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화장실 변기 시트와 오줌 방울](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3. 9. 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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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변기 시트와 오줌 방울](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여성들이 몰이해로 벌어지는 남성들의 비극을 막는 방법은 없을까>

 

여성들은 종종 화장실 변기시트를 올리지 않고 소변을 보는 남성들을 호들갑스럽게 나무란다.

엉덩이가 노란색으로 물들었기 때문이란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남성 호모 사피엔스는 소변이 뻗어 나가는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다른 동물과 확연히 구분된다.

진정한 남성은 변기 시트가 내려진 상태에서 소변보기를 선호한다.

방향을 통제하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기의 구멍이 단 5cm밖에 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도전과제가 될 수 있을 테니 더 없이 이상적일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소변이 뻗어나가는 방향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해서 남성들이 항상 ‘유용한 방향’ 혹은 ‘위생적인 방향’으로 소변 줄기의 방향을 정한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남성들은 이 선천적 능력을 창조적인 일에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파리가 보이면, 자동적으로 파리의 사살을 위한 조준 방향이 정해진다.

소변기에 수북히 쌓인 얼음덩어리를 보면, 모든 총탄을 발사하여 얼음을 녹이고 싶은 욕구에 몸서리가 처진다.

 

남성들은 벽이든 전봇대든 무언가를 마주보고 소변보기를 좋아한다.

이런 습성은 주변을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 다소 불쾌한 사물이 포착되는 사태를 방지할 뿐 아니라 모든 남성들의 잠재의식에 내재한 두려움, 즉 먹이를 보고 흥분한 작은 포유동물이 풀숲에서 튀어나와 물어 낚아채 가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 눈이 쌓이면, 1회의 소변으로 자신의 이름과 주소, 우편번호까지 모두 써낼 수 있는지 여부로 남성다움을 증명했다.

눈 위에 소변으로 글씨쓰기는 당시 중·고등학생들의 아주 인기 있는 놀이였다.

그래서 당시 짧은 음절의 이름이 많이 선호되었다.

 

소변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 부분은 화살과도 같이 곧게 뻗어 나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떨어지는 줄기 부분이고, 뒷 부분은 자유의지를 가진 마지막 몇 방울들이다.

남성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이 ‘마지막 몇 방울들’을 통제하기 위해 흔들거나 잡아당기거나 쥐어짜는 훈련은 받는다.

강도 높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몇 방울의 소변은 여전히 스스로의 ‘자유의지’에 따라 변기시트에 내려 앉는다.

여성들이 순진하고 무해한 몇 방울의 소변방울 때문에 남성들에게 비난을 퍼붓는 것은 자유의지와 예술적 표현의지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억압이다.

 

이제 2가지 해결책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착하고 아무런 해가 없는 소변 몇 방울을 엉덩이에 묻히는 사소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과 ‘남성이 여성처럼 소심하고도 다소곳이 변기에 앉아 힘 없는 물 줄기를 내보내는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무력한 개인이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거스르면 안된다.

대세는 ‘남자도 앉아서 일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2가지 해결책 중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떤 게임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면, 게임의 룰(the rules of the game)을 바꿔라.

결국 ‘남성용 변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알량한 자존심만은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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