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대중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의 비밀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할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1. 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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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대중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의 비밀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할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랍비의 비밀>

 

예루살렘의 지도자 랍비(Rabbi)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랍비가 영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랍비가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마침 그 날은 유대인 최고의 명절인 욤 키푸르(Yom Kippur, 대속죄일) 날이었다.

그날은 모든 유대인이 기도를 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되는 날이었다.

랍비는 호텔 발코니 아래로 골프장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같이 이른 시간에 설마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랍비는 골프채와 공, 장갑 등 장비를 챙겨들고 골프장으로 나갔다.

하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베드로가 하느님에게 보고를 올렸다.

“하느님, 저기 아래에서 랍비 하나가 욤 키푸르 날에 골프를 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떤 벌을 내리시면 좋겠습니까?”

하느님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랍비는 골프채를 들고 첫 번째 스윙을 했다. 공은 멀리 날아가더니 홀 컵 안으로 그대로 빨려들어 갔다. 말 그대로 홀인원이었다.

골퍼에게는 평생에 한 번 경험해볼 수 있을까 말까 한 엄청난 일이었다.

베드로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하느님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벌을 주셔도 모자란데 홀인원을 하게 해주시다니요?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 랍비를 벌줄 생각이 없으신 것입니까?”

그러자 하느님이 대답했다.

“저것이 벌이 아니면 무엇이 벌이겠느냐? 생각해보아라. 저 랍비가 자신이 홀인원을 했다는 사실을 평생 누구한테든 감히 말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느냐?”

 

<처세술은 지혜인가, 생존의 기술인가>

 

고위 공직자나 사회의 지도층 인사에게는 일반인들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회에 공통되는 현상처럼 보인다.

지도층 인사라고 하여 완벽한 처신만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들은 일반 대중들에게 감추고 싶은 비밀에 대하여 어떻게 처신할까.

 

'프란체스코 귀차르디니(Francesco Guicciardini, 1483~1540)'의 「처세의 지혜」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남들에게 알리기 싫은 일이나 이미 저지른 일을 감추고자 할 때는 그것이 곧 드러나게 될지라도 일단 정면으로 부정하라.

강하게 부인한다고 해서 불리한 증거를 뒤집거나 불신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사람들에게 그 말이 옳을 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반면에 남이 믿어주기를 원하는 일에 대해서는 같은 이유로 언제나 시인하라.”

“비밀로 묻어두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마라.

비밀을 말하면 그 순간은 속 시원하겠지만 결국엔 해가 되어 돌아온다.

가장 치명적인 점은 비밀을 아는 사람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500년 전 이탈리아 정치가가 한 말임에도 요즈음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정치인이나 지도층의 행태와 너무도 똑같다.

 

마키아벨리의 절친한 친구인 이탈리아 대표 사상가 '프란체스코 귀차르디니'는 피렌체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28살 젊은 나이에 정계에 입문해 최고행정관과 총독직을 역임하는 등 격동의 르네상스 시대에 정치적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처세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처세의 지혜」는 귀차르디니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본 생존의 비책들을 모은 일종의 금언집이다.

오직 자식과 후손들만 읽도록 당부한 바람에 사후 300년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공개되었다.

 

귀차르디니(Guicciardini)의 처세론을 읽다 보면 그 내용이 너무 현실적이고, 기회주의적, 기교적이어서 심지어 ‘비열’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 주인을 존경하거나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하인에게는 수시로 혜택을 베풀고 최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경험상 하인들은 보상을 받고 나면 더 성가시게 굴거나 주인에게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보상을 했으니 그들이 충성을 바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오히려 그들이 보상을 기대하여 충성을 바치게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혜택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만 희망을 갖게 하라.

- 중대한 사업에 관련되었거나 권력을 잡으려 할 때에는 되도록 자신의 실패는 감추고 성공은 과장하라. 운명은 사실 관계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좌우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반대로 잘 안 풀린다는 소문이 퍼지면 크나큰 피해를 입게 된다.

- 내 계획을 반대할 게 뻔한 사람을 오히려 지지자로 만드는 방법 한 가지는 그 사람을 그 계획의 리더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 원하는 것을 얻을 기회가 왔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손에 넣어라. 반면에 원치 않는 제안을 받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라.

- 남들에게 선량한 사람으로 보이면, 그 자체로 득이 될 때가 많다.

- 명성을 얻고자 한다면 재산도 많이 모아야 한다.

- 사람들의 환심을 사고 싶다면 튀지 않게 행동하라.

 

어떤 것은 공감이 가지만, 어떤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적 심성에 대한 핵심을 간파하였다는 점에서는 너무도 섬뜩하다.

“처세”라는 것은 결코 도덕이나 선함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 뿌리에는 ‘이익’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쉽게 읽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2-3번 문맥을 반복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이건 아닌데 하면서, 그 현실성에는 수긍하기도 한다.

수백년 전의 처세술이 지금도 통용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심성은 변하지 않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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