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잡글을 쓰는 이유】《완벽하지 않은 내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0. 2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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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을 쓰는 이유】《완벽하지 않은 내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난 휴식을 취할 때 무언가 끄적거리며 잡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하루종일 정신 없이 무언가에 골몰하다보면, 머리속은 미완의 문장으로 가득했고, 엉켜버린 생각은 시작과 끝을 찾아 중구난방 어지러이 돌아다녔다.

머리 속에 흩어진 삶의 파편들을 찾아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호기심에 끄적여 본 잡글인데, 그것이 내 인생에 큰 변화를 주었다.

내가 쓴 글에 내 스스로 강력한 자기암시에 걸려 버렸다.

 

글을 쓰는 동안 사고는 점점 깊어지고 명료해지며, 안개 속을 헤매는 듯했던 모호한 개념들이 명쾌한 단어들을 만나 단단한 현실의 지반에 안착한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은 점점 무르익고 보다 분명해지며 확고한 자신감이 다져진다.

 

글을 쓰면서부터 사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졌다.

고민도 점점 없어졌고, 뚜렷한 목표와 함께 일하는 재미도 느낀다.

 

사람은 자신의 속마음과 다른 글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글을 쓰고 읽는 동안 마음이 편해지고 사는 것이 점점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모든 일에 자신감이 더 생기고 대담해졌다.

 

그렇다고해서 내 마음이 항상 평온하거나 안녕하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은 내 마음도 우울하거나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허무를 느끼고, 혼자 뒤처진 것 같아 답답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완벽하지 않은 내 자신에게 위로를 건넨다.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내 자신을 다그칠 필요는 없다.

편하게 살기로 했다.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덤덤히 받아들이고 싶다.

다가오는 시간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 동안 잘 버텨왔고,

앞으로도 그럴테니.

그것만으로도 대견하다.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