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돈이 아니다.】《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을 결코 이길 수는 없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어떤 행위 뒤에 ‘숨은 동인(動因)’을 제거하면, 그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어느 지혜로운 노신사가 정년퇴직을 한 뒤 학교 부근에 작은 집을 구입해 이사했다.
신학기가 시작된 어느 날 학교 수업이 끝나자 3명의 학생들이 젊음에 넘치는 기운으로 거리로 내려오다 길가에 세워둔 휴지통을 신나게 걷어차기 시작했다. 날마다 와장창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음을 견디지 못한 노신사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다음 날 오후 노신사는 거리로 나가 쓰레기통을 빵빵 차면서 걸어오는 젊은 소음꾼들을 만났다.
노신사는 그들을 멈추어 세우고 말했다.
"너희들 정말 재미있게 노는구나. 너희들이 그처럼 기운 넘치는 걸 보니 기쁘다. 나도 너희만한 나이였을 때 그렇게 놀곤 했었지. 그런데 내 부탁을 좀 들어 주겠니? 내가 너희들 각자에게 1달러씩 줄 테니 날마다 여기 와서 휴지통을 두들겨 패주겠니?"
이 말을 들은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 마자 그곳으로 와서 쓰레기통을 찼다.
며칠이 지난 뒤 노신사가 다시 학생들에게 와서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들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내 부탁을 들어줘서 감사한데, 내 생활비에 큰 타격을 주는구나. 앞으로는 50센트밖에 줄 수가 없구나. 양해해 주렴."
소음꾼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노신사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소동을 계속해 나갔다.
며칠 뒤 이 지혜로운 노신사는 다시 학생들에게 말했다.
"애들아, 난 아직 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그러니까 이제부턴 너희들에게 25센트 밖에 줄 수 없구나. 너희들도 내 사정을 이해해 주겠지?"
그러자 학생들 중의 대장격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소리쳤다.
"코 묻은 25센트를 받으라구요? 고작 동전 하나를 받기 위해 우리더러 날마다 여기와 쓰레기통을 걷어차란 말에요? 정말 제정신이 아니시군요. 우린 그만두겠어요. 더 이상 계속하지 않겠어요!" 하고는 휑하니 가버리고 말았다.
그 후로 그 노신사는 여생을 평화스럽게 정적을 누리며 살 수 있었다.
정말로 지혜롭고 현명한 처신이다.
학생들이 휴지통을 찬 동기는 처음에는 단순한 ‘재미’였다.
어떤 행동에 일단 재미를 붙이면, 그것을 제지하기란 쉽지 않다.
노신사를 그 ‘재미’를 ‘금전적 보상’으로 바꾸어 버렸다.
‘금전적 보상이나 대가’도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가 된다.
그후 그 금전적 보상을 점차 줄여나감으로써 그 동인(動因, 유발동기)을 제거해 버렸다.
더 이상 쓰레기통을 찰 이유를 없애버린 것이다.
<자부심을 갖고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을 결코 이길 수는 없다.>
이웃에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사신다.
근처에 사는 젊은이가 일주일에 한 번씩 할머니를 위해 대신 장을 보아 준다. 청년은 기쁜 마음으로 그 일을 즐기며 장을 볼 때마다 할머니의 대화 상대가 되어 준다.
그런데 할머니는 경제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에 젊은이에게 매번 3만 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젊은이는 더 신이 나서 할머니를 도와 줄까?
동기부여에는 ‘내적 동기부여’와 ‘외적 동기부여’가 있다.
‘내적 동기부여’는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어떤 일을 정말 즐겁게 또는 기꺼운 마음으로 하게 만든다.
‘외적 동기부여’는 자발적으로 할 의사가 없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일을 하는 까닭은 그로부터 보상을 받거나 처벌을 받고 싶지 않아서다.
이 두 가지의 동기부여는 동시에 작용한다.
그렇지만 내적 동기부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성취도와 만족도가 높고, 더 잘 어울리며 화합한다. 무엇보다 외적인 보상, 이를테면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 일을 계속할 확률이 높아진다.
즐겁게 자발적으로 하던 일에서 갑자기 보상을 받으면 두뇌는 이 활동을 새롭게 평가하기 시작한다.
외적인 보상을 받으면 내적인 욕구는 줄어 든다.
행동의 동기를 자기 내부에서 찾으려 하지 않고 외부에서 주어진 보상 탓으로 돌린다.
즉 어떤 일에 대한 지나친 보상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일의 즐거움은 안중에도 없고, 시간이 흐르면서 보상을 받는 데만 초점을 맞추게 되고, 보상이 사라지면 그 일을 그만 둔다.
물론 외적인 보상은 내적 동기 부여가 없는 곳에서는 탁월한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특히나 싫어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평생에 걸친 일의 만족도와 성취도를 살펴본다면, 외적인 보상으로 일정 대가가 주어지는 일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돈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지만, 그것은 최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자발적인 의욕으로 재미있게 일하는 행복’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 최고의 창의력 또는 극도의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자신이 하는 일이나 행동에 대한 ‘보람, 긍지, 자부심, 재미’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그 일이나 행동에 대한 ‘대가나 보상’이 주어진다면, 금상첨화다.
세 번째로 그 일을 ‘잘 하기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첫 번째 요건이 가장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돈이 아니다.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을 결코 이길 수는 없다.