, 가처분에 의하여 보전될 권리관계의 존재를 그 요건으로 한다. 권리관계는 재산적 권리뿐만 아니라 신분적 권리,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대법원 2005. 1. 17.20031477 결정 : 명예는 생명, 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물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라고 할 것이므로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는 손해배상 또는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을 구할 수 있는 이외에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하여 가해자에 대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를 배제하거나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도 있다. 명예를 해치는 서적의 발행·판매·반포 등 금지를 구한 가처분사건), 당사자소송을 본안으로 하는 공법상의 권리관계 등도 이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본안소송의 피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가처분을 신청하지만,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은 정지할 그 직무를 집행하는 자를 피신청인으로 하여야 하고, 본안의 피고는 피신청인 적격이 없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회사 기타 단체를 상대로 그 대표자 선임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 그 본안 소송은 해당 법인이나 단체를 피고로 하여야 하고, 이 경우 그 대표자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등 보전처분을 하여 둘 필요가 있는 경우가 많다. 민사소송법 제714조 제2항이 규정한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그 가처분의 성질상 그 주장 자체에 의하여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관한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그 가처분의 신청을 할 수 있으며, 그 경우 그 주장 자체에 의하여 신청인과 저촉되는 지위에 있는 자를 피신청인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회사를 상대로 청산인을 선임한 주주총회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청산인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직무 대행자를 선임하여 달라고 함은 부적법하다(대법원 1972. 1. 31. 선고 712351 판결). 법원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에 의해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정지된 대표이사가 그 정지기간 중에 체결한 계약은 절대적으로 무효이고, 그 후 가처분신청의 취하에 의하여 보전집행이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집행의 효력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할 뿐 소급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가처분신청이 취하되었다 하여 무효인 계약이 유효하게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4537 판결).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신청도 채무자를 대위하여 신청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11626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44138 판결). 채무자를 상대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경우라도 행정청을 제3채무자로 하여 행정청의 어떠한 행정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 4. 18.20101576 결정, 대법원 1992. 7. 6.9254 결정).

 

가압류나 다툼의 대상에 대한 가처분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나 기타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으면, 법원에서도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보전처분의 필요성을 널리 인정해주고 있다. 반면에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없는 한 가처분신청을 배척하는 예가 많고, 만약 그럴 경우 본안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도 전에 의뢰인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하는 동기가 될 수도 있으므로, 절차 진행에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

 

보전처분을 해제해달라는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에는 이의신청(민집 제283조 제1, 301), 제소명령의 신청 및 그 제소명령에서 명한 제소기간의 도과로 인한 [ 22 ] 취소신청(동법 제287, 301), 사정변경에 의한 취소신청(동법 제288조 제1, 301) 등을 하여야 한다.

 

2. 보전처분의 개념

 

보전처분을 넓게 법원이 권리자의 집행보전과 손해방지를 목적으로 잠정조치를 명하는 내용의 재판 전부를 가리킨다고 하면, 여기에는 민사소송에서의 각종 보전처분 외에 비송사건의 보전처분 및 공법상의 보전처분까지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보통 보전처분(좁은 의미의 보전처분)이라고 하면 민사집행법 제4편에 규정된 가압류와 가처분만을 가리키 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 두 가지 절차는 민사소송의 대상이 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대한 쟁송이 있을 것을 전제로 하여 그 판결의 집행을 용이하게 하거나 그 판결이 있을 때까지의 손해발생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그 보전된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대한 본안소송과는 별도의 독립한 절차에 의하여 잠정처분을 하고 그 집행을 통하여 현상을 동결하거나 임시의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제도이다.

 

보전처분은 민사소송의 대상이 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보전제도라는 점에서 공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 보전을 위한 공법상의 보전처분과 구별된다(예를 들면 행소 23조의 집행정지).

또한 보전처분은 본안소송과는 별개의 독립한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본안소송에 의하여 다루어지는 채권자대위권, 채권자취소권 등의 실체법상 보전수단과 구별되며, 본안소송절차 내에서 또는 그 집행절차 내에서 행하여 지는 각종의 잠정처분(가집행의 정지, 집행의 일시정지 등)과도 구별된다.

 

3 . 보전처분의 특질

 

보전처분은 판결의 집행보전이라는 목적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일반 민사소송에 비하여 다음과 같은 특질을 갖는다.

 

. 신속성

 

보전처분은 민사소송절차를 거치기 위한 시일의 경과에서 오는 피해를 방지하자는 것이 그 으뜸가는 목적이므로 당연히 그 재판절차와 집행절차에서 신속성(긴급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가압류와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신청에 대한 재판은 변론없이 할 수 있고(민집 2801, 301),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경우만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민집 304).

 

실무상으로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서도 변론없이 심문에 의하여 재판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재 판까지의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또한 입증의 정도도 증명까지는 요구하지 아니하고 소명으로 족하도록 하고 있는데(민집 2792, 301) 이는 신속성(긴급성)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전집행절차에서도 본집행과는 달리 원칙적으로 집행문이 필요없고, 보전집행은 채무자에게 재판을 송달하기 전에도 할 수 있으나, 그 대신 집행 기간을 단기로 제한하여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를 넘긴 때에는 집행하지 못하도록 하여(민집 292, 301) 신속한 집행을 꾀하였다.

 

. 잠정성

 

보전처분은 판결의 집행보전을 위하여 다툼이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잠정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처분이므로 당연히 잠정적 처분이 된다.

