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삭막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포근한 침대에서 꼼짝 않고 보내는 시간, 가장 사랑하는 힐링의 순간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0. 2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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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삭막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포근한 침대에서 꼼짝 않고 보내는 시간, 가장 사랑하는 힐링의 순간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요즘 뭘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유지하냐고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기잠자기

 

몇 달 전부터 잠이 늘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 오밤중이나 새벽에 벌떡 일어나는 새벽벌떡증이 생긴다는데, 난 정반대다.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면 가능한 한 침대에 누워있고 싶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길게 푹 잠을 자는 것이 편하고 좋다.

사무실에서도 점심 식사 후에도 졸음이 쏟아져, 의자에 누워 30-40분 정도 오수를 즐긴다.

 

고교 시절 많이 못 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일까?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에 더 많이 자고싶어 하는 것일까?

답이 없는 두 생각 사이를 복잡하게 오갈 때면 어김 없이 잠이 쏟아진다.

 

침대와 이불, 베개가 좋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누이는 저녁,

삭막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포근한 침대에서 꼼짝 않고 보내는 시간.

내가 가장 사랑하는 힐링의 시간이다.

 

갑작스레 찾아온 늘어난 수면시간이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끔은 아침에 Morning Erection이 생긴다.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말이다.

몸은 잠들어 있는데, 그놈은 일어나기 전부터 벌써 깨어나 말짱한 정신으로 이리저리 뒤척인다.

 

전에는 그놈이 기특했다.

젊고 건강하다는 강력한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주 큰 착각에 빠진 것이다.

그놈이 신호를 보낼 때 가장 현명하고 올바른 행동은 바로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보는 것이다.

그저 오줌보가 가득 찼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때 나이 든 사람이 범하는 최악의 실수는 정말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임무완수, 진화의 목표 달성이라는 만족감은 얻겠지만, 아침 식사전 소량의 단백질 손실로 하루 종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

 

점점 슬퍼지는 현실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내일부터 다시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면 정말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