즉 보전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를 확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며, 또 보전처분의 집행은 권리의 종국적 실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이 점에서 권리보전을 위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그 권리의 종국적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실체법상의 채권자대위권이나 채권자취소권 등과 다르다.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중 만족적 가처분은 외관상 권리의 실현을 가져오는 것 같은 형태를 취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손해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관계 형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직접 본안청구 자체를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만족적 가처분이 있더라도 제소명령이 있으면 본안의 소를 제기하여야 하고, 만일 본안소송에서 가처분채권자가 패소하면 가처분집행 전의 상태로 회복시켜야 한다.

 

. 종속성

 

보전처분은 장래에 있을 판결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당연히 그 판결을 얻기 위한 민사소송절차가 현재 또는 장래에 계속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본안소송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권리범위를 초과하는 보전처분은 있을 수 없으며(대판 1964. 11. 10. 64649), 제소명령을 어기고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보전처분이 취소될 수 있고(민집 287. 301), 본안소송의 경과는 사정 변경을 이유로 하여 보전처분을 취소하는 경우 중요한 참작사유가 되며(민집 288, 301), 본안의 관할법원은 보전소송을 관할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민집 278, 303).

 

그런데 가처분실무에서는 위와 같은 보전소송의 종속성(부수성)에 중대한 변화가 있는데, 이는 보전소송의 본안화 현상, 즉 보전소송이 본안소송을 대신하여 통상의 권리구제수단이 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의안상정가처분,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 등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의 경우에 현저하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가처분에서는 가처분재판이 당사자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공격방어방법이 제출되고 심리가 장기화되는 등 본안소송과 유사한 성질을 갖는 데서 붙여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소송이 점자 실무상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심리의 장기화 등 보전소송의 본안회는 보전소송의 본질에 어긋나고, 본안과 가처분의 역할분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유래하는 현상이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청된다.

 

한편 보전처분이 위와 같이 본안소송에 종속되는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절차적으로는 본안법원과 별도의 법원에 의하여 독립하여 이루어지므로 본안소송과 보전소송 상호간의 전환은 허용되지 않는다.

 

. 재량성

 

보전소송에서는 신속성, 긴급성의 요구와 재판의 적정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두 개의 요구를 개개의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조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심리방법에 관하여 법원에 많은 재량을 주고 있다.

변론 또는 심문을 거칠 것인가, 서면심리에 의할 것인가, 소명만으로 발령할 것인가, 담보를 제공하게 할 것인가, 그 담보의 종류와 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은 모두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그리고 하나의 청구권 그 밖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그 종류와 강도가 각기 다른 여러 가지의 방법이 있는 경우에 그중 어떤 형태의 보전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물론 보전소송에서도 민사소송의 원칙인 처분권주의가 적용되므로, 당사자가 부동산의 가압류를 구함에 대하여 동산의 가압류를 명한다든지 건물의 처분금지가처분만을 구함에 대하여 이를 인도하도록 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당사자의 신청취지에 반하지 않는 한 구체적으로 어떤 처분이 판결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충분한 것인가의 결정은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여러 개의 부동산가압류를 구함에 대하여 그중 일부 부동산에 대하여만 가압류를 명한다든지 건물의 인도를 구함에 대하여 집행관 보관에 의한 현상유지만을 명하는 것 등은 모두 가능하다.

 

. 밀행성

 

가압류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은 채무자의 재산상태나 다툼의 대상에 관하여 법률적·사실적 변경이 생기는 것을 막고자 함에 목적이 있으므로 이를 미리 상대방에게 알리게 되면 그 효과를 얻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보전처분은 원칙적으로 상대방이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채권자 측만 심리한 채 발령되며, 보전처분을 송달하기 전에 미리 집행에 착수하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를 밀행성(기습성)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하여는 사안의 성질에 따라 보전처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정한 운영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채무자를 심문하지 아니하고 운영할 수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이는 밀행성의 요청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신속성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근거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있다.

 

4. 보전처분 남용의 문제

 

통계에 의하면 우리냐라는 l심 민사본안사건의 30-40%에 달할 정도의 방대한 보전처분신청사건이 접수되고, 또한 매우 높은 비율로 보전처분을 인용하는 결정이 발령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이에 반하여 채무자가 부당한 보전처분을 취소하는 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 채무자들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또한 당사자 사이에 분쟁 중이거나 피보전권리의 존부가 불명인데도 주로 채무자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전처분을 신청하고, 특히 채무자에게 타격이 큰 급여, 예금, 물품대금채권, 공사대금채권 등에 대한 채권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으며, 청구금액을 과다하게 기재하여 채무자의 재산에 압박을 가하고, 가압류해방공탁을 통한 채무자의 구제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실무에서의 보전처분은 신속성, 밀행성의 원칙 등에 따라 신속하고 간이한 절차를 통해 발령됨으로써 채권자의 보호를 위한 역할에 보다 충실하였고, 보전처분신청의 남용과 부당한 보전처분으로 인한 채무자의 피해와 고통에 대하여는 상대적으로 고려가 부촉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보전처분의 남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압류신청 진술서 제도, 담보제공기준의 강화, 채권자심문의 제한적 실시 등과 같은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보전처분의 남용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을 보다 엄격하게 요구하는 방안,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심리를 충실히 하는 방안, 담보제도 및 손해배상제도를 활용하는 방안, 이의 및 취소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통하여 채무자를 구제하는 방안 등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